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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12. [투자자의 마음가짐]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이고 사람은 자기 믿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1)

오렌지보드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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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서비스 초반 시기에 맛집 회장님같은 두 분(메르님, 드리머님)이 큰 도움 주셔서 손님은 늘어나는데, 마땅히 대접할 음식이 요리 하나만 있어서 부끄러운 느낌입니다. 도와주시고 방문해 주셔서 엎드려 감사 드립니다. 
*하기의 내용에서 첨부한 동영상은 문제될 시, 삭제할 예정입니다.

 

 < 일동 감사 인사 >

저는 서비스 개선 회의하고, 개발 회의하고, 기획하고, 리뷰하고, 글쓰고,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작가님(크리에이터)들 대응/섭외하고 개인적으로 투자도 하고…쓰다보니 머리쓰는 일이 많네요. 그래도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오렌지보드에서 앞으로 제공할 서비스는 리포트 서비스가 시작이라는 것을 회원님들에게 말씀 드립니다. DailyOrange, 기업 정보, 공시, 산업자료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렌지Road는 할 일로 꽉 차 있습니다. 차근차근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오렌지 바이블에 집중하기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저는 방향과 기획을 담당하고 있고 제가 구현하는 것은 아니어도 여러가지 이유로 바빠서, 현재 업무 구조로는 오렌지바이블의 업로드 주기가 조금 길어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주 1회 이상에서 2주 1~1.5회 정도 예상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게시할 예정입니다. 오렌지바이블도 Curation을 잘하고 서비스 고도화하여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육 콘텐츠는 제가 읽은 책들을 조합하고 조금의 경험과 의견을 더하여 작성하기에, 구조상/제품특성상 참신하거나 와~ 하는 물건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투자관련 책을 많이 읽으시고 경험많은 분들은 ‘그 내용이나 이 내용이나’ 하실 겁니다. 그 정도의 투자지식이 없으신 분들에게는 (감히) 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와 서비스를 소개하는 공간이 아직 없어 주절주절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근무할 때, 틀린 문장을 토종 발음으로 미국인보다 빨리 말하는 차장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우리끼리는 괜찮은데, 미국인들과 회의할 때면 옆에 앉은 저까지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우리도 못 알아듣고, 미국인들도 못 알아듣고 영어를 잘하는 직원에게 나즈막하게 Help하고, Help요청 받은 직원도 못 알아 들으니 난감하고, 차장님은 계속 말하고…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이 무슨 광경이…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인데 차장까지 승진은 또 어떻게… 그 분이 E-mail 을 쓰는데, 마지막에 ‘Feel free to touch me’ 라고 써서 미국인(고객)에게 단체 메일을 썼습니다. 의도는 ‘언제든 연락해라’ 라는 뜻이겠죠. 구글 번역기 돌려 볼게요. 그 분이 이 글을 보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 그 분은 자신의 영어가 유창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

짝사랑 해보셨나요? 드라마 보면 별 의미없는 신호에 울고 웃고 지혼자 오만생각을 다하잖아요. 망상이죠. 망할 생각의 줄임말입니다. 투자에서 망상하면 현실 망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착각하기 쉽습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각별히 주의할 수 있도록 인간의 대표적인 사고 오류와 사람이 자기믿음에 빠지는 과정을 책을 빌어 설명합니다.

 

인간의 뇌는 속기 쉽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원인이 좋다’ 라고 단정지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면 자신도 좋다’ 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과가 원인을 정당화하지는 않고, 많이 팔리는 물건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이런 인간의 (사고) 오류를 몇 가지 살펴보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주가 오르고 내린 이유가 본인이 생각하는 그 이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더라도 꽤 모르던 것들이 자주 발생하고, 근본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과관계를 복잡하게 연역한 다음, 단순한게 결론 짓는 것이 투자에 도움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지식만 많아서는 투자시장에서 돈을 지속적으로 벌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 부분(사람의 기본적인 특성을 아는 것)이 성공에 더 영향을 크게 미치는 지도 모릅니다. 굳이 이런 이론을 익히지 않은 것 같은데도, 마인드가 잘 갖춰져 있는 굉장한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가르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워런 버핏이 교육시키면 잘 될 사람이 아니라  ‘이미 갖춰진 사람’을 원한 것 같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인물은 명동의 백할머니 라는 분입니다. 1958년 국채파동 때, 대한민국 국채에 베팅하여 큰 부를 이루셨다고 합니다. 부를 지키는 것도 어려운데, 둘 다 능숙하신 것 같습니다. 이 분이 투자 이론이나 인간의 심리에 대해 많은 독서로 익혔다고 생각되지는 않잖아요. 본인은 엄청나게 노력하셨겠지만, 주위에서는 ‘타고났다’ 라고 볼수 있는 경우입니다. 

글 쓰다가 갑자기 끼어든 생각 한 줄.
서사가 섞이니 갑자기 ‘백할머니 이야기’와 ‘국채파동’, ‘다른 사건’을 엮어 인간 심리와 연결짓는 이야기를, ‘메르님의 글 형식’ 풀어나가면 재밌고 잘 읽히겠다.‘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 오는데, 정신 차려야 겠습니다. 

저도 논리성과 일관성을 갖춘, 단문으로 구성된 글을 좋아합니다. 문장이 길면 생각을 많이 해야 해서 피곤합니다. 단문의 결정체는 속칭 ‘음’, ’슴’ 체고요. 어미를 생각할 고민을 덜어 표현하기도 조금 수월 합니다. 문장을 마무리짓지 않잖아요. 다음 문장으로 훌쩍훌쩍 잘 넘어갑니다. 내용까지 좋으면 자전거 타고 산들바람 맞는 기분이 납니다. 메르님 글이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글쓰기를 할랍니다. 능력도 오지널리티도 떨어지고, 오렌지바이블은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히길 원합니다. 너무 잘 읽혀도 곤란한 측면이 있어, 나름 근자감으로 무장하고 가겠습니다.

다음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가격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라!”

여러가지 사고 오류로 인해 독립적으로 사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오류는 생존 본능에서 기인하기에 인간인 이상 피하기가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한 사고의 약점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의사결정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워런 버핏이나 백할머니는 노력과 재능의 콜라보가 폭발한 경우입니다. 극히 예외에요(통계학에서 정규분포 끝단에 있는 예외에 가까운 경우를 아웃라이어라고 합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타고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익히고 반복해야 합니다.

인간의 인지 오류와 합리적 선택에 관한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 롤프 도벨리 저>                                     < 대니얼 카너먼 저 >

인지오류에 관한 책은 롤프 도벨리가 지은 책부터 읽으시길 권합니다. 다른 책보다 얇고 더 술술 재밌게 읽힙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내용이 아주 좋으나, 두껍습니다(700페이지 넘음). 부끄럽지만 아직 완독을 못하였습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옹께서 책에서 언급하면서 투자자에게 유명해진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란 책도 있는데, 유명하길래 도서관에서 빌려 몇 장 넘겨봤는데, 당췌 읽히지 않아서 접었습니다.

인지편향과 경제학을 융합시킨 학문을 행동경제학이라고 합니다.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은 대체로 인간의 합리적인 선택에 관한 메시지를 주는 책이 많습니다. '넛지' 라는 책이 대표적입니다. 이 책도 좀 두껍지만 실험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재밌습니다(약 500페이지).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저 >

롤프 도벨리가 쓴 ‘스마트한 생각들’ 에서 사고의 오류에 대해 몇 가지 살펴봅니다. 인지오류는 사람의 심리와 닿아 있어서 이론적으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험이 많습니다. 아래 몇 가지 요약이 아니라 책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찰리 멍거가 말한 ‘오판의 심리학’도 인간의 사고 오류에 관한 내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단 빌려서 읽어 보세요. 후회 안하실 거에요.
주1) 책을 사서 보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와 작가가 돈을 벌어야 더 좋은 책을 발간할 수 있어요.
주2) 링크도 읽어보세요. 재밌습니다. 투자자들이 겪는 10가지 인지적 오류
주3)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빠른 전개를 위해 부분부분 발췌하였습니다.

 

<인지 오류 실험>
(재미있어서 가져왔지만, 허공을 찔러도 피할 것 같긴 하네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오류. 모든 생각의 오류들의 아버지이다. 새로운 정보들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개념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는 경향이다. 어느 회사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결정하면, 그 전략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만 차고 넘친다. 반대 의견은 간과되곤 한다.

찰스 다윈은 젊은 시절부터 확증 편향에 체계적으로 맞서 싸우는 것을 습관화 했다. 그는 관찰 결과들이 자신의 이론과 어긋날 때면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항상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이론과 반대되는 결과들을 30분 이내에 기록했다. 자신의 이론이 옳다고 확신할수록 그와 모순되는 것들을 활발하게 찾아 나섰다.

확증 편향에 빠지는 것은 지적인 사람들이 저지르는 경범죄이다. 성공의 경험이 많을수록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을 수록 자신의 생각을 거스르기는 어려워진다.

“구글은 창조적인 기업 문화를 정립해 영유함으로써 성공했다” 라는 내용의 기사를 쓴다면, 그와 비슷한 기업 문화로 성공한 다른 회사(일명 ‘확인된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노력은 하지 않는다. 창의적인 문화를 장려하지만 성공을 못한 회사들이나 승승장구하지만 창의적인 문화를 장려하지 않는 회사들(일명 ‘확인되지 않은 증거’)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성공에 관한 책들과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들도 이러한 원리에 따라 쓰여진다. 

확증 편향에 맞서려면,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찾아나서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늘 반쪽짜리 진실만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살게 된다.

주) 찰리 멍거가 말한 ‘그 주장을 하려면 그 주장을 반박할 수도 있어야 한다’ 와 상통합니다. 문자 그대로 옮기진 않았지만 그런 의미였습니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어느 정도는 피하지 못하는 오류가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투자를 크게 실패한 적이 한번 있습니다. 회복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요. 당시 그 기업에 관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수십페이지 보고서도 쓰고 제가 존경하는 분에게 작은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확신이 강해졌습니다. 내 시나리오대로 될 것 같아서, 기회다 생각하고 레버리지를 썼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어 회사를 빨리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큰 손실을 봤습니다. 

제가 실패했던 원인은 기업이 아니라, 기업의 외부 요인이었습니다. 회사의 상태는 (결과적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되었지만, 테마에 대한 경험부족, 정부정책, 증선위의 (원칙이나 법리가 아닌) 정무적인 판단같은 것들은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제 주장을 반박할 지식도 부족했고, 경험도 부족했습니다. 언급할 기회가 있으면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운전자의 지식(Chauffeur’s knowledge)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191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후 독일 전 지역에서 강연 요청을 받았다. 3개월간 20회 이상 강연이 반복되자 그의 운전사도 내용을 다 외우게 되었다. 어느 날 플랑크가 피곤해하는 모습을 본 운전사가 “플랑크 교수님, 이번 뮌헨에서는 제가 강연을 해보면 어떨까요? 강의 내용은 전부 외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질문도 대부분 비슷하니 들킬 염려는 없을 겁니다. 교수님은 맨 앞자리 운전사 모자를 쓰고 쉬고 계십시오.” 그리하여 박사급 이상의 수준 높은 청중 앞에서 양자물리학에 대해 강연을 했다. 강의 말미에 한 물리학 교수가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운전자는 “그 정도는 제 운전자도 대답할 수 있으니 그에게 부탁하겠습니다.” 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찰리 멍거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노동을 해온 사람들에게서 나온 ‘진짜 지식’이다. 다른 하나는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운전자의 지식’이다

운전자의 지식이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게 과시할 줄 안다.

워런 버핏은 ‘능력 범위(Circle of competence)’ 라는 놀라운 개념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범위 안의 있는 것은 전문가 정도로 알지만, 그 바깥에 있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 이해한다. “능력범위를 파악하라. 그리고 그 안에 머물라. 그 범위가 얼마나 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경계가 정확히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찰리 멍거가 거기에 덧붙였다. “당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만약 당신의 능력 범위 밖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시도한다면 초라한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거의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

주)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분들 중에는 운전자 같은 분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운전자일 수 있고, 이 글도 운전자의 지식일 수 있습니다. 감수인 의견도 운전자의 지식일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부분(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부분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운전자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키우고, 운전자를 찬양하지는 말아야 겠습니다

또한 서당개처럼 반복하다 보면 자기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상적인 지식에 속지 말자 정도로 받아들여야 겠습니다.

 

사회적 검증과 동조 심리

수백만의 사람들이 옳다고 주장해도 어리석은 것이 진실이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면 나도 쳐다보게 된다. 많은 사람이 박수치면 나도 박수치게 된다. 왜 그러까? 이것은 사회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집단 충동’ 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적 검증(Social proof)’은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나도 행동하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명 중 아홉 명이 개를 고양이라고 주장하면 틀릴 줄 알면서도 ‘고양이’라고 인정한다.

솔로몬 애쉬의 동조실험 (1950)

<동조효과 실험, 2분부터 감상>

주)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못나서 그런게 아니라, 사람이 원래 그래서 그런 겁니다. 하지만 투자 세계에서는 특히 독립적 사고가 매우 중요합니다. 소식은 넘쳐나고, 가격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더 나은’ 결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듣더라도, 좋은 글을 읽더라도 내가 중심이 되어 판단해야 합니다. 일방적인 동조는 무지의 반증입니다. 일방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일단 자신의 무지를 의심하세요!

 

승자의 저주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를 의미합니다. 많은 비용의 대가를 치른 승리로 결국은 패배와 다름이 없는 승리를 말합니다.

경매에서 입찰 경쟁이 뜨거울수록 낙찰 가격은 높아지고 누가 입찰을 따내든 분명히 돈을 잃고 만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경쟁자를 무찌르고 싶어 한다. 

당신은 어느 선에서 경매를 멈추겠는가? 그리고 당신의 경쟁자는 어느 선에서 멈출 것 같은가? 이 때는 워런 버핏의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결코 경매에 참여하지 마시오.”

주) 경쟁 산업에서 설비 투자 과열 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매우 높은 재투자를 지속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장기적으로 초과이익이 작을 수 있습니다. 사업에서 최종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모든 매출에서 모든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입니다. 자신의 싸움이 피를 흘려야 되는 싸움인지 생각해 보세요. 

<피로스의 승리> 

 

지수의 확장 (Exponential growth)

A) 30일동안 매일 100만원을 선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즉시 환호를 지를 것이다. B) 그러나  매일 100원, 200원, 400원 식으로 선물하겠다고 하면 횡재한 것인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A가 훨씬 유혹적이지만 B를 선택하는 것이 유익하다. A는 30일 후 당신이 버는 돈은 3천만원이지만, B를 선택하면 5백억원 이상을 벌게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였나?

사람들은 직선적인(선형적인) 성장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지수의 확장’ 또는 백분율의 상승에 대해서는 느낌이 없다. 두 배, 세 배 의 개념은 직관적이지만, 승수나 백분율 개념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조때부터 그렇게 사고하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사냥감이나 농작물의 계산에는 지수의 개념이 필요하지 않다. 그 때는 지수의 확장을 경험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뇌는 백분율로 증가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교통사고 횟수는 매년 7%씩 증가한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72법칙을 사용하여 표현을 바꿀 수 있다. “교통사고 횟수는 10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가 된다. 이렇게 표현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상당히 경고하는 말이다.

“물가 상승이 5%에 달한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표현을 바꿔보자. “14년 후 물가가 두배가 될 것이다.” 혹은 “화폐의 가치가 14년 후에는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다. 예금통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개할 만한 일이다.

주) 책의 원래 내용을 인용하면 내용이 많아 매우 다르게 짧게 인용했습니다. 증가율에 관해서는 본인의 직관을 믿으면 안 됩니다. 복리에 대한 개념을 쓴 이전 포스트 링크합니다.
#9. [투자자의 마음가짐] 사와카미 아쓰토 소개, 복리를 대하는 시각

 

틀 짓기(Framing)

‘Framing’은 ‘틀에 넣는다’는 뜻으로 ‘틀 효과’라고도 쓰이는데, 아주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그것이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600명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다. A와 B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라는 질문을 던졌다. ‘선택 A는 200명의 목숨을 구한다’이고, ‘선택 B는 600명 모두의 목숨을 구할 확률은 3분의 1이며, 아무도 구하지 못할 확률은 3분의 2이다” 이다. 결과적으로 두 선택이 같지만,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A를 선택했다.

그런데 선택을 ‘선택 A는 400명을 죽게 한다’와 ‘선택B는 아무도 죽게 하지 않을 확률이 3분의 1이고, 600명 모두를 죽게 할 확률은 3분의 2이다.’ 라고 바꾸자, 기대값이 같음에도 소수만 A를 선택하고, 대다수가 B를 선택했다.

‘구한다’, ‘죽게 한다’ 라는 언어상의 표현에 따라 같은 질문에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99% 무지방’ 고기는 ‘1% 지방 포함’ 고기보다 더 잘 팔린다. 심지어 ‘98% 무지방’ 고기가 ‘1% 지방 포함’ 고기보다 더 잘 팔린다.  우리는 순전히 뉘앙스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

주) 자주 사용되는 시사 용어입니다. 의견을 만들면서부터 프레이밍이 시작됩니다. 사실 프레이밍 없이는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속지 않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의견에 프레이밍이 있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투자자는 장부의 프레임에 속지 않으려면 회계를 공부해야 합니다.

 

행동 편향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도 행동을 보이는 것이 행동 편향(Action bias)이다. 

이스라엘 학자 바 엘리는 축구 경기에서 패널티킥을 차는 선수를 관찰했다. 그 결과 1/3 은 공을 골대의 중앙으로, 1/3은 왼쪽으로, 1/3은 오른쪽으로 찬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골키퍼들은 1/2은 오른쪽으로, 1/2는 왼쪽으로 몸을 날린다. 이런 통계 결과가 있는데도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멍청이처럼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경우보다 틀린 방향으로라도 몸을 날리는 편이 훨씬 나아 보이고 심적으로 덜 괴롭기 때문이다.

일종의 행동 과민에 대해 워런 버핏은 이렇게 충고한다. “투자에서는 행동이 실적과는 무관하다.”

우리의 의지는 왜 행동 편향에 빠지는 것일까? 그건 진화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사냥꾼과 채집가들이 살던 환경에서는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훨씬 많은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번개처럼 빠른 반응이 생존하는 데 더 중요한 시기였다. 숲 속에서 호랑이가 나타나면 신속하게 때려 눕혀야지, 심사숙고하면 죽음을 맞는다. 우리는 빠르게 반응하면서 살던 인간의 후손들이다. 그래서 행동 편향은 생각보다 위력이 세다. 오늘날에는 섣불리 행동하기 보다 숙고하는 편이 더 크고 장기적인 보상을 해준다 해도 인간의 습성은 바뀌기 어렵다.

기다림이라는 현명한 선택을 하여 옳은 결정을 내린다 해도 사실 아무런 명예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결단성을 드러내고 신속하게 행동해 상황이 나아지면 찬사를 받는다. 

주1)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너무 빨리, 너무 자주 행동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분명하지 않으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이 나을 때도 많습니다. 당신이 상황을 더 낫게 평가할 수 있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 있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특히, 매매할 때가 그렇습니다. 숙고하지 않은 매매는 비용이 비쌉니다. 

주2) 문제를 예방하는 사람은 훨씬 더 중요한 일을 했음에도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멍거께서 “예방 한 숟가락은 조치 한 삽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예방하는 사람은 눈에 띄기 어렵습니다. 문제해결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자주 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을 던져주는 이가 곁에 있으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댄 길버트는 로또가 주는 행복의 효과가 평균 3개월이 지나면 사그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엄청난 돈을 이체 받아도 3개월이 지나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행복하거나 불행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출세의 꿈을 이룬 사람도 평균 3개월이 지나면 예전과 똑같이 행복하거나 불행하다. 이런 효과를 학문적 용어로 ‘쾌락의 쳇바퀴’ 라고 부른다.

우리는 일을 하고 출세하며 스스로 더 많은 일, 더 멋진 일들을 해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은 평생 행복을 못 겪을 것 같이 괴롭지만, 평균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웃는다.

행복에 관해 학문적으로 증명된 몇 가지 확실한 사항들이 있다. 1)익숙해지지 않는 부정적이 요소들(장거리 출퇴근, 소음, 스트레스)을 피하라. 2)물질적인 것들(자동차, 집, 로또 등)이 주는 효과는 단기적임을 기억하라. 3)오래 지속되는 긍정적 효과들은 주로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와 관련이 있다. 가능하면 많은 자유시간과 자율성을 가져라. 4)당신의 열정에 잘 맞는 일을 하라. 소득이 줄어들더라도. 5)우정에 투자하라.

주) 이익에 기뻐하고, 손실에 슬퍼하면 장기적으로 조울증 환자가 될 듯 합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니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겠습니다.

 

집단사고

개별적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반대했을 의사결정이라도, 회의 시간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방해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자신의 의견에 확신이 없거나. 사회적 검증과 같은 맥락이다.

심리학 교수 어빙 재니스는 많은 실패들에 대해 연구했는데, 실패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았다. 어떤 음모를 꾸미는 집단의 구성원들은 환상을 키우면서 소속감을 발전키신다. 그리고 그들이 갖는 환상 가운데 하나는 자신들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집단 사고를 피하는 방법은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어느 집단을 이끌고 있는 리더라면, 훼방꾼 역할을 해줄 사람을 정하라. 그 사람은 비록 팀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인물일 것이다.

주)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내가 너무 자주 동의만 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만으로도 독립적 사고로의 한 스텝이 될 수가 있습니다.

 

기저율의 무시 (Neglect of base rate)

마르쿠스는 안경을 낀 호리호리한 남자로 모차르트 음악을 즐겨 듣는다. 마르쿠스의 직업을 맞춰보라. A) 화물 트럭 운전자 B)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문학교수. 그저 가능성이 더 높은 쪽을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B를 고른다. 그것은 확률상 틀렸다. 독일에는 프랑크푸르트 문학교수보다 트럭 운전사가 만 배쯤 더 많다.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통계적 진실을 보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 이를 기저율의 무시(Neglect of base rate)라고 한다. 저널리스트, 경제학자, 정치가 들이 이런 오류에 빠지곤 한다.

두번째 질문 독일의 한 지역에서 칼부림이 일어나 어떤 젊은이가 치명상을 입었다. 범인이 누굴까  추측하라? A)불법 무기용 칼을 수입하는 보스니아인. B) 중산층 독일 젊은이. 이제 당신은 개연성 있는 대답을 할 것이다.

그 어떤 정보도 지식도 없는 문제의 정답을 맞춰야 할 때 당신이 선택해야 할 유일한 답은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주)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마크 트웨인이 한 말입니다. 통계의 왜곡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로 이해됩니다.

얼마전부터 투자에서 네러티브라는 말이 유행하던데, 저는 그렇게만 투자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는 숫자 없는 투자는 할 수 없습니다. 숫자가 있어도 검증해야 마음이 편한 투자가 됩니다. 이렇게 투자하다 보면 말만 잘하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경계하게 됩니다.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특정 분야에서 몇 번의 성공을 거든 사람은 다른 모든 문제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오류에 빠진다. 이것은 파리에 가서 런던 지도를 펼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이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은 자신의 경험 혹은 자주 들어서 익숙하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어리석은 일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더 잘 떠오른다고 해서 현실에서도 보편적인 일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양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극적으로 생각한다. 자주 되풀이 되는 일이 있다면 뇌는 그것을 ‘중요한 것’으로 기억하고 언제든 쉽게 다시 불러 낸다. 

가용성 편향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라.

주)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자기 확신과 과잉 확신의 오류에 빠지기 쉽니다. 이럴 때는 공개된 공간에 의견을 올려서 다름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은 불편해도 돈을 덜 잃을 거에요.

 

 

좋은 책은 인용할 구절이 많아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이런 글이 직접 투자에 도움이 돼? 라는 의문이 드신다면, 함부로 종목를 고르는 건 아닌지 고민을 해 보셨으면 합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투자 종목에 대한) 리포트를 써 보시는 걸 권유 드립니다.

다음편에 남은 사고의 오류와 ‘사람이 믿음에 빠지는 과정’에 대해 다른 책을 빌어 설명하려고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오렌지보드 콘텐츠 팀입니다. 엄선된 자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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