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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2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번역+약간의 해설 (최종)

에이버리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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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번역이 끝났습니다. 진짜 오래 걸렸네요 ㅠㅠ 혀가 길지만 제가 손에 앓고 있던 지병이 조금 악화돼서 작업 속도가 많이 더디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질문자 23: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코너이고 노팅엄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 질문은 저희 모두는 팬데믹 기간에 특히나 아시아에서 공급망 부족 현상을 지켜봤습니다. 정치적 긴장과 더불어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생산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기업들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은가요? 그리고 정부는 이들을 지원해야 할까요?

 

버핏:

찰리?

 

멍거:

이는 좋은 질문입니다. 사업을 하고 있는 이라면 멕시코에서 물건을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명백히 논리적입니다. 멕시코에 공장을 열어 부품을 싸게 얻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많은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정확히 같은 일을 했죠. 한편 국가 전체가 텅텅 비고 모든 제조업 일자리가 다른 곳에 있기를 바라는 이는 없습니다. 저희는 모두 농부들처럼 살고 있습니다. 1820년 즈음의 영국 식민지의 농부들처럼 말이죠.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생각은 큰 긴장을 유발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많은 외국 생산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워런?

 

버핏:

맞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존의 직물 제조업체가 쇠퇴한 것은 남부가 북부와 비교해 더 경제적으로 투자가 용이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결국...

 

멍거:

남부가 비싸졌고 다들 중국으로 넘어갔죠.

 

버핏:

맞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는 득을 보지만 몇몇 이들은 망하게 됩니다. 부유한 사회는 어떠한 방향으로든 이를 돌봐야 하죠. 저희 신발 공장과 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분들은... 저희가 인수한 1964년에 저희 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분들의 절반은 포르투갈어 밖에 구사할 수 없었습니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지도 못했죠. 그런데 남부에서도 이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자 저희는 망할 운명이었습니다. 이는 어떠한 측면에서도 직원들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저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계속해서 경쟁하고자 했지만...

 

멍거:

저 밑에 *TVA가 낮은 가격에 전력을 공급했고 직물 사업은 정말 전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Tenessee Valley Authority의 약자로 1933년에 프랭클린 댈러노 루스벨트 시절에 세워진 기관입니다. 테니시 강 유역의 운항을 용이하게 하고 이 지역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 등을 위해 세워졌으며 이 과정에서 건설된 댐 등으로부터 생산된 전기 역시 판매합니다.

 

버핏:

에어컨이 그리고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열기 때문에 원래는 그곳에서 직물 사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밖의 많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이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 나라 밖으로 옮겨가더군요. 전체적으로 이 국가는 덕분에 더 부유해졌지만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의 일자리를 앗아갔습니다. 나이가 55에서 60이면서 포르투갈어 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재교육을 언급하거나 엉망이 된 뉴베드퍼드에서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충분히 이런 사람들을 돌봐줄 여력이 있습니다. 꽤나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 같은 여러 갈등이 있습니다. 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대체로 전 세계가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만이 특출나게 번창하고 나머지 국가들이...

 

멍거:

배를 곯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버핏: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모든 것이 잘 굴러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나 핵 무기를 갖춘 세상에서는 더욱이 말이죠. 각각의 개인은 인도적인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더 나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원이 있습니다. 이 나라의 산출량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적을 수의 사람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며 (나머지는) 보다 전문적인 일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죠. 실제로 그래왔습니다.

미국의 주간 노동 시간은 제 생에 걸쳐 극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바쁘다고 느낍니다. "이 많은 일을 어떻게 다 하지?"라고 얘기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지만 말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세 자녀를 차에 태워줄 수 없었습니다. 제 말은 어딘가에 가고 싶고, 나이가 들어 운이 충분히 좋았다면 자전거 정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것을 새로운 기준으로 하여 사람들을 불만족스럽게 만들더군요. 저희가 이룬 번영은 1930년에는 할 수 없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다른 이가 그들의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죠. 그들의 인생에서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최고의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는 무수한 실수를 저지를 것이지만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멍거: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애덤 스미스가 옳았다는 것입니다.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사유 자산과 자유 무역 등으로 말미암아 인당 GDP를 성장시키며 밑바닥에 있는 이들에게까지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큰 도움을 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유 시장 경제는 내재적으로 많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뉴베드퍼드 직물 기업에 근무하던 포르투갈 노동자들처럼 말이죠. 그 누구도 여기서 고통을 완전히 제거하는 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고통의 일부를 제거해 주는 정부 사회 안전망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안전망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긴 하지만 고통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얻는 이득 역시 모두 버려야 합니다. 인당 GDP는 증가하지 않겠죠. 정부는 "급료를 지급하는 척만 하기에 우리는 일하는 척을 한다"라는 말로 특징될 수 있는 러시아와 같은 경제를 갖게 될 것입니다.

 

버핏:

(웃음) 다른 시스템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시스템은) 더욱이 빈부 격차 역시-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초과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많은 자산을 관리하는 이들(펀드 매니저)은 큰돈을 벌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좋은 점만을 남기고 포르투갈어 밖에 구사하지 못하는 이들이 이 과정에서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일입니다. 이 두 가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치적으로 양립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사회 보장 제도 같은 것들에 있어 저희는 어찌어찌 진전을 보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제가 태어났을 때와 비교하면 훨씬 부유합니다.

 

멍거: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은 자본주의적 성장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 사이의 갈등을 잘 다뤘습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 국가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버핏:

맞습니다. 그것이 왜 저희가 몇 세기 만에 전 세계 인구 중 0.5%로 시작해 전체 GDP의 25%를 차지하는 국가가 된 이유일 것입니다. 이는 기적입니다. 이는 저희가 더 똑똑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만 비록 남북 전쟁이나 19번째 수정 헌법이 통과되었음에도 여성이 아무런 기회를 갖지 못하는 등의 결과를 낳았음에도 저희의 시스템에 무언가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계속 작동하고 있으며 저는 그동안 진보를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을 보고자 하는 것은 인류의 본성이지만...

 

멍거:

진보를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닌 권리로 보는 인간의 본성은 더욱이 나쁩니다. 이러한 태도는 독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버핏:

베키, 이제 저희에게 쉬운 질문을 주시죠. (웃음)

 

해설:

경제학의 기본 원리는 물론 이와 상충되는 정치-사회적 쟁점 등의 꽤나 방대한 내용이 압축적으로 제시된 질의응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질문은 요즘 흔히 얘기하는 용어로 오프쇼링(offshoring)과 리쇼링(reshorring)같은 것을 두고 한 질문으로 보입니다. 오프쇼링은 국외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것이며 리쇼링은 국외로 나간 것을 다시금 국내로 들여오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선진국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비용은 개발 도상국과 비교해 현저히 비쌉니다.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물론 각종 비용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십수 년간 중국을 비롯한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 선진국 기업의 공장 등이 대규모로 세워졌습니다. 혹은 현지의 하청 기업에게 제조를 완전히 위임한 경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처음 제시한) '분업'은 선진국에게는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 개도국 입장에서는 고용 및 투자 증대로 인한 경제 성장, 최종 소비자에게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재화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멍거의 말처럼 인류는 아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은 필연입니다. 버크셔의 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던 것처럼 말이죠. 요즘 AI가 많은 이들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 걱정하지만 사실 역사적으로 이는 늘 있던 걱정이고 현상이었습니다. 자동차가 발명되고 대중화되자 마차를 몰던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던 것처럼 말이죠. 록펠러의 전기를 읽어보면 송유관 설치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마부들이 송유관을 파괴하고 다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것들이 새로 생겨날 것이고 소외되는 이들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개선되는 효율성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문명은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그중에서도 지금까지는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장 성공적이고 부유한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버핏은 그 원인을 완벽히 규명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 됐든 미국이 갖고 있는 시스템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기에 이것이 가능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며 이것이 그가 평소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근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과거의 로마제국, 대영제국, 몽골제국 등의 사례로 말미암아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버핏의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다소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버핏은 시스템 상에서 불가피하게 소외되는 이들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끔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지만 세상에는 분명 불가항력에 의해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이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부유해진 국가는 이를 충분히 행할 재원이 있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버핏과 멍거는 전 세계적인 분업과 자유무역을 통해 인류 전체의 부를 증대시키되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국가가 돌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 번영을 위한 전 세계적인 협력은 각국 내외의 정치-사회적 갈등 등으로 말미암아 근래에는 역행하고 있습니다.

 

베키:

더그 디실씨의 질문입니다. "회계 규칙이 버크셔로 하여금 보유하는 주식의 공정 가치를 손익계산서에 반여하도록 변경됨에 따라 버핏 선생님께서는 반복적으로 해당 변화는 해당 투자가 *만들어낼 장기적인 수익력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근래에 버핏 선생님께서는 은행들이 만기보유증권 회계를 이용해 자사 투자 포트폴리오의 시장가치 하락분을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에 반영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여러 주주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라 주장하셨습니다. 버핏 선생님께서는 왜 시가평가 회계에 있어 버크셔와 은행에 다른 관점을 취하시는지 부연해 주실 수 있습니까?"

 

버핏:

저는 언급된 두 사례 모두 (시가 평가를) 재무상태표에는 적용하되 손익계산서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을 지지합니다. 이는 감사인이 직면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당연히 손익계산서가 재무상태표로 흘러들어가는 것이지만 재무상태표는 (은행이) 예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와 같은 여러 가지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저희는 (증권의) 시장 가치를 재무상태표에 명시하며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는 이것이 손익 계정에 반영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과거에) 오래 그래왔던 것처럼 기타포괄손익 항목에 이를 반영하면 됩니다.

저는 어느 정도는, 아니 굉장히 많이 감사 측을 동정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로 재무상태표가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인수한 기업의 가치) 상승분은 제외하고는 말이죠. 시즈캔디는 (인수 당시와 비교해) 훨씬 높은 가격 가치를 갖습니다. 이 측면에서 (회계는) 보수적이죠. 혹은 손익 계좌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없어지기를 원하는지 역시 따져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식의 시가는) 정말로 5초마다 바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시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제 기억에 애플은 금요일에 7~8% 정도 올랐는데 이것만 해도 70억 달러입니다. 이는 정말 터무니없는 손익 계정입니다. 이는 저희가 해당 시점에 어느 위치에 있는가는 반영합니다만 은행의 경우 모기지처럼 고객 입장에서 훌륭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끔찍한 것에 투자하고, 이것이 온 세상에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면, 이것이 잘못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의 가치와 당장 내일 아침에 들어오는 인출 요구에 응할 수 있는가 등의 측면에서 말이죠. 만약 당장 내일 아침에 많은 돈을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면 버크셔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그렇게 하는 방법은 저희가 추천하는 방식 대로 보는 것입니다. 몇 년 전까지는 정확히 이렇게 시행되었죠. 저희는 주주분들께 이 방식으로 보기를 권합니다. 물론 저희는 SEC나 주 당국이 저희에게 요구하는 것을 따릅니다만 저는 주주 여러분에게 계속해서 제 여동생에게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버크셔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경영진이 그러한 책임이 있다 생각합니다. 대신 이와 반대로 말도 안 되는 수치들만을 제시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EBITDA는 제 기준에 최악이지만 계속해서 사용되더군요. 모든 것을 제하기 전의 이익(Earnings Before Everything), EBE를 사용할 판입니다. (웃음) 이런 것들이 아마 이곳에 와 있는 제 여동생에게 전달할 내용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모든 주주들에게도 이를 전달해야 하죠. 저희는 계속해서 적법하고 저희가 옳다 생각하는 것을 해 나갈 것입니다. 찰리?

 

멍거:

그래야 하지.

 

버핏:

저는 저희 주주들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모든 세부 사항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것이 저희와 50~60년을 함께한 주주들이 있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그들이 분기 보고서 등을 읽는다거나 하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들은 저희가 이웃에게 말하는 것처럼 얘기해 준다고 느낍니다.

 

멍거:

저는 회계사들이 이 규칙을 개정했을 때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 나간 짓입니다.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죠.

 

버핏:

맞습니다.

 

멍거:

제가 보기에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어떤 식으로 소유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회계 규칙을 개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회계사들은 당시에 격정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나 봅니다.

 

버핏:

저는 25년 전에 감사 위원회가 감사인들에게 다음 4가지 질문을 던지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주주들은 만약 이 질문을 실제로 던진다면 기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받는 것이 감사인들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습니다. 대답할 경우 그들의 책임이 늘어날 수도 있고 고객 역시 경영진이 원하지 않았기에 이에 대한 답을 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멍거:

그들은 특정 규칙을 따를 경우 본인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원했습니다. 이는 이해 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매 분기 유가증권의 가격 변동분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도록 하는 이 규칙은 그들 자신을 책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버핏:

아니지.

 

멍거:

그저 터무니없는 이유로 그렇게 했습니다. 언제나 크고 복잡한 시스템으로부터 금전적 이윤을 얻는 이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안에서 출세하는 이들이 있죠. 다수의 군대 장교들처럼 말입니다. 그런 이들을 한 방에 모아 새로운 회계 규칙을 만들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신만이 알겠죠.

 

버핏:

저희 감사인들은 제가 아닌 찰리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웃음) 하지만 저는 100% 그의 말에 동의합니다. 찰리는 99세입니다. 저보다는 책임을 더 잘 회피할 수 있죠. (웃음) 좋습니다 2 구역으로 넘어가죠. 그런데 찰리가 방금 한 말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통찰을 얻으셔야 합니다.

 

멍거:

회계사를 포함해도 말이죠.

 

버핏:

맞습니다. 2 구역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해설 1:

원래 기업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가격 상승분은 '기타포괄손익'이라는 항목에 표시됩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확인하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과는 별개이죠. 하지만 2018년 1월 1일 자로 적용된 새 회계 규칙에 따라 버크셔는 매 분기 크게 출렁이는 대규 포트폴리오의 가치 변화분을 순이익에 합쳐 공시해야 합니다. (한국에는 없는 회계 규칙입니다.) 그 결과 순이익단의 숫자는 버크셔가 직접 보유한 자회사의 실적과는 거의 무관하게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대략 3,000억 달러 수준인데 10%만 하락해도 버크셔 자회사의 한 해 수익을 모두 지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 주가 움직임은 현상에 불과하다는 버핏과 멍거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재무제표가 실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버핏과 멍거는 지속적으로 주식 포트폴리오의 가치 변동분을 제외한 순수 영업에서 창출된 이익(*operating earnings)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이미 무수히 많이 설명을 했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바뀐 회계 규정이 버크셔의 실질을 더 잘 반영한다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의 CFA 협회가 기재한 칼럼이 그 예시 중 하나입니다. 이는 흥미로운 주제이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보다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늘 그렇듯 저는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주식은 기업의 일부다' 라는 짤막한 격언을 버핏이나 멍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라 주장해 보겠습니다.

 Berkshire’s Bottom Line: More Relevant Than Ever Before | CFA Institute Market Integrity Insights 

 

해설 2:

EBITDA는 수십 년 전부터 버핏과 멍거가 비난하던 지표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제도권에서는 아주 널리 널리 사용되고 있죠. 한 술 더 떠 adjusted EBITDA와 같은 임의적인 파생 지표도 여러 기업의 연차 보고서나 애널리스트 리포트 등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있습니다. EBITDA에 관해서는 따로 쓴 글이 있어 바로 오렌지보드에도 올리려 합니다. 글 제목은 <<EBITDA의 함정 ft. 버핏의 주주이익>>입니다.

 

해설 3:

버핏이 25년 전 감사인들에게 던지길 요구한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만약 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 준비함에 있어 단독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경영진이 선택한 방식과 조금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을 부분이 있습니까? 이 질문은 주요한 그리고 주요하지 않은 차이 모두를 포함합니다. 만약 감사인이 다르게 했을 거라 답한다면 경영진의 주장과 감사인의 대답 모두 공개되어야 하며 감사위원회는 사실을 검증해야 합니다.

  2. 만약 감사인이 투자자라면 평이한 언어로 보고 기간에 해당하는 기업의 재무 성과에 관한 필수적인 정보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3. 해당 기업이 감사인 자신이 CEO라면 시행했을 동일한 내부 감사 절차를 따랐나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면 그 이유와 차이는 무엇입니까?

  4. 감사인은 회계상으로든 운영상으로든 매출이나 비용을 다른 보고 기간으로 옮기고자 하는 목적과 효과를 가진 행동을 하나라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질문의 내용만 봐도 사실 감사를 하는 회계사 입장에서는 하나같이 부담스러운 질문입니다. 훗날 문제의 소지가 생길 시 더 큰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회계 법인 역시 기업들로 하여금 자신의 법인에서 감사를 받아달라고 영업을 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회사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이러한 종류의 질문은 영업의 측면에서도 부담스럽습니다.

 

질문자 24:

안녕하세요 저는 빅토리아 윈트럽이라고 합니다. 22살이고 뮌헨의 CDTM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혜를 제 나이대의 손주 및 자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시나요? 투자를 어떻게 지도하시나요? 투자는 가족 단위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혹은 개인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감사합니다.

 

버핏:

찰리에게 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네가 더 많은...

 

멍거:

제게는 손주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제 손주들이 저와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는 데 있어 철학적입니다. 제게 있어 이는 인생의 자연스러운 귀결입니다. 저는 제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되고 그 아이들은 원한다면 예시로써 저를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다른 방식을 시도할 때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버핏:

(웃음)

 

멍거:

그리고 제가 좋아하지 않는 몇몇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척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남들처럼 그저 헤쳐 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대체로 저는 그냥 제 혀를 깨물고 침묵을 지킵니다. 이것이 제 방식입니다.

 

버핏:

제 경우에는 제 세 자녀들은 지난 30년간 훨씬 더 똑똑해졌고 저 역시 그러합니다. 그리고...

 

멍거:

알지. 그렇지만 자네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던가.

 

버핏:

확실하지. (웃음) 인정하겠습니다만 그랬기 때문에 제가 충분한 발전의 여지가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멍거:

저희 모두 많이 성장해야 했습니다. 저는 LA에 있는 US 스틸의 제조 부서에서 1년간 일한 적이 있습니다. 큰 사업체였죠. 이곳은 3년 후에 완전히 망해버렸습니다. 아예 사라져버렸죠. 이러한 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정도로 무지했고 이는 죄악이었습니다. 제 교수님들은 대체로 저보다도 더 무지했죠. 제가 어렸을 때는 그 누구도 기업의 기본적인 경제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찰하지 않았죠.

 

버핏:

고백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지금 시간이 3시 30분이라는 것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여기서 그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다음 30분 동안 저희가 무슨 얘기를 더 지껄일지 누가 알겠습니까. (웃음) 모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시 30분에 여기서 *주주총회를 진행하겠습니다. 물건은 앞으로 20~25분간 더 팔겠습니다. 이미 여러 기록을 경신했지만 내년에 이를 경신하기 더 힘들게 만들어보도록 하죠. 다시금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와주시길 바랍니다. 그때가 되면 오늘 받은 몇몇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번역한 부분은 정확히는 '질의응답' 시간입니다. 여기서 버핏이 말하는 주주총회는 임원의 임기를 갱신하거나 안결이 있으면 표결을 하는 등의 절차를 의미합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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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멍거를 존경하는 한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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