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경영권 분쟁 정리 : 구광모 現 LG회장 vs 세 모녀 연합 (feat. 실체스터 행동주의 펀드)

※ 감수인 의견 거버넌스를 파악하는 데는, 사업구조 뿐 아니라 가족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한국 재벌 특성상 가족 관계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두산그룹의 경우,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주주현황에 본인(대주주) 포함 친인척이 50명이며, 그 중 박가가 44명입니다 (가족 기업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적자가 발생해도 배당은 잘 지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기업의 이슈를 단편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글과 책 소개해 드립니다. 1. 여기 계신 분은 읽은 분이 많을 듯 합니다. 메르님 블로그 글입니다.    재벌과 상속 이야기 (feat 롯데와 LG) 2. 서울대 최종학 교수님의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5권, 링크. 어느 정도의 회계 지식이 있어야 내용을 소화하기 쉽습니다.   LG 관련 정보입니다. 대개 지주사는 회전일수가 높습니다. *4Qsum 시가총액 145661억원(92,600원) 기준, 그외 연말 시총 기준. **거래량 회전일수 : 최근 주식수 기준 (최근 기준 ‘대주주+자사주’ 제외한 주식수로 일괄 적용) *앱을 설치하시면, 구독하시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새글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오렌지보드' 로 검색하셔서 설치 부탁 드립니다. 지속 개선 중! Orangeboard.CT가 작성한 글에 댓글로 피드백 주시면, 개선이 빨라집니다.

 

1. LG는 장남에게만 회사를 승계하겠다는 원칙이 뚜렷한 기업입니다.
   
   

2. 장남에게만 지분을 몰아주다보니, LG는 상대적으로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3. 물론 LIG, LS, LX 등은 LG가에게서 독립하긴 했지만 LG의 주요계열사가 분리된 것은 아니라서, 오히려 재산분할의 차원에서 서로 원만히 합의하에 계열분리가 진행됐습니다.
   
   

4. 지난 70여년 간 LG그룹이 '형제의 난 무풍지대'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가지고 있었던 이유입니다.
   
   

5. 그리고 이러한 장자승계원칙은 故 구본무 전 LG회장이 2018년에 별세하고도 재현됐습니다. 
   
   

 

6. 故구본무 전 LG회장에게는 아들로 구광모 現 LG회장이, 딸로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 씨가 있습니다. 

 

7.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게 되면서,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LG의 지분 11.28%을 상속하게 됩니다.

 

8.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아들인 구광모 現 LG회장은 지분 대부분인 8.76%을 상속받고,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에게는 2.01%와 구연수 씨에게 0.51%를 상속합니다.

 

9. 2018년 진행된 상속에 따라 구광모 現 LG회장의 지분은 6.24%에서 15%로 두 배 넘게 급증하면서 LG의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곧이어 LG회장으로도 취임합니다.

 

 

10. 이후 2019년 12월에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아버지이자 구광모 現 LG회장의 할아버지이신 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별세했습니다.

 

11. 故구자경 LG 명예회장은 1995년에 故구본무 전 LG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후, 자신의 농장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아들인 故구본무 전 LG회장을 먼저 보내고 2019년에 별세한 것입니다.

 

12. 故구자경 LG 명예회장 역시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구광모 現 LG회장에게로 지분 0.96% 전부를 상속합니다.

 

13. 이에 구광모 現 LG회장의 지분률은 기존 15%에서 15.95%로 증가합니다. (0.01%는 소수점 차이)

 

14. 고광모 現 LG회장에게로 지분이 상속되면서, LG에 대한 지배력을 보다 공고히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5. 이렇게 LG의 경영권 상속이 매우 순탄하게 이뤄지는가 싶었으나, 작년인 2022년부터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습니다.

 

16. 구광모 現 LG회장이 22년 7월에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에게서 내용증명 서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17. 내용증명 서류에서는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유산인 LG 지분을 법적 상속비율인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로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18. 당연히 구광모 現 LG회장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19. 사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어머니와 두 딸이 갑자기 구광모 現 LG회장에게 이러한 내용증명 서류를 발송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 그러나 구광모 現 LG회장은 사실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친자가 아닌 양자이기 때문입니다.

 

 

21. 원래 故구본무 전 LG회장에게는 장자로 구원모 씨가 있었습니다.

 

22. 그러나 구원모 씨가 19세의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요절하면서, 이러한 장자승계원칙이 흔들릴 위기가 발생합니다.

 

23. 이에 장자승계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故구본무 전 LG회장은 셋째를 갖기로 결정했고, 셋째는 아들이 태어나길 바랬습니다.

 

24. 부인인 김영식 여사가 중국 등지를 다니면서 아들을 낳는 데에 용하다는 명의들을 찾아다닌다는 소문도 나돌곤 했습니다.

 

25. 그러나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바람과는 다르게, 아들이 아닌 딸이 태어났습니다.

 

26. 이렇게 태어난 셋째 딸이 96년생 구연수 씨로, 75년생인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나이 차이가 큰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27. 장자승계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결국 故구본무 전 LG회장은 04년도에 구광모 現 LG회장을 입양합니다.

 

28. 구광모 現 LG회장은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것입니다.

 

 

29. 즉, 김영식 여사 입장에서는 본인의 친아들/딸도 아닌 구광모 現 LG회장이 LG를 지배하는 것이 아쉬웠다는 소문입니다.

 

30. 소문이 어찌됐든...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는 22년도에 구광모 現 LG회장에게 내용증명으로 요구한 사항이 거절당하자, 올 초에 다시 2회에 걸쳐 내용증명 서류를 보냅니다.

 

31. 당연히 이번에도 구광모 現 LG회장은 상속 재배분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으나,

 

32. 어머니와 두 여동생은 거부의사를 전해받은 2주 정도 뒤인 2월 28일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33. 상속회복청구는 법률상 상속권이 없는 '참칭(가짜) 상속권자'에 의해 상속권이 침해된 경우 제기하는 소송입니다.

 

34. 소송의 내용을 살펴보면, 세 모녀는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5. 즉, 세 모녀가 구광모 現 LG회장과 상속 협의를 할 때에는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유언장이 있어서, 유언장의 내용대로 구광모 現 LG회장에게 LG 지분을 대다수 상속해야 하는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36. 그러나 세 모녀는 故구본무 전 LG회장의 유언장이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고, 이에 종전의 유산 분배 합의는 무효이며 LG지분도 법정 상속 비율로 다시 상속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37.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올해 3월 10일 알려지면서 LG의 주가는 6.5% 가량 급등합니다.

 

38. 현재 세 모녀의 LG 지분율을 합쳐도 7.84%로, 구광모 現 LG회장의 LG 지분율인 15.95%의 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으로는 세 모녀가 힘을 합쳐도 구광모 現 LG회장의 경영권을 흔들긴 어렵습니다.

 

39. 그러나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세 모녀가 승소하여 법정 비율로 유산을 재분배받으면, 구광모 現 LG회장의 지분율은 9.71%로 바뀌게 됩니다. 세 모녀는 지분율이 14.1%로 크게 증가하여, LG의 경영권을 충분히 가져올 수 있는 셈입니다.

 

40. LG측은 당연히 반발했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41. 세모녀 측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로고스는 이에 대해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상속 절차상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42. 소송까지 번진 사항에 대해서 단순히 절차상의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 것으로 치부하기엔 사안이 커진 것입니다. 

 

 

43.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사모펀드가 LG의 지분 5.02%를 일반투자로 취득했다는 소식이 4월 12일에 시장에 전해집니다.

 

44. 일반투자로 취득했다는 것은 기업 경영에는 참여하진 않지만, 배당이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45.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에 일본 지방은행에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서는 경력이 있는 등 KCGI나 얼라인과 같은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분류됩니다.

46. 즉,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의 등장으로 인해 LG 지분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진 셈입니다.

 

47.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이 만약에 세 모녀의 편을 들어준다면, 설령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승소하지 못하더라도 구광모 現 LG회장의 LG 지분율에 대항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모녀+실체스터 12.86% vs 구광모 現 LG회장 15.95%)

 

48. 물론 구광모 現 LG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LG 지분을 3.05% 들고 있고, 친아버지인만큼 구광모 現 LG회장의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49. 그러나 LG는 국민연금이 22년 12월 말 기준으로 7.83% 들고있고, 소액주주도 비중이 47.79%로 낮지 않은 터라서 세 모녀가 경영권을 가져오기가 아예 불가능하다곤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50.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이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LG 주가는 4월 12일 하루에만 10% 가량 급등합니다.

 

 

51. LG는 LG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한 지주사이므로, LG만 지배할 수 있다면 LG계열사를 모두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충분히 LG 지주사에 대한 지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52. 지분 분쟁으로 이어진 기업들인 한진칼, DB 등은 모두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습니다.

 

53. LG도 지분 분쟁이 일단락 되지 않고 계속해서 심화된다면, 한진칼이나 DB처럼 엄청난 주가상승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다.

 

54. 물론 LG는 엄청나게 무거운 주식이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주가가 엄청나게 뛰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투자자들은 관심을 가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LG 지주사에 대한 지분분쟁이 벌어지는 분위기입니다. DB나 한진칼의 사례처럼 지분분쟁은 흔히 주가 상승을 폭발적으로 가져오는 이슈입니다. 상속 분쟁이 소송으로 번지는 등 세 모녀와 구광모 現 LG회장 간의 사이가 급랭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만큼, 해당 이슈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