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거액 파생상품 손실의 비밀 (feat 선물환, 삼성중공업)

by 메르

2025.02.08 오후 15:02

조선업 거액 파생상품 손실의 비밀 (feat 선물환, 삼성중공업)


 

- 링크 요약 - 

 

1. 조선업의 달러 수주 및 전통적 대금 수령 방식

  • 조선업은 기본적으로 달러로 수주를 받는 산업임.

  • 과거 한국 조선업계는 '스탠더드 방식'으로 뱃값을 수령했음.

  • 스탠더드 방식은 총 5단계로 대금 지급: 계약금 20%, 중도금 20%씩 3회, 잔금 20%.

  • 건조 단계와 비례하여 대금이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구조임

      • 계약 시 20%

      • 설계 완료 및 건조 시작 시 20%

      • 용골 거치 시 20%

      • 도크 진수 시 20%

      • 선박 인도 시 20%

  • 이 방식은 조선사가 운영 자금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 없이, 수령한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건조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했음.

2. 헤비테일 방식의 등장과 조선업체의 운영 자금 문제

  • 조선업 호황이 끝나고, 선주가 '갑'의 위치를 점하게 되면서 대금 수령 방식이 조선사에 불리하게 변화함.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이 대세가 됨.

  • 헤비테일 방식은 잔금 비중이 매우 큰 방식임。 계약금 10%, 중도금 10%씩 3회, 잔금 60% 임.

  • 이로 인해 조선사들은 초기 건조 자금 부족에 직면하게 됨.

  • 철판 구매, 인건비 등 초기 비용을 충당하기에 계약금과 중도금만으로는 부족해짐.

  • 조선사들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순차입금 증가 및 재무 구조 악화의 원인이 됨.

  • 수주량이 많아도 운영 자금 부족으로 유상증자 등의 자금 확보가 불가피해짐.

  • 헤비테일 방식은 대금 유입 시점이 선박 인도 시점에 집중되어 환율 변동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임. 

3. 환율 변동 위험과 선물환 계약

  •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조선사들은 '선물환 매도' 계약을 활용함.

  • 수주 계약 체결 시, 미래 특정 시점(잔금 수령 시점)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방식임.

  • 삼성중공업은 100%, 타 조선사들은 60~70% 수준으로 선물환 매도 정책을 운용함.

  • 은행은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인수하고, 환율 변동 리스크를 헤지(Hedge)함.

  • 은행은 외화 차입 후 현물 시장에 달러 매도해서, 원화를 확보함. 확보한 원화로 대출을 일으켜 외화 차입 비용을 충당함.

  • 선물환 계약은 조선사에게 환율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수주 취소 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

4. 삼성중공업의 거액 파생상품 손실 발생

  • 수주 취소 시, 선물환 계약은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

  • 공사가 진행되어 잔금이 달러로 들어오면 문제 없으나, 수주 취소 시 선물환 계약 이행을 위해 달러를 시장에서 구매해야 함.

  • 환율 상승 시, 선물환 매도 시점 환율과 수주 취소 시점 환율 차이만큼 손실이 발생함.

  • 2020~2021년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쯔베르다 조선소로부터 LNG 운송선 17척을 수주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계약 취소됨.

  •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SWIFT 제재로 중도금 지급 불능 상태가 발생함.

  • 계약 취소되고, (선물환 계약 시점에 비해) 환율 급등으로 삼성중공업은 거액의 파생상품 손실을 보게 됨.

  • 2025년 2월 5일, 삼성중공업은 6,245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을 공시함.

  • 하지만, 이러한 거액 손실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을 기록하며, 조선업의 호황을 보여.

5. 결론 (본문 및 블로그 댓글 인용)

한줄 코멘트. 선물환 계약은 수주가 취소될때 위험에 노출되는 성향이 있음.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과거 수주가격이 낮을때 저가로 받은 러시아 물량이 취소되자, 비싼 가격으로 새로 수주를 받아 도크를 채웠음. 단기적으로는 파생상품 손실이 커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손실금액을 초과하는 이익이 날 수 있음.

쯔베르다 조선소에서 받은 선수금(계약금) 8억 달러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중임. 쯔베르다가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고 소송을 제기함. 삼중이 이기면 몰취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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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에 거액의 파생상품 손실공시가 났는데, 댓글문의가 많아서 간단하게 리마인드 합니다.

1. 조선업은 달러로 수주를 받는 산업임.

© eelias, 출처 Unsplash

2.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조선업은 스탠더드 방식으로 뱃값을 보통 받았음.

3. 스탠더드 방식은 총 5단계로 뱃값을 나눠 받는데, 계약금 20%, 중도금 20%씩 3차례, 잔금 20%로 뱃값을 지불하는 방식임.

4. 수주 계약시 20%, 설계를 끝내고 건조가 시작될 때 20%, 후판을 절단해서 용골 거치를 할 때 20%, 도크에 배를 띄울 때 20%, 배를 다 만들어 선박을 인도할 때 20% 같이 중간중간 뱃값을 나눠서 받는 방식임.

5. 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비슷한 금액이 중간중간 들어오는 방식이라는 말임.

6. 스탠더드 방식으로 배를 만들면, 조선사들은 운영자금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서 배를 만들면 됨.

7. 조선업 호황이 지나가자 갑을이 바뀌며 배를 주문하는 선주들이 갑이 됨.

8. 조선소에 불리한, 꼬리가 큰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이 조선소 대금수주 방식의 대세가 된 것임.

9. 헤비테일 방식은 계약금 10%, 중도금 10%씩 3차례, 잔금 60%로 지급하는 식이라, 조선사들은 배를 만들기 위해 철판을 구입하고 인건비를 지불하는 돈이 계약금과 중도금만으로 부족해지게 됨.

10. 조선사들은 운영자금을 대출받아서 배를 만들고, 잔금을 받으면 대출을 갚는 식으로 자금 운용을 할 수밖에 없었고, 순차입금 증가 등 재무구조가 나빠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함.

11. 조선사들이 수주를 많이 받아도 운영자금이 부족해서 유상증자등 자금확보를 계속 했던 이유임.

12. 헤비테일 방식의 문제는 운영자금 부족뿐만 아니라, 수주대금 대부분이 배를 인도하는 시기에 집중되어 들어오는 것임.

13. 현재 조선사들은 2028년에 인도할 배들을 수주받기 시작함. ​

14.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를 받으면, 뱃값의 60%가 2028년에 들어온다는 말임.

15. 수주는 달러로 받았는데, 2028년의 환율이 바뀌면 실컷 수주를 하고도 환율때문에 손해를 보는일이 조선사에 생기게 됨.

16. 물론, 환율이 반대로 가면, 환율에서도 추가로 이익을 보지만, 이런 복불복 수익은 기업에게 좋은 것이 아닌 것임.

17. 조선사들이 수주를 받아 계약금을 받으면, 선물환 매도라는 방식으로 2028년에 들어 올 돈을 원화로 확정을 하게 됨.

18. 조선사들마다 환위험 관리정책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삼성중공업의 경우 100%를 선물환 매도하는 정책을 운용하고 있고, 다른 조선사들도 6~70%정도 선물환 매도를 하게 됨.

© 에레츠, 출처

19. 조선사들이 하는 선물환 매도는 은행이 받아줌.

20. 은행은 조선사들의 선물환 매도를 받고 가만히 있으면 안됨.

21. 미래의 환율변동 위험을 은행이 질수는 없기 때문임.

22. 물론, 가만히 있다가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 이런 투기적인 플레이를 하지는 않음.

23. 은행 역시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고, 확정된 수수료 수입만을 먹는 처리를 하게 됨.

24. 만약 A조선에서 환율이 1150원일때 42억달러의 3년짜리 선물환 매도계약이 은행에 접수되었다고 가정해 봄.

25. 은행은 외국 은행으로부터 만기 3년짜리 외채 42억달러를 빌려 옴(조금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간략하게 설명함)

26. 은행은 빌려온 42억달러를 1150원에 국내 달러 현물시장에서 매도해서 원화 4.7조원을 얻게 됨.

27. 국내 달러 현물시장에 거액의 달러가 공급된다는 말임.

28. 은행은 달러를 환전한 원화 4.7조원으로 가계와 기업에게 3년만기 원화 대출을 해주는것이 일반적인 흐름임.

29. 3년후, 외국 선사는 배를 인도받고 잔금 42억 달러를 조선사에 지불을 함.

30. 조선사는 2년전에 선물환을 매도해두었기때문에 잔금으로 받은 42억달러를 은행에 가져다 줌.

31. 은행은 조선사에서 받은 42억달러로 3년전에 외국은행에서 빌려왔던 외채 42억달러를 갚고 선물환 계약은 끝이 나게 됨.

32. 은행은 수수료 수익외에, 외국은행에서 싼 이자로 빌려와서 한국 가계와 기업에게 비싸게 대출해준 차익까지 먹을 수 있음.

33. 조선사들의 수주가 많이 되면, 계약금 10%를 제외한 중도금,잔금의 상당부분이 선물환 매도가 되면서 시장에 달러가 공급됨

34. 무역수지가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2023~2024년 원화가 생각보다 잘 버틴 이유이기도 함.

© MeshCube, 출처

35. 조선사들이 가지고 있는 위험은 수주가 취소되는 것임.

36. 수주가 취소되어도, 선물환 계약은 이미 해놓은 상황임.

37. 잔금이 달러로 들어오면, 그 달러를 은행에 가져다주면 그만이지만, 수주가 취소되면 선물환 해놓은 돈을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함.

38. 2020~2021년에 해놓은 수주가 취소되면, 당시 환율인 1150원과 현재 환율인 1456원의 차액이 손실금액이 됨.

39. 삼성중공업에서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남.

40. 삼성중공업이 2020~21년에 러시아 쯔베르다조선소에서 수주한 LNG운송선등17척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계약취소가 된 것임.

41.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SWIFT에 퇴출되면서, 중도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된 것이 이유임.

42. 위 기사의 가장 아래부분은 틀린 내용임.

43. 이들 선박이 건조작업에 착수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해도 삼성중공업이 받을 피해는 거의 없을것이라는게 틀린 내용임.

44. 선물환계약은 수주를 받아 계약금이 들어오는 시점에 하기때문에, 계약이 취소되어도 환율변동위험에 바로 노출되는 것임.

45. 삼성중공업은 계약금으로 받았던 8억달러를 몰취했지만, 그 금액보다 더 큰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된 것임.

46. 2월5일 공시가 난 내용이 이것임.

47. 삼성중공업에 발생한 거액의 파생상품 손실 6,245억원이 이것임.

48. 이런 거액을 손실로 반영하고도, 당기순이익이 나면서 흑자전환을 하는것을 보면 많이 벌고는 있음.

49. 파생상품 손실 6,245억원이 났지만, 삼성중공업은 웃고있을수도 있음.

한줄 코멘트. 선물환 계약은 수주가 취소될때 위험에 노출되는 성향이 있음.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과거 수주가격이 낮을때 저가로 받은 러시아 물량이 취소되자, 비싼 가격으로 새로 수주를 받아 도크를 채웠음. 단기적으로는 파생상품 손실이 커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손실금액을 초과하는 이익이 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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