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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H&M(HM-B) vs Zara(ITX): 패스트패션 업체들의 성장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혹두루미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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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인

훌륭한 보고서 공유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SPA 기업을 파악하는데 아주 유용한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인디텍스(Industria de Diseno Textil SA (ITX))는 스페인 시장에 상장되어 있고, H & M Hennes & Mauritz AB B (HMb)는 스웨덴 시장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H & M은 미국 OTC Market (H & M Hennes & Mauritz AB ADR (HNNMY))에서 거래가능합니다.

아래 테이블에서 가격과 재무수치는 유로 기준입니다. 가격과 배당금 외의 금액은 모두 백만 단위.


시가총액 차이가 많이 납니다. 자라가 훨씬 큽니다. 배당수익률은 H&M 승!

매출성장률이나 이익성장률은 자라가 앞섭니다. 자라 승!

시총과 이익을 고려한 밸류 지표는 H&M이 더 저렴해 보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숫자가 고만고만해서 추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림으로 파악해 보겠습니다.

경향이 보입니다. 자라는 밸류가 유지되고 있고, H&M은 점점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판단할 만한 업에 대한 기준은

1) 업이 경기순환형이고, 불황을 견디고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가

2) 경쟁이 치열한 업계라, 도태되면 죽음을 의미하는가

를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저라면 업이 1)의 특성이 강하다면 H&M 투자에 한표, 2)의 특성이 강하다면 자라를 더 매력적으로 여길 듯 합니다.

지표가 싸다는 이유로만 투자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본문 중, 이해를 돕기 위해 코멘트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저자와 독자에게 양해 구합니다.

* 보고서 검토 우선순위 : '보유 -> 독점 -> 요청시기 ' 순입니다 (절대적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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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서는 패스트패션의 대표주자 H&M과 Zara를 비교하고, 두 업체의 성장 격차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분석할 예정임. 의류 재고 증가율이 피크아웃하고 있는 현 시점 당장 사야된다는 관점보다는, 두 업체의 전략 방향성과 시장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본 내용임을 주의.

 

1. 패스트패션 및 주요 플레이어

1-1. 패스트패션이란?

패스트패션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사이클에 맞춘 제조/유통방법을 의미함. 쉽게 말해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절차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형태로, 일반적 방식인 계절에 앞서 옷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유행에 맞춰 바로바로 만들어내는(다품종 소량생산) '자가상표부착제 유통방식(SPA :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을 의미함(네이버 지식백과).

대표적으로 Zara, H&M, Uniqlo, GAP 등이 패스트패션 업체로 분류되며 우리나라에는 SPA라는 명칭이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음. 트렌드에 맞는 옷들을 좋은 퀄리티로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하며, 최근 유행이 지난 옷들이 버려져 소각될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환경론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함.

아래 표는 Uniqlo를 운영하고 있는 패스트리테일링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글로벌 매출 순위.

(출처: fastretailing)

 

1-2. 브랜드 간 방향성 차이: Zara/H&M(트렌디), Uniqlo(라이프웨어)

같은 패스트패션 업체로 분류되지만 사실 Uniqlo는 Zara/H&M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같은 전략을 가진 Zara와 H&M을 비교하는 것이 좀 더 유의미한 논의가 될 것임.

Zara/H&M의 경우 명품이 주도하는 패션 트렌드를 최대한 빨리 따라잡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큰 방향성으로 갖는 반면, Uniqlo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보단 옷의 성능에 집중해 ‘궁극의 라이프웨어’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을 목표함. 따라서 빠른 생산주기로 새로운 스타일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몇 가지 스타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임.

이는 각 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남. Uniqlo는 성능 중심의 에어리즘 제품을 최상단에 노출시킨 반면, Zara와 H&M은 기능성보단 심미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홈페이지 메인에 위치함.

(출처: 각 사 홈페이지)


한편 Zara와 H&M의 매출을 더해 구한 성장률과 Uniqlo의 성장률 추이는 다음과 같음. 성장률이 수년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성능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가 대세다,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가 대세다라는 결론을 끄집어내기는 힘들고, 그냥 서로 다른 포지셔닝을 가진 업계 선두 브랜드들이 꾸준히 잘 성장해왔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함.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2. H&M vs Zara

H&M과 Zara는 비슷한 비중 추이를 보이며 같이 성장해오다 2021년 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였음. 양사는 대체로 비슷한 전략과 타겟고객 특성을 보이지만, 1) 상대적인 고급 포지셔닝의 Zara, 2) 공격적 프로모션의 H&M, 3) 더 넓은 품목과 재고 안정성의 Zara로 그 차이점을 요약할 수 있을 듯함. 

 

2-1. 점점 더 커지는 격차

H&M과 Zara는 모두 20세기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패스트패션 업계의 선두주자로 업계 1, 2위를 차지함.

두 회사의 연간 매출액 추이와 비중은 아래와 같은데, 대략 45 : 55 가량의 비중이었던 2009년과 달리 2022년 말 기준 매출액 비중은 37 : 63 가량으로 변화함. 2009년 이후 2020년까지는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이다 2020년 이후로 가파르게 Zara의 상대 비중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떤 전략의 차이가 있었는지 간략히 알아보려 함.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시가총액 차이 역시 벌어지고 있음(ITX가 Zara, HM-B가 H&M. 첨언하자면 ITX와 HM-B은 Zara와 H&M을 제외한 타 브랜드도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두 브랜드의 매출 기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에 사실상 실적은 두 브랜드와 함께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출처: TIKR)

 

연간 실적 추이를 좀 더 상세히 나타낸 표. Zara는 꾸준한 마진율을 유지해온 반면 H&M은 꾸준한 수익성 저하(특히 영업이익)를 기록해왔음.

감수인 주) H&M의 매출총이익률(GPM)은 ZARA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률(OPM)은 ZARA대비 매우 낮음. 고 판관비 구조임.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2-2. 양 사 비교

비교 1) 지역 및 매장 확장 측면: 유의미한 차이 없음.

H&M과 Zara는 모두 유럽 기반 브랜드로 비슷한 지역별 매출 비중을 갖고 있어 지역차에 기인한 성장 차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 H&M: 유럽 64%, 아메리카 23%, 아시아/기타 13%
  • Zara: 유럽 62%, 아메리카 20%, 아시아/기타 18%

 

그렇다면 공격적인 점포 확장 등의 외형적 측면은 어떨까?

아래 그래프는 H&M과 Zara의 점포 수 및 점포당 매출 추이를 나타낸 것임. 두 브랜드의 점포 수 확장은 18-19년 멈추게 되고, 팬데믹이 강타한 2020년부터는 역성장하기 시작함.

1) 두 브랜드의 점포 수 추이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2) 점포당 매출 역시 2020년까지는 비슷한 추세를 이어오다 2021년부터 큰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점포 확장 전략은 격차의 원인이 아니라 결론내릴 수 있을 것임.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비교 2) 타겟 고객/품목/판매전략 측면: 고급 포지셔닝의 Zara, 공격적 프로모션의 H&M

[타겟 고객]

H&M과 Zara는 공통적으로 2030 젊은 여성고객을 타겟하고, 이를 남성 및 다른 연령대로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 여성고객들 중에서도 비교적 트렌디한 층을 타겟하는데, 이는 번화가에 보통 같이 존재하는 양사의 매장이 반증함(좌 Zara, 우 H&M).

(출처: EDITED, Kaggle)

 

[품목]

아래는 양사의 2020년 4분기 판매품목을 나타낸 것임. H&M의 경우 속옷, 잠옷 등 비교적 베이직한 품목의 판매비중이 높은 편이고, Zara는 외투, 악세사리 등의 비중이 H&M 대비 높은 편임. 디자인 측면에서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출처: EDITED)

감수인) 제품 분류
 - Tops: 상의. 티셔츠, 셔츠, 블라우스, 스웨터 등
 - Bottoms: 하의. 바지, 청바지, 스커트, 숏 팬츠 등
 - Dresses: 드레스를 말함. 일반적으로 상의와 하의가 하나의 조각으로 연결된 여성용 의상을 가리킴
 - Outerwear: 외투. 재킷, 코트, 블레이저, 조끼, 패딩 등
 - All in ones: 상의와 하의가 하나로 연결된 의상. 점프수트, 오버올, 원피스 등
 - Hosiery: 주로 다리를 커버하는 의류. 스타킹, 타이즈, 양말 등
 - Product Sets: 제품 세트는 매칭되는 두 가지 이상의 아이템이 함께 판매되는 것을 가리킴. 상의와 하의의 세트, 언더웨어와 잠옷의 세트, 비키니 상의와 하의 등. 제품 세트는 보통 같은 패브릭과 디자인으로 제작되며, 하나의 완전한 아웃핏을 형성함
 - Sleepwear: 잠옷. 파자마, 나이트 가운, 슬립 드레스 등

 

[가격]

가격대의 경우 Zara가 전체적으로 약간 더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음. H&M은 중간가격대를 중심으로 가격의 표준편차가 작다면, Zara는 고급형과 저가형이 확실하게 나뉘어져 있는 모습을 보임. H&M은 밸류체인상의 특징인 비용절감(물류/생산)을 ‘괜찮은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는 반면, Zara는 위 품목별 매출비중과 연결시켜볼 때 고유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후술할 예정) 특색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잘 승화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

(출처: EDITED)

감수인) 분류 설명
 - Sweatpants: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바지를 말함. 부드럽고 따뜻한 소재로 만들어져 운동할 때 또는 집에서 편안하게 쉴 때 입음. 허리에는 대개 끈이나 고무 밴드가 있어서 착용자의 허리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며, 바지 다리는 보통 밴드로 끝이 맺혀 있어 발목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효과가 있음
 - Hoodies: 후드티, 또는 후디는 상의 종류 중 하나임. 후드가 달려 있어 머리를 감싸거나 목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기능이 있음. 프론트 지퍼가 달려 있거나, 풀오버 스타일(머리를 통과시켜서 입는 형태)임

 

[프로모션]

H&M은 빈번하고 공격적인 가격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Zara는 정해진 기간에 한해 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음. H&M은 할인 시 여러 채널을 통해 홍보하는 전략을 펼치지만, Zara는 특별한 광고 없이 홈페이지에 할인한다는 대문을 거는 것 정도로 대신함. 이는 둘의 판관비 비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비교 3) 품목 다양성 측면: 더 넓은 품목과 재고 안정성의 Zara

H&M과 Zara는 공통적으로 패스트패션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비교적 짧은 신제품 주기와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을 갖고 있음. 한 웹사이트에서 찾은 품목 수는 다음과 같음. 2021년 12월에 작성된 내용으로 아마 2020년 기준으로 추정되는데, 사실 사업보고서에서 품목 수가 따로 공개되어 있지 않으며 품목 수를 가져온 출처가 중국 사이트이기에 자료의 정확성 측면에서 의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임.

아래 표의 Zara와 H&M 수치를 보면, 각 카테고리들의 총 합계는 Zara가 2,491건, H&M이 1,323건임. 같은 패스트패션임에도 불구하고 Zara의 품목 수는 H&M 대비 80% 이상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음.

(출처: CKGSB)


품목 확장의 퀄리티를 비교하기 위해 각 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을 살펴보았음. Zara는 900% 안팎의 재고자산회전율 추이를 보여 왔고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소폭 감소한 이후 2022년 다시 1,000%대를 회복한 반면, H&M은 꾸준히 우하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Zara는 많은 품목과 높은 재고자산회전율을 동시에 갖는 ‘높은 퀄리티의 품목 확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궁금해서 다른 회사들의 재고자산회전율도 찾아보았는데 H&M은 나이키/룰루레몬 등 일반적인 ‘잘나가는’ 패션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Zara는 압도적으로 높은 회전율을 나타냄.

(출처: 각 사 제공자료 재가공)

 

한편 재고자산회전율은 비단 품목 다양성뿐만 아니라 품목들의 향후 매출 예측 역량 역시 중요한 수치임. 아래는 H&M과 Zara의 매출, 품목 수를 단순히 나눠 산출한 값인데, H&M과 Zara의 품목 당 매출액은 큰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재고자산회전율은 거의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

결국 Zara가 H&M에 비해 1) 출시 품목에 대한 향후 매출 예측2) 제품 확장 측면에서 더 나은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을 듯함. 그치만 왜 ‘지금’ 차이가 벌어지는 지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함.

(출처: 각 사 제공자료 및 CKGSB 제공자료 재가공)

 

 


 

 

3. Zara는 왜 잘 팔릴까?

아래 내용은 위 목차에서 알아본 Zara의 강점(포지셔닝과 품목 및 재고안정성)에 대한 근거를 고민해본 것임.

요약하자면 Zara는 1) 유통망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품목 수를 효과적으로 유지 중이며, 2) 고급/유니크한 포지셔닝으로 현시대 소비자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고 있음. 이에 더해 2020년 H&M의 신규 CEO 부임 이후 바뀐 브랜드 컨셉이 큰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것은 이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3-1. 품목 확장/재고 안정성: 유통 수직계열화 기반의 시장 예측 역량

Zara는 동종업계(6-8주) 대비 짧은 재고 확충 기간을 가짐(2-3주로 알려짐). 짧은 재고 사이클은 패스트패션의 핵심인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추종하는 것에 굉장히 유리한데, Zara는 이를 자체 공급망 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중인 것으로 판단됨. 업계 평균적으로 판매되지 않고 남아있는 재고가 약 17-20% 가량이라고 하는데, Zara는 10% 가량의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위 재고자산회전율을 통해 확인한 바 있음. 공급망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을 즉각적으로 출시하여 품목 확장을 용이하게 수행하고 높은 효율을 갖는 생산량 조절이 가능한 것.

양사의 유통방식을 간략히 비교하면 아래와 같음.

 

[H&M, 외부 공급업체와의 협력 중심]

H&M은 600개 이상의 공급업체 및 전세계 20개 이상의 센터를 보유 및 관리하고 있음. 진출해 있는 해외 현지에 공급 파트너를 두고, 중앙에서 재고를 관리하는 구조를 띠는데, 생산공장의 경우 100% 아웃소싱하고 있음.

공급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재고의 80% 가량을 미리 생산하고 나머지 20%를 시장에 맞게 추가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베이직 라인은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생산하는 방식을 거치며 트렌디 라인은 유럽 내 비교적 싼 인건비를 갖는 업체로 아웃소싱함.

https://hmgroup.com/sustainability/leading-the-change/transparency/supply-chain/

물류의 경우 해상/철도를 통해 운송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 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Zara의 신제품 개발주기(2-3주) 대비 5일 가량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알려짐. 하지만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기에 Zara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음 (SPA 브랜드의 글로벌 SCM 전략 연구, Xiaoming Xu/김형태).

 

[Zara, 수직계열화를 통해 높은 자체 생산비중]

(출처: SPA 브랜드의 글로벌 SCM 전략 연구, Xiaoming Xu/김형태)

반면 H&M과 달리 Zara는 제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프로세스의 모든 측면을 직접 관리하며, 이를 통해 시장에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함.

전체 생산물량의 40% 가량은 Zara가 직접 소유한 공장에서 진행하고, 60%는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알려짐. 일반적인 의류 기업들의 인건비 절감 전략과는 다르게 Zara는 생산속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판매예측이 힘든 라인은 컨트롤이 용이한 유럽에서, 판매예측이 용이한 베이직 라인은 아시아 공장에서 생산함.

재고의 50% 가량을 미리 생산(이 중에서도 초기생산은 15%)하고, 나머지 50%의 의류를 시즌 중 반응을 참고하여 디자인/제조하는 방식을 사용함. 한번에 적은 수량만 배송하기 때문에 급하게 만들어 공급한 디자인이 잘 팔리지 않더라도 재고 측면에서의 손해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Zara가 높은 재고자산회전율을 갖는 이유임. 한편 배송은 유럽 내(차량)를 제외하고는 항공을 이용하는데, 전세계 매장에 트렌디한 제품을 일정하고 빠르게 공급하기 위함임.

 

 

3-2. 고급 포지셔닝: 고유 디자인과 낮은 판관비

위에서 언급했던 차트를 다시 한 번 가져옴. 해당 차트를 통해 Zara는 아우터/악세사리 등 외적으로 보이는 카테고리의 비중이 높은 반면 H&M은 속옷, 잠옷 등의 비중이 확연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음.

(출처: EDITED)

 

H&M과 Zara의 디자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양사 모두 수백명의 디자이너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Zara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Zara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포함하는 것을 원칙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차이로 볼 수 있을 듯함.

아래 차트는 양사의 공홈에 있는 여성 재킷/아우터를 위에서부터 차례로 3행 가져온 것인데, 왼편 빨간 테두리가 H&M, 오른편 파란 테두리가 Zara임. 주관적인 요소긴 하지만 기본적인 블레이저, 아노락 디자인 위주의 H&M과 달리 비교적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Zara를 확인가능함.

(출처: 각 사 홈페이지)

 

반팔쪽으로 가면 말 그대로 ‘기본 티’ 느낌의 제품 배치가 이뤄진 H&M과, ‘꾸민 옷’ 위주의 Zara를 좀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음.

(출처: 각 사 홈페이지)

 

좀 더 리서치해보니 재미있는 자료를 찾을 수 있었는데, 양사의 바로 프리미엄 소재 비중을 비교한 아래 표임. Zara는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캐시미어, 울, 가죽 제품의 믹스가 2020-2021년 각각 5.3%, 6.6% 가량을 기록한 것에 비해, H&M은 2.3%, 3.1%를 기록하였음. 기본 제품은 H&M을, 아우터 등 외적인 디자인이 중요한 제품은 Zara에서 구매한다는 또다른 근거가 되는 셈임.

이에 더해 H&M의 높은 마케팅비용 지출은 이러한 요소를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수행했을 것임. 아우터 등 외적으로 비춰지는 아이템들의 경우(티셔츠 등 기본 의류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비슷한 제품군과 금액대라면 많이 광고하고 할인하는 H&M보단, 덜 광고하여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일부 포함되어 있는 Zara를 선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출처: textileworld.com)

 

 

3-3. 왜 지금일까: 코로나를 기점으로 한 고급 브랜드 선호현상과 2020년 H&M의 CEO 교체

한편 Zara와 H&M의 위와 같은 전략은 비단 1-2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 꾸준히 이어져왔던 부분임. 따라서 2021년에 트리거로 작용할만한 것이 어떤 것이 있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두가지 가능성은 다음과 같음.

   1)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빨라져 Zara의 짧은 제품개발기간이 빛을 발했을 경우

   2) Zara의 디자인과 마켓포지셔닝이 좀 더 통했을 경우

 

하지만 전자의 경우 Zara의 제품개발기간이 비정상적으로 짧은 것(2주)이지 H&M도 결코 느린 것이 아니고(3-4주), 그 2주 간격동안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난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는 힘들어 보임. 결국 정성적인 결론이긴 하지만, Zara의 디자인 및 마켓포지셔닝이 소비자로 하여금 좀 더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것으로 귀결됨.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Zara는 광고를 별로 하지 않는 방식의 전략을 택하고, Zara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신제품에 포함시킴으로써 좀 더 유니크하고 고급스러운 포지셔닝에 성공한 듯 보여짐.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Zara는 H&M 그룹의 상위 브랜드 COS와도 비빌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을 주는데,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현시대 메가트렌드와 부합하기 때문에 비교적 심플한 디자인의 H&M과 비교해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공감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높음.

 

아래는 럭셔리 시장의 세대별 비중을 나타낸 차트임. 2019년과 2022년 수치가 중요한데, Gen Z와 밀레니얼로 대표되는 양사의 타겟고객의 럭셔리 시장 차지 비중은 불과 3년간 44%에서 65%까지 상승하였음. 코로나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확산된 젊은 세대들의 고급 브랜드 선호현상은 양사의 매출 차이 확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됨.

(출처: LUXE digital)

 

또한 H&M은 헬레나 헬메르손이 2020년 새로운 CEO로 부임하였음.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H&M의 시즌의류 컨셉 역시 2020년부터 빅사이즈 모델이 포함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임(아래 빨간 테두리/글씨로 표시한게 H&M의 2019-2021 F/W, 파란색으로 표시한게 Zara의 2019-2021 F/W임). H&M은 비교적 니치한 분야의 고객을 타겟한 컨셉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출처: H&M)

 

(출처: Zara)

 

 


 

 

4. 간략한 결론

위에서 정리한 것처럼 H&M과 Zara는 비슷한 포지셔닝을 이어오다가 2020년 두개의 큰 모멘텀(젊은 세대의 럭셔리 제품 선호도 증가, H&M의 CEO 교체)을 기점으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함.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의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이는 결국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귀결되는 부분이라 판단되는데, 고급 포지셔닝의 Zara, 저가 포지셔닝의 H&M이 그것임.

한편 패스트패션이라는 장르 자체의 기존 취지는 유행에 맞춘 제품들을 타겟하는 것인데, 그 유행을 명품이 만들어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급스러운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이 원래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방향일 것임. 양사가 받고 있는 밸류와는 별개로 고가 브랜드가 저가로 포지셔닝을 바꾸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 반대는 더욱 큰 변화를 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차이는 향후에도 더욱 벌어지지 않을까 결론내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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