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재무학과 가치투자: 상호 양립 불가함에 관하여
에이버리
2023.11.04
※ 감수인 ★★★ 당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보고서입니다 ★★★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오렌지바이블 '#7. [가치평가] 수리적 배경지식 - 복리식과 CAGR 그리고 할인율, 가중평균자본비용' 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으시면 더 좋을 듯 합니다. *교육컨텐츠도 크리에이터와 같이 작성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 초창기에 쓴 글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쓴 글 중 괜찮은 것들을 오렌지 보드에도 올리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게을러서 많이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글은 향후 번역하는 주주서한 등을 설명할 때 필요한 글일 것 같아서 올리게 됐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무학과 가치투자: 상호 양립 불가함에 관하여
주식 투자와 관련된 이론들에 대해 논할 때 흔히 언급되는 것들은 경영 대학이나 각종 금융 자격증에서 배우는 "재무학" 이론입니다. 베타, CAPM, WACC, 샤프 계수, 포트폴리오 이론 등에 대해 한 번 정도는 많이들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재무학과 가치투자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을 혼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양립할 수 없는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변동성에 관한 관점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재무학에서 변동성은 위험으로 정의됩니다. 하지만 가치투자에서 변동성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재무학은 이 변동성을 위험으로 정의하는 데서 시작하며 이를 제외하고는 어떤 논의도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이는 가치투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변동성이 기회가 아닌 위험이라면 가치투자라는 투자법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몇 재무학 개념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굳이 전부를 이해하실 필요는 없으며 대충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는 식으로 훑으셔도 충분합니다.
베타
βeta
재무학에서의 위험은 소위 '베타'로 정의됩니다. 정확히는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과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 중 '체계적 위험'을 나타냅니다.
감수인 주) 베타는 변동성을 의미합니다. 그럼 알파는 없니? 있습니다.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의미합니다.
체계적 위험은 분산투자를 통해 제거될 수 없는 시장 수준의 위험을 의미하며 비체계적 위험은 특정 산업이나 기업 수준의 위험을 의미하며 이론적으로 분산투자를 통해 제거될 수 있는 위험입니다. 베타의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수인 주)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과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은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구분하는 개념임. 체계적 위험은 모든 투자자가 공통으로 직면하는 위험임. 투자자의 노력이나 의사결정에 관계없이 발생함(통제할 수 없음). 시장 특성이므로 체계적 위험이라고 부르는 듯.
감수인 주) 비체계적 위험은 특정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임. 경영진 실책, 제품 결함, 경쟁사 출현 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으로, 투자자가 해당 투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고 분석하여 위험을 줄일 수 있음.
베타는 개별 주식 수익률과 시장(코스피, S&P500 등) 수익률의 공분산을 시장 수익률의 분산으로 나눠서 구합니다. 이는 시장 수익률 대비 개별 주식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느냐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 X의 코스피 지수 기준 베타가 1이라고 가정한다면, X는 코스피가 20% 상승할 때 X 역시 20% 상승하고 코스피가 20% 하락할 때 X 또한 20%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국내 주식 Y의 베타가 1.2라면 코스피 움직임 대비 그 변동폭이 위아래로 20%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만약 국내 주식 Z의 베타가 0.8이라면 반대로 변동폭이 지수 대비 20% 더 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재무학에서는 베타의 절댓값이 작을수록 안전하며 절댓값이 클수록 위험한 자산이라고 정의합니다. 위의 사례에서는 주식 Y가 가장 위험하며 주식 Z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될 것입니다.
자본자산 결정 모형
CAPM
그리고 이는 CAPM 등의 공식을 정의하는 데 활용됩니다. CAPM은 Capital Asset Pricing Model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자본 자산 결정 모형으로 번역됩니다. 해당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수인 주) 아래 공식을 한국어로 '기대 수익률 = 무위험 수익률 + 변동성 x (시장 수익률 - 무위험 수익률)' 이라고 표현함. 괄호안을 시장 프리미엄으로 정의함.
위의 공식에 따르면 증권의 기대 수익률은 무위험 이자율에 초과 수익률에 베타를 곱한 것을 더한 것으로 정의됩니다. 무위험 이자율은 일반적으로 미 재무부 국채의 이자율 등을 사용합니다.
CAPM 모형을 이용해 계산된 증권의 기대 수익률은 소위 "자기자본 비용"(cost of equity)이라고도 부릅니다. 명칭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같은 개념을 주주의 입장이냐 혹은 기업의 입장이냐에 따라 다르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주식을 통해 주주의 자금을 조달합니다. 그리고 주주는 이에 대해 일정한 이득을 취하길 원하며 기업이 자신의 돈을 가져다 쓴 것에 대한 보상을 지불할 것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주주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기에 '비용'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가중평균자본비용
WACC
그리고 이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Weighted Average of Cost of Capital)을 계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WACC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감수인 주) COE는 대개 WACC를 사용함. 감수인이 아는 모 대기업에서는 WACC 5%를 내부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로 정하고 투자집행의 기준으로 삼음(내부자에게 들은 얘기임). 바보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함(그래도 5%는 너무 작음). 자기자본에 대한 비용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임. 투자집행 기준은 기회비용 측면으로 산정하면 된다고 봄 (필자의견).
위의 식에서 (re)에 해당하는 것이 자기자본 비용입니다. 해당 식이 의미하는 것은 자기 자본(주식)과 타인 자본(부채)을 조달해 사용하는 비용의 가중 평균을 의미합니다.
현금흐름 할인 모형
DCF Model
그리고 이렇게 계산된 가중 평균 자본 비용은 DCF 모형 등 각종 주식의 가치 평가 모형을 계산할 때 '할인율'로써 사용됩니다.
위의 식에서 CF는 Cash Flow의 약자 즉 n 년 뒤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며 r은 할인율을 의미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재무학의 관점에서 r에는 WACC가 적용됩니다.
DCF 모형은 자산의 가치는 그것이 창출하는 모든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의 합임을 의미합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Modern Portfolio Theory
CAPM은 그 유명한 해리 마르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파생되었습니다. 그는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이는 역시 같은 이론에 대한 기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토빈의 그 유명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로 대표됩니다.
딱 봐도 난해한 기하학적 설명이 난무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정도 수준의 수학과 이론을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해당 이론의 결론입니다. 이는 각 자산의 상관관계를 잘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 이론적으로는 수익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여기서 자산 A와 자산 B 두 개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포트폴리오 p의 위험은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습니다.
위의 식에서 δ는 표준편차를 W는 자산의 비중, 그리고 ρ는 상관계수를 의미합니다. 상관계수는 다음과 같이 구합니다.
상관계수 ρ는 -1~1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양의 상관관계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유일하게 포트폴리오의 위험으로 정의되는 δρ를 줄일 수 있는 변수입니다.
결론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만약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 여러 개에 분산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수학적으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변동성(표준편차)을 위험으로 정의할 때의 얘기입니다. 버핏과 멍거는 "분산 투자는 무지에 대한 보험"일 뿐이라며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습니다.
*베타 역시 표준편차를 활용한 일종의 변동성 지표입니다.
감수인 주) 왜 저렇게 무식하게 긴 식이 나왔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음. '논문을 쓰기 위해서' 라고 개인적으로 결론냄.
가치투자와 변동성
Value Investing and Volatility
드디어 본 글의 본론으로 들어왔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기억해야할 사항은 재무학은 변동성이 위험이라는 가정 하에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유념해야 할 점은 글의 서두에서 이미 밝혔듯 가치투자에 있어 변동성은 위험이 아닌 기회라는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가치투자 이론의 근간이 되는 '안전마진'을 도식화한 것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그 유명한 "현명한 투자자"의 20장에서 제시한 이 개념은 주식의 시장가격은 종종 내재가치에 벗어나 이리저리 움직이며 매수와 매도의 기회를 준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의 8장 "투자자와 시장 변동성" (The Investor and Market Fluctuation)에서 역시나 너무 유명한 "미스터 마켓"의 이야기를 통해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미스터 마켓"은 주식시장을 일종의 조울증 걸린 사람으로 의인화한 것입니다. 그는 때로는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레이엄은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레이엄이 제시한 Mr. Market은 변동성 그 자체입니다. 이를 활용하라는 의미는 변동성은 "위험"이 아닌 "기회"임을 암시합니다. 참고로 현명한 투자자의 8장과 20장은 버핏이 늘 강조하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여하간 이러한 이유로 말미암아 버핏을 위시한 수많은 가치투자자들은 재무학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습니다. 특히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찰리 멍거는 이를 두고 inanity(어리석음), twaddle(헛소리), asinine(터무니없는) 등의 신랄한 언어를 구사하며 비판의 강도를 낮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영상에서 멍거와 버핏은 학계가 정의하는 자본 비용, 특히 주식으로 조달한 자기자본 비용(cost of equity) 개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멍거는 해당 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역설했습니다.
멍거:
학자들은 주식을 통해 조달한 비용이 얼마인지를 제시해야만 했고 그들은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을 했습니다. ... (중략)... 이러한 것들이 CAPM과 같은 것들이 얘기하는 바이며 저는 언제나 이것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버크셔의 자본비용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중략)... 저희는 기회비용과 같은 매우 기본적인 구닥다리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학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고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수학공식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그 결론은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기업이 가장 높은 자본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는 우리의 방식은 아닙니다.
버핏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거들어 주장합니다.
버핏:
자본 비용은 그저 CEO가 하고 싶은 사업이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에서 0.25%를 뺀 값입니다. (웃음) 매우 간단합니다. ... (중략)... 시즈캔디는 1972년 이후로 상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시즈의 위험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사업을 보고 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의 경쟁 환경 등등 말이죠. ... (중략)... 저는 여러 기업의 이사회 등에서 자본 비용에 관한 여러 대화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경영 대학에서 배운 것이고 언제나 컨설턴트들이 얘기하는 것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대부분의 임원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고개만 끄덕일 뿐이죠.
세스 클라만은 역시나 학계의 주장에 반대를 표명한 매우 유명한 가치투자자입니다. 그의 실제 육성을 통해 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eth A. Klarman, President, The Baupost Group, Boston, MA - YouTube
위의 영상의 대략 42분 정도에 클라만은 위험과 수익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을 합니다.
클라만:
위험에 대한 학술적 정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 (중략)... 학계는 위험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말하지만 저희는 위험이 덜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힙니다. 우리는 학계와 완전히 상충된 입장을 견지합니다. 나는 26년 그리고 버핏은 50여 년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맞고 경제학계가 틀렸음을 보여줍니다.
위의 글은 버핏이 쓴 "그레이엄과 도드 마을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입니다. 버핏이 직접 작성해 기고한 해당 칼럼은 대놓고 학계를 비판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이 중 한 부분만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버핏:
우리 그레이엄과 도드 마을의 투자자들은, 언급할 가치도 없이, 베타, CAPM, 각 증권의 수익률 간의 공분산 등에 관해 논의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저희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우리들 중 대부분은 이러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모를 것입니다. 저희는 딱 두 변수에만 집중합니다. 가격과 가치가 그것입니다.
마치며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1차적으로 가치투자가 학계와 업계의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집단 모두 증권의 가치에 대한 과학적으로 보이면서도 정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가치투자의 방식으로는 이를 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찰리 멍거는 경제/경영학은 물리학처럼 엄밀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식의 가치 평가는 수학이 아닙니다. 가치에는 미래의 효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현상을 야기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많은 이들이 주식을 기업과 유리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주식이 기업의 일부라는 것을 개념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사람들의 마음에 우선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증권의 가격이며 대부분의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에 반응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이는 매우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좋든 싫든 돈은 결국 우리의 목숨 줄이며 모든 동물은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시간으로 우리의 목숨줄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변동성이 위험이라는 학계의 해석이 우리의 본성에는 더욱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버핏도, 멍거도, 클라만도 어느 정도 타고난 기질이 투자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영상에서 클라만은 앞서 언급한 "그레이엄과 도드 마을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구절을 언급하며 가치투자자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뉘앙스의 말을 던집니다. 그가 언급한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핏:
제게 있어 1 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는 것을 누군가는 즉시 받아들이는 반면 누군가는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이는 마치 주사를 맞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그 사람을 단박에 사로잡지 못한다면 그에게 수년간 설명을 하든 기록을 보여주든 어떠한 차이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제 경험에 비추어 봐도 어찌 보면 간단한 (물론 어찌 보면 굉장히 어렵지만...) 이 개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보면 매우 놀라우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이해가 아주 안되지는 않습니다. 어렵다기보다는 여러 측면에 있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학계와 수많은 저명한 금융기관들이라는 권위가 사람들로 하여금 '의심'이라는 행위를 마비시킨다는 것 역시 한 이유일 것입니다. 애초에 사람들은 생각보다 의심을 별로 하지 않으며 권위 앞에서는 더욱이 그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본질적 요소에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합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합니다. 저는 과거 대학생 시절에 소위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동아리에 몸을 담았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똑똑하고, 스펙도 좋으며, 열심히 사는 훌륭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금도 당시의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 중 하나이며 그곳에서 만난 인연을 여전히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해당 동아리에서 재무학 이론을 이용해 가치투자를 설명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동아리가 십 년이 넘게 존속되면서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다소 놀랍습니다.
이것이 그렇게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닌 것임은 분명합니다. 글의 논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따지고 보면 "재무학에서는 변동성이 위험이지만 가치투자에서는 기회로 정의되기에 양립할 수 없다"가 전부입니다. 어느 쪽을 믿든지 그것은 자유지만 말입니다.
어떤 투자법이든 절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 한다면 그 투자법은 가치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찰리 멍거의 말대로 가치투자는 절대로 진부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Disclaimer
- 당사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콘텐츠에 수록된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로서, 당사 및 크리에이터는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본 콘텐츠는 고객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에 대한 증빙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 모든 콘텐츠는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없이 크리에이터의 의견이 반영되었음을 밝힙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