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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투자이야기(feat NO96-Super+, 보냉제, GTT)

메르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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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기업 이야기는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작년 여름이후 ETF를 제외한 한국의 개별기업은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부담없이 주절주절 해봅니다.

'투자포인트를 이렇게 찾는구나' 하는 Case study시각으로 보셔도 될듯합니다.

© timmossholder, 출처 Unsplash

2022년 4월, 조선업에 포트폴리오의 10%까지 들어간적이 있었다.

10%는 개인적으로 꽤 많은 비중이었다.

https://blog.naver.com/ranto28/222712580800

조선 부품주중 특히 이 두 회사에 투자한 이유

오늘은 많은 조선부품주 중에서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 두 회사 주식을 산 이유를 이야기 해보려고 함. 재...

blog.naver.com

당시 10%중 일부가 조선업 기자재사로 들어갔는데, 들어간 이유를 두괄식으로 단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NO96-Super+"였다.

​일단 2022년 4월의 글을 읽어 보자.

1. LNG운반선의 LNG를 보관하는 탱크를 화물창이라고 함.

2. LNG운반선의 화물창은 모스형과 멤브레인형이 있음.

3. 모스형은 노르웨이의 모스 마리타임이 특허를 가진 LNG운반선 건조방법인데, 배위에 LNG를 저장하는 공을 얹어서 운반해는 형태임.

4. 일본이 만드는 LNG운반선이 모스형임.

5. 모스형은 배가 침몰하면, 공같이 생긴 화물창이 바다에 둥둥 뜰수있게 설계를 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장점이 있음.

6. 안전하기는 해도 저장량이 작고 비싸 최근 몇년간 시장에서 아무도 주문을 안 함

7. 한국과 중국이 만드는 화물창은 프랑스 GTT가 개발한 멤브레인형임.

8. 배 위에 공을 얹는게 아니라 배 자체를 사각의 화물창으로 만드는 방식이라 모스형보다 많은 LNG를 실을 수 있어 주력이 됨.

9. 일본도 멤브레인으로 갈아타려고 일본 가스회사에서 발주한 선박 4척을 멤브레인형으로 수주 받았으나, 첫번째 배부터 건조에 실패함.

10. 일본이 멤브레인형 LNG운반선 건조에 실패하자, LNG운반선은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됨.

11.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다시 두가지 Type으로 갈라 짐.

12. Mark3 와 No96임.

13. 두 Type의 차이는 Mark3는 쿠팡 로켓프레시를 시키면 냉동식품을 싸오는 보냉제가 들어가고, No96은 유리섬유가 들어감.

14. 한국의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미포,삼호)은 Mark3를 사용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후동중화는 No96을 사용함.

15. 어려운 설명을 제외하고, 보냉제 회사의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 2개 보냉제 회사들의 보냉제는 Mark3에만 공급이 됨.

16. 한국 조선사가 LNG운반선을 수주했어도, 대우조선해양(현재 한화오션)이 수주를 하면 두 회사의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는 말임.

17. 지금까지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계열의 수주만을 가지고 매출을 발생시켜 온 것임.

© naletu, 출처 Unsplash

18. LNG가격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변화가 시작됨.

19. LNG운반선으로 천연가스를 액화해서 운송하면, 운송과정에서 매일 조금씩 액체상태인 LNG가 기체로 바뀌며 줄어 들게 됨.

20. 기화되는 LNG를 버리지않고 LNG운반선의 연료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허공에 날리는 분량이 발생함.

21. 당시, 하늘을 찌를듯 올라가는 LNG가격을 감안하면 선주들이 기화되는 LNG를 점점 아까와 하기 시작하게 됨

22. 여기서 Mark3와 No96의 차이가 발생함.

23. 하루에 기화되는 기화율은 Mark3가 0.07% 인데 비해서, No96은 0.10%가 나옴.

24. No96이 Mark3보다 30%가까이 허공에 버리는 LNG가 많은것임.

25. 대우조선이나 중국 후동중화가 만드는 No96 방식이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계열이 만드는 Mark3보다 기화가 많이 된다는 말임.

26. No96이나, Mark3나 모두 프랑스의 GTT가 특허를 가지고 로얄티를 받고 있음.

27. No96의 기화율이 더 나쁘다는 것은 GTT가 가지고 있는 두개의 카드 중에서 하나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임. ​

28. GTT는 No96을 개량해서 기화율 0.085%짜리 No96 Super+를 출시함.

29. 기화율이 No96보다 낮아지다 보니,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후동중화의 배들중에 No96 Super+로 수주를 받는 배들이 나오기 시작함.

© a7med7, 출처 Unsplash

30. 카타르의 요구를 보면 답이 보임.

31. 카타르는 0.1%미만의 기화율을 조선소들에게 요구함.

32. No96 방식의 기화율이 0.1%라서, 대우조선은 카타르 수주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No96 Super+를 써야 하는 것임.

33. 지금부터 핵심 포인트가 있음.

34. No96에는 보냉제가 안들어 가지만, No96 Super+는 Mark3보다도 두꺼운 보냉제가 들어감.

35. 보냉제 납품시장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계열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후동중화까지 확대된다는 말임.

36. 한국의 2개 보냉제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의 보냉제 납품이 시작되면, 거래처가 2개에서 3개로 늘어나며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음.

37. No96 Super+ 외에도 추가적인 매출확대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

38. LPG를 운반하는 트럭과 LPG를 연료로 넣는 택시는 다름.

© jasonmphoto, 출처 Unsplash

39. LPG를 운반하는 트럭이 LNG운반선이라면, LPG를 연료로 넣는 택시는 LNG추진선임.

40. 700척 시장인 LNG운반선이 아니라, 1만척 시장인 LNG추진선에도 연료탱크와 연료탱크가 지나가는 파이프쪽에 보냉제가 들어감.

41. LNG추진선의 척당 보냉제 매출액은 적음.

42. LNG운반선은 척당 150억내외의 보냉제 매출이 나오는데, 추진선은 척당 10~30억 수준의 매출이 나오는 정도임.

43. 척당 매출은 적어도, 추진선 여러척을 수주 받으면 운반선 1척 수주분량의 납품이 일어나는 것임.

44. LNG추진선에 들어가는 보냉제는 GTT특허와 무관하기때문에 기존 2개사외에도 경쟁사들이 있음. ​

45.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 보냉제 시장을 양분하는 2개사에 추가적인 매출기회가 생기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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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생각으로 2022년 4월, 9천원초반에 보냉제 주식을 포트에 넣었는데, 2023년 4월 공장에 큰 화재가 났다.

화재로 인한 피해금액 자체는 보험도 있고해서 큰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보냉제 제작을 마무리하는 설비가 있는곳이 화재피해를 받은 것이다.

일본은 소부장 강국이다.

소재,부품,장비에 있어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해당회사의 보냉제 제작을 마무리하는 설비도 일제였다.

주문제작을 해서, 만들어 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화재는 4월에 났는데, 해당 설비가 일본에서 제작되어 2023년 연말쯤에야 도착하기 시작한듯하다.

연말쯤 도착한 신형 설비를 셋팅하고,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이라, 아직 가동률이 70%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공정이 정상가동되지 않으면, 회사내에서 해당공정을 수행할 수 없게된다.

작년연말까지는 해당 설비가 필요한 공정이 되면, 제품을 설비를 보유한 타사로 보내서 마무리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회사내에서 회사설비로 모든 공정을 진행하지않고, 일부 공정을 외부에 보내서 진행을 하게되면 비용이 많이들기 마련이다.

2022년 3,400억원이던 매출이 2023년 5,700억원으로 뛰었지만,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참사를 겪은 이유다.

3월말이면, 설비가 모두 정상가동되며 모든 공정이 사내에서 진행될듯하다.

1분기는 몰라도, 2분기 실적부터는 손익개선이 뚜렷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남은 것은 NO96-Super+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정말 주문을 할 것인지 여부다.

2024년 2월 29일, 보냉제회사 한곳에서 한화오션으로 NO96-Super+ 보냉제 공급계약이 공시되었다.

대우조선해양때 글을 쓰고, 한화오션에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늦었지만,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고,

예상치 못했던 화재의 여파가 해결된듯하니,

2분기 실적이 나오는 8월쯤이면 괜찮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자를 생각할때 염두에 둬야할 것 중의 하나는 시차다.

너무 앞서가는 것 보다, 반발짝만 앞서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022년 4월에 예상했던 한화오션의 보냉제 납품계약이 2024년 2월말에야 실적이 나왔다.

예상한 결과는 나왔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다.

NO96-Super+의 보냉제로 설계를 마친 LNG운반선들의 추가 수주가 지금부터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염두에 둬야할 것중 다른 하나는 중견기업은 변수가 많고,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기업,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생긴다.

대기업이라면, 화재가 발생해도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영향을 받는 정도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여파가 크고 오래간다.

작년 8월초, 조선업 기자재사 비중을 줄이고, 개별기업이 아니라 ETF로 바꾼 이유중의 하나다.

위 내용은 당시 관련글을 쓴적 있으니, 오래된 이웃이라면 알것이다.

악재에서 발생한 여파가 끝나고, 2분기 실적개선이 눈에 보이지만, 개별기업이 아니라 ETF로 욕심을 줄이는 이유다.

한줄 코멘트. 투자는 포트폴리오를 짜는게 1순위이고, 포트폴리오내에서 개별 투자를 선정하는게 2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중견기업은 개별 변수의 영향이 크고, 오래가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음. 전망이 괜찮아 보여서, 조선업 ETF 비중을 5%에서 10%로 늘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정리해 봅니다. 네이버 메르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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