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선박 엔진 정리
양파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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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에 언급된 기업들 중 일부는 저자가 주주로 있는 기업임을 미리 밝힙니다. 언급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 판단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으며, 저자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지난 글을 작성한 후, 가장 많이 받은 요청이 엔진 기자재에 대해서 다뤄달라는 것이었다. 개별 기업에 대한 내용을 딥하게 물어보신 분도 많았으나, 개별 기업에 대한 내용은 필자가 완벽히 아는 것이 아니고, 설사 안다고 할지라도 투자 판단에 대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개별 기업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엔진 기자재에 대한 전체적인 특징은 다룰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번 글에서는 선박 엔진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1.엔진 밸류체인
기자재명 | 상장사 |
엔진 메이커 | HD현대중공업, HSD엔진, STX중공업, STX엔진 |
엔진 부품사 | 인화정공, 케이에스피, 삼영엠텍, 에스앤더블류, 케이프, 대창솔루션 |
HD현대중공업은 엔진 사업부가 존재한다
2.엔진이란?
일단 엔진이란 무엇일까? 엔진은 전기, 열, 수력 등의 에너지를 기계적인 일로 변환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A6%9D%EA%B8%B0%EA%B8%B0%EA%B4%80
최초의 엔진은 증기기관으로, 끓는 물을 이용해서 기계를 작동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원리 자체는 고대 그리스부터 사용됐지만, 일상생활이나 산업현장에서 사용할만큼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었다. 산업현장에서 사용된 증기기관은 토마스 뉴커먼이라는 영국인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705년) 그리고 이걸 1765년 제임스 와트가 개량해서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를 열게 된다. 이런 증기기관은 1860년 내연기관이 발명되면서 점차 쇠퇴하게 된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B%82%B4%EC%97%B0%EA%B8%B0%EA%B4%80
내연기관은 연료를 내부의 실린더나 연소실에서 연소시켜서 동력을 얻는 장치이다. '내'부에서 연료를 '연'소시키는 엔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당연히 외부에서 연료를 연소시키는 외연기관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증기기관이 대표적인 외연기관이다.
외연기관은 외부에서 연료를 연소시킬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크기와 무게가 커질 수 밖에 없었고, 중간에 매개물질을 거치기 때문에(연소->열->매개체가열->기계작동)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매개물질을 가열하고 식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런 점 때문에 외연기관(혹은 증기기관)은 점차 사장되고 말았다.
출처 : HSD엔진
내연기관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선박용 엔진을 다룰 땐 크게 엔진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종류로 분류하는 것과 작동방식으로 분류하는 것을 알면 된다. 선박용 엔진은 연료의 종류에 따라 디젤 엔진과 LNG추진 엔진으로, 작동방식에 따라서 2행정 기관과 4행정 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3.선박 엔진의 분류와 작동원리
선박 엔진은 추진 기관과 발전 기관으로 그 역할이 나뉜다. 프로펠러를 돌려서 추진력을 얻는 엔진을 주기관, 혹은 추진 기관이라고 부르며, 추진력과 관계없이 선박에서 필요한 전기를 만드는 발전 기관으로 나뉜다. 대형 선박에는 보통 추진 기관 1개, 발전기관 3~4개가 장착된다고 한다. 발전기관이 더 달리는 이유는 한 대가 고장이 나도 다른 발전기관을 이용해서 전기를 끊김 없이 공급하기 위해서다.
또한 분당회전수에 따라서 고속, 중속, 저속으로 분류된다. 고속은 1,200~2,400RPM, 중속은 400~1,000RPM, 저속은 120RPM이하의 회전수를 가진다. 저속기관은 처음부터 그 회전속도를 프로펠러의 최적 회전속도와 일치하도록 설계한 것이며, 따라서 저속엔진이 대부분의 선박의 메인 추진 엔진으로 사용된다.
선박에서는 2행정이 메인엔진으로, 4행정이 보조엔진으로 사용된다. 2행정기관의 RPM이 70~120이라서 프로펠러의 회전수와 딱 맞아서 메인엔진으로 사용된다
4.선박용 엔진의 변천사와 환경규제
디젤엔진은 1893년 아돌프 디젤에 의해 고안되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른 열기관에 비해 뛰어난 열효율과 값싼 연료(저품질의 연료=벙커C유)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육상용으로 제작되었으나, 선박에 차츰 적용되었다. 일반적으로는 경유와 중유(벙커C유)를 용도에 따라서 적절히 혼합해서 사용한다.
구분 |
MGO (Marine Gas Oil) |
MDO (Marine Diesel Oil) |
DDO (Dark Diesel Oil) |
특징 |
-순수 증류유 이용 -황 함량이 높음 -일반적으로 '선박용 경유' 부름 |
-경유, 중유 혼합 -국제적으로 통용 |
-일반 경유와 유사 -검은색으로 착색 |
연료 혼합 비율 | - | MGO : 벙커C=90~91 : 9~10 | MGO : 벙커C=99.9 : 0.1 |
출처 : 삼성중공업 블로그
문제는 경유는 황이 포함된 연료이기 때문에 연소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황산화물질을 배출하게 된다. 특히 과거 환경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사용되던 선박연료유의 황함유량 기준은 35,000ppm(3.5%)으로, 육상에서 사용하는 경유의 황 함유량 기준인 10~50ppm에 비해서 굉장히 느슨하게 관리되어 왔다. 이는 해운산업이 태생적으로 전세계를 커버하는 산업이다보니, 특정 지역 단위의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해운업의 대기 오염을 방지하고자 다양한 논의는 과거부터 꾸준히 존재했다. 그 결과 2020년부터 이 황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로 확 낮추는 규제를 시행하게 된다. 이게 우리가 'IMO2020'이라고 부르는 선박 환경 규제다. 물론 이 규제가 1년만에 나온 것은 아니고, 2008년부터 향후 규제 수준 강화를 위한 규제 로드맵을 설정해주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줬다.(1.LNG추진선, 2.스크러버 사용, 3.저황유사용) 이 3가지 규제는 어떤 한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았기에 3가지를 적절하게 혼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간 케이스가 많았다.
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MEPC 80), 3-7 July 2023
문제는, IMO2020 후속편으로 나오는 규제들이다. 2020년 11월과 2021년 6월에 있었던 MEPC 75,76차 회의에서 EEXI와 CII규제가 채택, 2023년 7월 MEPC 80차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전략 개정안을 채택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40% 감축하기로 결정되면서 해운사들은 급격히 탄소배출을 줄여나가야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국가별 CO2배출량, 출처 : 국제에너지기구, Bloomberg 제공 자료 재가공
글로벌 탄소배출량, 운송분야 탄소배출량, 출처 : IEA, Clarksons 제공 자료 재가공
해운의 탄소배출량은 산업단위가 아닌, 국가단위에서 비교가 된다. 연간 해운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은 한국이나 독일을 가볍게 뛰어 넘는 수준. 이러한 상황에서 저황유와 스크러버는 IMO2020을 피하는 임시방편이 될 수 있었지만 EEXI와 CII를 피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특히나 MEPC 80차 회의해서 확실하게 탄소저감을 선박 연료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을 언급해주면서 큰 방향에 대해서는 잡아줬기에 이 부분에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벙커C유를 쓰는 엔진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
에너지원별 오염물질 배출량 비교, 출처 : EPA, IPOC 제공 자료 재가공
천연가스는 그나마 범용적으로 쓰이는 에너지원 중 탄소와 다른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연료다. 또 대체 연료로서 실제로 적용되고 검증된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이기도 하고. 암모니아는 독성문제, 메탄올은 인프라 문제로 상대적으로 확대가 느린 상황. 메탄올은 엔진개발이 완료됐고 최근부터 발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 MEPC 80차 회의에서도 2030년까지 Net-Zero, 혹은 그에 가까운 에너지원의 활용을 최소 5%로 잡아둔 것을 보면 아마 그 이후로 Net-Zero 연료를 확대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장 EEXI와 CII규제까지 모두 충족시키면서 2030년까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LNG추진엔진을 달고 있는 새로운 배를 만들어서 운행하는 것이다. 1,2년 정도야 운항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임시방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025년, 2026년으로 가면서 CII 결과를 보고 그에 대해서 IMO에서 추가적인 규제를 가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선박들은 LNG, LPG, 암모니아, 메탄올 등 새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발주할 수 밖에 없다. 기존 디젤 엔진 대비 메탄올 추진엔진은 약 10%정도, LNG 추진엔진은 약 20%정도 비싸다고 알려져있다. 엔진사 입장에서는 Q가 회복되는 사이클에서 P가 더 크게 뛰는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 이는 친환경 연료 추진엔진 시장을 꽉잡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게 수혜가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소리와 동의어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HSD엔진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개발한 메탄올 엔진의 대량수주를 받아가면서 LNG이외의 연료를 활용한 엔진도 제작할 수 있음이 확인됐고,
암모니아 엔진 역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과 공동개발 중이기에 매우 높은 확률로 발주가 나오면 수혜를 받을 업체임을 알 수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메탄올 추친과 암모니아 추진을 선도하면서 납품하기 시작. 따라서 그와 관련된 밸류체인들 역시 이러한 사이클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5.엔진 밸류체인의 해자
일단 조선섹터 자체가 매우 보수적인 섹터로, 선주의 허락 없이 함부로 공급업체를 바꾸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배라는 것이 한 척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을 넘어가는 자본재이며, 수많은 금융시스템이 붙어있고, 수명 또한 최소 20년을 목표로 설계하기 때문에 극히 보수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엔진은 선박의 심장이라 부를 수 있는, 선박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자재다. 선주가 요구하는 사양과 각종 부가기능을 반영해서 생산하는 수주제품이며, 라이센스사의 라이센스를 받아야만 제작을 할 수 있다. 신규업체의 진입이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선박 엔진 제작사 저속엔진 점유율, 출처 : HSD엔진 제공 자료 본인 재가공
한국에는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HSD엔진, STX중공업 세 곳이 라이센스를 받아서 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연히 그룹사 엔진을 담당하고, HSD엔진은 삼성과 대우의 물량을 담당한다. 물론 조선소 맘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선사쪽에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6.개별 기업들의 실적 및 수주잔고
현대중공업은 선박 엔진을 메인 투자아이디어로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글로벌 MS 1위인 사업부를 가지고 있지만, 조선소로서의 매출이 워낙 크고 시장에서도 조선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진을 투자아이디어로 가져가기 위해선 다른 기자재 업체들을 투자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Q가 증가하는 것은 모든 기자재 업체들이 동일하다. 엔진메이커들에게서 뽑아낼 수 있는 +@를 생각해보자면
HSD엔진 : 퓨어 선박엔진 제조사(글로벌 MS 2위), 친환경 추진 엔진(LNG, 메탄올 등) 대응 가능
STX중공업 : 4행정 보조엔진 및 LPG 추진엔진 제조사, 현대중공업의 인수에 따른 추가적인 Q증가 기대
STX엔진 : 선박엔진 및 육군 장비에 들어가는 엔진 취급
해당회사들의 실적과 수주잔고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HSD엔진, STX엔진, STX중공업 실적 및 수주잔고, 출처 : 각 사 사업보고서 본인정리
STX중공업은 엔진사업부의 수주잔고를 2020년부터 제공해주지 않는다.
엔진 부품사들을 정리하자면
회사 | 주요 제품 |
케이프 | 실린더 라이너 |
인화정공 | Cylinder Cover, Frame Box |
케이에스피 | 엔진 배기밸브스핀들 및 밸브시트 |
에스앤더블류 | 엔진 볼트, 밸브, 캠축 등 |
삼영엠텍 | MBS(Main Bearing Support) |
대창솔루션 | MBS(Main Bearing Support) |
엔진 부품사 실적 및 수주잔고, 출처 : 각 사 사업보고서 본인정리
엔진 부품사들의 실적과 수주잔고는 위와 같다. 엔진 부품사 중 퓨어한 엔진 부품사는 존재하진 않는다.
4번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번 조선 사이클은 추진 연료 변화에 따른 사이클이다. 따라서 엔진사와 엔진 부품사 역시 메인 아이디어는 추진 연료의 변화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엔진 부품 중에서는 엔진을 구성하고 안전성을 더하는데 필요한 기자재가 있고, 엔진의 효율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품도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도가 차이가 나고 이 때문에 가격전가력에서도 일부 차이를 보인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서 선호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Q회복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 P와 Q의 동시 상승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 그리고 주가레벨과 수급적인 요인까지 모두 고려해볼 것인지에 대해서 잘 고려해보고, 개별 기업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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