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초 근황(feat 전자, 원자핵, 2023년 노벨 물리학상, 레이저)

by 메르

2023.12.22 오전 04:42

 

가끔 과학의 최신동향을 소개하고는 합니다. 내용이 조금 지루하고 어려울수 있지만, 읽을 가치는 있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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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 깜짝할 사이'라는 말이 있음.

© amandadalbjorn, 출처 Unsplash

2.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눈꺼풀이 한번 내려왔다 올라가는데는 0.1초 정도가 걸림.

3. '찰라'라는 말도 쓰임.

4. 불교경전의 용어로, 고대 불교에서 하루를 648만 찰라로 보고 있음.

5. 1찰라는 대략 0.01초 정도임.

6. 한국은 숫자가 만단위로 올라감.

7. 일,십,백,천 - 만,십만,백만,천만 - 억,십억,백억,천억 - 조,십조,백조,천조 - 경,십경,백경...이렇게 만 단위로 단위가 점프하게 됨.

8. 영어권은 숫자가 천단위로 올라감.

9. thousand - million - billion - trillion으로 단위가 점프함.

10. 우리가 123467890이라는 숫자를 셋째 자리마다 콤마를 찍어서 1,234,567,890으로 표시를 하고 있는 이유임.

11. 영어권의 숫자단위는 반대방향으로도 내려감.

12. 초는 밀리초-마이크로초-나노초(10억분의 1)-피코초(1조분의 1)-펨토초(1000조분의 1)-아토초(100경분의 1) - 젭토초로 내려가는 식임.

13. 100경분의 1인 아토초(attosecond)의 아토( atto)는 18을 뜻함.

14. 100경의 동그라미가 18개라서 아토라는 접두사를 붙이게 됨.

15. 시간을 이렇게 아토초까지 짧게 나누는 이유는, 이정도는 되어야 원자와 전자의 운동을 제대로 관측할 수 있기 때문임.

16. 아토초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단위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익숙한 단위임.

17. 미 에너지부(DOE)의 과학국은 2007년말, 21세기를 주도할 다섯 가지 거대한 도전과제(Grand Challenges)를 선정함.

감수인) ​DOE(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1977년 8월 4일 석유 파동 이후에 세워졌으며 미국이 외국 석유에 대한 독립성을 지키기 위하여 설립되었음. 오일 쇼크가 오자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The Department of Energy Organization Act of 1977이란 법을 제정하여 에너지부를 만듦. 기초과학 연구지원을 많이 함.

 

18. 5가지 Grand Challenges는 전자수준의 물질변화제어, 효율적인 물성설계, 물상의 이해 및 제어,나노수준 생명체 구현기술, 비평형 물성분석 및 제어임.

19. 어려워보이는 용어들이지만, 공통점이 2가지가 있음.

20. 양자역학과 아토초 과학임.

21. 5가지 과제는 양자역학을 이론적인 수준이 아니라 동태적 도구로 사용하는 기술들이며, 5가지의 공통 핵심기술이 원자와 전자의 움직임을 관측,제어하는 아토초 과학임.

22.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것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2016년까지 10년간 해당영역 R&D예산을 2배로 확대해서 집중투자함.

23. 21번에서 동태적이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24. 전자의 운동은 펨토초나 아토초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음.

25. 기존 과학은 이것을 통제할 수 없어서 멈춰있는 정태적인 상태에서 연구를 했다면, 아토초 과학은 움직임을 동태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

26.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서를 보면, 원자는 (+) 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 전하를 띠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핵은 원자의 중심에,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음.

27. 수소 원자에서 전자가 핵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150아토초임.

28. 전자는 핵 주위를 초당 70km정도의 속도로 돌고 있는 것임.

29. 원자내 전자의 운동이 아토초 시간 영역에서 일어난다는 말이고, 이것을 관찰하고 연구하려면 아토초급의 관찰방법이 필요한 것임.

30. 고등학교 화학까지 올라가면 조금 더 어려운 '에너지 준위'라는 개념이 나옴.

31. 원자의 전자들은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에 있는데, 이 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면 높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함.

32. 높은 에너지 상태를 들뜬 상태라고 교과서는 표현하는데, 들뜬 상태의 전자는 불안정한 만큼 낮은 에너지 상태의 궤도로 되돌아가려고 함.

감수인) 들뜬 상태를 영어로 excited state라고 함.

33. 전자가 에너지를 방출하고 낮은 에너지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빛을 발생함.

34. 과학자들이 전자가 어떻게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지 연구하려면 전자의 움직임보다 짧은 빛의 강한 펄스가 필요함.

35. 19세기만 하더라도, 말이 주요 교통수단이라 관심이 많은 동물이었음.

© diefotolui, 출처 Unsplash

36. 1872년, 릴런드 스탠퍼드라는 사람이 친구와 말에 대한 논쟁을 하게 됨.

37. 스탠퍼드는 말이 달릴때 한두개의 발굽은 반드시 땅에 닿아있어서, 네 발굽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한 것임.

38. 말로는 결론이 나오지 않자, 돈이 많았던 릴런드 스탠퍼드는 영국의 천재 사진사 '에드워드 마리브리지'에게 이것에 대한 확인을 의뢰하게 됨.

39. 친구와 사소한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가치로 15억원 정도를 지불해서 에드워드 마이브리지를 고용한 것임.

40. 6년이 지난 1878년, 에드워드는 12대의 카메라를 30cm 간격으로 늘어놓고, 가느다란 실을 셔터에 연결해서 말이 지나갈때 실이 끊어지면서 셔터가 눌러지는 새로운 촬영기법을 시도해서 성공함.

41. 말이 달릴때 네 발굽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12대의 카메라중 3대에 포착되었고, 릴런드 스탠퍼드는 6년만에 내기에서 패배를 함.

42. 내기결과가 화제가 되어 잡지에도 사진이 나가자, 말이 달리는 것을 순차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연결하면 말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알게 됨.

43. 12장의 독립된 사진을 붙이면, 하나의 쇼츠 그러니까 짤이 된 것임.

44. 1년뒤인 1879년, 12대의 카메라를 24대로 늘려서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는 기구가 나왔는데, 이것이 최초의 영사기임.

45. 개인적인 내기에 15억원을 투자했지만, 친구와 내기에서 패배한 릴런드 스탠퍼드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를 만듬.

46.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사진으로 찍으면, 움직임이 흐릿하게 번지는 이미지로 나타남.

© john_cameron, 출처 Unsplash

47. 이때, 아주 빠른 속도로 플래시를 터뜨려 물체를 비추면 순간적으로 시간이 멈춰 있는 것처럼 선명한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음.

48. 밝은 빛과 빠른 조리개가 있으면, 움직이는 물체를 선명하게 찍을 수가 있는 것임.

49. 초당 70km로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엄청나게 밝은 빛이 필요한 이유임.

50. 엄청나게 밝은 빛을 만든다는 것은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을 만들어야 하는 것임.

51. 에너지(E) = HV라는 공식이 있고, V는 빛의 진동수임.

52. 진동수의 단위는 헤르츠를 사용하는데, 높은 빛 에너지(E)를 만들려면, V(빛의 진동수)를 높이면 됨.

53. 펄스는 심장의 박동인 맥박처럼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진동을 의미함.

54. 아토초 펄스는 엄청난 고에너지로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빛의 진동임.

55. 202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물리학과 교수와 크러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교수,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원자물리학과 교수가 바로 이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방법을 증명한 사람들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모습이에요. <사진=노벨상위원회>

56. 노벨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이들이 아토초 펄스를 만든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우리는 과학자가 아니라 유저이므로,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어려운 방법을 설명하지는 않겠음.

 

57. 한명이 방법을 알아냈고, 두명이 실험에 성공해서 현실에서도 아토초 수준의 관찰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정도로 알면 될듯함.

58. 우리는 유저이자 투자자이므로, 이런 것들이 현실에서 어떤 파급효과를 나타낼지가 가장 궁금하기 마련임.

59. 중국이 미친듯이 가지고 싶어하는 ASML의 최신 EUV노광기가 있음.

60. 3나노이하의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장비로, 이 장비의 핵심 기술이 빛을 만들고 증폭하는 광학기술임.

61. 현재는 EUV노광기는 아토초 바로 밑의 펨토초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데, 차세대 EUV노광기에는 아토초급 광학기술이 들어갈 것이라고 함.

62. 펨토초 기술은 안과에서 시술하는 스마일 라식장비에도 적용되고 있음.

63. 아토초와 관련해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쪽은 의학과 화학분야임.

64. 아토초급의 분석기술이 적용되면 음식이나 약을 먹었을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원자 단위급으로 추적을 할 수가 있음.

65. 유전병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된 전자가 유전자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발생함.

66. 아토초 펄스를 사용하면 DNA가 손상되는 짧은 순간을 볼 수 있어, 유전자 손상이 발생하는 과정도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음.

67. 아토초 과학은 의료진단과 신약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빠르게 만들수 있고, 새로운 화학물질의 개발도 마찬가지임.

68. 군사적인 부분에도 큰 변화가 가능함.

69. 아토초과학은 10초에 한번씩 밖에 발사할 수 없는 레이저 무기를 기관단총 쏘듯이 쏠수 있게 만들수도 있음.

70. 전자의 운동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전자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은 화학의 근본 연구방식을 바꿀수 있음.

71. 구글에서는 아토초 연구와 AI를 결합하는 TF팀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음.

72. 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 데이터를 사람이 분석하는게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결과를 도출해보려는 팀이라고 함.

73. 지금까지 물리학이 양자역학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동역학(dynamics)시대가 될 것이라고 함.

74.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때 전자의 레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동역학이 물리학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의미임.

75. 아토초 펄스를 이용하면, 원자의 상태를 초고속,초정밀로 측정할 수 있고, 전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원자내부를 정확하게 알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임.

76. 이런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데는 초강력레이저가 필요함.

77. 시분해 분광학은 물질이나 화합물에서 일어나는 빠른 특성분화를 연구하는 분야로 물리학과 물리화학이 융합된 영역임.

​감수인) 시분해 분광학을 영어로 Time-resolved spectroscopy임. 시간을 잘게 쪼개서 빛을 분석(빛을 단색으로 쪼깨서 분석함)하는 학문임. 분광기의 핵심 부품이 프리즘임.

 

78. 시분해 분광학은 짧은 빛을 비추고(pump), 이것을 고속 카메라로 관측(probe)하는 짭은 펄스폭을 가진 광원(펄스레이저) 개발이 핵심임.

79. 펄스레이저는 화학반응에서 화학결합이 변화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이 가능하고, 원자내 전자의 빠른 움직임을 알수 있게 됨.

80. 아토초 과학의 세계 선도 연구그룹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MPQ),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등임.

81. 이들은 초강력 아토초 제어기술, 아토초 펄스발생기술, 아토초 측정 및 초고속 분광학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

82. 한국은 이중 초강력레이저 부분에서 의미있는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음.

83. 한국 기초과학연구원의 초강력레이저 연구단은 레이저 세기의 세계기록을 3년째 유지하고 있음.

84.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출력이 높은 4,000조W급 레이저를 개발해서 지금도 가동하며 연구를 하고 있음.

85. 4,000조W(4페타와트)는 1시간에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전체 빛 에너지양의 4%정도의 출력임.

86. 레이저는 출력도 중요하지만, 세기도 중요함.

87. 레이저의 세기는 많은 빛을 얼마나 작은 공간에 집중시키는지(집속)에 달려있는데, 한국팀은 2021년 4,000조W의 레이저빔을 지름 1마이크로 미터(100만분의 1미터)공간에 집속하는데 성공함.

88. 전 세계 발전용량의 천배에 달하는 힘을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공간에 집중시켰다는 말로, 현재까지는 세계 기록임.

89. 최근 루마니아에서 1만조W(10페타와트)를 출력하는 레이저를 운용하기 시작했지만, 집속이 약해서 세계 기록은 아직 한국이 보유하고 있음.

90. 한국이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EU가 한국의 5배, 미국이 12.5배, 중국이 25배 성능의 초강력 레이저를 만들고 있음.

91. 한국은 지금보다 10~20배정도 강력한 초강력레이저 추가개발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임

 

92. 세상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고 그 최소 단위는 전자임.

93. 원자의 전자 수와 그 구성은 각기 다른데, 수소 원자에는 전자가 1개뿐이고 산소 원자에는 전자가 8개임.

94. 원자 내 전자의 재배열은 물리학의 많은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정밀도가 향상될 때마다 물리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음.

95. 아토초 영역으로 도약은 양자역학에 견줄 만큼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전자, 화학, 의학 분야등에 큰진전이 기대되는 상황임.

한줄 코멘트. 아토초 기술은 점진적 발전이 아니라 점프하는 수준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도구임. 신기술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한국이 오랜만에 세계급 레이저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앞선 연구가 가능하게 추가 예산이 투입되면 좋겠음. 벌컨포 처럼 쉴새없이 발사되는 레이저포를 가정해보면, 안보측면에서도 필요한 기술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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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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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ckie Chan · 일 년 전
    찰나의 순간 많은 게 이루어진다.
  • 마르지않는샘 · 일 년 전
    블로그에서 한번 오렌지보드에서 한번더 복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