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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의 생각

뇌와 치매 이야기(feat 치매치료제, 레카네맙, 레켐비, 도나네맙)

메르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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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공유하는 건강 이야기입니다.

© fakuria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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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뇌는 두개골 안에서 뇌척수액에 둥둥 떠다니고 있는 기관임.

2. 워낙 중요한 부위라 이빨 다음으로 단단한 두개골로 보호하고 있음.

3. 권투의 어퍼컷같이 강한 충격이 두개골에 오면 뇌척수액에 둥둥 떠다니던 뇌가 단단한 두개골과 충돌하게 됨.

4. 이것을 뇌진탕이라고 부름.

5. 권투에서 턱을 올려쳐서 KO로 만든다는 것은, 뇌를 두개골에 부딪치게 해서 뇌진탕으로 기절시키는 것임.

6. 상당히 위험하고, 후유증이 많이 남는 행위로 권투선수들이 은퇴 후 여러 가지 후유증이 많은 이유가 됨.

7. 뇌척수액이 4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뇌가 익기 시작함.

8. 고열이 무서운 이유임.

9. 40도 이상 고열이 오래 계속되어 뇌가 익으면, 청각, 시각 등에 장애가 오기도 하고, 뇌의 일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함.

© shaotsui, 출처 Unsplash

10. 머리에 열이 많이 날 때 땀을 빼서 낮추려 하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더라도 머리는 차가운 물수건 등으로 식히는 게 좋고, 가능하면 해열제를 먹어 열을 내리는 게 나은 이유임.

11. 나이가 들면 기억을 하고 사고를 하는 능력이 천천히 약해지며 치매를 향해 나아감.

12. 치매의 70% 정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독일의 알츠하이머라는 의사가 1906년에 환자를 보고하며 알려짐.

13.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단기기억상실과 적절한 단어를 잘 못 찾은 것임.

14. 길 잃어버리기, 돈에 대한 관리 소홀 등의 초기 증상이 나옴.

15. 치매는 보건소에 가면 60세 이상은 공짜로 검사받을 수 있음.

16. 15분 정도 설문지를 작성해서, 작성 내용상 이상이 보이면 뇌 MRI 등을 찍어서 최종 진단을 확정함.

© nci, 출처 Unsplash

17. 치매는 아밀로이드라는 치매 유발 물질이 뇌에 쌓이면서 심해지고, 10년 정도에 걸쳐서 계속 악화된다는 가설이 대세임.

18.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원(CNRS) 연구진은 아밀로이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신경세포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지 단서를 찾아 냄.

시냅스 연결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CamKII’ 효소의 활동을 관찰한 모습. 왼쪽이 평상시 이 효소의 활동을 나타낸다면 오른쪽은 아밀로이드가 이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CNRS 제공.

19.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기능을 방해하고 소멸시키는 것을 분자 단위에서 확인해서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실은 것임.

20. 아밀로이드가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다 보니, 치매 초기 증상 이후 5년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음.

21. 거대 제약회사들에서 수십 년간 수십 조를 때려 박았지만 아직 치매치료제는 개발 안되고 있었음.

22. 화이자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 신약개발에 손을 떼는 정도였음.

23. 인구가 노령화되며, 치매환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치매약이 개발 안되고 있자 미국 FDA가 치매약의 기준을 완화해 줌.

24. 치매는 심한 정도에 따라 6단계로 나눔.

25. 뇌에 독성 단백질이 쌓이고 있지만 증상이 없는 1단계부터,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이 약해지고, 일주일 전을 잘 기억 못 하는 3단계 까지를 보통 경증 치매로 분류함.

26. 단기 기억상실이 심해지고, 돈 관리하기 같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는 4단계부터 공식적으로 치매 진단이 내려지고, 6단계의 중증 치매로 나아감.

27. 지금까지 FDA가 치매약으로 인정한 기준은 4~6단계 환자를 1~3단계 환자로 개선하는 약이었음.

28. 수십 년간 치매약이 개발 안되니, 2018년 FDA가 치매약 기준을 낮춰줌.

29. FDA는 4~6단계가 1~3단계로 좋아지지는 않더라도, 1~3단계 경증 치매환자가 4~6단계 중증 치매환자로 가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방지하면 이것도 치매 약으로 인정해 주기로 해준 것임.

30. 2021년 6월 7일. 드디어 치매약 하나가 FDA의 승인을 받음.

31. 아두헬름(Aduhelm)임.

32. 아두헬름은 치매가 없는 건강한 노인에게서 얻은 항체를 치매 환자에게 주입해 뇌에 쌓여있는 아밀로이드 제거를 치료 원리로 삼고 있음.

33. 아두헬름을 FDA가 승인은 해줬지만, 뇌부종 등 부작용이 꽤 나오고, 약효도 썩 좋지 않아, EU의 승인도 받지 못함.

34. 가격도 너무 비쌌음.

35. 한 달에 한 번 정맥주사로 맞아야 하는데, 한번 맞는데 4,312불(5백만원)정도라 1년 약 값이 6천만원이 넘게 됨.

36. 한국만 해도 치매환자가 83만 명이고, 노령화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데 건강보험으로 저 약을 처리해 주기 쉽지 않을 것임.

37. 치매를 고치는 것도 아니고, 중증치매로 가는 것을 늦추는 약인데, 일 년에 6천만 원을 쓴다는 것은 웬만한 가정에서는 부담이 큼.

38. Aduhelm은 약효가 확실하지 않고, 부작용 등으로 병원에서 외면을 받아 실제 사용이 거의 되지 않았음.

39. 2023년 1월8일, FDA는 두 번째 치매 치료제를 "가속 승인" 했다고 밝힘.

40. 가속 승인은 중요하고 위험한 질병 치료를 위해 임상 2~3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신속하게 도입하기 위한 제도임.

41. 일단 투약을 먼저 시작하고, 임상 데이터가 충분하게 확보되면 정식으로 승인을 하는 방식임.

42. 두 번째 치매 치료제의 이름은 "레카네맙"임.

 

43. 레카네맙은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약으로, FDA는 레카네맙에 대해 "알츠하이머의 증상만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기전을 타깃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신 치료법"이라고 평가를 함.

44. 치매 증상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치료 효과도 있다는 말임.

45.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아밀로이드를 뇌에서 제거하는 작용을 함.

46. 이번 레카네맙 3상 결과가 중요한 것은 수십 년간 의학계가 논쟁 중인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입증한 것으로 보기 때문임.

47. 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원(CNRS)의 논문 등이 있지만, 아직 의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속에서 뭉쳐 플라크를 형성하는 게 치매의 원인이라는 것이 가설 단계라 맞느냐를 가지고 논쟁 중이었음.

48. 아밀로이드가 뭉치는 것을 막는 메커니즘의 레카네맙이 치매치료 유효성을 입증했다면, 가설이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다른 제약사들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는 것임.

49. 현재 초기 치매환자 1,795명에게 실시한 3상 임상실험에서 플라시보(가짜약)을 받은 환자보다 신약을 받은 쪽의 인지능력이 27% 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

50. 한 달에 2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뇌가 붓는 부작용도 있지만, 아두헬름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적어서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고 함.

51. 약 값은 연간 2만6500달러(3500만원)으로 책정되었고, 1~3단계 초기 치매환자를 복용 대상으로 하게 됨.

52.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기준 전세계 알츠하이머 환자수는 5,400만명이고, 2050년까지 1억3000만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53. 한국도 국립중앙의료원 발표에 의하면, 2023년 98만명의 치매환자가 2030년 142만명, 2050년 315만명을 넘을것으로 보고 있음.

54.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말이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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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레카네맙은 '레켐비(LEQEMBI)라는 이름으로 12월13일 일본에서 출시를 함.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21316103666394

치매 진행 27% 늦추는 약, 日 전세계 두번째로 출시… 韓은? - 머니투데이

오는 20일 일본에서 먼저 출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한국은 내년 하반기 허가 예상… 출시는 내후년 정도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LEQEMBI)를 오는 20일 일본에서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레켐비는 지난 9월25일 일본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승인받았다.출시에 앞서 일본...

news.mt.co.kr

 

56. 레켐비(레카네맙)은 23년 6월, 한국 식약처에도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한국은 내년하반기에 허가가 나는 일정임.

57. 일라이 릴리가 레켐비(레카네맙)보다 효과가 뛰어난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치매 신약을 발표함.

58. 도나네맙(Donanemab)임.

59.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일라이 릴리는 도나네맙 3상 임상결과를 발표한 것임.

60. 3상에서 도나네맙을 76주간 투여한 환자들은 위약(가짜약)을 복용한 환자들보다 인지력,사고력,일상생활 수행능력등의 저하속도가 35%정도 느려지는 결과가 나옴.

61. 치매초기 단계의 평균연령 73세의 환자 1736명이 임상에 참여했고, 4주에 한번 도나네맙 주사를 맞았음.

62. 레카네맙이 투병 초기단계에서 인지력 자하 수준을 27% 늦춘데 비해서, 도나네맙은 35%까지 지연효과가 커짐.

63. 도나네맙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복용시점임.

64. 도나네맙은 빨리 복용을 시작할 수록 효과가 더 좋았음.

65. 가장 초기단계 치매환자는 인지 기능 저하가 60%까지 늦춰지고, 알츠하이머병이 다음 단계로 진행될 확률을 39% 낮춤.

66. 임상대상 환자중 47%는 도나네맵을 복용하는 1년동안 더 이상 치매가 악화되지 않아서, 투여하지 않은 사람대비 2배에 가까운 효과가 나온것임.

사진=로이터

67. 일라이 릴리는 FDA에 도나네맙에 대한 완전승인을 신청했고, 2024년 1분기안에 승인 여부가 결론이 날 듯함.

68. 레카네맙은 7월6일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지만, 효과가 뛰어난 도나네맙으로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

69.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 진행과정에서 환자의 뇌 속에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중 하나인 아밀로이드를 줄이는데 작용하는 것은 동일함.

70. 차이점은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가 뇌에서 섬유질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단계를 표적으로 삼고, 도나네맙은 섬유질이 플라크 형태로 뭉쳐진 단계에서 약효가 발휘된다는 차이임.

71. 초기치매환자에게는 레카네맙이, 중증이상 치매환자에게는 도나네맙이 동시에 처방될 가능성도 있음.

72. 도나네맙의 가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카네맙 수준(1년치 2만 6500달러, 3500만원)으로 책정된다면, 일라이 릴리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으로 연간 90억달러(11조 3000억원)의 매출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73. 비만치료제 외에도 이런 가능성이 있어서, 과거 일라이릴리를 긍정적으로 봤던 이유였던것임.

74. 도나네맙 보다 치매예방 효과가 좋은 것이 있음.

75. 잠을 잘 자는 것임.

76. 잠을 잘 때 뇌의 크기가 살짝 줄어듦.

77. 이때 뇌척수액이 물청소를 하듯이 뇌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서 간으로 보내 해독을 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 확인된 것임.

78.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학 네더가르드 연구팀은 쥐의 뇌에 관찰용 염료는 넣은 뒤 관찰을 함.

79. 쥐가 자는동안 신경세포 간 틈새 공간이 확장되고, 뇌척수액이 이 공간을 돌아다니며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것을 발견함.

80. 잠을 잘 때 뇌의 배관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뇌척수액이 세척제 역할을 하고 있던 것임.

81. 2019년에는 미국 보스턴 대학 로이스 연구팀이 쥐가 아니라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를 함.

82. 사람도 자는 동안 뇌가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이 확인됨.

83. 사람이 잠에 들면 뇌에서 혈액이 조금씩 빠져나갔고, 그 자리에 뇌척수액이 흘러 들어옴.

84. 뇌척수액은 뇌 곳곳을 흐르며 신경세포의 활동으로 쌓인 노폐물을 뇌에서 밀어내는 것이 확인된 것임

85. 잠이 들어야 뇌의 신경세포 활동이 정지됨.

86. 신경세포 활동이 멈춰야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혈액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뇌척수액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임.

87. 뇌척수액이 주로 청소하는 노폐물은 아밀로이드였음.

88. 치매 유발의 바로 그 아밀로이드가 맞았음.

89. 한국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나이가 많은 생쥐의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해 뇌 청소의 경로를 밝혀냄.

90. 림프관은 하수도처럼 액체와 물질을 수송하는 관인데, 뇌척수액이 아밀로이드 같은 노폐물을 뇌의 림프관을 통해 뇌 밖으로 밀어내는 것을 확인 한 것임.

91.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는 숙면을 통해서 뇌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었음.

92. 2013년의 생쥐 연구는 사이언스지의 10대 연구성과 중의 하나가 됨.

한 줄 요약. 제약사 입장에서 치매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 치료제가 아니라 치매 속도를 늦추는 약이라, 한번 먹기 시작하면 거의 사망 시까지 계속 복용을 할 것이기 때문임. 건보가 어느 선에서 약 값을 후려쳐서 일반인이 큰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게 만들지 궁금함. 충분한 수면도 치매치료제만큼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음.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는 옛말이 틀린 게 없음.

PS) 아버지에게 치매가 오니 치매치료제에 더 관심이 가는군요. 이번에 "1%를 읽는 힘"이 YES24 올해의 책에 선정되어 시상식을 했습니다. 출판사가 참석해서 상패를 받아왔는데, 제게 보내지 말고 부산 아버지께 상패를 바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좋은 약이 나오기까지,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아 치매 진행속도가 조금이라도 느려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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