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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베이(eBay)로 알아보는 자사주 매입의 효과

에이버리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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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인


국내도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하는 회사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 시가총액 221억 달러, 23년 주가상승 0%임.

- 주식수 감소로 인한 주당가치증분과 배당수익률을 합하면 주주환원이 아주 우수함.

- 주식수가 꾸준이 줄어들고 있음.

- 주당 배당금이 수년째 조금씩 상승하고 있음.

 

- 멀티플은 밴드 하단 수준임. 최근 4분기 합계는 2023년 9월 말 기준임.

 

- 이익력이 아주 우수함.

- 재무레버리지가 높은 수준이나, 최근 4분기 합계 기준 영업이익 대비 순금융비용이 2.0%로 크지 않음.

- 무형자산 비중이 자산대비 높은 수준임.

*비유동장기적합률(=비유동자산/(자본+비유동부채))이 100% 이하라면 비유동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모두 장기성자금으로 조달되었음을 의미함. 100% 초과하는 경우 일부자금이 단기성 유동부채에서 조달되었음을 의미함.

*ROIC (=영업이익/(매출채권+재고자산+유형자산-매입채무)는 약식계산함. 원개념에서 분모는 세후 영업이익이나, 기업별 비교를 위해 영업이익을 사용함.



- 영업이익 기준 2022년 말에 흑자 전환함. 비용이 2022년 말부터 줄어들었음.


주의) 위 의견은 세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무적/정황적으로만 판단한 감수인의 대략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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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는 1995년에 설립된 이커머스 기업이며 1998년에 상장되었습니다. 오로지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마켓 플레이스' 사업을 주로 영위하며 이는 거대 인터넷 소매업 체인 아마존과는 (일부 겹치지만)  다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98년 9월 21일 상장 후 엄청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98년 9월 25일에 주식을 샀다면 연평균으로 약 45.8%입니다.

만약 어떤 펀드매니저가 2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이 정도 수익률을 올린다면 업계에서 전설 대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꾸준히 상승하는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베이라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베이의 성장은 단순히 정체되었을 뿐 아니라 크게 역성장 하였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를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순이익은 가볍게 무시해 주시면 됩니다. 이베이가 워낙 많은 기업을 사고팔면서 해당 수치가 크게 왜곡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그래프는 매출과 영업이익입니다. 보시다시피 2015년에 한 번 크게 떨어졌다가 정체기를 거쳐 최근 조금씩 다시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2015년의 큰 낙폭은 핀테크 자회사인 페이팔을 분사하면서 발생한 현상이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2006년 스톡옵션 비용처리 관련 회계, 2010년대 중후반 각종 세금 관련 베네핏과 비용 발생 등의 요소가 이베이의 손익계산서 수치의 일관성을 크게 왜곡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베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수년간 크게 정체되어 있다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 이익과 매출 수치는 한 기업을 평가함에 있어 많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해당 수치로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에 관해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기업 아마존을 경영함에 있어 재무적 결괏값(financial output)이 아닌 통제할 수 있는 투입 값(controllable input)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워런 버핏 역시 기업을 분석함에 있어 각 기업이 갖는 주요 변수(key variable)가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관련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글을 작성하는 데 있어 위와 같이 매출액, 영업이익 데이터만을 갖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보다는 이베이라는 기업에 지난 수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베이의 다른 사업 부문까지 논하기에는 글이 너무 지저분해질 것 같기 때문에 오직 주 사업 부문인 '마켓 플레이스'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1998년도 상장이래 경영진이 소개한 이베이의 주요 경영 지표로는 가입자(registered users), 액티브 사용자(active users), 등록된 물품(listed Items), 거래 총액(gross merchandise volume;gmv), 수수료율(take rate)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재구매율 등 고객 충성도 및 확장성을 알려줄 수 있는 지표를 구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찌 됐든 이베이의 경영진은 이 중 거래총액(gmv)만이 98년도부터 오늘날까지 일관적으로 제시되어 왔고, 따라서 우리는 우선 거래총액 데이터를 살펴볼 것입니다. GMV는 해당 플랫폼에서 거래된 물건 가격을 모두 합한 것으로 정의됩니다.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베이의 GMV는 1998년 이래 연평균 23% 성장했습니다. 이 정도면 절대적으로 매우 높은 성장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위를 처음 성장세가 꺾이기 직전인 2008년부터 잡으면 성장률이 연평균 3%로 감소하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2014년부터는 약 1.3%로 감소해 성장세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해당 기업의 연차보고서를 98년도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면 여러 재밌는 요소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국가를 불문하고 사업을 영위하면서 어려움에 부딪히는 많은 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위의 자료를 보시면 마켓 플레이스 부문에 가입 유저, 액티브 유저, 등록된 물품, GMV에 대한 자료가 모두 제공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자료에서는 오직 GMV에 대한 수치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 사용자에 대한 수치가 2012년 무렵까지 제공되기는 하지만 지나가듯이 언급만 할 뿐입니다.

실제로 해당 지표는 2007년부터 급격하게 성장률이 둔화되었습니다. 해당 지표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액티브 사용자 수는 연평균 35.6% 증가했지만 이후의 성장률은 3~5% 수준으로 급감합니다.

이후에는 GMV를 제시함에 있어 크게 역성장한 Vehicle 부문을 제외한 수치를 따로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점점 보고 체계가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는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수수료율(take rate)이라는 새로운 지표가 등장합니다. 이는 순 거래 매출액(net transaction revenue)를 GMV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이는 이베이가 이제 규모보다는 효율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보다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야 하며 높은 수수료율과 규모의 성장은 대체로 반비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베이가 상당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투자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더욱이 설득력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15년도 이후 주가 상승의 비밀은 주로 이베이의 공격적 자사주 매입 정책에 따름입니다. 2010년 말 13억 주가 유통되던 것이 2021년 말에는 딱 절반인 6억 5000만 주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는 이베이의 주식 한 주당 갖는 가치가, 다른 변수가 변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대략 100%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베이의 본격적인 자사주 매입은 2014년에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전체 유통주식 수의 약 3.4%에 해당하는 4,400만 주 매입을 시작으로 매년 대략 유통주식의 6~13%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베이의 주당 가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자사주매입을 시작한 2014년부터 22년 3월까지를 기준으로이베이의 주가는 대략 150%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며 12%이며 동기간 S&P500의 상승폭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후에는 S&P500에 뒤처졌습니다.) 해당 기간 이베이의 성장이 완전히 정체되었으며 S&P500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이는 괄목할 성과입니다.

주주 가치를 재고한다는 측면에서 이베이의 자사주 매입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주주들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 대비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주주 가치를 재고하는 3가지 방법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주주 가치를 재고하기 위해 행할 수 있는 (큰 틀에서의) 세 가지 옵션 중 하나입니다. 그 세 가지 방법으로는 a) 사업 확장, b) 자사주 매입, c) 배당이 있습니다.

각 방법은 각기 상이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경영자라면 세 옵션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경우 사업 확장>자사주 매입>배당 순으로 선호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각각이 성공적으로 행해졌을 때 주주에게 돌아가는 보상의 크기가 사업 확장, 자사주 매입, 배당 순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증대시키는 것은 기업의 본질이며 만약 성공적으로 사업이 계속해서 확장된다면 이는 유보이익과 복리효과에 의해 훗날 극명한 차이를 야기합니다. 비슷하게 업로드될 "자본주의의 본질과 부의 축적 원리"라는 글을 읽으신다면 보다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언제나 매력적인 확장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잉여 현금을 처분할 대안을 고려해야 하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J.P. 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은 마땅한 내부 투자 혹은 M&A 기회가 없을 때만 시행해야 된다고 J.P. 모건의 주주서한에 언급한 전례가 있으며 워런 버핏 역시 여러 번 같은 견해를 되풀이했습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의 차이는 세금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간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자본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처리가 되며 추가적인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은 배당을 받으면 이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사주를 내재가치 이하에 매입한다면 배당보다 자사주매입이 주주들에게 훨씬 이득이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사주를 너무 비싼 가격에 매입한다면 이는 되려 주주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가 되며 자사의 주가가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자사주 매입 대신 배당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마치며

기업의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며 이를 적절히 해내는 경영자가 유능한 경영자입니다.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을 때 자사주 매입을 하거나 배당을 지급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은 이에 매우 인색하죠) 매력적인 성장 기회를 탐색하고 가진 옵션 사이에 적절하게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정말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끊임없이 맞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정답일지 현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으며 때로는 큰 모험을 걸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성공한 경영자들은 때로는 그들의 통찰력과 능력으로 말미암아, 때로는 상당한 운의 도움으로 적절한 선택을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과거 이베이의 경영진은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M&A는 실패로 끝났으며 본 사업은 수년간 상당히 지지부진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이베이는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실패를 인정하고 불필요한 사업부를 매각해 주주들에게 이를 환원한 결단은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 자체는 부진한 와중에 주주들은 나쁘지 않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서술하기는 했지만 이베이는 아직 준수한 기업입니다. 여전히 매년 수십억 달러의 이윤을 창출하며 미약하게나마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제 짧은 식견으로는 이베이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감히 예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화려하게 부활해 다시금 엄청난 기업으로 도약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혹시 모르죠, 이들이 아이팟, 아이폰에 버금가는 멋진 서비스나 제품을 들고 올지도요. 저는 그저 지켜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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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멍거를 존경하는 한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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