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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 독일 근황 1(feat 경제개발5개년 계획, 간호사&광부, 통일)

메르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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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예전의 그 독일이 아닌듯해서 근황을 정리해 봅니다.

한국과의 인연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한번 나눠서 가겠습니다.

© christianw, 출처 Unsplash

1.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던 소련은 국가 발전 5개년 계획(1928~1932)이라는 장기 Plan을 시도함.

2.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발전 5개년 계획은 목표 달성에 성공했고, 장기Plan으로 국가가 성장을 주도하는 성공사례에 저개발국이 주목하게 됨.

3. 1950년대의 저개발국들인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등이 소련과 비슷한 3개년 또는 5개년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함.

4. 군사정부가 정권을 잡았던 한국도 1962년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함.

5. 사실, 이 계획은 초판이 아니라 개정증보판 성격이었음.

6. 1958년 이승만 정부는 경제개발 3개년 계획 초안을 만듦.

7. 반일이 국시였던 이승만 정부에서 나온 것 같지 않은 "자립경제 추구, 차관 도입, 대일 국교 정상화를 통한 한일경제협력"이 주요 내용이었음.

감수인) 국시(national motto)는 국가 이념이나 정책의 기본 방침, 또는 그러한 내용을 담은 문언이나 표어를 가리킴.

8. 이승만 대통령이 4.19혁명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 민주당의 장면 내각이 이 정책을 이어받게 됨.

9. 민주당 장면내각은 이승만 정부의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경제학자, 민간 기업인, 미국 측 경제학자들을 공동 참여시켜 보완하였음.

10. 장면내각은 이승만 정부의 3대 정책을 계승하되, 불균형 성장론을 추가했고, 연 5% 성장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였음.

11. 불균형 성장론은 모든 산업을 고루 발전시키지 않고, 먼저 발전시켜야 할 산업을 선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이론이었음.

12. 불균형 성장론은 선부론과 비슷함.

13. 선부론은 먼저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부자가 되면, 그들이 남아있는 사람들을 도와서 결국 전체가 다 잘 살 것이라는 덩샤오핑의 이론임.

14. 선부론은 자원을 선택적으로 집중하자는 말이었고, 중국이 상하이등 남부 해안 도시들을 집중적으로 키우며 경제가 달리기 시작한 계기가 됨.

15. 한국이 중점 발전을 시켜야 할 부문은 비료, 시멘트, 철강, 정유, 전력이었고, 소양강댐, 춘천댐, 남강댐 등 댐 건설이 계획에 포함되었음.

16. 군사정부는 장면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을 기본으로하고 ,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보강해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내놓게 됨.

17. 장면 정부가 짜놓은 계획을 복붙한 수준이라는 비난도 나왔지만, 좋게 보면 전 정권의 좋은 정책을 구체화해서 계승 발전한 것라 볼 수 있었음.

18.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진행하려면, 계획상 3억 달러(3,205억 원)가 필요했는데, 전쟁으로 초토화된 한국에 선뜻 돈을 빌려주는 곳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었음.

19. 당시 미국 신문은 한국의 군사정부가 작성한 1차 경제개발 계획을 "가난한 사람의 쇼핑 희망 리스트'라고 조롱할 정도였음.

20. 1962년의 한국 전체 1년 예산이 689억 원이었음.

21. 689억 원으로 군대도 유지하고, 공무원 월급도 주고, 도로도 만들어야 하는 등 빠듯한 예산에서, 추가 3,205억 원은 엄청난 규모였던 것임.

22. 경제발전 계획을 실행하려면 해외에서 설비들이 들어와야 하는등 외화가 필요한 일들이 대부분이기도 했음.

23. 해마다 봄이 되면, 굶어죽는 사람이 나오는 춘궁기를 겪던 시절이고, 대다수가 농사를 짓던 때라 국내에 외화가 충분하게 있을 리가 없었음.

감수인) 보릿고개. 춘궁기(春窮期)·맥령기(麥嶺期)라고도 함. 한국의 봄철 기근을 가리키는 말. 가을인 9월 아니면 10월에 벼를 추수한 뒤 보리를 심는 이모작을 할 수 있음. 그런데 문제는 보리가 제대로 맺힐 때까지 딜레이가 좀 길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추수한 쌀이 다 바닥나는 봄에는 아직 보리가 제대로 여물지 않아 보리를 수확할 수 없었음.

 

24. 계획은 세웠지만, 정부가 보유한 외화 총액이 1억 달러 수준이라 계획을 실행할 돈이 없었던 것임.

25.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은 수출을 해서 외화를 벌든지, 빌려오는 방법 정도인데, 수출할 물품이 없어 수출로 외화를 버는것은 힘든 상황이었음.

26. 실제 한국 수출이 늘어나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외화가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은 24년이 지난 1986년이었음.

27. 남은 방법은 차관뿐으로 보였음.

28. 당시 한국정부는 독일에서 외화획득의 기회를 발견함.

29. 독일은 2세계 대전 과정에서 200만 명이 넘는 군인이 죽었고, 420만 명이 부상을 당함.

© libraryofcongress, 출처 Unsplash

 

30. 산업시설이 공습과 포격을 받는 과정에서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피해도 많다 보니, 일을 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음.

31. 600만 명에 달하던 유대인들이 나치에 학살당하거나, 학살을 피해 외국으로 피신을 한 점도 인력 부족을 키우게 됨.

32. ‘라인강의 기적’(The Miracle on the Rhine)이라는 이름의 경제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던 독일의 인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였던 것임.

33. 인력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 독일 젊은이들은 돈을 많이 주면서도 편한 일로 몰렸고, 힘든 노동을 할 인력이 부족해지게 됨.

34. 한국과 독일은 1963년 ‘서독 파견 한국 광부 임시 고용계획’ 관련 협정을 맺게 됨.

35. 한국에서 선발된 광부는 1963년부터 독일로 가기 시작했고, 간호사와 간호보조원이 독일 파견에 합류하게 됨.

36. 당시 독일로 파견가는 광부와 간호사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은 엄청나게 높았음.

37. 최초 500명의 독일 파견 광부를 모집하는데 46,000명이 지원을 했고, 간호사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인기를 끌게 됨.

38. 1962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였고, 한국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30달러였던 시대였음.

39. 이런 상황에서 237달러 정도의 월급을 주는 독일 광부는 한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8배를 받을 수 있는 고소득 직업이었던 것임.

40. 8,395명의 광부와 10,371명의 간호사 및 간호보조원이 독일로 가게 됨.

41. 당시 간호사가 남긴 기록을 보면,

"남편이 전쟁으로 사망하고 두 아이를 키우던 30대 여성이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처녀라고 속인 후 3년 계약으로 독일로 넘어갔다.

돈 드는 외출을 일절 하지 않고, 월급 800마르크(한화 54,000원) 중 600마르크(40,500원)을 한국에 송금하였다"라고 함.

42. 아이가 있는 여성이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독일로 간 것은, 독일이 원했던 외국인 노동자가 미혼에 자녀가 없는 사람이었기때문임.

43. 당시 독일은 한국의 최저임금과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는데, 기혼이거나, 자녀가 있으면 가족수당,자녀수당등으로 임금이 높아지는 제도였음.

44. 가장 낮은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미혼여성이 외국인 노동자의 조건이 되었던 것임.

45. 임금은 최저임금이었지만, 일은 3D의 극을 달리는 일들이었음.

 

46. 3D은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일을 말함.

 

47. 광부는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일인것이 명확하지만, 간호사가 3D라는 것이 이해가 안될수 있음.

48. 당시 한국 간호사와 간호보조사들이 일했던 곳은 병원보다는 노인들을 국가에서 돌보는 요양병원,양로원, 호스피스들이었음.

49. 이곳에서 주사나 투약등 전문적인 간호업무보다 식사준비, 침대정리, 목욕, 거동불편환자 대소변 처리, 배식 및 청소들의 일들을 하게 됨.

50. 20대 위주의 여성이 남성 노인환자들의 대소변을 처리하고, 목욕을 시키는 것등은 힘들고(Difficult), 더러운(Dirty) 3D노동이 확실했음.

51. 독일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것은 아님.

52. 언어가 통하지 않은 초기에 잡무들을 맡겼던 것이고, 적응뒤 간호업무에 투입되며 한국 간호사의 안아프게 주사놓는 스킬이 인기를 끌기도 함.

53. 독일에서는 최저임금중에서도 최저임금이었지만, 한국의 시각으로는 달랐음.

54. 9급 공무원의 한 달 월급이 3,300원이던 시절이라, 간호사가 받는 54,000원(800마르크)의 월급은 집안을 일으킬만한 규모였음.

55. 경제개발을 위해 외화가 절실했던 한국은 독일로부터 3천만달러의 차관을 빌릴 수 있었음.

56. 차관을 빌리며, 한국정부가 제공한 담보는 광부와 간호사들이 한국으로 부쳐올 미래의 월급들이었음.

57. 최종적으로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10년간 한국에 송금한 금액은 1억 7000만 달러라고 기록됨.

58. 1차 경제개발 계획은 당시 의욕적으로 설정한 연 7.1% 경제성장 목표를 초과달성한 7.8%의 실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됨.

59. 경제개발 계획은 수출 주도와 중공업 육성이라는 2차 경제개발 계획으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 4차까지 진행되었음.

60. 1990년, 서독과 동독이 통일되면서, 독일에는 엄청난 통일비용이 발생함.

61. 통일비용은 분열되었던 두 체제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경제와 생활등의 키높이를 맞추는데 드는 비용을 말함.

62. 공산권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동독이었지만, 서독에 비해서는 차이가 많다보니, 동독의 경제적 수준을 높이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가게 됨.

63. 현재까지 통일비용이 2천조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평가되며, 30년이 지난 현재도 매년 40조원이상이 지출되고 있는 상황임.

64. 독일은 통일비용의 70%정도를 국채발행으로 충당했고, 통일비용으로 독일의 국가부채비율이 41%에서 59%로 올라가게 됨.

65. 연대부과금이라는 통일관련 세금도 등장함.

66. 휘발유 세금은 4배가 올랐고, 소득세가 8%, 국민연금 보험료가 20%, 실업보험료는 3배가 오르는등 통일비용이 국민들에게 전가되었음.

67. 근로소득자들의 세금감면 혜택도 대부분 사라지고, 한국의 KT와 같은 국가통신 사업과 국영은행들이 민영화되며 비용을 부담함.

​68. 독일은 막대한 통일비용 때문에 10년 이상 고생했지만, 2010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유럽 경제를 다시 주도하기 시작함.

69. 독일은 내수가 아니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임.

70. G20국중 대외무역 의존도 1위가 네덜란드(156%)이고, 2위가 독일(89%)임.

71.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 독일의 문제는 에너지에서 시작됨.

72. 세계 가스 요금 추이를 보면, 2020년에는 전 세계가 비슷비슷했던 주택 가스요금이 지금은 차이가 많이 벌어진 것을 볼 수 있음.

73. 특히,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독일의 주택 가스 요금이 한국의 4배까지 벌어진 것을 볼 수 있을 것임.

74. 독일의 천연가스 요금이 엄청나게 오른 것은, 지금은 퇴임한 슈뢰더, 메르켈 2명의 총리가 원인을 제공함.

75.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르트 스트림은 슈뢰더 총리가 시작한 사업임.

감수인) 아래와 같이 노르트스트림 1, 2가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러시아 비보르크와 독일 그라이프스발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 '노르트 스트림'은 독일어 발음임. 러시아어로는 '세베르니 포토크(Северный поток)'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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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슈뢰더 총리는 노르트 스트림을 착공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러시아와 독일 간 가스를 공급하는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이사직에 올랐고, 또 다른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을 맡았음.

77. 슈뢰더 총리가 개인적인 욕심으로 노르트 스트림을 추진했다는 욕을 지금도 듣고 있는 이유임.

78. 발트해 바닷속으로 천연 가스관을 보내는 노르트 스트림 2를 건설한 회사도 슈뢰더 총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로스네프트이기도 함.

79. 독일 메르켈 전 총리는 원전 찬성론자였음.

80. 진보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수명연장을 중단한 것을 메르켈은 취소시키고, 원전 수명을 다시 연장하는등 친원전정책을 펼침.

 

81. 메르켈이 본인의 당 만으로 과반수가 되지 않아, 세 번 연속 좌우 대연정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뀜.

 

82. 메르켈은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탈원전 정책을 수용하며 노선을 조금씩 수정한 것임.

 

83.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자, 메르켈은 노선을 완전히 바꾸며 탈원전을 선언했고, 러시아와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을 시작하게 됨.

 

84. 메르켈은 2022년까지 원전 17기를 모두 폐쇄하고, 원전 폐쇄로 부족한 에너지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받아 땜질을 하려고 한 것임.

© nhippert, 출처 Unsplash

85. 노르트 스트림 2는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발트해를 통해 직통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까는 것임.

 

86. 독일이 필요한 천연가스의 75%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고, 남는 천연가스는 주변국에 팔아서 수익까지 올리려는 목적이었음.

 

87. 천연가스를 가장 싸고 쉽게 쓰는 방법은 유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바로 공급받는 것임.

 

88. 유럽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것이나, 미국이 미국 내 천연가스 공급을 하는 것은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이 대부분임.

 

89. 천연가스 유전에서 사용처까지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기에 거리가 너무 멀거나,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국가 중에 적대국이나 치안이 불안한 나라가 있어 파이프라인을 깔기 불안한 경우 등은 다른 방법을 사용함.

 

90. 천연가스를 -162도 이하로 냉각시키면 기체가 액체로 되면서 부피가 600분의 1로 압축이 되는 성질을 이용해, 액화된 천연가스인 LNG로 운송을 하는 것임.

 

91. 천연가스가 아니라 LNG로 천연가스를 운송할 경우, 파이프라인으로 천연가스를 운송할 때보다 세 가지가 더 필요함.

1)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이하로 냉각시켜 LNG로 만드는 시설

2) LNG 운반선

3) LNG의 압축을 풀어서 다시 천연가스로 만드는 시설임.

92. LNG는 천연가스보다 냉각 압축-운송-압축 해제 등 공정이 많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거액의 인프라 투자도 필요해서 비싼 연료임.

 

93. 섬나라인 일본과 대만, 육로가 북한 때문에 막혀있는 한국, 주요 경제권이 바다에 붙어있는 중국이 세계 LNG의 75%를 소비했고, LNG 운반선들도 대부분 한중일 대만 4국과 LNG 수출국 간을 오가는 이유임.

 

94. 미국에 셰일가스가 터지면서 전통적인 에너지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남아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됨.

 

95. 셰일 유전에서는 기름이나 천연가스가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 보통같이 나옴.

 

96. 석유는 저장이 쉽지만 천연가스는 주변에 사용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보관이 힘들어 그냥 태워버리는 것이 일반적임.

© pruthvi_sagar, 출처 Unsplash

97.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너무 많은 천연가스가 나와 그냥 태워버리는 실정”이라며,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고 동맹국들에게 이를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 밸류체인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함.

 

98. 미국은 이런 셰일 유전과 항구 간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버리던 천연가스를 LNG로 압축해서 수출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시작함.

 

99. 미국은 텍사스 중남부 킨타나 1500만 톤(t), 텍사스 남부 코퍼스크리스티 1350만 톤, 텍사스 남동부 포트 아서 1560만 톤 등 대규모 셰일가스전을 건설해서, LNG 수출 인프라가 완공되면, 천연가스를 사줄 주요 고객이 유럽이라고 생각하였음

 

100.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받아, 쓰고 남는 분량을 유럽 각국에 재판매까지 하겠다고 하니 강하게 반대를 했었던 것임.

 

101. 유럽도 미국 천연가스가 필요하기는 함.

 

102. 푸틴이 열받아 천연가스 밸브를 잠가버리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걷잡을 없이 올라가서 유럽 전체가 동토의 왕국이 돼버리기 때문임.

 

103. 러시아로부터 오는 천연가스가 싸지만, 미국이나 카타르의 천연가스도 어느 정도 받아서 경쟁을 시키는 게 유럽 입장에서 필요하게 된 것임.

 

104.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미국 등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을 하기 시작함.

 

105. 일정이 급하다 보니, 정식 인프라가 아니라 FSRU로 수입을 진행함.

감수인)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 해상에서 LNG를 적재-저장-재기화 할 수 있는 선박형 해양플랜트임.

 

 

​106. 독일은 천연가스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석탄 발전소의 재가동을 허용하는 비상 법안을 통과시켰고, 2022년 내에 완전히 멈출 예정이었던 마지막 남은 3개 원전의 가동을 연장하기까지 함.

 

107. 메르켈의 탈원전 정책으로 17기의 원전 중 14기는 이미 폐쇄되었고, 3개밖에 안 남았지만, 독일 공공 발전에서 이 3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9.7%가 되기에, 중단하기에는 아까운 전력이었던 것임.

 

108. 다만, 탈원전을 하다 보니, 원전과 관련된 주변 산업들이 소멸되어서, 원전 가동 연장을 하려고 해도 연료봉 재고가 많지 않았음.

 

109. 2022년 가동 중단을 가정하고 연료봉 재고를 남겨둬서, 비상 재고로 가동 연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2023년 3월이 연장의 한계였던 것임.

 

110. 2023년 3월, 독일의 마지막 원전이 연료봉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폐쇄준비에 들어가게 됨.

 

111. 에너지의 30% 이상을 한곳에 집중하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무시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몰빵을 한 독일이 대가를 치르기 시작함.

 

한줄 코멘트. 가끔 과거 기록을 정리하다보면, 개인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온 치열한 한국인들이 많이 보임. 한국인들도 한때는 자녀 및 가족과 몇년간 떠나서 가장 힘든 3D일을 하면서 최저임금을 받는 외노자 였음.

독일이 대가를 치르는 이야기부터 2편에서 계속.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정리해 봅니다. 네이버 메르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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