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소 투자하면 알아두어야 할 지표
청춘한삼
2023.10.30
★★★ ‘오렌지보드 독점’ 보고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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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년 10월 26일까지 많은 기업들이 3분기 영업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잠정실적에는 매출액, 영업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이 포함되는데, 해당 항목들만으로 기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기는 어려워 정식으로 공시되는 분기/반기/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살펴보는게 필요합니다. 특히 잠정실적 공시만으로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섹터 중 하나가 조선입니다.
2. 오렌지보드의 콘텐츠 시리즈 리포트 현황을 보면, 국내 개별섹터로만 보면 '조선'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반도체, 에너지/유틸리티/환경, 인프라에 이어 36개 리포트가 등록된 5번째 비중인 섹터입니다. (2023년 10월 29일 기준) 그만큼 앞으로 나아질거라는 기대가 큰 섹터이니만큼 오렌지보드 이용하는 분들의 관심이 클거라 생각됩니다. 조선업은 수주에서 매출로 연결되는 주기가 길다는게, 잠정실적 공시만으로 내용 파악하는걸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 오렌지보드 콘텐츠 중 시리즈 리포트 현황 (2023/10/29 기준)]
3. 본 리포트에서는 국내 조선 섹터에서는 가장 큰 시가총액을 차지하는 조선소들의 정식 보고서가 공개되면 재무제표에서 투자자들이 챙겨보시면 좋을 지표를 소개하고 대형 조선소들을 대상으로 지표 동향을 살펴봅니다.
3-1. 지표를 확인하는 기업은 개별 조선소로서 빅3인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시가총액 순)과 조선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대상으로 합니다.
3-2. 기간은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이 분할되어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 확인이 가능한 2019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입니다.
3-3. 재무제표 데이터 출처는 각사의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사업보고서와 2023년 반기보고서, 아이투자 스톡워치입니다.
4.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
4-1. 당기순이익이 흑자라고 하더라도 현금흐름이 좋지 않으면 차입으로든 유상증자로든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높아진 시장금리를 피해보려 보유하고 있는 부채를 줄이려 하더라도 현금흐름이 충분치 않으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하고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조선소는 수주가 수익(매출)으로 이어지는데는 투입한 원가 기반의 공사진행률 만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출과 현금흐름이 크게 일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부상의 매출과 이익에 더해, 실제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을 추적해보는게 해당 기업의 영업 성적을 확인하는데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공사수익(매출) 인식방법 설명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 중 연결재무제표 주석)]
4-2. 주요 국내 조선소들의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무형 CAPEX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해 계산했습니다. 그래프 x축은 왼쪽이 최근이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4-3. 어느 기업의 현금흐름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는지, 어느 기업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조선소별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 잉여현금흐름]
5. 계약자산과 계약부채
5-1.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 분식회계를 통해 이익을 만들어냈다는게 드러나며 문제가 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사용한 기법은 원가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도 고객에게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업체는 공사 50%를 진행하고 고객에게 대금 5천억원을 청구했는데, 고객은 진행률 40%만 인정하고 대금을 4천억원만 지급하면, 업체는 지급받은 대금 4천억원만 자산으로 기재하는게 아닌, 차액인 1천억원(5천억원 - 4천억원)도 미청구공사 항목으로 자산에 기재해둡니다. 지금은 재무제표에 미청구공사 대신 '계약자산'으로 표기됩니다. 계약자산(미청구공사)이 모두 손실로 처리되는건 아니지만, 공사 대금을 받을 무조건적인 권리를 가지는 금액은 아니므로 고객과의 분쟁이 발생 등에 의해 손실 가능성을 높일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자산 용어 설명 (HD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 중 연결재무제표 주석)]
5-2. 그럼에도 계약자산이 늘어나는게 항상 나쁜건 아닙니다. 헤비테일 방식의 대금지급 계약이 일반적인 조선업에서는 계약자산이 늘어난다는건 진행하고 있는 공사의 '양'이 증가하고 있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선박 대금지급 계약방식 (HD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 중 연결재무제표 주석)]
5-3. 계약부채는 공사별로 매출 대비 받은 현금이 많은 경우에 발생하는 항목입니다. 일명 '초과청구공사'라고도 불립니다. 계약자산과는 반대로 진행한 공사율 대비 많은 대금을 미리 받아서 발생한 부채입니다. 제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부채이기는 하지만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부채이고, 오히려 현금을 먼저 지급받았기 때문에 조선소의 현금흐름에 도움이 되는 좋은 부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계약부채 용어 설명 (HD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 중 연결재무제표 주석)]
5-4. 최근에는 조선소의 수주물량이 가득 차있다보니 계약 조건이 유리해지면서 계약부채가 증가했을거라고 예상 가능 합니다.
[조선3사 2.5~3년 수주 물량 확보 (출처: 머니S 기사, 2023/10/14)] |
5-5. 계약자산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니고, 계약자산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계약부채가 많으면 현금흐름에는 유리하지만 나중에는 공사 후반부에는 매출과 이익 대비 현금흐름에는 덜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무조건 많다고 좋게만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약자산과 계약부채를 함께 살펴보고 둘의 차이인 순계약자산의 흐름을 보는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5-6. 국내 대형조선소들의 계약자산과 계약부채, 순계약자산을 흐름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국내 대형조선소 계약자산, 계약부채, 순계약자산, 순계약자산 비율]
6. 금융부채 비율
6-1. 앞에서 보았듯이 조선소들은 헤비테일 계약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수주량이 증가하는 사이클에서는 더더욱 운영자금 마련이 필요합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부족하면 차입이든 유상증자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HD현대중공업은 상장,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시절) 유상증자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두 부채보다는 주주에게 손을 벌리기는 했지만, 현금 확보에 부채를 동원하는 경우에는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는 부채비율이 높으면 위험하거나 좋지 않은 기업이라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6-2. 하지만 조선소를 포함한 수주기업들은 부채비율만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건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5항에서 보았듯이 계약부채가 증가하더라도 부채비율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계약부채의 비율이 얼마 되지 않으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5항에서 보았듯 계약부채는 총 부채 대비해서도 무시할 수 있는 비율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부채, 향후 매출로 전환될 계약부채들은 제외하고,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부채만 파악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금융부채 총액만 파악하기보다는 총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을 확인하는게 안전성 판단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6-3. 우선 국내 대형조선소들의 부채비율 현황은 아래와 같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만 보아서는 모든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며 위험해지는걸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조선소별 부채비율]
6-4. 하지만 금융부채 현황은 아래와 같이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금융부채는 절대금액과 비율이 모두 낮아지며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조선소별 금융부채 및 금융부채 비율]
7. 총자산 대비 충당부채 비율
7-1. 6항 금융부채를 산정하면서 총부채에서 제외했던 부채 중 하나로는 충당부채가 있습니다. 충당부채는 계약된 프로젝트에서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손실(혹은 결과)을 미리 산정해두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부채로 인식은 되지만 실제 현금누출은 발생하지 않고, 향후 손실이 발생하면 미리 적립해둔 충당부채에서 상각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됩니다.
[충당부채 설명 (HD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 중 연결재무제표 주석)]
7-2. 수주 시점에 미리 쌓아둔 충당부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상했던만큼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영업외이익으로 환입되어서 순이익은 증가하고 충당부채는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상보다 많은 손실이 발생하면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보충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
7-3. 또한 기존 대비 수주량이 증가하는 기간에는 충당부채가 증가하고, 수주량이 감소하는 기간에는 충당부채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 가장 좋은건 수주량이 증가함에도 실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해서 충당부채가 감소하는 상황입니다.
7-4. 충당부채 절대금액만으로도 경향은 파악할 수 있지만, 수주량의 영향을 함께 고려하려면 총자산 대비 충당부채 비율을 보면 방향성 확인에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5. 국내 대형조선소들의 충당부채 및 총자산 대비 충당부채 비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점차 수주량이 증가하고 수주단가가 높은 최근 계약물량이 반영되면서 충당부채 총액과 비율이 함께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조선소별 충당부채 및 충당부채 비율]
8. 이상으로 대표적인 수주업을 영위하는 조선소 재무제표에서 살펴보면 좋을 지표를 소개 드렸습니다. 본 리포트의 지표만 보면 완벽한 조선소 투자분석이 되는건 아니지만, 전혀 들여다보지 않는 투자자 대비해서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실거라 믿습니다. 각사별 2023년 3분기 보고서가 다음달 중순에 나오면 활용해보시길 바라며, 오렌지보드 이용자분들의 조선소 분석과 투자에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8-1. 건설사 재무제표와 기업 분석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지표라 생각하기는 하지만, 최근 건설경기를 고려하면 관심 가질 투자자분들은 많지 않을걸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건설업황이 좋아지는 신호와 속도를 재무제표에서 확인하고자 하신다면 적용해보심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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