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B그룹의 경영권 분쟁 정리 : 김준기 前 창업회장 vs 김남호 現 DB회장 (feat. DB하이텍)
알파카이코노미아
2023.04.13
※ 감수인 의견 좋은 보고서 올려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또 한 분의 훌륭하신 작가님을 소개해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이런 류의 썰을 풀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내공과 실전 경험이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또한, 지배구조 관련 이벤트 투자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투자자 나름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어야 하기에, 이런 글을 차근차근 익히면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때라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뇌피셜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경험 필요). 시나리오를 만들 능력이 없으면, 탄탄한 회사를 장기 보유하기만 해도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다 혹 특정 이벤트가 얻어 걸리면 빠져 나오면 됩니다. 그게 장기투자냐? 하고 물으면, 장기투자 맞습니다. 단지 기업가치의 상승보다 주가상승이 빨라서 매도하는 것 뿐입니다. 기본 원칙이 어긋난 투자는 아닙니다. 의도치 않은 이유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는 꽤 많습니다. 저자는 DB하이텍을 보유중이라고 합니다. DB하이텍 정보와 관련기사 더합니다. 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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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의 주가가 23년 4월 7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에스엠이나 한진칼(대한항공 모회사)처럼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한 기업은 아니라서, 뉴스 헤드라인에도 덜 나오는 모양새입니다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DB에서의 이슈는 DB하이텍의 경영권 분쟁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DB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DB그룹에서의 이슈를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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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의 창업자는 김준기 전 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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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창업회장은 아내 김정희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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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창업회장의 아들은 김남호 現 DB그룹 회장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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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창업회장의 딸은 김주원 現 DB그룹 부회장 겸 DB하이텍 미주법인 사장입니다.
5. 김준기 창업회장은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타고 사업을 키워서, 철강(동부제철)/금융(동부증권, DB화재)/전자(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6. 그러나 이러한 김준기 창업회장의 성공신화도 08년 금융위기 이후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7. 동부건설은 금융 위기 이후 건설 업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회사가 휘청했고,
8. 동부제철은 2000년대 초반의 철강 호황을 힘입어 전기로 건설에 1.2조 원을 투자하여 2009년에 연간 300만톤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9.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폭락해 2014년부터는 전기로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10. 그 과정에서 동부제철의 당기순이익은 2009년 501억 원 흑자에서 2014년 1.4조 적자를 기록합니다.
11. 대외환경 역시 좋지 못했는데, STX와 동양그룹 사태로 인해 DB의 채권단이 재무 구조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DB그룹은 하는 수 없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여야 했습니다.
12. 이에 동부그룹은 엄청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전자와 금융 위주로 재편됩니다.
13.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61개의 계열회사를 지배했지만, 2016년 말 기준으론 24개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한때에 재계순위 10위 권에도 등극했던 DB이지만, 과거의 영광으로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14. 게다가 2017년 9월 경에는 김준기 창업회장은 비서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피소됩니다.
15. 그러나 2017년 7월 말부터 김준기 창업회장이 미국으로 떠나 장기체류하면서, 더 이상의 수사가 어려워 수사를 멈추는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합니다.
16. 결국 김준기 창업회장은 경영 부진과 강제추행 문제로 인해 2017년 9월 21일에 회장직에서 사퇴합니다.
17. 각종 기사에 따르면 김준기 창업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놓고 싶지 않았으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기면서 원하지 않게 경영권을 내려놓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8. 결국 경찰당국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법무부에 요청하기로 결정하면서, 김준기 창업회장은 2019년 10월 23일 새벽에 한국으로 자진입국합니다.
19. 이후 김준기 창업회장은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습니다.
20. 그리고 공석인 DB그룹의 회장 자리는 20년 7월 경 김준기 창업회장의 아들인 김남호 회장이 차지하게 됩니다.
21. 그러나 김준기 창업회장은 21년에 DB와 DB하이텍의 경영자문을 위한 미등기임원으로 선임됩니다.
22.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회사가 직급을 부여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와 위임관계를 갖는 지위를 획득합니다.
23. 아무리 자문 역할을 한다곤 하지만 아들인 김남호 現회장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24. 게다가 김준기 창업회장은 꾸준히 DB에 대한 지분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25. 21년 6월에는 김준기 창업회장의 아내이자 김남호 現 회장의 어머니이신 김정희 여사가 지병으로 사망합니다.
26. 그리고 묘하게도 김정희 여사가 가지고 있던 DB의 지분율 1.1%는 김준기 창업회장에게 0.41%를, 딸인 김주원 부회장에게 0.68% 가량을 상속합니다.
27. 아들인 김남호 現 회장에게는 DB대신 DB금융투자 등의 지분을 넘깁니다.
28. 그러나 아들인 김남호 現 회장의 DB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자 하려면, 김정희 여사는 아들에게 DB금융투자가 아닌 DB의 지분을 넘겼어야 했습니다.
29. 어찌 된 영문인지 어머니이신 김정희 여사는 남편과 딸에게 모회사 DB의 지분을 상속해주면서, 아들인 김남호 現 회장의 지위가 위태롭게 된 셈입니다.
30. 이에 김준기 창업회장의 지분율은 21년 말 기준으로 11.20%에서 11.61%로 상승했고,
31. 딸인 김주원 부회장의 지분율도 9.19%에서 9.87%로 상승하게 됩니다.
32. 따님이신 김주원 부회장은 김준기 창업회장이 미국에서 머무를 때 뒷바라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3. 결국 김남호 現 회장 입장에서는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의 지분율 9.87%와 김준기 창업회장의 지분율 11.61%가 합쳐지면 본인의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36.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이러한 경영권 분쟁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37. KCGI는 한진칼이나 오스템임플란트 등의 기업에게서 경영권 분쟁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사모펀드입니다.
38. 행동주의 펀드 KCGI는 DB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DB하이텍의 지분 7% 가량을 매수합니다.
39. DB하이텍은 DB가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물적분할 등의 방법으로 꾸준히 주가를 억눌러오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고, 이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크게 산 기업입니다.
40. 이에 KCGI는 DB하이텍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만 있다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겠다고 판단합니다.
(DB하이텍 관련글은 본 포스팅 맨 아래의 <참고하시면 좋을 글>에 있습니다.)
41. DB하이텍은 DB inc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DB inc의 전체자산 중 약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DB하이텍은 DB inc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 + DB계열의 금융사들은 DB손해보험이 지배하고 있는 구조 )
42. 다수의 기사에 따르면 KCGI는 DB하이텍의 지분을 취득하고서, 김남호 現 회장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3. KCGI와 김남호 現 회장의 기묘한 공생관계가 가능한 이유입니다.
44. 김남호 現 회장이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과 김준기 창업회장에게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니,
45. DB의 알짜배기 자산인 DB하이텍을 김남호 現 회장과 KCGI가 힘을 합쳐서 지배한다면,
46. DB는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과 김준기 창업회장에게 빼앗기더라도, DB의 알짜배기 자산인 DB하이텍은 지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47. 반면 KCGI는 DB하이텍을 접수하기엔 부족한 지분율이나 명분을 김남호 現 회장과 힘을 합쳐서 확보한다는 구상일 수 있겠습니다.
48. 나아가 KCGI는 최근 1,200억 원을 추가로 DB하이텍의 매수에 사용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49. 한진칼 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3,000억 원을 재출자했는 데, 아직까지 1,800억 만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50. 거래소 규정 상 경영참가 목적의 지분 매수는 보고사유 발생일로부터 보고일 후 5일까지 추가 취득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냉각기간이라고 부릅니다.
51. KCGI의 DB하이텍 지분 매수 보고사유 발생일이 3월 30일이었으니, 사유 발생일로부터 보고일 후 5일이 지난 4월 6일 목요일까지 추가 지분 취득이 불가했던 것입니다.
52. 따라서 냉각기간이 풀린 4월 7일 이후부터 KCGI는 DB하이텍에 대한 추가적인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았고,
53. 아니나 다를까 KCGI가 DB하이텍의 추가 매수를 검토한다는 기사가 발표된 것입니다.
55. 오너 가족 간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둘이 서로 화해했고 DB하이텍 건에도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56.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DB 관계자의 입장처럼 서로 화해했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혹은 실제로는 관계가 크게 악화되어 KCGI와 물밑 접촉을 이어오고 있는지는 알 수 없겠습니다.
57.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DB와 DB하이텍의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듯, 시장에서는 둘 간의 관계가 악화되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듯 보입니다.
58. KCGI의 향후 행보나 국민연금은 어느 편을 들어줄 지가 해당 경영권 분쟁에서의 키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B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DB하이텍의 향후 추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해당 사건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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