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Gray의 팜
손흥민, 병역특례와 군적수포제 그리고 기여입학제

Mr Gray
2018.09.03
토요일 아시안게임 축구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이렇게 전국민이 나서서 병역특례를 빌어준 사례가 있었을까.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 생각도 바뀐다. 박주영이 2012년에 모나코 영주권을 취득하며 병역을 연기했을 때의 여론을 생각하면.... 과연 손흥민이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이 좌절되고 독일 영주권을 취득하여 병역을 연기했다면 과연 그때만큼 거센 비난 여론이 있었을까? 오죽하면 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론 브라질월드컵과 러시아월드컵 두번을 거치며 손흥민에게 국민호감이 쌓인 것도 어느 정도 동정표를 적립하는데 영향은 미쳤을거다. 하지만 연봉 50억이 넘는 선수가 전성기에 본인의 잠재력과 경제적 손실을 모두 감수하고 징병되어 삽질하는 것이 맞는가?(순수한 의미의 삽질을 뜻한거다) 그렇다면 지드래곤은? 지드래곤이 손흥민보다 돈 더 벌거 같은데? 측정이 어렵겠지만 한류 스타로서 '국위선양'도 손흥민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못할건 없을거 같은데? 경제적 효과는 더 클거 같고...
본인이 속한 공동체에 무엇이든간에 기여한 댓가로 징병의무를 면제 받는 특혜... 이것은 공정한가?
사실 조선시대에 이미 군적수포제라는게 있었다.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나왔을텐데...균역법이랑 해서 다 같이들 배웠을거다. 생업에 종사하는 대신 군포를 부담해서 병역을 대체하는 것. 만약 손흥민이 금메달을 못 따고 2년치 연봉을 국가에 헌납할테니 대신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뛰게 해달라면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손흥민이 소집되어서 땅개로 일한다면 당신에게 주는 헤택이란 별개 없다. 그냥 국가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공평하게 전국민에게 부과했다는 공정성 선전을 할 수 있을 뿐...
손흥민 소속된 부대 부사관들과 장교에게 일생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겠지. "마!! 내가 프리미어리거랑 축구했어!!! 그너마 드리블하는데 내가 태클로 막아뿌렀지!!! 마!!! 끝나고 샤워하는데 몸 좋드마!!!"
어떤가? 차라리 손흥민에게 2년치 연봉 받아서 탱크라도 몇대 더 구입하는게 낫지 않나? 참고로 K1 전차 가격이 40억 정도 하는거 같다. 손흥민 연봉은 50억이 넘고...
물론 이렇게 해결하는 방식에 거부감들이 많을 것이다. 나야 금융시장 최전선에서 맨날 사고 팔고 하는 사람이고, '주류경제학'을 전공하여 뼛속까지 시장 논리가 박힌 사람이니까...기본적으로 거래란 쌍방의 후생을 증진하기 때문에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흥민이는 돈을 내고 그 돈으로 국가는 재원을 조달하여 다른 병사들에게 월급을 주던, 아님 무기를 현대화하던... (물론 누가 떼어먹지 않아야겠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다 하는 비지니스, 퍼스트 항공권에 대한 패스트트랙도 국민여론상 못하는 나라인데... 저런 병역특례는 어떻게 잘 먹히는지 참 신기하다. 부자는 돈을 내서 시간을 사고, 빈자는 시간을 내서 혜택을 나눠갖는 그런 '거래의 효용'이라는걸 인정 못하는거지.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고등학교때 정치과목이었던거 같은데 선생님께서 기여입학제 가지고 찬반 토론을 붙여봤다. 당시 우리반이 55명쯤 되었던거 같은데 나 혼자 찬성이었고 나머지 전원 반대. 그 선생님은 웃으면서 날 보고 일반적인 한국사람의 정서와 많이 다르다고 했지. 나 빼고 그 50명 넘는 애들의 반대 논리는 오로지 하나였다. '돈으로 대학을 가다니!!!' '돈으로 대학입학을 살수 없다!!!' 공부 못하면 돈으로 해결하겠다는건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나는 정원외로 소수만 선발하고 부자가 돈을 내놓으면 그 돈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답답한건 내가 반에서 1등이었다는거.
그래도 요즘은 기여입학제에 대한 논의가 옛날보다는 더 열려진거 같기는 하다.(느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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