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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13. [투자자의 마음가짐]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이고 사람은 자기 믿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2)

오렌지보드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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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사고의 오류에 대해 연재합니다.
#12. 인간은 심리에 취약한 동물이고 사람은 자기 믿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1)

 

 

사후 확신 편향 (Hindsight bias)

Hindsight : (일이 다 벌어진 뒤에) 사정을 다 알게 됨, 뒤늦은 깨달음

쉽게 표현하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이 터진 후에 돌이켜보면 모두가 마치 분명한 개연성에 따라 일어난 일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2007년에 발표했던 경제 관련 예언들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당시 전문가들이 2008년에서 2010년까지의 세계 경제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전망했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08년에 금융 시장은 붕괴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 위기의 원인에 대해 논리정연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논리적이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 왜 미리 경고해주지 않았을가? 배신감을 느끼기 전에 동정심을 갖길 바란다. 경제 전문가 집단만큼 사후 확신편향에 잘 빠지는 집단도 드물다. 

주) 어떤 경제 전문가에게 ‘경제를 얼만큼 알아야 하나?’ 라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어제 예측한 일이, 오늘 왜 틀렸는지, 내일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만 알면 된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전문가도 이런데, 개인은 어떤가요? 사후확신 편향은 우리를 오만하게 만듭니다. 투자자에게 아주 해롭습니다. 억지로 끼워맞추는 측면에서는 인과관계의 오류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고 내린 이유가 당신이 생각하는 이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중간으로의 여행 (평균회귀 현상, Recession toward the mean)

1) 엔톤은 가끔 등 근육이 경직되는 통증을 느낄 때, 안마 치료사를 찾아갔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매번 몸이 나았다.
2) 골프 핸디캡이 12 정도인 한 남자는 경기에서 초라한 성적을 낼 때마다 그 프로 선생에게 지도를 받았고,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음 번에는 공을 잘 치게 되었다.
3) 한 남자는 유명한 은행의 투자 상담가인데, 실적이 떨어질 때마다 화장실에 가서 ‘막춤’을 추곤 했다. 춤을 추고 나면 증권거래소에서 실적이 좋아졌다.
4) 한 팀장은 업무 몰입도가 하위 3퍼센트에 속하는 직원들을 동기 부여 코스에 참여시키자, 모두 하위 3퍼센트를 벗어났다.
5) 미국 보스턴에서는 시험 성적 결과가 낮은 학교들을 상대로 비용이 많이 드는 학습 능력 장려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러자 그 학교들은 최하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감독 기관은 그런 성과에 대해 자연스럽게 장려 프로그램 덕분으로 돌렸다.

내리막 끝에는 반드시 오르막이 있듯 극단적인 상황들은 시간이 지나면 덜 극단적인 쪽으로 바뀌어 간다. 인과관계를 억지로 자기 주장에 맞추면 ‘중간으로의 여행(평균 회귀 현상, Recession toward the mean)’ 오류에 빠지기 쉽다.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건강해졌다.” 거나, “올해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아서 고문을 초빙했는데, 실적이 회복되었다.” 같은 말을 듣게 되면 평균 회귀 오류가 섞여 있지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

주) 가만히 있어도 근육통증은 없어질 수 있고, 골프 점수는 제 자리를 찾아가고, 막춤을 추지 않아도 실적이 오를 수 있고, 하위 직원은 실적이 올라갈 수 있고, 학교 시험 성적은 프로그램의 성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꼭 증명하려면 대조군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균을 산출하는 범위를 가능한 넓게 잡아야 오류를 피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에 홍보하는 ETF의 수익률은 가용성 편향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률이 좋은 구간을 선택해서 홍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경쟁력이 있는데 일시적인 이유로 실적이 안 좋아 주가가 하락한 기업을 장기보유하는 것이 성공확률 면에서는 훨씬 더 높습니다.

단기간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방법이 올바르면 다시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과정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결과 편향 (Outcome bias)

‘결과만 좋으면 됐지’의 위험

백만 마리 원숭이들이 주식거래를 한다고 가정하자. 주식을 마구 사고팔고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절반 정도의 원숭이는 수익을 내고 절반은 손실을 본다고 가정하자. 수익을 본 원숭이를 대상으로, 2년째 되는 해에도 절반은 수익을 보고 절반은 손실을 본다. 10년 쯤 지나면, 항상 수익을 보는 원숭이가 약 천마리 정도 남는다. 20년 후에는 20년 동안 손실을 보지 않은 한 마리의 원숭이만 남는다

성공한 원숭이는 온갖 매스컴을 탈 것이고, 이 원숭이의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다. ‘다른 원숭이보다 바나나를 더 먹는다’ 던가, ‘혼자 앉아 있는 것을 즐겼다.’ 라고. 무엇이든 성공한 원숭이만의 특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그런 노하우가 없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이 원숭이 이야기는 ‘결과 편향(Outcome bias)’ 이 무엇인지 잘 이야기하고 있다. 과정의 질이 아니라 결과를 보고서 그의 능력 전체를 평가한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자. A의사가 수술한 다섯명은 모두 사망하지 않았고, B의사의 경우 1명, C의사의 경우 2명이 사망했다. 누가 가장 좋은 의사인가? A의사라고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다. 환자의 상태도 다르고, 실험의 횟수도 적다. 어떻게 세명의 의사를 평가해야 할까? 수술 준비 단계부터 시행하는 모든 과정을 정확히 관찰하면 가능하다. 수술 결과가 아니라 수술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주) 리딩방의 속성과 비슷합니다. 4번 정도 연속으로 상승하는 경험을 한 고객에게 정보제공자는 신처럼 여겨집니다. 그럼 이 고객은 또 다른 고객을 부릅니다. 리딩방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라는 말은 어느 책이든 자주 나옵니다.

결과가 좋다고 원인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닙니다 (결과의 오류). 가격은 투자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가치투자든, 퀀트투자든 어떤 방법의 투자이든 가격(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인과관계의 논리가 정립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투자는 퀀트보다 심리적으로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퀀트투자는 수십년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두 방법 모두 과정에 더 신경쓰는 방법입니다. (결과에 신경을 덜 쓰고)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결국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결과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방법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는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정박효과 (Anchoring effect)

깎아 줄 지언정 가격을 싸게 매기지 않는 이유

사람들은 언제나 불확실한 무언가를 측정할 때, 알고 있는 사실을 선택한 다음 그것에 의지해 알지 못하는 사실을 찾는 모험의 항해를 해간다. 이 때 알고 있는 사실을 ‘닻(Anchor)’ 이라고  한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를, 종이 위에 그들의 사회보장번호의 끝자리 숫자 두 개를 쓰고 그 숫자에 해당하는 돈을 와인의 대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더 큰 숫자를 쓴 사람들은 작은 숫자를 쓴 사람들에 비해 거의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불렀다.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는 룰렛을 설치해 놓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그것을 돌리게 했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유엔의 회원국이 몇 나라인지 물었다. 그 결과 자기 앞에 선 룰렛 원반의 숫자가 높게 나온 사람들은 낮게 나온 사람들보다 회원국의 숫자를 더 높게 대답했다.

대학생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한 집을 보여주면서, 그 집의 가격이 얼마나 될지 평가해보라고 했다. 먼저 그들에게 우연히 만들어진 ‘판매가격 목록’을 보여주었다. 기대한 대로 대학생들은 그 목록에 쓰인 가격의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부동산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였다. 닻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 역시 자의적으로 정한 그 닻의 영향을 받았다.

학문적으로 증명된 사실에 의하면, 교수가 알고 있는 학생의 과거 성적은 그 학생이 제출한 새로운 리포트를 평가할 때 영향을 미친다. 과거의 성적증명서가 닻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 장사꾼들은 높은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합니다. 발생했던 사건이 현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정박효과(앵커링) 이라고 합니다. 내가 산 주식의 주가가 더 내리면 마진이 더 커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아무 관계가 없는 착각일 수 있습니다. (사람인 이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어제의 손실은 오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합니다

 

손실회피 (Loss aversion)

상대를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

잃어버린 것의 무게는 같은 크기로 얻은 것보다 정서적으로 약 두 배나 더 무겁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손실회피(Loss aversion)’이라고 한다

1만원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1만원을 선물받았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크다.
누군가에게 확신을 주고 싶다면, 수익을 내세워 설득하지 말고, 가능한 한 손실을 피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설득하라.

우리는 그것을 바꿀수 없다. 나쁜 것이 좋은 것보다 더 강하다. 우리는 긍정적인 일보다 부정적인 일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주)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의 이유입니다. 손실을 피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능이 결과적으로 손실을 확대합니다. 주가가 내리면, 정박효과, 손실회피, 생존편향 성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비자발적인 장기투자로 유도합니다. 이러 사고의 오류들은 피할 수는 없으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그릇된 인과관계 (인과관계 오류; Fallacy of causality)

스코틀랜드 북부의 헤브리디스 제도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머리에 기생하는 ‘이’도 필요한 존재였다. 기생하고 있던 이들이 떠나면 병이 들어 열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병든 사람의 머리에 일부러 이를 잡아다가 넣기도 했다. 병자의 머리 속에 이들이 다시 자리잡자마자 그들의 상태는 호전되었다.

어떤 사람의 머리에서 이가 떠난 이유는 그가 병에 걸려 열이 났기 때문이다. 머리가 뜨거워서 떠났을 뿐이므로 환자의 열이 식으면 다시 돌아온다.

“직원들이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받으면 기업의 매출도 올라간다.” 이 말이 사실일까? 반대로 회사가 잘 나가기 때문에 직원들이 동기부여를 받는 것은 아닐까?

최근에 집에 책이 많은 학생들이 더 나은 학교 성적을 받는다는 글을 읽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부모들로 하여금 책을 열심히 사들이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교육을 받은 부모들은 교육을 받지 않은 부모들보다 자녀들의 교육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릇된 인과관계의 멋진 사례로는 독일의 출산율 저하와 황새 커플의 감소 사이의 관계를 들 수 있다. 1965년에서 1987년 사이에 출산율과 황새 커플 수가 변화해온 과정을 표시해보면 서로 거의 일치한다. 정말로 황새가 어린아이들을 데려오는 것일까?

이 세상 일어나는 모든 일이 무조건 인과로 묶이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화살은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화살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황새와 갓난아이의 경우처럼. 그릇된 인과관계(Fallacy of causality)에 희생되지 말아야 한다.

주) 증권시장에서는 위기를 감지해야 생존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투자는 시장 위험에 노출시켜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주식투자는  기업 활동에서 인과 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활동입니다. 알 수 없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생존 편향 (생존자 편향; Survivorship bias)

평범한 99퍼센트가 아니라 성공한 1퍼센트에 속한다는 착각

한 명의 성공한 작가 뒤에는 책이 팔리지 않는 100명의 작가가 있다. 그 100명 뒤에는 출판사를 찾지 못한 사람이 또 100명이 있고, 그들 뒤에는 이제 막 원고를 쓰기 시작한 100명의 예비 작가가 있다.

‘다우존스(Dow Jones)’ 지수의 예를 보자. 그 목록은 순전히 생존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성공에 관한 무수한 책들과 성공을 훈련시키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대해서는 일단은 의심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들의 말에는 실패로 끝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한 사람들은 책을 쓰지도 않으며 실패에 대한 강연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존 편향이란 시스템적으로 성공의 개연성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때 많은 것을 약속했으나 실패하고만 프로젝트, 투자, 경력들이 묻힌 마음속 묘지를 자주 방문해 보라. 서글프지만 유익한 산책이 될 것이다.

주)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하면 꼭 성공할 것 같습니다. 똑같이 비슷하게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자취를 감춥니다.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 실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성공에 이르게 할 확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강연을 듣는 것도 매우 유익합니다.

유명한 투자자의 방법을 따라한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만큼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에 대한 사례를 전달하는 책 소개해 드립니다. 직접 투자에 도움되는 책은 아닐 수 있지만, 회사를 경영하는 위치에 계신 분은 읽어볼만 할 듯 합니다. 개발, 기업, 전쟁 등에서 실패 사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사피 바칼 저/이지연 역 | 흐름출판 | 2020년 04월 27일 |

 

예지의 환상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견한 경제학자는 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버클리대학교 교수인 필립 테틀럭은 284명의 전문가들이 쏟아낸 82,361건에 당하는 예측들에 대해서 1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대단한 전문가의 예측들이 아무렇게나 즉흥적으로 숫자를 댔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맞는 게 없었다.

캐나다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잘못된 예측을 해도 그에 대해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데 있다. 잘못된 예측의 대가가 ‘제로’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야말로 예측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주)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은 주로 ‘위험하다’, ‘하락을 조심하라’ 의 의견이 많습니다. 하락했을 경우 명성을 얻게 되고, 예상과 달리 상승할 경우 (행복하기에)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치와 명예가 솔직함을 이기는 듯 합니다. 저는 그래서 장세에 관한 이야기는 ‘그렇구나’ 하고 흘립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시황에 대한 썸네일은 잘 클릭하지 않습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니 진짜로 잘 클릭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

처음에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의심할 것

도박에서 재미를 본 사람은 그것을 계속하는 경향이 있다. 그 행운아는 자신이 보통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고서 도박에 거는 판돈을 키운다. 그러다 이길 확률이 보통이 되는 때가 오면, 그는 여지없이 운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초심자의 행운의 희생자이다.

주) 성공한 초심자는 그 행위를 반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용어가 생겨난 듯 합니다. 실패한 초심자는 반복할 확률이 낮습니다. 이는 통계 및 인과관계의 오류에도 해당합니다. 적절한 실패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길을 바로 잡아 줍니다. 증권 시장에서는 이를 조정(Correction)이라고 합니다.

 

과신 효과 (Overconfidence effect)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자산의 능력과 예측 능력을 과신한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전문가들이 비전문가들보다 더 심하게 과신효과에 빠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남자들에게 “애인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고 물으면 응답자 중 84퍼센트가 스스로를 가리켜 평균적으로 좋은 애인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과신 효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든 언제나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출발하라. 그렇게 하면 상황을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판단할 진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주) 우리는 평균적으로 평균이상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평균적으로 좋은 아들/딸/애인/남편/부인 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기 과신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생각하던 것보다 별로일 수 있다’ 라고 의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겠습니다. 또한 자기 과신은 인간의 생존과 성장에 관련된 본능이므로 피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인지해야 겠습니다. 투자에서 복리수익을 온전히 누리려면 특정 종목에서 많이 버는 것보다 실패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실패를 줄이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나는 종종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도벨리 씨, 당신은 생각의 오류없이 살아가는 일을 어떻게 합니까?” 대답인즉, 나도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나는 그렇게 하려고 시도한 적이 전혀 없다. 생각의 오류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정했다. 그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능하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해 결정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내가 수집한 생각의 오류 목록을 꺼내서, 마치 파일럿이 체크리스트를 보듯이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 나간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 철저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편리한 ‘체크리스트 결정표’를 하나 고안해 냈다.

머리로 분명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만약에 피해 가능성이 작다면 그런 일에 머리를 싸매지 말고 오류가 생기더라도 그냥 두어라.. 당신은 그렇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삶은 살게 된다.

주) 인간의 오류에 관한 건 극복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빌게이츠가 워런 버핏에 대해 말한 것들 중 하나가 “워렌은 우리에게 참 많은 지혜를 준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라고 했습니다(문장 그대로인지 정확하지 않음). 

성인들의 지혜에 관한 책을 봐도 인간의 본성에 반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말들이 많습니다. 평범한 우리는 그저 아는 것만으로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은 왜 자기 믿음에 잘 빠질까요?

 

 

자기믿음에 빠지는 과정

고수든 하수든 자기 믿음이라는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능을 억제하고 이성을 불러오기 위한 장치가 투자에는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글로 쓸 때는 감정보다 이성이 더 작용한다고 믿기에, 매수/매도 전 짧은 글이라도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숙고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행운의 연속, 실력에 대한 과신, 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등으로 투자자들은 본인의 판단이 흐려지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됩니다. 고수도 본능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투자자는 가치 평가라는 수단이 1)가격에 휘둘림을 어느정도 막아주고, 2)가치평가의 과정을 통해 적정성을 판단하게 하고, 3)다른 의견을 검증할 수 있게 합니다. 사고 오류에 빠지지 않게 만드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사람이 자기 믿음에 빠지는 과정을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으로 설명합니다.

로버트 해그스트롬 저/박성진 역 | 부크온 | 2017년 07월 14일 | 원서 : Investing: The Last Liberal Art (2013)

 

5장 심리학 섹션에서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딘 프루이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소위 '월터 미티'처럼 행동하는 경향(월터 미티 효과)이 있다.

월터 미티는 제임스 서버의 단편 소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소설은 1939년 <뉴요커>지에 처음 실렸고, 1947년 대디 케이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월터 미티는 고압적인 부인에 주눅 들어 사는 온순한 사내다. 용감한 영웅으로 마술처럼 변신하는 몽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마누라의 독설에 벌벌 떨다가도, 다음 순간 혼자서 미션을 수행하는 대담한 폭격기 조종사가 되곤 한다.

프루이트은 투자자들은 월터 미티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처럼 주식시장에 대응한다고 믿는다. 시장이 평온할 때, 사람들은 용감해지고 많은 위험을 기꺼이 수용한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하면 재빨리 출구를 찾아 몰려간다. 그래서 당신이 투자자들에게 직접 그들의 위험 감내 수준을 말해달라고 요청하면, 상승장에서는 대담한 폭격기 조종사처럼 대답하다가도 하락장에서는 마누라에게 쥐여사는 공처가처럼 대답할 수 있다.

이런 월터 미티 효과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주) 투자자는 가격의 등락에 휘둘리지 않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투자자에게는 내재가치 평가가 그것입니다. 상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기업의 적절한 가치을 매길 수 있으면, 오히려 (시장)가격을 투자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보다 )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면 됩니다. 거래는 거래주체가 생각하는 가치보다 가격이 쌀 때 발생합니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위험과 관련된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주식시장을 1)행운이 따라줄 때만 이길 수 있는 게임으로 보는가, 아니면 2)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일로 보는가?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이 한 의사결정의 결과를 자기 재능의 결과라고 믿는지 아니면 운 덕분이라고 믿는지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재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을 경우에, 일관되게 사람들은 중간 정도부터 높은 수준까지 위험을 선택한다. 반면 결과가 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훨씬 더 보수적인 영역으로 선택을 제한한다.

나이와 성별이 같다고 가정하면, 위험수용도가 높은 투자자는 세 가지 특성을 보인다. 그들은 목표를 설정한다. 그들은 자신이 환경을 통제하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그들은 주식시장을 정보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바라본다

주) 투자자에게는 자신감(재능/능력)과 겸손(운)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요구됩니다. 자신감은 넘치지 않고, 노력을 많이 하며, 수익은 겸손하게 운의 영역을 돌릴 줄 알아야 위험을 면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분석적이며 행동적이며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만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익을 어느 정도 운에 맡길 줄 아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실력은 있으나 겸손하지 않으면 미래에 큰 위험을 당할 수 있습니다. “성공의 가장 큰 적은 성공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좋은 투자자가 되는 과정은 수행자가 되는 과정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시장에 관한 전문가 예언을 듣기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종종 이런 예언에 기반해 투자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잘 속아넘어가게 만드는 것일까? ‘우리는 어떻게 믿는가’라는 책에서 마이클 셔머는 믿음체계가 가진 힘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바로 사람들은 패턴 추구자라는 사실이다. 종으로서 인류의 생존은 진실로 이 능력에 크게 의존해왔다. 셔머는 “사냥하려는 동물에게 바람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은 사냥에 좋지 못하고, 소똥으로 만든 거름이 농작물에 좋다는 패턴을 잘 찾아낸 사람들은 많은 자손을 남겼고, 우리는 그들의 후손”이라고 지적한다. 진화의 힘은 사람들이 세상을 설명하는 패턴을 찾게 만들었고, 그런 패턴들이 믿음체계의 토대를 구성한다. 심지어 허울만 그럴 듯한 잘못된 패턴들조차도 믿음체계를 만든다.
중세시대를 떠올려보면 믿음체계의 역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 시기에 인구의 90%는 문맹이었다. 알려진 과학적 지식들도 거의 없었고, 그마저도 극소수의 지적 엘리트만이 알고 있었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흑마술과 마법, 괴물 같은 것에 의존해 세상의 움직임을 설명하였다. ~ 중략 ~ 아이들이 죽는 것은 동굴 속에 사는 뱀파이어나 악귀의 소행이었다.

~ 중 략 ~

선사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시기에 진화한 마음을 인류 역사 내내, 그리고 지금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셔머는 말한다. 우리는 패턴을 찾는 동물이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것조차 설명을 필요로 하고 여전히 미신적 사고에 굴복하고 만다.

~ 중 략 ~

<믿음의 탄생>이란 책에서, 셔머는 미신적 사고는 잘못된 패턴 찾기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믿음은 이성적 사고를 앞선다. 두뇌는 자동적으로 패턴을 찾는 '믿음 엔진'이다. 패턴이 먼저 발견되고 뒤이어 의미가 부여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를 찾고, 믿음과 상충하는 정보는 무시한다. 셔머는 이것을 '믿음이 만들어낸 현실'이라 부른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라는 진부한 문구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셔머에 따르면, 우리가 가진 믿음이 우리가 무엇을 볼지 결정한다.

셔머가 얘기한 미신적 사고와 믿음 엔진을 생각하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왜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오랜 진화과정은 우리가 불확실성에 직면할 때 극도로 불편하고 불안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때문에 그런 불안감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마음의 이성적인 부분은 내일의 주가나 다음 주의 주가를 예측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전문가의 예측을 믿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직면하는 ‘알지 못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주) 사람은 본능적으로 패턴(규칙)을 탐색하게 만들어 졌습니다. 그리고 결과가 있으면 무엇이든 인과관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 않으려고 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본능입니다. 누군가 코끼리를 생각하지마 하면 자동적으로 코끼리를 생각하는 것처럼이요.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모르는 것들이 많을 때, 인간은 불안을 느끼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필연적으로 사고의 소음에 노출됩니다. 이 때는 무엇이 사실과 진실에 가까운지 탐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신을 차리고도 도저히 알려고 노력해도 알기 어려운 경우, 그냥 한발 빼고 놔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각고의 노력의 방향이 합리적이지 않을 때, 미신이 만들어 지고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것들이 많습니다. 주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소음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소음가격과 본질가격을 구별할 수 있을까? 해답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제적 본질을 아는 것이다. 그래야 가격이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더 높게 또는 더 낮게 형성되는 순간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이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이 역설한 바로 그 교훈이다. 하지만 너무도 자주, 깊이 뿌리 박힌 심리적 문제가 이런 상식적인 조언을 압도한다. 시장의 소음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소음이 가져오는 심리적 효과를 억누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쉽게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소음을 줄여주는 절차일 것이다.

주)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하고 성과를 거듭할 수록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는) 소음과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투자자는 여러가지 소음(정보)에 휘둘려 갈피를 못 잡는 것보다, 좋은 책이나 글을 집중해서 읽음으로써 (사고)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등의 동영상 콘텐츠보다 활자를 읽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글자는 사람을 더 사고할 수 있게 합니다.

건전하고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노력을 퍼부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방향이 올바르면,  꾸준하기만 하면 됩니다. 느리더라도 노력이 헛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정신모형 개념을 얘기한 찰리 멍거는 세상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받아들여 축적하는 방법을 궁리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투자자라면 우선 기본적인 회계와 재무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통계와 확률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는 바로 심리학, 특히 그가 ‘오판의 심리학’이라 부르는 것이다.

찰리는 사람들이 정신적 지름길을 찾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그가 보기에 사람들은 너무 쉽게 결론을 내리려 하고, 잘못된 길로 빠지거나 속임수에 넘어가기 쉽니다. 

주) 그래서 찰리 멍거는 (오판하지 않기 위해) 정신적 격자 모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책을 집필한 찰리 멍거가 해외 출판을 허락하지 않기에 미국판과 중국판(지인요청으로 예외)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이건, 김재현 님이 집필한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김재현, 이건 저 | 에프엔미디어 | 2022년 12월 20일

 

우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좋은 결정을 내리기도, 타당한 이유없이 나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모든 투자자들은 자신이 내린 나쁜 결정을 전혀 알아차리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주식시장과 투자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우리 자신의 부조리함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오판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것이 꼼꼼이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다.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주) ‘어쩌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다음 편으로 찾아 뵐게요. 

너무 뜬 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Valuation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이것도 뜬 구름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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