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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의 생각

벤츠가 전기차 계획을 연기하는 비밀(feat 이차전지, EU의회, 캐즘)

메르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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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확대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캐즘을 원인으로 보기도 하는데, 다른 이유도 있는듯해서 정리해 봅니다.

1. 2019년 5월 벤츠는 내연기관의 종말을 선언함.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90519210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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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년의 역사 벤츠, 내연기관차와 결별 선언, 20년 안에 친환경차로 전환 새 비전 ‘앰비션 2039’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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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 뒤 2022년에는 2023년에 출시될 E 클래식이 벤츠의 마지막 내연엔진이라며 내연기관의 종식을 확인해 줌.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11034589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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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4년 2월 23일, 벤츠는 말을 바꿈.

4. 전기차 계획을 5년 연기하고, 2027년에도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할 것이며, 내연기관을 향후 10년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한 것임.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402230004&t=NN

벤츠 우리는 내연기관으로 간다전동화 5년 연기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22일(현지시간) 전동화 목표를 5년 연기하고 투자자들에게 내연기관 모델을 계속해서 단장할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회사는 이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 자동차 판매가 20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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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이라는 계획도 2030년으로 연기함.

6. 전기차 확대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임.

7. 상당수 전문가들은 캐즘의 덫에 전기차가 걸렸다고 이야기하고 있음.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402144304b

“바겐세일 테슬라”…기회인가, 덫인가

“바겐세일 테슬라”…기회인가, 덫인가, 정채희 기자,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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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케팅 분야의 대가인 제프리 무어는 새로운 기술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커다란 계곡에 맞닥뜨린다고 함.

9. 모든 새로운 기술이 대중화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죽음의 계곡 구간을 넘어야 주류가 된다는 이론으로 캐즘(Chasm)이라고 부름.

10. 캐즘은 지각이 단절된 협곡을 말하는 것으로, 캐즘의 덫을 극복해야 신기술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론임.

© osalom, 출처 Unsplash

11. 캐즘으로 전기차 확대가 주춤하다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다른 시각이 있음.

12. 정치와 경제를 엮어서 재해석을 해보면, EU의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도 벤츠의 태세 전환 원인이 될 수 있음.

13. 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는 EU의 주요 기관 중 유일하게 직접선거로 선출되는 조직으로 미국의 하원과 비슷함.

14. EU의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서 705명의 유럽의회 의원들을 선출하고 있음.

15. 인구수에 따라서 비례대표 형식으로 TO가 배정되는데, 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96석을 넘을 수 없고, 아무리 작아도 6석은 배정을 해줌.

16. 가장 의석 수가 많은 국가는 EU인구 원탑인 독일로 96석이며, 프랑스 79석, 이탈리아 76석, 스페인 59석, 폴란드가 51석 순서임.

17. 각국에서 비례대표 방식으로 선출된 의원들은 소속 정당과 별개로 유럽의회 내에서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게 됨.

18. 현재 유럽의회의 교섭단체는 7개가 있고, 7개 교섭단체가 유럽의회의 정당 역할을 하고 있음.

19. 7개 교섭단체들을 보면 중도 유럽 인민당(EPP) 175석, 사회 민주진보 동맹(S&D) 145석, 중도좌파 성향인 리뉴 유럽 97석, 친환경 녹색당 73석, 보수 성향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 73석, 정체성과 민주주의(ID) 75석, 좌파그룹 39석등의 순서임.

20. 이들 중 사회 민주진보 동맹(145석), 리뉴 유럽(97석), 녹색당(73석), 좌파그룹(39석)이 친환경에 진심인 교섭단체임.

21. 705석 중 과반이 353석인데, 이들 4개 교섭단체만으로 354석이 되어서 과반을 살짝 넘기고 있음.

22. 교섭단체 형식이라 자유도가 있어서, 안건에 따라서 유럽 인민당(EPP)도 이들에게 동참하는 등 사안에 따라서 헤쳐모여가 일어나고 있음.

23. 2024년 6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음.

24. 현재 지지율대로 선거가 치러지면 사회민주진보동맹 -10석, 리뉴 유럽 -15석, 녹색당 -12석으로 친환경 측에 37석이 빠지게 됨.

25. 반면에 유럽의회의 극우 성향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와 유럽 보수와 개혁(ECR)은 30석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되고 있음.

26. 2022년 이후 총선을 치른 네덜란드, 핀란드, 스위스, 스웨덴, 이탈리아에서 모두 우파 정당이 이기고 있어, 분위기는 우파가 우세함.

27. EU의 유럽의회를 존재감이 약한 기관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유일하게 직접 투표로 선출되기 때문에 기능이 계속 강화되는 추세임.

28. 애플이 충전 커넥터를 Type-C로 변경한 이유도 유럽의회에서 통과된 모바일 충전기 표준화 법안 때문이었음.

© zana_qaradaghy, 출처 Unsplash

2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EU에서 우파 정당의 지지율을 더욱 높이게 됨.

30. 러시아는 흑해 곡물 협정을 파기하고,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는 흑해 항구인 오데사항을 봉쇄하고 있음.

31. "흑해 곡물 협정"은 2022년 7월 체결된 협정으로,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협정임.

32. 러시아는 만기가 돌아온 흑해 협정을 연장하지 않아 자동파기를 했고, 오데사항을 봉쇄함.

33. 우크라이나는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인데, 밀 수출 항구가 봉쇄된 것임.

34. 항구가 봉쇄되니 철도로 곡물 수출 방법이 바뀌게 되었고, 우크라이나와 EU 간 철로가 연결된 곳이 폴란드임.

35. 아프리카와 이집트 등으로 수출되던 우크라이나의 곡물들이 오데사항이 막히자, 철로를 통해서 폴란드로 향하게 됨.

36. EU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농식품에 면세 혜택을 적용함.

37. 안 그래도 저렴한 우크라이나 곡물과 농식품에 면세까지 적용되고, 이것이 EU에 풀리자 동유럽의 농식품 가격은 반 토막이 나버림.

38. EU는 폴란드를 통해서 들어온 우크라이나 곡물과 농식품을 아프리카와 이집트 등으로 재수출하는 경유 개념을 생각했었음.

39. 상인들은 폴란드에 도착한 곡물을 재수출하지 않고 EU에 물량을 풀어버린 것임.

40. 동유럽 국가들은 2022년 풍년으로 곡물이 공급과잉이었고, 러우 전쟁으로 연료비 등이 크게 올라서 생산 비용이 증가한 상황이었음.

41. 곡물 공급과잉에 연료비와 비료값 등 원가가 상승해서 곤란함을 겪던 EU 농민들은 우크라이나 곡물이 풀리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게 됨.

42. 결국, 우크라이나는 곡물을 폴란드 등에 풀지 않고 아프리카나 이집트 등으로 수출하기로 합의함.

43.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열차가 폴란드를 지나갈 수 있지만, 봉인을 하고 추적장치를 부착해서 통과하기로 협의가 된 것임.

44. 우크라이나 곡물이 EU에 풀리는 문제는 이것으로 해결된 것 같지만, EU 농민들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음.

45. EU 농민들의 불만이 우크라이나 곡물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라, 우크라이나 곡물 협의가 되었다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임.

46.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서 폴란드와 스페인에서 대규모 농민 시위가 일어났고, 현재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농민들이 봉쇄하고 있는 배경임.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220_0002632053&cID=10105&pID=10100

우크라이나, 폴란드 농민 시위에 "국경봉쇄는 직접적 안보 위협"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기반시설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재개한 화물차 봉쇄시위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www.newsis.com

47. EU 농민들의 시위 구호는 우크라이나 농산물에서 친환경정책으로 옮겨졌고, 이것이 친환경 좌파 정당을 위축시키고, 우파 정당들이 계속 선거에서 이기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됨.

48. 기업들은 EU의 정치세력이 좌파에서 우파로 교체되는 것을 가정해서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임.

49. 벤츠의 내연차 연장도 캐즘 외에 이런 시각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보임.

50. 미국도 11월에 대선이 있음.

51. 2월 17일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전기차 도입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는 보도를 함.

52.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배출가스 기준 강화를 통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었음.

53. EPA 기준을 준수하려면, 2032년에 판매되는 자동차 3대중 2대는 전기 차여야 함.

54. 바이든은 "자동차 업계에 준비할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2030년까지는 배출가스 기준을 천천히 강화하고, 2030년 이후 대폭 강화하겠다"라고 발언함.

55.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임기 중에는 배출가스 기준을 대폭 강화하지 않겠다는 말임.

56. 한국 이차전지 3사는 미국 내에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음.

57. 10년 내 미국 이차전지 생산규모가 1000GWh가 되고, 이중 630GWh를 한국 이차전지 3사가 담당하겠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음.

58. 이차전지 회사들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려져도 ESS(에너지 저장 장치) 수요 확대로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음.

59. 이차전지 수요는 전기차 9 vs ESS 1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 비중이 절대적이라, ESS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보완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LG화학이 4조 원을 투자해 연산 12만 t(톤)의 미국 최대 규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사진은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LG화학 제공

60.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 후, 친환경으로 다시 태세 전환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임.

61. 2023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22억 달러로 2022년 대비 45%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함.

62.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친환경차 수출이 62% 증가했고, 전기차 수출액은 50억 달러로 전년대비 84%가 증가함.

63. 미국이 전기차 확대 속도를 늦춰도 사람들이 차를 사지 않는 것이 아님.

64. 현기차는 아직 내연 자동차 라인업이 탄탄한 만큼, 전기차가 안 팔리면 내연 자동차를 팔면 되는 것임.

65. 이차전지는 문제임.

66. 이차전지 관련사들은 EU와 미국 선거를 두근거리며 지켜보게 될듯함.

67. 순한 맛 바이든이 아니라 불닭 매운맛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임.

68. 트럼프는 재집권 구상을 담은 '프로젝트 2025'를 발표함.

69. 프로젝트 2025에서 트럼프는 "IRA 법은 재생 에너지 개발업체와 특수 이익 단체에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니, 이미 지급된 보조금을 제외한 모든 추가 자금 지원을 폐지하겠다"라고 밝히고 있음.

70. 첩첩산중임.

한 줄 코멘트. 과거에는 중국 정도만 정치와 경제를 엮어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았음. 어느새 유럽의회 선거도 봐야 하고, 미국 대선도 집중해서 봐야 하는 상황이 되는듯함. 다들 미국 대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올해 6월에 치러지는 EU 의회 선거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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