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과거 조선섹터는 어떻게 움직였는가?
양파
2023.06.06
※ 감수인 의견 건설업도 비슷한 수주/주가 특징을 가집니다. 2017년~2018년 분양시장이 피크칠 때까 주가 꼭지였습니다. 국내 시장은 싸이클에 따른 주가 등락이 커, (싸이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익히는데 본문과 같은 복기만한 게 없는 듯 합니다. 주식과 경제는 이론보다 과거에서 배우는 것들이 참 실용적입니다.
용어 및 관련 배경 선박의 종류: 국내 조선선업에서 주로 다루는 선박은 건화물선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이 있으며, 액화물선으로는 탱커선, 기타선으로 LNG선과 같은 가스선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 해양플랜트에 속하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 등이 있습니다.
IMO이중선체규제는 선박의 몸통인 선체가 홑겹인 구조를 내부에 강판을 추가하여 이중으로 선체를 구성하도록 한 규제. 이는 홑곁 구조에서는 해양 사고 발생 시 운반 중인 기름과 화학 물질이 해양에 쉽게 유출되는 사고를 방지하고자 IMO(국제해사기구)가 1992년에 해당 규제를 제정함
이하 리포트 요약 개요 일반적으로 수주산업은 실적보다 주가가 선행하는 특징을 가짐
조선산업 슈퍼사이클 시기별 움직임 1. 01~07년 조선 슈퍼사이클에서의 움직임
2. 01~04년 상반기: 들어오는 수주, 하지만 기대감을 지지하지 못하는 실적
3. 04년 하반기~05년 : LNG선 대량발주의 시작, 숫자로 찍히는 고가수주분, 걷치지 않는 의심의 눈초리
4. 06년 : 꾸준한 수주, 턴하는 실적, 그리고 시작되는 해양플랜트
5. 07년 : 폭발하는 BDI, 역대 최고의 수주잔고, 폭발하는 주가
결론: 본문 하단 내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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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보고서 제공 시점 기준 조선섹터를 개인 포트폴리오에 일부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편향된 시각일 수 있으며, 비전문가이기에 레포트 내용의 사실여부에 대해 책임지지 않음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주산업은 실적보다 주가가 선행한다고 볼 수 있다. '경쟁력이 있는' 기업에 한해서, 수주에 따라 매출의 크기는 거의 확정적이고, 그에 따른 이익도 일정 범주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섹터 역시 수주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허나 과거 사이클, 그리고 최근의 모습을 분석해보면 이는 반만 정답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과거 조선섹터가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해서 분석해보려고 한다.
1. 01~07년 조선 슈퍼사이클에서의 움직임
조선사 주가 시계방향으로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직전 슈퍼사이클은 01년~07년까지의 사이클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바닥대비 7년간 미포가 140배,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이 35배, 대우조선해양이 21배, 삼성중공업이 19배가 올랐던, 그야말로 주도주 중의 주도주였다. 허나 이 7년을 잘게 쪼개보면, 주가의 상승은 한순간에 이뤄진 부분이 많다. 그 부분을 조금 더 쪼개서 보자면현대미포는 03년을 시작으로, 대형 조선3사는 0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의 기울기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대체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던 02~04년과,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가는 05년
꾸준한 2년간의 상승과 파멸적인 07년 1년간의 상승, 그리고 맞이하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 이렇게 나눠볼 수 있다. 이는 슈퍼사이클 당시 상장되어 있던 조선기자재들에게도 비슷하게 관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01~07년 조선기자재 주가사이클(시계방향으로 한국카본, 동성화인텍, 삼영엠텍, 케이에스피)
2. 01~04년 상반기 : 들어오는 수주, 하지만 기대감을 지지하지 못하는 실적
당시 역사를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의 계열사 분리(왕자의 난),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으로 사업부 개편,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의 해체와 워크아웃 졸업이 00,01년에 걸쳐서 있었다.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여튼 조선3사가 '조선사'라는 BM을 확고히 가져가게 되는 시점 정도로 체크해볼 수 있다.
13년 대우조선해양 IR
당시 글로벌 신조수요를 보면 90년대 후반~02년까지 매우 저조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02년에서 03년으로 넘어가면서 수주가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때의 수주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먼저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경제개발을 진행했고, 그에 따라 어마무시한 물동량 증가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01년 후반기에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최권까지 따내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까지 병행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발주가 증가했었다. 여기에 IMO의 이중선체규제 강제조항이 발동되면서 교체수요까지 붙어주면서 수주가 증가한 것
조선사들 01~07년 수주량, 수주잔고, 본인정리
그에 따라서 한국 조선사들에게 수혜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회사별로 다르지만 02년을 바텀으로 수주량과 수주잔고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수주산업이라는 BM임을 감안하면, 02년을 바닥으로 주가는 쭉 상승곡선을 그려야할 것 같은 모습
허나, 당시 주가를 보면 LNG선을 먼저 수주하기 시작한 대우조선을 제외하고, 03년까지 주가는 횡보~하락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수주 기대감을 받쳐주지못하는 실적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대우조선해양 IR, Clarkson
당시 신조선가를 보면, 03년 하반기까지 횡보~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02년에는 발주 부진에 따른 선가하락, 03년에도 수주 회복에 따른 제한적 선가상승만이 존재했고, 당연히 '저가수주분'이 실적으로 찍히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출처 : cj투자증권, 삼성증권
하필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철강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다시피, 글로벌 철강가격이 03년 하반기부터 급등했고, 그 폭이 매우 가파른 것을 볼 수 있다. 02년~03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면서 하락하던 철강가격은, 중국발 원자재 수요급등에 따라서 같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서 조선사들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유 중 큰 부분을 원가의 20%정도를 차지하는 후판가격의 급등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당시 조선3사 레포트
당시 조선3사의 레포트를 보면 전부 건조원가율 상승, 후판가 상승, 이익 예상하회가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다른 점이 있다면 중형선 위주이며, 01-02년에 저가수주분 및 인도지연분을 다 떨어냈다는 점이 있다.
추가적으로 해양플랜트에서의 손실도 한 몫했던 것으로 확인이 된다.
대표적인 조선기자재들도 매출이나 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조선사 대비 이익은 선방했지만, 03년까지의 매출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기적인 주가의 흐름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장기적인 주가의 흐름은 결국 기업의 이익에 수렴한다고 생각한다면, 04년 상반기까지 조선섹터의 모습은 기대감의 선반영과 받쳐주지 못하는 실적으로 무너짐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04 하반기~05년 : LNG선 대량발주의 시작, 숫자로 찍히는 고가수주분, 걷치지 않는 의심의 눈초리
04년 하반기에 조선사와 조선기자재들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오르지만, 사실 그때까진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는 숫자로 보이지 않는다. 당시 분위기를 레포트 제목들을 통해서 보자면
유독 대우조선해양의 레포트가 많이 검색되는 상황. 이때의 주가랠리는 LNG선 대량발주에 따른 상승이라 판단해볼 수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0381255?sid=101
이미 03년부터 엑슨모빌과 카타르의 LNG선 발주에 대한 소식은 흘러나오고 있었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0202910?sid=101
04년 6월 1차발주를 한국 조선사들이 싹쓸이, 2차발주 역시 싹슬이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04년 하반기에 주가를 밀어올리기 시작한다.
다만 여전히 받쳐주지 못하는 실적에 따른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카타르 2차 수주를 싹쓸이 한 소식이 04년말~05년 초에 나오고 주가는 몇개월 옆으로 횡보하기 시작한다.
이때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각종 해운운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에 따른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신규발주 둔화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제기된 의심은 'LNG 발주 사이클 모멘텀 끝나면 발주 나올게 있느냐', '선가상승이 멈칫하는데 이거 되겠냐'
삼성증권
실제로 수주는 03년을 피크로 양 자체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보였으니 잘못된 우려라고 보기는 힘들었을 수 있어보인다.
4)06년 : 꾸준한 수주, 턴하는 실적, 그리고 시작되는 해양플랜트
이후 있을 07년의 드라마틱한 주가 폭등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을 뿐, 06년 역시 조선주들의 주가는 매우 좋았다. 주가상승을 만들어낸 여러 요인 중 초반의 상승은 역시나 VLCC의 대량발주일 것
신영증권
05년 연말의 수주둔화에 대한 우려를 뚫고 1분기부터 어마무시한 탱커 발주가 튀어나온 것.
삼성증권
신영증권
이는 2005년~2015년 사이에 IMO에서 이중선체유조선 강제 조항이 한몫했는데, 당시에는 선령이 오래된 단일선체 선박이 많이 없고, 2015년까지 유예기간이 있으며, 이미 낡은 것은 해체가 됐기 때문에 발주가 많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기대 이상의 수주가 튀어나면서 주가를 자극했고
0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실적 우상향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CJ투자증권
게다가 꾸준히 이어지는 수주는 주가를 꾸준히 밀어올려줬으며
고유가로 촉발되기 시작한 해양개발 붐은 해양플랜트 붐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선박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피크아웃에 대한 눈초리를 뚫어버린 것은 폭주하는 벌크였다. BDI가 4천 중반에서 시작했다가 11월에 11,000을 찍어버린 전설의 그때.
교보증권
03년 탱커,컨테이너->04년 LNGC, 컨테이너->06년 탱커, 컨테이너, 가스선->07년 벌크선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이어달리기. 여기에 해양플랜트들도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고
cj투자증권
그 결과는 역대 최고의 신규수주였다.
그리고 주가는 문자 그대로 To The Moon....
그리고 쏟아지기 시작한 장밋빛 전망들... 08년 전망에 어두운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선소들의 증설, 쏟아지는 수주는 주가를 이미 설명하고 남을 것처럼 보였다...
여태껏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고민해보면
1.과거에도 주가는 수주라는 것으로 기대감을 선반영, 이를 받쳐줄 다음타자가 없으면 주가는 하락했음
2.주가 박스권 상단을 뚫어내준 것은 이어지는 수주+실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가 동시에 붙어줬을 때 가능했음
3. 사이클의 끝은 예단할 수 없음.
해당 내용을 현 상황에 대입해서 비교해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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