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과연 하반기에도 떨어질까?
최근 유튜브나 기사를 보면 하반기 유가전망을 8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뷰가 조금씩 보인다
하락 근거는 "경기침체" + 미국의 "증산"
경기가 안 좋으니깐 수요가 감소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유가가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미국 Rig 숫자 안 보이냐?? 공급도 증가할 것이다.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애초에 일단 수요가 감소해서 유가가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증시에는 더 안 좋은 상황이다.
공급이 감소한 상태에서 가격이 더 떨어진다? 그러면 수요가 완전 후퇴한건데, 그건 완전 나가리지...
이렇게 수요 감소로 유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박살났다는 의민데, 그걸 각국 정부가 내버려둘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어떤 수를 써서라도 수요를 어느정도 유지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량, 그런데 충분한가? NO!
출처: Oil Price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량인데, 미국에서 수입하는 양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양을 넘어섰다.
이렇게만 보면 미국이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보이지만 숫자를 봐야 한다.
작년 12월 기준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10bcm초반, 미국으로부터 2bcm초반의 물량을 수입했다.
근데, 올해 6월 기준 러시아,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4bcm 초반이다.
즉, 작년 말에 12bcm을 수입하던게 8bcm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4bcm이 부족한 상황 그래서 유럽 천연가스 재고가 계속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이다.
계절성을 핑계로 말할 수 없는게 작년 6월에는 러시아로부터 12bcm을 수입했었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량이 증가해 10bcm까지는 올라가줘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량도 한계일 가능성이 있다.
멈추지 않고 증가 중인 미국의 Rig 수
출처: investing.com
미국의 Rig Count 숫자를 보면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야 이거 계속 이렇게 늘리면 10bcm까지도 가능하겠는데 무슨 문제야?" 이럴 수 있다.
하지만 땅을 판다고 다 채굴이 가능한게 아니다.
땅을 파봤는데, 생각보다 양이 적을 수도 있고, 퀄리티가 떨어져서 채산성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여기에 내가 말하고 싶은건 새로운 굴착으로 Rig의 증가는 이해하는데 기존의 재고로 갖고 있던 Rig 수는 봤냐는 거다.
새롭게 Rig를 파고 있긴 하지만 Rig 재고(DUC)는 이미 완전 바닥인데?
해당 그래프는 미국에 있는 DUC(Drilled But Uncompleted Well Count)다.
DUC는 나중에 캐내기 위해 일단 구멍만 뚫어 놓고 채굴하지 않은 상태의 채굴처(곳간)를 의미한다.
그래프를 보면 2020년 중반까지 치솟다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TI 가격, 출처: investing.com
유가와 함께 보면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유가가 낮으면 채굴업체(E&P)들이 DUC를 확보하기 위한 장비의 비용이 저렴해진다.
그래서 채굴업체들들은 이렇게 가격이 저렴할 때 장비를 임대해 DUC를 많이 확보하고 나중에 유가가 오를 때 곳간에 쌓아둔 보물을 하나씩 내놓으면서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보인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현재 미국 E&P업체들은 여유 DUC를 거이 다 써버린 상황이다.
쉽게 말해 유가가 오를 때를 대비해 아껴두었던 곳간이 텅텅 비었다는 소리
이 상황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양의 천연가스와 원유를 미국이 공급해주기는 힘들 것 같다.
최대의 변수: 러시아
모건형님들 무시하지만 괜히 이 사람들이 연봉 수억씩 받는게 아닌데...
여기에 러시아가 수출 물량 갑자기 뚝 끊으면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봤나?
푸틴은 전쟁도 일으킨 사람이고, 러시아 내부에서 맘에 안 드는 사람은 쥐도새도 모르게 죽이는 사람이다.
이 사람한테 일반적인 상식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이지...
수틀리면 어디든 보복해버리는 푸틴...
투자 아이디어: 금광이 잘 될때는 청바지 회사를 사야지~
결론적으로 하반기에 유가가 떨어질 거라고 베팅하고 투자하는건 너무 리스크한 선택같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이런 개발하는 E&P 업체보다는 관련 E&S(Equipment and Services) 업체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수요가 있는 곳에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주식을 하고 싶다면 세아제강 패밀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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