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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자본주의의 본질과 부의 축적 원리

에이버리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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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이며 그리고 (투기가 아닌) 투자라는 행위가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기본적인 이야기이기에 독자분들께서는 이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 생각할 수 있지만 감히 실상은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배우든 가장 기본적인 것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읽으시면 보다 유익하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자본주의의 본질과 부의 축적 원리

 

버핏: "이익의 재투자와 복리의 힘이 마법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주주들은 번창했습니다."

2022년 버핏의 서한에서 세금 관련 내용과 버크셔의 역사를 언급한 대목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합니다. 버크셔의 부는 지난 수십 년간의 유보 이익(retained earnings)을 재투자하며 이를 복리로 성장시킨 데 기인합니다.

그리고, 이는 비단 버크셔뿐 아닌 자본주의 사회 전체에서 부가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설명합니다. 그 본질은 기업 차원을 넘어 개인 혹은 가정과 국가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유보이익과 복리

2020년도 (2019년 연차보고서에 첨부된) 서한에서 버핏은 이미 이 "유보이익"이 갖는 의의에 대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 파트는 1924년에 출판된 에드가 로렌 스미스의 책 "장기투자로써의 주식; Common Stocks as Long Term Investments"를 인용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스미스는 본디 그 책을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주식이, 디플레이션 기간에는 채권이 더 나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존의 통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통설을 뒷받침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고백합니다.

실제로 버크셔 연차보고서에 첨부된 자료에 따르면 배당의 재투자를 포함한 지난 57년간의 S&P500 수익률은 10.5%였으며 채권 수익률의 평균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은 자명합니다. 해당 기간 미 재무부 채권 10년 물의 금리가 이를 초과한 적은 1979년부터 1985년 사이의 약 5년 남짓한 기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은 채권보다 늘 우월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식이 채권보다 장기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낼 수 있던 이유가 바로 이 "유보이익" 때문입니다. 저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스미스의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잘 운영되는 산업의 기업은 그들이 벌어들이는 모든 이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하지 않는다. 매년 그렇지 않다면 경기가 좋을 때, 그들은 이익의 일부를 유보해 사업에 재투자한다. 따라서 건전한 사업에 투자하면 복리의 효과가 나타난다."

투자자들은 스미스의 책 이전에는 이러한 유보이익과 복리효과에 대해 무지했다고 버핏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록펠러, 포드, 카네기와 같이 스미스의 책 이전 시대에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이들의 비결이 이익을 유보해 재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록펠러의 전기 "부의 제국 록펠러"에 따르면 록펠러는 너무 많은 배당을 경계했으며 벌어들인 이익이 사업에 재투자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 때문에 초기 동업자인 샘 앤드루스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헨리 포드 역시 그의 자서전 "나의 삶과 일"에 이익 재투자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언급했으며 1916년에는 공장 증설을 위한 특별 배당 중단을 선언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던 전적이 존재합니다.

 

개인, 기업, 국가의 부

일반적인 개인 혹은 한 가정의 부가 증식되는 과정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처음에는 대부분 "노동 임금"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중 일부를 "저축"합니다.

저축된 재산은 다양한 곳에 "재투자"될 수 있습니다.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이 있을 수 있고 채권이나 주식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부업으로 작은 가게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밖에도 가능한 투자처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만약 그 개인이 여러 선택지 가운데 작지만 위치가 좋은 오피스텔을 적정 가격에 구입해 임대수익을 얻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그 개인은 노동 소득에 더해 추가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고 소비 수준을 높이지 않는다면 더 빠른 속도로 돈이 쌓이게 될 것입니다.

그 개인은 이 현금흐름을 가지고 역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는 다시금 새로운 현금흐름을 창출하게 될 것이고 그 개인은 더 많은 투자 선택지를 향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이를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큰돈이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매우 더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복리의 마법"이 수십 년 뒤에 이를 어마 무시한 크기로 만들어주게 됩니다. 연평균 10%씩 자산이 증식한다 가정하면 (물론 이 역시 매우 높은 기대치이지만) 10 년 뒤에 재산은 겨우(?) 159% 늘어나는 데 그치지만 40년 뒤에는 무려 4,400% 늘어나게 됩니다.

이론상 지금의 2~30대 청년들은 모두 노년에 수십억 원의 자산가가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벌고 저축해(이익을 유보해) 적절하게 재투자하며 과한 위험을 떠안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한 개인의 부가 증식되는 과정은 기업의 부가 증식되는 과정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기업은 벌어들이는 이익을 유보해 이를 적절하게 재투자한다면 자본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그리고 이 늘어난 생산성은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게 해주며 이를 다시 재투자하면 더욱이 개선된 현금흐름으로 말미암아 더욱이 큰 부가 축적되게 됩니다. 기업은 이와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 점점 커지는 것입니다.

국가 차원의 부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 기업, 정부는 각각의 방식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을 나름의 방식으로 재투자하게 되고 앞선 일련의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국가 전체의 부가 증대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1차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패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데는 유럽의 열강들이 큰 전쟁으로 그들이 쌓아놓은 부의 상당 부분을 소진했음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가족 단위로 생각해 보면 가산을 쓸데없는 곳에 탕진한 셈이죠.

결국 유보이익과 이것의 재투자는 "부"가 증가하는 원리이자 핵심 그 자체이며 자본주의의 본질인 것입니다.

 

자본 효율성

그리고 이러한 부가 쌓이는 속도는 "자본효율성" 개선되면서 더욱이 가속화됩니다.

일찍이 "S&P500에 대한 간략한 고찰"이라는 게시물에서 언급했듯 자본효율성이 증대되는 과정은 인류사의 발전과정 그 자체입니다.

수렵, 채집, 사냥으로 연명하던 인류는 농사를 짓게 되면서 자본효율성을 극적으로 증대시킨 전례가 있으며 한때 여러 나라의 인구 대부분은 농업에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등의 발달로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필요가 없게 되었고 남은 인력과 여유 자본은 순차적으로 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에 투입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타이터스빌에서 최초의 석유가 발견된 이후 석유 사업의 가격경쟁력은 주로 '운송비'에 달려있었습니다. 주로 산지에서 마차꾼들이 이를 싣고 가까운 철도까지 운반하는 등의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송유관'이 설치되면서 이들 마차꾼들은 석유 운반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들은 건설되는 송유관을 파괴하는 등의 행위로 이에 저항하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운송비가 낮아지자 석유기업도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큰 혜택을 보았지만 이들 마차꾼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보급으로 마차꾼이라는 직업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각종 기계나 로봇이 역시나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앞서 보아 과거에도 그러하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안타까운 희생자들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입니다. 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인류가 오늘날의 문명을 발전시킨 방식입니다. 그리고 인류 전체로 보면 이로 인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증대된 효율성으로 말미암아 유보이익은 큰 복리효과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이 무한정 증대될 수는 없기에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겠으나 지금까지는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버핏 역시 이에 대해 15년도 연차보고서에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1900년대에 미국 전체 노동인구의 40%가 농업에 존재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2%의 노동인구만이 농업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1 에이커당 산출물은 5배가량 증가했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직후 1947년부터 2014년까지 Class I 철도의 톤-마일 수입이 182% 증가하는 동안 철도에 종사하는 인원은 약 86% 감소했음을 지적합니다. 만약 효율성이 증대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운송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6배 많은 직원을 고용해야 했을 것이라 역설합니다.

인류 문명은 이런 것들이 쌓여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빈민국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삼시 세끼를 다 먹을 수 있는) 풍요를 이룩했습니다. 기술 발전 등의 요인에 의해 자본 한 단위 당 증가되는 부의 크기는 나날이 늘어갔으며 이는 늘 그랬듯 유보되어 복리로 불어날 것입니다.

 

마치며

과거의 데일리 저널 주주총회에서 찰리 멍거가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정의하였습니다.

멍거: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생각해 보면, 만약 당신이 노동가능한 젊은이임에도 노동을 하지 않는다면 약간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 때문에 전체 경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결핍은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기본적인 욕구가 될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욕구일 수도 있습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모두가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회는 현 시스템 하에서는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등장하기 힘들 것입니다.

설령 그런 사회가 도래한들 그런 집단은 안주하게 되며, 경쟁에 밀려 도태되기 마련이고, 곧 시기, 질투, 그리고 열등감이 구성원의 뇌를 잠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는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역시 이전 데일리 저널 총회에서 멍거가 언급했듯, 중국 공산당이 집단 농업을 버리고 자본주의를 도입하자 바로 다음 해에 생산량이 60% 상승했다는 것이 나름의 증거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나길 바랍니다. 그 잘남의 척도가 '돈'인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이를 가장 확실하게 달성시켜주는 수단인 유보이익, 복리, 그리고 자본효율성의 개선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알아두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해 전혀 나쁠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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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멍거를 존경하는 한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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