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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측의 가치 (ft. 퀄리티 투자)

백야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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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인 의견

훌륭한 시각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투자라는 활동은 사람의 나약한 심리를 파고드는 면이 있습니다. 괴롭게 만든다는 말입니다. 

장기적으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종목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1)확률적 사고에 기초하여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하고(확률을 계산하라는 말이 아님), 2)심리적인 나약함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공부하는 중이고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 어떤 속성은 공부로 해결되지도 않는 듯 합니다.

사람의 뇌는 기본적으로 확률을 따지기 어렵다고 합니다(생존에 특화되어 있어 이분법적 사고를 더 우선한다고 함). 확률적 사고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확률이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대안을 선택했더라도,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투자의 속성상, 예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고,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으면 장기적으로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이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투자자의 심지를 다져주는데 도움이 크게 됩니다.

투자 세계에 들어온 분들은, (큰 돈이든 작은 돈이든) 바닥나기 전까지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뛰어놀 운동장의 특성(투자자체나 투자자의 속성)을 아는 것도 몹시 중요합니다. 그럼 면에서 이런 류의(투자철학이나 마음가짐에 대한) 글도 매우 실용적이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더불어 오렌지바이블의 다음 글도 같이 일독 권합니다. 사고의 오류를 인지하고 있으면,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2. [투자자의 마음가짐]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이고 사람은 자기 믿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1)

#13. [투자자의 마음가짐]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이고 사람은 자기 믿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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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것들은 전적으로 확률에 의존한다. 세상에는 확실한 것들이 많지 않으며, 특히 판단의 문제에 대한 답에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합리적이고 유능한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말이 옳다. 판단의 문제는 이런 가능성을 허용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90퍼센트라고 하자. 당신이 주식시장에서 90퍼센트의 확률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한다면 마땅히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아주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당신이 돈을 잃었다고 하자. 당신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가?

 

90퍼센트라는 확률은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베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 일이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발생 확률이 10퍼센트인 사건은 결국 그 시점의 10퍼센트에서 발생하게 된다.

 

확률과 관련한 주된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아주 높은 확률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나 '마땅히'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다. 우리는 어림짐작을 통해 생각을 정당화한다. 또 다른 하나는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을 때 확률적 판단이 나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설령 높은 확률에 베팅하였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확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세상이 확실한 것처럼 행동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모델은 얼핏 보면 훌륭해 보이지만 가정 위에 세워지기 때문에 가정이 불완전한 것으로 밝혀지는 날엔 모델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다.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of Rinancial Euphoria』와 『대폭락 1929The Crash 1929』 등의 책을 저술한 미국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ith는 "경제 예측의 기능은 점성술을 존경할 만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갤브레이스나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을 언급하더라도 예측에 관한 문제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결국 우리는 투자를 포기해야 할까? 혹은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주어진 순간에 그저 감사하며 살아야 할까? 한 영국인 투자자의 말을 들어 보자.

 


 

지난 10년 동안 정말 확신하게 된 것이 있다면 바로 예측의 가치다. 예측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좀 더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서 회복하는 형태가 V자형이나 U자형, (회복 이후 2차 대유행과 그로 인한 경제 락다운lockdown)이 벌어지는 W자형, 욕조형, 나이키Nike(내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니다) 중 무엇일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이 주제에 관해 경제학자 J. K. 갤브레이스J. K. Galbraith가 내놓은 견해를 좋아한다.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존중할 만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비단 경제 예측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여러 예측 전문가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들어왔다.

 

•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두 번씩이나) 인도 총리가 되지 못할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Danald Trump는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다.

• 금은 암호화폐로 대체될 것이다.

• 이번에는 다르다. 항공주는 괜찮은 투자처가 될 것이다.

 

몇몇 경우에 관한 예측 전문가의 생각이 완전히 빗나간 이유는 일정 수준의 역할 혼란role confusion때문으로 보인다. 여론 조사원이나 평론가, 예측 전문가는 자기 임무가 어떤 일을 예상하거나 보고하는 게 아니라 그 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모디에 찬성표를 던지면 민족주의와 편견, 낮은 교육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취했기 때문에 여론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가 진짜 의견을 밝히길 꺼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저들에겐 불가능한가?

 

저들이 선택한 후보나 정책이 승리하리라고 요란스럽게 부르짖는 모습은 마치 에디 이자드Eddie Izzard부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유명 인사와 정치인이 브렉시트에 어떻게 투표할지 사람들을 호되게 다그칠 때와 똑같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내가 보기에 그 접근법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더 복서The Boxer〉에 나오는 가사 한 구절로 요약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나머지는 흘려버리죠." 이러한 접근법이 정확한 예측을 낳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련의 사건이 야기할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기대려는 이들은 눈가리개를 착용하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애를 먹는데, 시장은 "2차적 시스템second-order system"이기 때문이다. 유용한 예측은 적확해야 할 뿐 아니라(적확하다는 것에는 타이밍이 포함된다) 시장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시장이 여러 사건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관한 예측에서 이익을 얻을 기회를 포착하려면 말이다. 그런데 브렉시트가 통과되면 시장에 닥친다던 침체는 어디로 간 건가? 트럼프가 승리하면 덮친다던 시장 붕괴는?

 

갤브레이스로 다시 돌아가 보자. "세상에는 두 부류의 예측가가 있다. 미래를 모르는 자들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들." 우리는 전자에 속한다. 다른 투자자가 후자에 속하는 이들에게 기대는 한, 우리가 유리하다.

 

전 제너럴 일렉트릭Genearl Electric, GE 회장인 이언 E. 윌슨Ian E. Wilson의 말처럼 "제아무리 꼼꼼하게 따져 물어도 우리가 지닌 지식은 전부 과거를 다루고,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미래를 다룬다는 사실은 흔들 수 없다"는 것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우리가 '예측 가능한 미래foreseeable'라는 표현을 모순어법으로 간주하듯이,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인정하면 미래에 벤치마크 지수를 앞서는 성과를 낼 기업을 어떻게 골라서 투자해야 한단 말인가?

 

짧게 답하자면 '신중하게'다. 우리 필터링 시스템을 통과해 투자 후보가 되는 기업은 소수이고, 실제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기업은 극소수다.

 

길게 답하자면, 우리가 재무 실적이 훌륭한 기업을 찾긴 하지만 이는 사업의 결과여야 하지 주요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상적인 재무 성과를 내는 데만 집중하는 기업, 특히 월스트리트의 기대치와 비교하며 분기 실적에 집착하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이자 투자처가 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시장 컨센서스를 앞서는' 수상쩍은 분기 실적을 내놓은 잭 웰치Jack Welch 시대 이후 GE가 처했던 운명이 주는 교훈을 통해 보면, GE의 또 다른 전 회장의 말을 인용한 건 아이러니하다.

- 테리 스미스, 펀드스미스 대표 《서문: 첫 10년에서 배운 것들 中》

 


 

제너럴 일렉트릭의 전 회장인 이언 E. 윌슨의 말에 나와있듯이, 투자는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행위다. 문제는 과거가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아래는 미래와 관련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 과거는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즉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 항상 들어맞을 수는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과거 추세, 특히 장기간에 걸친 과거보다는 바로 직전 추세에 집착해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후방 거울 효과the rearview mirror bias라고 부른다.

• 인간은 패턴과 추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어림짐작을 통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한 판단을 정당화한다.

• 추세를 비판하는 말을 하면 그들이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논리는 단순하다. "추세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며, 일종의 관성 때문에 가격은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 이 지점에서 사람들은 반신반의한다. "추세가 존재하는 거야, 존재하지 않는 거야?"

•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하워드 막스가 그렇다. 그는 "시장은 사이클을 형성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주장한다. 주된 논리는 시장은 한 쪽 방향으로 영원히 나아갈 수 없으며, 일정 수준(임계상태)에 도달하면 무게추의 움직임이 반대쪽 극단으로 되돌림 된다는 것이다.

• 그의 주장에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추세가 존재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다만, 주식시장의 복잡계 특성과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자원이 유한하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추세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은 타당하다.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추세는 아마도 존재할 것이다(사이클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이루는 것은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3년이나 5년 주기를 찾으려고 해봐야 소용없다. 사람들은 특정한 기간들을 뭉뚱그려서 "몇 년도부터 몇 년도까지는 5년 주기, 그다음에는 7년 주기" 같은 소리들을 늘어놓지만 정작 그들은 자기 자신이 시장을 이루는 톱니바퀴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그게 아니라면, 과거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을 태양 옆에 두려고 했던 본능을 버리지 못했던 것일까?

 

추세로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도 번번이 좌절되어 왔다. 이유는 미래 예측의 핵심을 엉뚱하게 짚은 탓인데, 덕분에 추세를 추종하는 자들은 게임의 룰이 바뀔 때 큰 손실을 입곤 했다.

 

테리의 표현을 빌려 미래 예측의 핵심을 짧게 답하자면 대비하는 것이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정확한 예측에 매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비하는 편이 낫다.

 

길게 답하자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예상 가능한 미래'다. 앞선 칼럼에서 테리가 말한 '예측 가능한 미래'는 다른 의미의 문장이다. 예측 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것이 '미래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하는 것이라면(설령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전자는 훨씬 완곡한 표현이다. 쉽게 말해, "미래에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몇 가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일들이 있다. 그러니 이를 대비해 둬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이 방식으로 블랙스완은 대비할 수 없다. 블랙스완의 빈도나 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른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이를 가장 잘 설명한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할수록 더 많은 사건에 대비할 수 있다).

 

대비의 또 다른 방법은 가치투자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이다. 가끔 안전마진을 단순한 숫자 놀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유감스러운 일이다. 안전마진은 그레이엄이 제창한 '가격'에 대한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넓은 의미의 가치(정성적 분석을 포함한 가치평가를 의미한다)지 그 의미를 확장했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안전마진의 핵심은 미래 예측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보수적인 평가다. 기업의 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약간 틀리면 어떠한가? 우리는 충분한 수준의 안전마진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으로 계산한 가치 또한 틀린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 우리는 실제 가치를 '알 수' 없다. 따라서 상대적이고 불완전한 가치를 구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치는 항상 부정확한 경향이 있다. 애플의 가치가 주당 200달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는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따라서 안전마진이 틀릴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하워드 막스가 말했듯이,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야 한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평가는 주식을 살 수 없게 만들 우려가 있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평가는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둘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문에 투자가 어려워진다.

 

그레이엄이 살던 시대와 21세기가 다르다는 점도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20세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는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주식을 마음껏 사고팔 수 있다. 사람들의 인식도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신적인 존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애플의 주당 가치를 100달러라고 평가했다. 그가 충분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면 애플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 테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에게 시장을 움직일 충분히 많은 돈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애플의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의해 결정된다. 그 가격이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애플의 합당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예측의 가치는 무엇일까?

적확한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 걸 어쩌겠는가?

보다 현실적으로는 예상 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좋은 기업을 저렴하게 사는 것에 더해 미래에 일어날 법한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투자 리스크를 낮춰줄 것이다. 리스크를 낮춘다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감소한다는 뜻이며,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래 예측과 관련해 특히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예측이 의사결정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A라는 이벤트에 따르면..."으로 시작해서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경향이 있다. 대략 "경기 사이클이 돌아올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이 턴어라운드 될 것이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한다." 식의 논리다.

 

그러나 이런 식의 예측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사업이 잘 되면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또한 가치와 가격의 관계에 기반해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라면 누구나 기업이 성장할 때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다. 무의미한 짓을 왜 수고스럽게 하는가?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 매출이 증가한다' 식의 논리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아이들도 펼칠 수 있는 수준이다.

 

상황이 좋을 때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 법이다. 2007년 7월 8일, 시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척 프린스는 당시 금융시장과 금융기관들의 상황을 '뮤직 체어스Music Chairs,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음악이 멈추면 의자에 앉되 의자가 없는 사람은 탈락하는 게임'에 비유했다. "음악이 멈추고 나면 상황은 복잡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음악이 계속 연주되는 한 우리는 일어나 춤을 춰야만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때 부정적인 미래를 고려하고 행동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문제는 문제 삼지 않는 동안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문제는 반드시 수면 위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튤립 버블, 대공황, 오일 쇼크, IT 버블, 서브 프라임 같은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개별 기업까지 범위를 확장시킨다면 어떨까? 아마도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투자하기 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은 무엇인가?

•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현재 일어나는 사건이 기업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일인가?

• 바로 내일,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격이 반 토막이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는가?

• 그밖에 예상 가능한 일들에는 무엇이 있는가?

 

예측은 대비를 하기 위함이고, 대비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전부다. 또한 리스크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온다.

 

 

Discla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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