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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음 반도체 업싸이클은 어떻게 진행될까 - 차량용 반도체+ DDR5 + 인공지능 + 유동성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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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인 의견

전편에 이은 후편입니다. 좋은 시각 올려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썸네일이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 추가하였습니다. 썸네일 출처가 2021년 외국 기사인데, 참고해 볼만 합니다. 일독 권합니다.

전편 : 금융위기 이후 모든 반도체 싸이클 복기 - 역사는 반복된다 (Feat.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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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2Q21-4Q22 ( 주가 15만 원 →7만 원 초반대 )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2021년 4월을 고점으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확히 2021년 4월 무렵부터 반도체 현물 및 고정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급단과 수요단 모두에서 반도체 가격을 끌어내리는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공급단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0년과 2021년에 거쳐서 막대한 CAPEX 투자를 집행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요단에서는 수요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공급했던 글로벌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며,

 

각국 중앙정부는 이러한 고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며 수요위축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나아가 러우 전쟁 등 패권주의의 충돌로 세계 경제의 블럭화가 심각해지고, 핵전쟁이 거론되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대외적인 여건 때문에 반도체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실로 반도체의 겨울을 체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투입량을 감축하고 재고를 줄이는 등 공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⑦ 1Q23 ~ ? ( 7만 원 초반대 → ?)

 

현재가 반도체의 겨울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언젠간 봄이 찾아오듯, 또 언젠가는 반도체의 봄이 찾아올 것입니다. 다만 다음 싸이클에는 어떤 수요가 증가하리라고 쉬이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반도체 업싸이클이 예상치못한 상황이 찾아오면서 도래해왔습니다. 2013-14년도에는 엘피다 파산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2015-16년도에는 서버 수요의 증가로, 2020-21년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서버 수요 및 IT 수요 증가로 업싸이클이 도래했습니다.

 

2009년(독일 키몬다)과 2012년(일본 엘피다)에는 DRAM 공급업체가 하나씩 퇴출되면서 공급제한이 일어났던 반면, 2016년과 2021년에는 이러한 퇴출 없이 오로지 수요 증가로만 업싸이클이 발생하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DRAM 공급업체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 회사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상상 이상의 파괴적인 상황 이외에는 더 이상 공급업체의 퇴출을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2000년대처럼 공급업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벌이는 치킨게임과 현재 3사의 과점구조의 상황에서 벌이는 치킨게임의 기회비용은 크게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NAND는 차치하고, 적어도 DRAM 산업에서 치킨게임은 일어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DRAM 사이클은 기존 업체들의 퇴출보다는, 기존 업체들의 CAPEX조정에 집중하면 될 것입니다.

다행히도 DRAM의 주요 플레이어들은 최근 설비 투자의 감축을 진행 중입니다, 재고 조정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해소될 실마리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왔던 삼성전자가 1Q23에 엄청난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컨퍼런스 콜에서 아래와 같이 드디어 감산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① 이미 진행 중인 라인 운영을 최적화하고,

② 엔지니어링 Run 비중을 확대할 것이며,

③ R&D 비중 확대 등을 통해서 생산 계획을 하향 조정에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나아가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모두 작년 예상보다도 더 큰 규모의 감산을 진행 중인 점도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3년 CAPEX 계획을 기존 $7~7.5B에서 최근 $7B로 추가로 낮췄고, 웨이퍼 투입량 역시 기존이 20% 감산하기로 했던 것을 현재에는 25% 감소시키는 것으로 하향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인 이제 크게 늘어나지 못하는 수순에 들어섰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공급업체의 퇴출을 바라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일 것입니다. DRAM의 사용처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서버>모바일>PC>소비자 가전 서버 순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론 이 중 어느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리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재난지원금의 지급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2021년에 IT 및 가전을 대량으로 구매했고, 이러한 내구재는 통상 4-5년 이후에나 교체주기가 도래합니다. 모바일은 2014년 이후로 성장률이 둔화된 섹터로, 이전보다 크게 성장률이 튀어오르리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서버 역시 언택트 수요의 증가로 2021년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왔기에, 증가율의 측면에서 코로나19가 휩쓸었던 당시와 견줄 수 있는 상황이 당분간은 일어나긴 어려울 것입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VR, 5G 등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다만 해당 영역들은 최근 엄청난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음에 분명합니다. 아마 이 중에서 일부는 분명 DRAM 산업에서의 수요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VR, 5G 등도 결론적으론 대부분 다음 싸이클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로봇을 상용화하기까지엔 필요한 기술개발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스마트팩토리 등이 경제성이 있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기술의 비용절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5G 역시 폭발적인 성장이 나오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3G에서 4G로 빠르게 전환이 이루어진 이유는 풍부한 컨텐츠 덕분이었습니다. 텍스트와 사진 위주의 컨텐츠로 한정된 3G는 동영상 위주의 풍부한 컨텐츠를 갖춘 4G에게 빠르게 주도권을 내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5G는 ( VR, AR, 자율주행을 내세우기는 하지만 ) 일반 사람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5G로 언젠가는 이행되겠지만, 그 과정에선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매우 점진적인 성장만이 있을 것입니다.

- VR은 분명 새로운 경험을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이색적이지만, VR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휴식시간과 실내라는 점에서 보편화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정도로 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됩니다.

결국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 로봇, 5G, VR)들이 DRAM 수요를 자극할만한 상황이 급격하게 일어날 것이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요인은 내연기관의 전기차화/전장화/자율주행화와 함께 인공지능의 성장입니다. 차량의 전기장비화와 전기차화는 필요한 기술을 어느정도 확보한 상황이며, 자율주행 역시 상용화의 목전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차량의 전기장비화와 전기차화는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기에, 반도체 수요를 자극하는 데에 충분한 요인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최근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가격을 수 차례 인상시키면서 전기차의 출혈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은, 반도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전기차 판매량 확대로 인해 좋게 볼 여지가 많은 이슈라고도 생각됩니다.

 

 

나아가 일반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수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수는 수 배 가량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전기차에 전기장비화 비율이 더 높아진다면 완성차 하나에 필요한 반도체 양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가 2020년 ESG 트렌드와 함께 급성장했던 것과 같이, 자율주행차도 다가올 미래에서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2026년에는 자동차용 반도체가 DRAM 중 5.3%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DDR5 시대의 개막도 예고되어 있습니다. 올해 인텔이 서버용 CPU를 상반기 중에 양산을 본격화하면, 내년부터는 DDR5를 채용하고자 하는 서버 업체들에게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DDR5 제품들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옴디아는 내년 DDR5의 시장점유율이 51%로, DDR4(49%)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DDR5는 기존 DDR4 제품들과 대비해서 수익성이 월등히 좋은만큼, 반도체 기업들에게 수익을 개선시켜줄 요인으로 뽑히고 있습니다. DDR5의 생산 과정이 DDR4보다 복잡하기에, 자연적인 감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나아가 ChatGPT가 촉발한 AI는 정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인만큼, 가장 그 성장성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는 GPT4.0 모델을 이용하여 자사의 업무용 툴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코파일럿(Co-Pilot)을 발표했는데,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 자신과 함께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일론 머스크와 구글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보통 AI에 대한 투자를 위해서는 막대한 서버를 구축해야 하며, 병렬연산을 위한 막대한 GPU 반도체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인공지능 투자에 쓰이는 GPU에는 고성능메모리반도체의 일환인 HBM3가 대량 탑재되어 있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평가됩니다. 각종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미래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요소로 판단하고 투자를 대규모로 진행한다면, 이는 반도체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로도 평가됩니다. 

 

 

특히 물가가 빠르게 피크아웃하면서 금리가 내려오고,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도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라는 점도 반도체 투자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악화된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금리 인하 내지 동결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연결되면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집니다.

 

US CPI RATE

US PPI RATE

다만, 이러한 변화가 하루사이에 금방 이뤄질 것이라는 점은 아닙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미비하여 상용화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고, DDR5로의 전환이 더 뒤로 밀릴 수도 있을 것이며,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도덕적이든 다른 이유에서든 밀릴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 이전의 싸이클은 이러한 예상이 무의미할 정도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 2013-14년도의 싸이클을 이끌었던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더라도 많은 투자자 분들은 기술 변화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이 있기에, 피쳐폰이 명맥을 장기간 이어나가리라 생각했습니다. 보기좋게 이러한 예상은 훗날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 2016-18년도의 싸이클을 이끌었던 서버 수요 역시 어마어마할 것이라 생각한 투자자는 적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주는 이점도 있었지만,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사는 행위에 어느정도 거부감이 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2016년 당시 유튜브가 현대 사회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우리 세상을 이렇게나 빨리 잠식할 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 2020-21년도의 싸이클을 결과론적으로 초래했던 코로나19도 발병 초기에는 신종플루나 싸스, 메르스 정도로만 그칠 것이라 예견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설령 발병의 정도가 심각해지더라도 도시를 봉쇄하고, 만남을 제한하고, 일자리를 폐쇄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싸이클에선 범인인 저로선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현실화되며 시작됐습니다. 13-14년도의 스마트폰이 그러했고, 16-18년도의 서버 투자가 그러했으며, 20-21년도의 코로나19가 그러했습니다. 다음 싸이클을 쉬이 예상할 수는 없지만, 분명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될 것이라고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전의 싸이클은 모두 세상의 변화와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업싸이클도 그러할 것입니다.

코로나19와는 다른 새로운 질병의 도래

핵전쟁 및 세계전쟁 발발

AR글라스와 같은 신기술 IT기기의 유행

DDR5로의 신속한 전환

각국 정부의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 금지 정책(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의무화)

ChatGPT가 촉발한 AI 투자 붐

이 중 어느것도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이벤트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싸이클엔 어떻게 세상이 변화할 지 상상해보는 것 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예상하는 다음 싸이클에서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이 크게 유행함과 동시에 서버의 DDR5로의 전환이 수반되면서, ChatGPT가 촉발한 AI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내지 동결로 인한 유동성 랠리는 반도체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 시나리오들은 실제로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서 어떤 모습이 나올 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것도 반도체 투자에 있어 하나의 투자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오렌지보드 회원 분들은 어떤 시나리오를 그리고 계신지 귀뜸해주시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썸네일 출처 : As Semiconductor Spending Explodes,This Sure Feels Like a Super 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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