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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2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번역+약간의 해설 ⑪

에이버리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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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많이 늘어지고 있는 것에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ㅠㅠ 재촉한 분도 없고 나름 빠르게 해보려고 하는데 분량이 워낙 많기도 해서 자꾸 이래저래 늦어지네요. 그래도 이제 정말 끝이 보이네요. 그럼에도 계속 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주까지는 무조건 끝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글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에이버리님의 리포트 | 오렌지보드 (orangeboard.co.kr)

감사합니다 :)

 


 

질문자 19:

안녕하세요 저는 카를로스 산체스라고 하며 과달라하라 멕시코에서 왔습니다. 이 자리에 올 수 있어 영광입니다. 저는 변호사이고 기업 법률에 관해 멍거 선생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의 경험과 성공에 비추어 볼 때 랄프 톨토렐라 같은 이가 버크셔의 사내 변호사가 되기 이전에 만났다면 그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아주 잘 해내기 위해 어떠한 원칙과 교훈을 가르쳐 주셨을 것 같습니까?

 

멍거:

*제가 질문 주신 것을 전부 이해했는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제가 변호사로 성공하기 위해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많지 않습니다. 제 사위는 오늘날 큰 로펌의 관행에 대해 이는 마치 "파이 먹기 대회와 같으며 이긴 사람이 더 많은 파이를 먹게 된다"라고 묘사해 주었습니다.

*질문자의 억양이 특이해 굉장히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저 역시 스크립트를 보지 않았다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버핏:

(웃음)

 

멍거:

저는 그저 이런 로펌은 피하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은 그저 파이를 먹고 있기에는 너무 짧습니다.

 

버핏:

찰리는 법률 일을 아마 1964년부터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멍거:

1962년이네.

 

버핏:

62년이군. 찰리는 제게 4~5개 정도의 조언을 주었는데, 이는 법률가라는 배경에서 온 것은 아니지만 그 시스템을 잘 알고 있기도 하고 어찌 됐든 하버드 로스쿨에서 교수들을 비웃거나 했음에도 꽤나 좋은 성적을 받기도 하기도 했죠. 그는 이 세상 그 누구도 제게 주지 못했을 4~5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로펌이든 그 무엇이 됐든 말이죠.

제가 문제를 설명한지 0.1초도 되지 않아 찰리는 그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정답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중 하나를 작년에 언급했기 때문에 올해는 넘어가겠습니다. 저희는 찰리라는 세계 최고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저는 이를 십분 활용했죠. 하지만 찰리는 변호사 일을 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그는 자신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이들을 위해 시간당 20달러 정도를 받으며 일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찰리는 이렇게 인생을 사는 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마 그가 옳았을 것입니다. 계속 변호 사일을 했다면 아마 불행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을 지속하는 것은 재미도 없었을 것이고 이는 마치 제가 다른 이들에게 투자 조언을 주거나 혹은 다른 이들에게 받는 것과 같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이 재미없었고 찰리 역시 이를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저희 자신을 위해 일하기로 했고 지금까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멍거:

저희는 불만이 없습니다.

 

버핏:

전혀 없죠. 좋습니다. 베키?

 

 

베키:

이 질문은 라이언 하딩씨의 질문입니다. 새롭게 설정된 법인세 하한 15%에 대한 것입니다. 그가 이해하기로는 해당 법안은 3년 단위 보고 이익을 기초로 시행됩니다.

첫 번째로 현 재무 보고 체계 하의 미실현 손익이 법인세 하한을 계산하는데 포함되나요? 이것이 명목상의 이연 법인세를 현금 법인세로 바꿀 가능성이 있을까요? 비록 주요 보유 종목의 시장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경우에도 말이죠. 두 번째로 이것이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한 세금 혜택의 효과를 줄어들게 할까요?

 

버핏:

두 번째 질문에 관한 답은 아마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 확신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질문자께서는 제가 *마크 햄버그에게 한 질문과 같은 질문을 하고 계십니다. 햄버그는 기업에 대한 이해, 세법에 대한 이해, SEC 규칙 등을 이해하고 통합하는 데 있어 미국 기업계 내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입니다. 이 질문은, 특히 유가증권에 관해서는 아직 답변된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세법의 여러 조항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영업에서 창출된 이익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저희 스스로의 의견을 전해드렸습니다.

*마크 햄버그는 버크셔의 CFO입니다.

저희는 이것이 몇 년 전에 새로운 세법이 도래했다거나 해서 이를 고안해낸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미실현 자본 이익을 포함하지 않고 보시라고 했죠. 하지만 저희는, 제 생각에, 어떠한 일이 발생해도 15%의 세금이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봅니다. 저희는 정확한 규칙만 알게 되면 방법을 찾아낼 것이며 15%의 세금을 지불할 것입니다.

제가 운용하던 파트너십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 저희는 연방 소득세로 52%를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세율은 극적으로 떨어졌죠. 그리고 산본 맵의 경우 당시 세법체계 하에서 피할 수 있던 이연 법인세를 내도록 바뀌기도 하였습니다. 52%의 세율은 엄청난 세금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세법과 함께 살아갈 것이며 미국에서 기업이 과도한 세금을 내고 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 기업이 (이 세금을 낸다고) 세계를 상대로 하는 경쟁력에서 뒤처진다거나 하는 등의 주장은 제 생각에 터무니없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법안에 대한 제대로 된 내용이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정확한 내용을 알고 나면 그 15%를 낼 방안을 찾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매년 어찌 됐든 저희는 세금을 내고 있고 일찍이 제가 지적한 것처럼 미국에 버크셔만큼 세금을 내는 기업이 1,000개가 있다면 미국 내의 다른 그 누구도 소득세, 사회 보장세, 증여세, 주세 등을 전혀 납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버크셔 같은 기업 1,000개는 현행 세법 하에서 연방 전부가 거두는 조세 수입 전체를 충당할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저희 세금 몫이 1/500 가량이 된다면 기쁠 것입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수준의 세금은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희가 미국에 산다는 것은 특권입니다. 하지만 지출을 조절할 필요는 있습니다. 의회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제 아버지가 의원이었을 당시에도 그랬지만 해가 지나면서 더 심해졌더군요. 찰리?

 

멍거:

저희는 이 주제를 일찍이 다뤘습니다.

 

버핏:

좋습니다. (웃음) 9 구역으로 넘어가죠. 9구역이 맞죠? 맞는 것 같군요.

 

 

질문자 20: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아블론 그로스이고 LA에서 온 주주입니다. 이번이 제가 참여한 네 번째 *자본주의 우드스톡 페스티벌입니다.

*우드스톡은 미국에서 열렸던 전설적인 록 콘서트의 명칭입니다. Woodstock of Capitalism은 버크셔 주주총회의 별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서로에 대해 대중에게 얘기하지 않은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지금 하고 계신 사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버핏:

두 번째 질문을 답변하겠습니다. (웃음) 저희 사업에서 힘든 점은 없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하는 사업을 사랑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별일이 없다면 저는 *재무부 단기 채권을 조금 사고팔 것입니다.

*버핏은 이를 "I'll roll some T-bills"라고 표현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T-bill을 만기가 충분히 남은 것으로 교체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실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서로를 좋아하며 그 누구도 다른 이의 직책을 탐내거나 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이상적인 업무 환경입니다. (사무실은) 제 집으로부터 5 분 거리이고 따라서 저는 평생을 출근하며 살았고 이보다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찰리에게 여러분께서 듣지 못한 많은 재밌는 얘기가 있을텐데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지 들어보도록 하죠. (웃음)

 

 

멍거:

워런과 저는 선천적으로 많은 재밌는 얘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워낙 각자가 특이한 일을 하기 때문에 (재밌는 얘기 없이도) 서로를 즐겁게 해줄 수 있습니다.

 

버핏:

우리가 혹쉴드 콘을 매입할 때 자네가 변호사에게 했던 얘기를 해주는 게 어떠한가?

 

멍거:

기억이 안 나는데 자네가 해주게나.

 

버핏:

(살짝 어이 없다는 웃음) 1966년에 볼티모어의 한 백화점을 사러 갔는데 변호사가 필요했습니다. 근처에 살면서 정확히 시키는 대로 하는 변호사가 필요했죠. 제 기억으로는 찰리가 윌머 커틀러 로펌의 매우 훌륭한 변호사를 데려왔는데... 찰리 자네가 그 변호사에게 준 지시 사항이 기억이 나지 않는가?

 

멍거:

기억이 나지 않네.

 

버핏:

찰리는 그날 처음 본 변호사에게, 제가 당시 35~36세 정도였는데, 워런을 다른 90세 고객처럼 대하라고 하더군요. 이 친구는 찰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저희는 빠르게 거래를 했고 은행을 찾아갔습니다. 퍼스트 내셔널 은행이었죠. 아마 (퍼스트 내셔널이 아니라) 메릴랜드 내셔널 은행이었던 같던 것 같네요. 캐미 슬랙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맞지 찰리?

 

멍거:

맞네.

 

버핏:

저희는 1,200만 달러짜리 매입 건에 대해 600만 달러를 빌리러 갔는데 캐미는 저희를 보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지금 이 작고 오래된(little old) 혹쉴드 콘을 산다고 600만 달러를 빌린다고 하셨나요?"라고 했고 찰리와 저는 그렇다는 식의 말을 했었습니다. 메릴랜드 내셔널은 저희가 처음 전화한 곳이었고 만약 거절당했다면 다른 은행에 가면 됐습니다. 어쨌든 그들은 저희에게 대출을 해주었죠.

하지만 그 직원이 "작고 오래된 혹쉴드 콘"이라고 말했을 때 저희는 즉각 아마 이것이 저희가 지금껏 본 것들 중 최고의 거래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시점부터 이를 다시 어떻게 되팔지 생각했죠. 하지만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샌디 갓츠먼이 역시 이 거래의 일원이었는데 이처럼 잘 되지 않은 거래 역시 어떤 측면에서는 잘 된 거래처럼 즐거웠습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골프를 치는데 매번 홀인원을 칠 것을 알고 있고 스윙을 할 때 마다 300~400 야드 멀리 있는 구멍에 쏙 들어간다면 그 누구도 골프를 치지 않을 것입니다. 제 말은 재미의 일부라는 것은 숲 속으로 날려버린 공을 때때로 구해낼 수도 혹은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것에서 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완벽한 종류의 게임을 하고 있고, 둘 모두 이를 즐기며, 저희가 믿지 않는 일들은 하지 않아도 되며, 어떤 집단에게도 지시를 받거나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저희 스스로운의 운명을 구축합니다. 어떠한 측면에서는 기업을 운영하는 독자적인 원칙을 구축합니다. 이는 인생에 있어 크나큰 사치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전세계의 다른 기업이나 CEO의 상관이 되거나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는 싫더라도 특정한 것들을 준수해야 합니다. 적절한 설명이었는가 찰리?

 

멍거:

그렇다네.

 

버핏:

좋습니다. 베키?

 

 

베키:

메릴랜드 경영 대학원 교수인 데이빗 카스씨의 질문입니다. 작년 주주총회에서 워런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을 합병 아비트러지 전략의 일환으로 다수 확보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영국 관리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병을 막아섰는데 이에 따라 지분을 줄이거나 완전 매각하셨습니까?

 

버핏:

주식과 관련해서 저희는 13-F처럼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아니면 아무 정보도 드리지 않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공시한 10-Q를 통해 몇 가지는 알아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꽤나 자세히 보셔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놀라울 정도로...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군요.... 규제 기관 등에 협조적이었습니다. 이 거래를 하고 싶어했고 제가 보기에는 반대하는 측에 많은 것을 양보했습니다. 그렇지만 특정 국가가, 이 경우에는 영국이죠, 반대한다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들은 미국보다 이 거래를 막기에 용이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것이 그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는 더 많은 돈을 제시한다고 해결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만 성사되지 못한다면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블리자드 측의 결격 사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하지만 성사되어야 할 일이 꼭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18개월 전에 도미니언 에너지와의 거래에서 이러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들은 저희가 인수하고 싶었던 것들 상당 부분을 사도록 허락했지만 미국 정부가 사실상 제 생각에 저희가 남들보다 더 잘해낼 수 있고, 고객은 물론 연관된 주도 반대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것들은 살 수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정부에 대항할 수는 없죠. 그리고 문제가 없는 것을 해결하고자 시도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이 경우에 미국 정부는 실수를 했고 영국 정부 역시 실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찰리가 표현하길 대도시에 사는 삶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여러 많은 것들에 달려 있습니다. 찰리?

 

멍거:

제 생각에 저희가 하는 일은... (웃음)... 아름답게 거절당했더군요.

 

버핏:

좋습니다. 10 구역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웃음)

 

해설 1: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주당 95 달러를 주고 687억 달러에 인수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미국 내부와 영국의 독과점 관련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법원에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측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영국 당국은 초기 스트리밍 게이밍 시장의 경쟁과 관련하여 우려를 표하며 이 거래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 이후 영국 CMA 역시 스탠스를 바꿔 협상을 하고자 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이 합병이 성사될 것이라 보고 차익거래의 일환으로 액티비전 주식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버크셔의 23년도 1분기 13-F에 따르면 보유 수량을 6%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설 2:

버크셔는 2020년 11월에 도미니언 에너지로부터 가스 수송과 저장과 관련한 자산을 매입했고 도미니언으로부터 추가적으로 퀘스터 파이프라인을 매입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무역 위원회가 1976년 하트-스콧-로디노 독과점 법안을 근거로 퀘스터 파이프라인의 인수에 제동을 걸자 21년 7월 12일 자로 이 거래를 포기하게 됩니다.

 

 

질문자 21:

안녕하세요. 캐나다 노바 스코샤의 에본포트에서 온 엔더슨 풀러라고 합니다. 질문을 드리기 앞서 투자자로서 여러분께서 주신 통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제가 버크셔로부터 배운 가장 강렬한 가르침은 적절하게 설계된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강조입니다. 제 관점에서 사업체를 소유하고 이끄는 것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업이 나아감에 따라 투자한 자기 자본으로부터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 괜찮은 보수, 강력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가장 높은 직위에 있는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비록 버크셔 자회사 경영자들에게 상당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하셨지만 이는 독립적으로 기업을 이끌 때보다는 분명 적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일에 대한 열정과 기업을 매각하고자 하는 의사는 역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인데 버크셔는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고 있으며 자회사 경영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일정 부분 이익을 포기해 버크셔에 넘기도록 하고 있나요? 감사합니다.

 

버핏:

저희가 찾고자 하는 이들은 정말로 자신의 사업을 사랑하지만 상장 기업이 될 경우 이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부산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만약 자신들에게 이래저래 지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지만 차마 그들을 화나게 할 수는 없다거나, 명칭이 뭐든 간에 무역 협회 같은 곳에서 무임승차자(free-rider)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동조해야 한다거나 하는 등등 일을 하면 타협해야 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찰리와 저는 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다섯 명의 상관을 모셔봤습니다. 저는 그 다섯을 모두 좋아했고 그중 둘은 제 인생을 개선하는데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 다섯을 모두 좋아했습니다. JC 페니의 쿠퍼 스미스 씨 밑에서 저는 시간당 75 센트를 받고 일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JC 페니에서 일하는 게 좋았습니다. 제 말은 JC 페니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다는 게 아니라 쿠퍼 스미스 씨 밑에서 일하는 게 좋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들이 제게 시키는 것을 하면 됐습니다. 처음에는 남성 셔츠를 팔고 그다음에는 남성 의류를 팔고 그다음에는 아동복을 파는 일 등을 했으면 됐습니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네브래스카 대학 재학 중에 훌륭한 상관을 만났었죠. 벤 그레이엄 밑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전부 괜찮았지만 제 스스로를 위해 일하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었습니다. 만약 스스로 큰 기업을 소유할 수 없다면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일을 맡는 것이 가장 유사한 일일 것입니다. 아마 많은 경우에 경멸하는 애널리스트들을 대접할 필요도 없고 은행과 돈을 빌리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나 끔찍한 시기에 말이죠. 제 생각에 제게 있어 의미 있는 온갖 종류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 스스로 기업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사업에서 발을 빼고 싶어 하는 형제가 있다거나 하는 것처럼 버크셔에 파는 것 외에는 그럴 수 없는 수백만 가지의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가족 기업을 소유하고 있고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경우라면 상장 기업의 경우보다는 전체를 소유하기 아마 더욱 쉬울 것입니다만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왜 제가 만약 수십억 달러 가치가 있는 한 상장 기업을 소유하고 있고 버크셔가 이 기업을 인수하고 싶어 하며, 주주들 역시 이에 찬성 표를 던질 것이라면 저는 제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그중 하나는 제가 65세에 은퇴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일하고 싶을 것입니다. 버크셔에 기업을 매각하고자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며 찰리와 저는 특정 상황에서 그들의 입장이라면 거래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이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찰리?

 

멍거:

저희는 꽤나 괜찮은 방식을 갖고 있다 생각합니다. 저희는 매우 운이 좋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결국 저희처럼 될 이들은 이미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거의 알고 있습니다.

 

버핏:

돌이켜 보면 저희가 한 가장 잘 한 인수는 내셔널 인뎀니티입니다. 그 자체의 성과가 아닌 그것이 저희를 이끈 방향 때문에 그러합니다. 잭 링월트가 기업을 통제하고 있었죠. 그를 좋아하는 사람을 한 명 알고 있었고 링월트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예를 들어 네브래스카 보험국이 악사번 경주로가 문을 열었다고 찾아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찾아오는 것에 화가 나곤 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규제를 받는 것이 골칫거리인가에 대한 여러 이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찰리 하이더에게 잭이 다시금 여러 사람들과 헛짓거리를 하느라 지쳐 기업을 매각하고 싶은 기분에 빠져 있을 때 꼭 그를 찾아내라고 당부했습니다. 어느 날 찰리가 제게 전화를 걸어 "잭이 열받았다"라고 전해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얼른 그를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거래를 했고 이것이 잭이 내셔널 인뎀니티를 판 이유였습니다. 잭은 거래 후에 기뻐했고 저 역시 기뻤습니다.

기업을 통제했던 사내는 그의 문제가 아닌 제 문제가 되는 순간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까지 귀찮게 굴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언제 번개가 내려치는 순간이 올지 수 없습니다. 이 거래가 처음에 저희에게 엄청난 걸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결국 저희를 어디로 이끌었는지 보십시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만약 여러분이 모든 18개 홀을 어떻게 칠지 안다면 골프를 치는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첫 티 앞에 서지도 않겠죠. 골프를 치는 재미는 불확실성, 대결 상대 등등이며 이것이 게임을 흥미롭게 만듭니다. 저는 찰리와 제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베키?

 

해설 1:

찰리 하이더는 한때 버핏과 증권 중개인으로 경쟁하는 사이였지만 버핏의 친구이자 버크셔의 주주가 되었습니다. 버크셔의 내셔널 인뎀니티를 중개했으며 크레이튼 대학의 가장 큰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6년 8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습니다.

 

해설 2: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사업 자체와는 다소 별개인 영역까지 신경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귀찮은 일 중에는, 상장 기업일 경우, 애널리스트나 컨설턴트 등을 상대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버핏은 금융권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을 자주 부정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언가 웃긴 것을 보고 싶다면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라고 얘기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가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주식과 기업에 대한 업계 전반의 접근 방식 때문입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일반적으로 올해 남은 분기 및 3~5년 후의 기업의 매출, 비용, 순이익과 같은 재무 예측 데이터가 정확한 숫자로 제시됩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런 관행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습니다. 그 누구도 미래를 "다음 분기에는 50억 원, 내 년에는 250억 원"과 같은 방식으로 예견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는 직접 경영하는 버크셔의 내년은커녕 다음 분기의 이익도 알지 못한다고 과거의 주주서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에 가이던스를 요구하고 컨센서스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실적이 매년 심지어 매 분기 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냐 마냐에 따라 주가는 요동칩니다. 그렇기에 주주들은 이 애널리스트의 컨센서스라는 것에 민감하며 상장 기업은 컨센을 하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화가 난 주주는 물론 언론의 비판까지 상대해야 합니다. 사업이라는 것은 하다 보면 응당 생각보다 잘 벌리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는 것임에도 대부분의 주주들은 이러한 자명한 사실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가 조장된 데에는 월스트리트를 위시한 금융권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로 말미암아 다수의 상장 기업 CEO들은 (보수, 평판, 자존심 등의 이유로) 단기 실적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이에 따라 CEO는 오로지 바텀 라인 숫자를 좋게 만들기 위해 기업을 근시안적으로 경영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언론에서 각종 비판을 받는 CEO가 필요한 광고비를 삭감하거나, 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자재를 매입하거나, 연구 개발비를 줄이는 등의 일을 지시하는 것은 대체로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버핏과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이러한 트렌드가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 따라서 기업들로 하여금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말자는 성명을 월스트리트 저널에 내기도 하였습니다. 아래가 그 기사 원본입니다.

Short-Termism Is Harming the Economy - WSJ

상장 기업 CEO들 중에는 애널리스트나 기관 투자자, 언론인 등을 상대하는 것처럼 지엽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버핏은 그런 일을 귀찮아하는 이들에게 버크셔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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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멍거를 존경하는 한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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