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Gray의 팜
8월말 9월초 Review : 달러엔의 역습

Mr Gray
2014.09.09
5일 연휴의 전반부를 친구 친지 만나 술과 음식으로 즐겁게 보내다
어제 역외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뻥뻥 오르는 것을 보고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먼저, 회사 생활의 에피소드 하나로 시작한다.
회사에서 외환딜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내 앞에는 개인용 데스크탑 PC가 있고
로이터와 인포맥스가 옆으로 나란히 있어서, 개인적으로 모니터 4개를 보면서 근무한다.
모니터에는 당연히 달러원, 유로달러, 달러엔 등 주요 통화 틱챠트.... 뉴스창, 호가창,
아시아 주요 통화가격, KOSPI, 선물, 국채선물 등등 여러 창으로 빼곡한데...
같은 층 옆옆인지 옆옆옆팀인지 근무하시는 한 지긋하신 부장님께서
우리팀에 오셔서는... 내자리 옆으로 오셔갖고 단말기들을 살펴보며....
'어우 너무 많이 본다~~ 이렇게 많이 보면 핵심을 못봐~~ 핵심적인 것들만 보고 분석해야지~'
하고 훈수를 두시길래...
성격이 모난 나로서는...(딜러 생활 오래하면 까칠해진다는데 원래 좀 까칠....)
'부장님, 핵심적인게 뭔데요? 좀 알려주시면 그거만 보겠습니다'
'핵심적인거 좀 가르쳐 주십시오, 뭘 봐야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그 부장님은 멈칫....하며 스토캐스틱이 어쩌고 저쩌고... K가 어쩌고...
(아마도 주식투자 하시면서 배운 기술적 분석 지식을 과시하고 싶으셨던 듯)
나는 피식...하고 내 자리로 그냥 돌아 앉고.....ㅋ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절대 비법이라는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건 없다.
무슨 모델링을 하든 기술적 분석을 하든, 시장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면
그것은 그때 한번 혹은 재수좋게 두어번 더 맞힐 뿐이요.
미래를 맞추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만 시장이 지금 어떤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수급 동향은 어떻고
마켓 센티멘트는 어떻고 이런 것들을 부지런히 노력해서 설득력 있는 분석을 내놓고
향후 이벤트와 매크로 결과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런 전망을 하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
유능한 트레이더, 전략가는 결국 시장이 지금 무엇에 반응하는지 그때 그때 포인트를
빨리 찾아내서 분석하고 전망하고 시나리오를 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 왜 이렇게 장황하게 말했냐면 최근 마켓을 움직이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단 Review하자면,
8월 하순에 나는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1008~1009원)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7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었다.
사실 실제로 글로벌 달러 강세와 원달러 환율은 별로 상관이 없다. (글을 하나 따로 쓸 예정)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우크라이나랑 러시아가 교전을 해도, 달러가 아무리 강세를 보여도,
잭슨홀 미팅에서 옐런 의장이 어떤 코멘트를 하든
도저히 대외변수로는 원달러 환율이 움직이질 않으니
대외 변수로서는 달러원 환율을 올릴 수 있는 동력이 소멸되었고
철저히 내부적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니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무역수지만 정상적으로 30억불 이상 흑자가 나와주면
오히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조정을 받을때 밑으로 더 쳐내려서 9월 초쯤 연저점을
가지 않겠나 하는 논리였다. 추석 전 네고가 상당히 쏟아질거라 보고....
잭슨홀 미팅 전후해서 1024원쯤까지 올라왔던 환율은 내 예상대로 죽죽 빠지기 시작해서
장중에 1011~12원 수준까지 하락하는 듯 하였으니... 왠지 내 말이 또 맞는구나!! 하는
자뻑에 빠지다가....
9월 2일 뭔가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달러엔의 상승....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아 중기 박스권 상단인 103 언저리를 뚫어버리더니
104에 달라 붙고.... 9월 2일 105를 향해 맹렬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10을 향해가는 듯 하다 방향을 바꾸어 주욱 상승해버리는데
장중 실시간으로 틱챠트를 지켜본 나는 연저점 돌파 시도 전망을 일단 접는다.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 그날의 챠트를 참조하시라.
9월 2일 2시반 현재 기준 1분봉이다. 흰선은 달러원, 노란선은 달러엔이다.
달러원은 중간 중간 조금씩 내리는데 이것은 환율 좀 올랐다고 수출업체 매도 물량이 출회된게
아닐까 하고 아주 러프하게 추정만 한다.
실제 이날부터 서울외환시장 거래량은 폭증해서 100억불을 넘겼고 (요즘은 평소에 6~70억불쯤 한다)
9/2~5 모두 거래량이 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들 90억~100억불 정도...
작년 초 모 은행의 런던과 뉴욕 NDF 트레이더들을 만난적이 있다.
1월 1050원을 위협하다가 뱅가드를 계기로 환율이 반등하였지만 템플턴 자금이 들어오면서
상단이 제한되었고, 역내에서는 여전히 다수가 1050원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던 시기였는데
그들은 아베노믹스 때문에 엔이 무지하게 약해지면 달러원을 들어올릴 것이다.
아래보다는 위가 열렸다고 본다고 전망한다 하였다.
(실제로 달러엔 100가면 얼마될거 같은데? 라는 질문에 1150? 이런식으로 대답함)
실제로 엔이 약해지면서 달러원은 1100원을 넘겼고 구로다가 작년 4월 4일 바주카를 쏘면서
달러엔은 93 수준에서 96으로 하루만에 점프... 100을 넘겼고
달러원은 북핵 이슈, 뱅가드가 겹친 악재로 1130까지 상승하였다....
이때 엔저는 일본기업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켜 한국기업의 국제시장점유율을 빼앗아버리고
한국경제에 어마어마한 위협이 될것이다.. 이런 논리로 니케이 롱 코스피 숏, 원화 셀
마켓은 이렇게 움직였다.
결국 실물경제에서 엔저의 위협은 그다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9월 2일의 증시 챠트 역시 니케이 롱 코스피 숏을 지지해주는 모습이 재현되었다.
이것은 당일 니케이와 코스피의 5분봉인데
하얀 것은 니케이... 달러엔이 오르면서 일본증시가 상승하였고
노란 것은 코스피... 달러엔이 오르면서 달러원도 오르고 코스피는 하락하였다.
실제 이날 자동차관련 종목들이 비교적 더 떨어졌다.
이후 9/3~5는 알다시피 코스피는 빌빌거리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였다.
그리고 추석연휴로 한국은 휴장인 지금, 달러엔은 106을 뚫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원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1035를 기록, 현물환율로는 1033원을 돌파하였다.
당연히 나는 연휴 전날인 9월 5일 1030원을 돌파할 것이 유력하다는 주장을
상무님께는 약하게, 팀장님께는 강하게 전달하였겠지?
이것으로 Review를 마치고, 향후 전망은 내일 올려야지...
신에게는 아직 24시간의 연휴가 있사옵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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