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화두, 매크로 공부를 해야하나?
워렌버핏 선배님의 옥시덴탈 석유 주식 매입 뉴스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가들은 매크로를 안 보는게 아니라
내 기업에 영향이 없는 매크로만 안 보는게 아닐까?"
이러한 생각은 버핏선배님의 첫 옥시덴탈 매수 시점(3월 9일)을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하 "러우침공")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던 점을 고려하면서 처음 들었다.
2022년 2월 24일 러우침공이 시작되고 2주가 지난 후 버크셔는 옥시덴탈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매수 주체가 버크셔 펀드라는 법인인 점과 매수 규모를 고려한다면 사실상 2주의 시간은 행동을 하기 위한 내부 절차로 인한 불가피한 시간 지연이라고 생각된다.
의사결정 절차가 없는 개인자금을 운용하셨더라면 러우침공이 시작된 직후 매수를 시작하셨을 것 같다.
짧은 내 생각으로는 버핏 선배님은 러우침공이 유가 상승을 이끌 것이고, 이러한 상승은 구조상 길게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이렇게 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매일 지분을 늘려가고 계신다.
시클리컬은 무거운만큼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반동도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상승도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내가 정치, 금리, 산업 변화 등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매크로라고 폄하하면서 오히려 공부를 외면해왔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주식(기업)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 기업이 속한 산업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고, 이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매크로(금리, 정치 등)인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대가들은 매크로 중에서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매크로, 내 산업에만 특정지어서 영향을 끼치는게 아닌 매크로(환율, 금리 등)에 대해서는 둔감하지만 내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매크로(러우 전쟁으로 인한 정치 및 글로벌 판도의 변화)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얼마 전 승도리님이 쓰신 글을 보면서 확신을 얻었다.
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나는 산업&정치&금리의 변화에 매크로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애써 외면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외면한 이유는 처음 공부해보는 영역이고, 공부할 영역이 방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
Market Timing은 고민하지 말자
But, Market Direction은 고민해야 한다.
두번째 화두, 마켓 타이밍을 노리지 말고 확률이 높은 투자를 하자
피터린치 선생님은 투자를 할 때 (1) 기업의 성장성 (2) 기업의 가격 이 두가지만 고려하신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 이 생각을 갖고 투자를 시작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나도 모르게 (3) 상승 시점 을 투자요소에 고려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1) 기업의 성장성 도 있고, (2) 가격도 저렴한 회사를 찾았지만 (3) 상승 시점을 고려해 "지금은 안 오르겠지 나중에 오르면 사야지" 하는 생각으로 종목을 선별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반기를 되돌아보니 참담했다.
나중에 오르기 시작할 때 사야지 했던 종목은 어느날 초급등을 해 매수하기 두려운 가격이 되었고
이 상승에 FOMO를 느낀 나는 갖고 있던 종목을 팔고 부랴부랴 추격매수했고
귀신같이 상승 종목은 조정을 받고, 교체 매매를 위해 팔았던 종목은 다시 오르고
몇번 반복하고 난 뒤 스터디원들은 "영리한 황소 픽 2개 다 떡상이네 축하해"하시는데, 내 계좌는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결국 되돌아보면 1%, 2%를 더 먹겠다고, 모든 걸 다 먹겠다고 천둥벌거숭이마냥 돌아다니다가 다 못 먹었다.
그래서 이번을 되돌아보면서 든 생각은 앞으로 (1) 기업의 성장성 (2) 기업의 가격 이 2가지만 고려하고, (3) 상승 시점은 매수에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1)과 (2)를 고려해 가장 성장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가장 높고, 성장할 때 Upside가 높은 종목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발바닥에 사서 정수리에 파는 건 신이나 가능한 일
대신 여기가 발인지, 무릎인지, 어깨인지, 정수리인지 고민하자
세번째, 과거의 Data는 믿어야 할까? 참고만 해야할까?
올해 상반기 말쯤 내 포트폴리오는 IT/소비재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다.
IT/소비재로 비중을 몰렸던 이유는 단 하나의 이유 "Valuation이 저렴해서"였다.
과거 Historical PER(1개년, 3개년, 5개년)과 비교했을 때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2~3년 후 정상화되었을 때(매출과 영업이익이 시나리오대로 성장했을 때) 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금 매수를 넘어 레버리지를 썼고, 레버리지를 다 쓰고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종목을 매도하고 추가로 매수하는 악수를 두었다.
그러던 중 자이노님 블로그에 있는 이 글을 보게 되었고,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레버리지로 청산당한 사람들은 이상한 테마주에 몰빵해서 청산당한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니...
게다가 글을 읽어보면 청산당한 사람들의 모습과 내가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첫번째, 좋은 종목의 선정(스터디원들도 좋다고 인정함)
두번째, 악화되지 않은 업황(IR 통화 결과 오히려 더 좋아짐)
세번째, 밝아보이는 미래(정부 정책과 산업 성장이 동일함)
그래서 꾸준히 물을 타고 있었고, 결과는 6월 중순쯤 올해 상반기에 번 수익을 다 까먹고 오히려 (-)로 갔었다.
그러던 중 스터디 형님이
지금 저PER 라고 매수하면 초저PER를 맛 볼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 때 PER 1미만 수두룩했었고, 그 때 시장에서 Out 당한 애들 다 그거로 Out됐다.
실제로 이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내가 경험했던 코로나 하락장만 생각하면서 기다리면 결국 다시 내가 생각했던 PER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그럴려면 1~2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과연 내가 기다릴 수 있을까??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코로나때는 전세계 정부가 유동성을 풀면서 증시를 살리려 했던 시점이고,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전세계 정부가 물가를 안정화시킬 정도까지 유동성을 회수하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꿈꾸는 PER Multiple의 정상화는 너무나 먼 미래로 생각되었고, 몰빵한 주식을 정리했다.
그 뒤로 몰빵했던 종목에서 더 큰 하락이 왔고, 만약 그 하락을 맞았더라면 시장에서 나도 Out됐을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과거의 Data를 현재와 비교할 때는 완벽하게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안된다는 점과 만약에 비교하기 위해서라면 최대한 비슷했던 과거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가령 지금의 상황은 코로나의 하락장보다 1970년대의 하락장이 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공부해야 한다.
다만 억지로 역사에 지금을 끼워맞춰선 안 된다.
결론, 상반기 망했어요~ 근데 하반기는 자신있어요.
다들 올해 상반기 매매 일지 쓰시던데, 나는 상반기 말에 포트폴리오를 대거 바꿔 다행히 손실의 폭을 줄였다.
상반기 투자 결과 수익률 -11.97% !!
아아 찬란했던 3월이여... 역시 가슴이 웅장할 때 다 팔아야 해...
6월 수익률이 -11.26%인데, 6월 2주차까지만해도 2주간 수익률이 -25%였었다.
3주차부터 포트폴리오 급하게 바꾸면서 다행히 많이 올라온 계좌... 스터디 형님들 감사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100% 이상 레버리지 쓰던 내가 이정도만 손실 본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
올해 상반기를 복기하며 비록 작년 수준의 수익률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앞으로 질적으로 성장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상반기의 손실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될 것이다!
내년의 나는 오늘 작성한 이 글을 다시 태그하며 성장한 모습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길!!
성장을 위한 손실은 손실이 아닌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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