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현인의 팜
60. 한국쉘석유의 추억과 잡생각

대구의현인
2019.03.08
내가 처음 이 주식을 본 것은 2008년 중반이었던 것 같다. 처음 주식을 접하고 배당율 높은 회사가 없나 싶어서 뒤적이다가 발견을 했는데 배당율이 엄청났다.
한국쉘석유 배당율(2005-2007)
사업보고서에 이걸보고 허거덕 머 이런 괴상망직한 회사가 있나.. 이래 생각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개잡주(?)가 아닌가? 배당성향도 100%가 넘는 경우도 있고 거의 그에 육박하지 않은가? 그럼 투자는 어떻게 하지? 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시하고 넘어 갔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그땐 가치투자를 처음 배우던 시절이라 per 10이상, pbr1이상은 위험(?) 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이회사의 pbr은 2.5나 되는거 아닌가? 고평가 아닌가? 이게 당시 내 수준이었다.
그 이후로도 한국쉘석유는 이익이 느는 만큼 배당을 계속해서 증대시켜왔고, 이젠 성장의 한계에 달했지만 배당을 최대한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본인 회사의 주주를 위하는 기업인 듯 하다. (이젠 보유자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더이상의 성장은 힘들거라 보고 신규투자자는 매수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한국쉘석유 장기차트(2004-2013)
한국쉘석유 아이투자 이익표
내가 처음 가치투자를 배웠을 때는 정량적인 부분만 익혀서(그레이엄 할배의 영향력이 컸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전혀 익히지 못했었다. 만약 지금의 내 투자지식에 이런 종목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전재산의 50%이상을 투자했을 것이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전통적인 가치투자자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내가 처음 투자할 당시처럼 좋은 BM의 기업이 per 10, pbr 1 이하에 거래되는 경우는 없다. 예전에는 잘 되었는데, 지금은 먼가 잘 안된다고 하시면서 투덜거리시는 분이 꾀 보인다. 시대가 변해서 이런 정량적인 면만 보고 투자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젠 조금 한다고 하는 분들은 다 재무는 챙겨보고 투자하는 시대니까 말이다.
또한 점점 갈수록 제조업(그 중에서도 중후장대 기업군들 : 철강, 화학, 금속 등)은 투자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10년째 내리기만 하거나, 횡보하는 회사들이 많다. 이런 기업들은 언뜩 보기엔 싸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싸 보일 확률이 높다. 과거 중국이 경제 발전 속도가 빠를 때는 수요가 계속 팍팍 느니 위 산업재가 떳지만 이젠 중국도 생산량이 공급과잉이 되고, 경제성장율은 어느덧 6% 대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에 장기투자할 종목군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 화석연료 자동차, 오프라인 마켓 등은 이제 장기보유의 대상은 어렵다. 이제 얼마 안 있어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이고, 온라인 마켓의 성장은 오프라인 마켓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구조적이기 때문에 위에 있는 회사들이 노력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에 발 맞추어 나도 모르게 라이트하고, 로열티와 관련된 회사들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전에는 주로 제조업 위주였는데 요새 살펴보면 전통적인 제조업에는 잘 투자하고 있지 않았다. 4-5년 전부터는 전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았던 per 20이상, pbr 3 이상의 기업에도 BM이 뛰어난 경우 투자하여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사실 저렇게 된 이유에는 더이상 싼 종목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라이트한 사업들이 그 특성 때문에 pbr이 높아서였기도 했다. 그래서 투자의 난이도가 10년전에 비하면 월등히 높아졌다. 예전엔 그냥 검색툴로 저평가 종목 투자해도 쉽게 벌었는데 이젠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BM을 철저히 분석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규로 하실려는 분이 포기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난이도가 올라간 만큼 나의 투자실력을 올리기 위한 도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블로그나, 카페, 유튜브에는 각 기업들의 정보가 너무나 많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빠르게 본인의 투자인싸이트를 올릴 수 있다.
예전(8-9년전)에 투자 고수(무학을 4000-5000원에 강력 추천하신 분)과 채팅을 나눈 적이 있는데, ' 금융위기 이후에 모든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올라서 더이상 투자하기가 어렵다.' 라고 하소연 한 적이 있다. 그 분은 '언젠가는 지금이 그리운 시절이 올 것이다.' 라고 내 하소연에 대한 답을 내어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참 쌌었던 것 같다. 아마 향후 8-9년 뒤에 지금을 돌이켜 보면 '그 때가 참 투자하기 좋았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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