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15) 일본의 지난해 GDP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일본 GDP 순위가 4위로 밀려났다” 등의 홍보성 기사를 내고 있지만, 실제 지표를 들여다보면 일본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본은 올해 전세계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 실물경제가 회복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어 보입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늦춰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이에 엔화는 다시금 달러당 150엔 이상으로 급등하는 등 엔저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금리인상)를 앞둔 시점에서 경기회복 지연, 엔저현상 등은 일본 정책당국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최근의 실물경제 악화, 엔저현상이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경로(금리인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1. 일본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술적 불황)
일본의 4분기 GDP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0.4%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1.4%를 크게 하회하였습니다.
일본경제는 두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불황에 접어들었는데요.
세부적으로 보면, 엔저로 인해 무역수지(순수출)은 증가하였지만, 내수경제는 민간소비(-0.2%)와 기업설비투자(-0.1%)가 모두 감소하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습니다.
2023년 일본의 실질임금은 전년대비 -2.5% 하락였는데,
지난해 노사의 임금인상폭(3.6%)이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상승률(+1.3%)보다 물가상승률(+3.8%)이 높아 실질임금이 하락한 것입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8%로 42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으나, 최근 지표를 보면 2%대로 낮아진 상황이고 올해 5% 이상의 임금상승률이 예상됨에 따라 실질임금은 지난해와 달리 양의 값을 보일 전망입니다.
즉, 현재 실물경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임금인상으로 인하여 소득성장이 이루어진다면 점진적으로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 엔화가치 하락, 일본정부 외환개입 나설까?
올해 일본의 엔화는 주요국 G10 통화 가운데 가장 가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엔/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50선을 상향 돌파하였습니다.
우치다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된 후에도 BOJ가 정책금리를 지속적이고 빠르게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며 금융여건을 완화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발언 직후 엔화는 다시 매도 압력에 직면하였습니다.
지난해 엔달러 환율이 150선 위로 올라서자 일본은 외환시장의 구두개입에 나섰는데요.
실제로 외환시장 개입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구두개입 이후 엔화 가치는 상승하였습니다.
올해 다시 엔달러 환율이 150선을 넘어가면서 외환당국의 구두경고 수위가 높아질지 주목되는 바입니다.
순이치 일본 재무상은 “급격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다 강한 긴박감을 가지고 외환시장 전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외환 시장의 전개 상황을 계속해서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의 엔화 약세의 원인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와 더불어 지난해 엔화의 약세를 부추겼던 헤지펀드들이 가세한 영향이 있습니다.
기존에 헤지펀드들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에 엔화 강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BOJ의 주요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를 생각이 없는 것이 확인되자 약세 베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참고로, 시장에서는 엔화의 약세가 달러당 152선까지 갈 수 있으며, 일본은행의 외환개입은 155선이 되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3. 엔저를 막기 위한 조기 금리인상 이뤄질까?
최근 달러화 강세와 헷지펀드의 포지션 전환이 나타나면서 엔화가치는 하락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일본정부는 외환개입 혹은 조기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외환개입은 구두개입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실제 개입은 최대한 늦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엔화강세를 유도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엔화강세로 수입물가를 낮출 수 있겠지만, 현재 기술적 불황에 접어드는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현재의 자산매입정책 등 완화기조를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본은행이 ‘임금상승을 통한 경제성장’ 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3월 기업과 노조의 춘투(임금협상) 결과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엔저가 지속되면 수입물가를 상승하게 되고, 임금상승률이 동반되지 않는 수입물가 상승은 일본 경제에 큰 걸림돌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 당국은 지속적으로 기업들에게 높은 수준(5% 이상)의 임금상승률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현재 일본의 주요 대기업 노조들은 높은 임금상승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노사간의 임금 협상은 3월 중순에 대부분 마무리되는데, BOJ의 통화정책회의는 3/18~19 그리고 4/25~26 에 개최됩니다.
정리하면, 일본의 엔화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하락(달러당 155엔선)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일본정부는 실제 외환개입을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춘투(임금협상)가 끝나고 3~4월로 예상되는 금리인상 전까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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