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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15. [가치평가] PER 1부

오렌지보드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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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라면 PER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 내용이라 아시는 분은 술술 읽힐 것이고(읽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시는 분은 꼭 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중요 개념을 ★로 표시하였습니다. ★★★★★가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는 중 중요라는 의미입니다.

자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ER가 소개된 지 90년

1934년에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이란 책이 발간되었다. 벤자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라는 분이 쓰심.

 


‘증권분석'에서 PER이란 개념이 처음 소개되었다. 그레이엄과 도드는 PER과 같은 지표를 사용하여 기업의 내재가치를 찾고, 주식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주) 벤자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 라는 책도 쓰셨는데, 이 두 권의 책은 가치투자의 성경으로 불린다.

대한민국에서 PER이 널리 사용된 지는 30년이 채 안 될 듯 하다. 1990년 1월1일부터 1990년 12월 31일까지, 네이버에서 PER로 검색하면, 관련 기사가  3개 나온다. 기사#1은 효용이 적다는 얘기. 기사#2는 일본 주식시장 관련 PER 설명. 기사#3은 현재 한국 주식시장 PER이 26배이다. 저평가가 아니다. 라는 기사이다. 한국 시장도 고평가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 시장에는 지금은 돌아가신(2022년 10월 작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 출신인 신진오 회장님이 1990년 초반 저PER 혁명을 주도하면서 널리 사용하게 된 듯 하다 (필자 추측). 이 분은 ‘전략적 가치투자’ 라는 책을 쓰셨다.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은둔 투자자인) 선생님도 전자공시가 도입되기 전부터 이익 기반의 투자를 하셨는데, 그 당시 PER 개념은 생소했다고 말씀하시던 걸로 보아, 필자의 추측이 아주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참고) 워렌 버핏이 신영증권을 투자한 적이 있다. 2010년 기사 "버핏, 왜 신영증권 샀나? 올해는 가치투자 적기". 

 

 

PER은 상대지표이다.

PER의 기본식은 ‘PER = 시가총액/순이익’ 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이면 PER은 10 이다. 개념적으로 1,000억원을 주고 기업을 통째로 사고 10년이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숫자가 낮을 수록 저평가로 평가한다. 분모, 분자를 주식의 총수로 나누면 ‘주가/주당순이익’ 이다. ★

PER=시가총액/당기순이익

=(시가총액/주식의 총수) / (당기순이익/주식의 총수)

=주가/주당순이익 = Price/EPS

*EPS (Earning Per Share): 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

PER (주가이익비율; Price to Earning Ratio)은 대표적인 상대지표이다. 상대지표라는 의미는 비교할 때 쓴다는 의미임. 1)같은 업종 간, 2)동일 기업의 과거 PER과 비교, 3)산업 평균 PER과 비교, 4)시장 평균 PER과 비교할 수 있다. ★★★

1) 업종 PER 비교 (시총 2023.4.28, 실적 2022년 기준). 예) 은행업

2) 동일 기업의 PER 추이 : 역사적인 맥락에서 추이를 파악하는 것을 의미함.

3) 산업 평균 PER과 비교 : 위의 표에서 제주은행을 제외한 은행 기업들의 현재 평균 PER은 3.3임. 특정 기업이 산업 평균 PER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인지 확인.

 

4) 시장 평균 PER과 비교 : 코스피 시장의 PER은 2023년 4월 말 기준 12.1이다. 아래에서 확인 가능.

http://data.krx.co.kr/contents/MDC/MDI/mdiLoader/index.cmd?menuId=MDC0201020101# 

 

 

PER의 역수는 이자율이다.

PER의 역수는 이자율(순이익/시총; 회수(Return)/투자금(Equity)) 이다. PER 10이면 이자율로 10%(=1/10)이다. 일반적으로 10을 기준으로 낮으면 저평가, 높으면 고평가라고 말한다.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로부터 기대하는 이익의 기준이 10% 정도라고 이해하자. 왜 10%인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는 없는 듯하다. (ChatGPT에게 물어보니 PER 자체가 상대지표인데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함)
주) Equity는 기본적으로 자기투자금(자산에서 모든 부채를 제외)을 의미한다. 고로 주식투자총액 혹은 자본의 의미로 사용한다. 위에서는 주식투자총액으로 이해하자.
주) PER의 역수(= 당기순이익/시가총액)는 이자율(할인율)의 단서를 제공한다. 대략 PER 8는 12%, PER 9는 11%, PER 10 은 10%, PER 11은 9%, PER 12는 8%로 약식으로 외우고 있으면 편하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너무 가파르게 변하거나, 너무 느리게 변한다. 엑셀로 표를 만들어서 익혀보는 것이 좋다. ‘DCF에서 할인율 9%을 사용한다면, 이 기업의 적정 PER을 11정도로 가정한다’ 라고 볼 수 있다.

 

 

 

PER 하락이 예상되는 구간에서 투자해야 한다. ★★★★★

동적인 측면에서(실제 투자할 때) PER은  낮아지는 구간에서 투자해야 한다. 현재 PER이 5.0이고 (이익이 줄어들어) 내년에 예상되는 PER이 10.0인 기업은 현재 저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방어형, 경기순환형, 경기민감형 기업에 상관없이, 싸더라도 이익이 줄어드는 구간에 투자하면 안 된다. ★★★★★

경기순환형 혹은 경기민감형 산업(석유화학, 항공산업, 반도체, 조선, 건설 등의 자본집약적 산업이 많음)의 PER은 낮을 때가 주가가 고점일 경우가 있다 (절대적이지 않음). 돈을 못 버는 구간에서는 PER이 높다가, 돈을 잘 벌게 되면 PER이 낮아진다는 의미임.

주가는? PER이 낮아지는 구간에서 오를 확률이 높다. 주가는 기업이 돈을 벌고 오르는게 아니라, 벌기 전부터 스멀스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최저 PER일 때, 주가가 고점일 수 있다. 저PER을 저평가로 판단하기 어렵다. PER은 산업의 특징과 기업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따져 보아야 한다. ★★★★★

PER은 낮다고 저평가가 아니고, 높다고 고평가가 아닐 수 있다. 동적인 개념 적용이 더 중요하다. ★★★★★ 

건설업(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 사례

<화성산업, 연결재무제표, 연말시총 기준>

 

<동원개발, 연결재무제표, 연말시총 기준>


영업이익 기준 멀티플(POR;Price to Operational profit Ratio)로 설명.

매출에서 이익단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업과 관련이 적은 이익 혹은 비용으로 인해, 업과 관련된 멀티플을 파악하는데, 순이익은 노이즈가 많다. 

POR#1은 '연말시총/당기(예상 혹은 미래확정)영업이익' 으로 계산하였고, POR#2는 '연말시총/전기(확정)영업이익'으로 계산하였다. %는 년간 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미래확정’ 영업이익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계산시점에서는 사업보고서 공시 전이라, 당해년도 확정 실적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014년의 경우, POR#1는 '14년 연말시총/14년 영업이익', POR#2는 '14년 연말시총/13년 영업이익' 이다. 

2013년부터 경향을 천천히 보시라. 기본적으로 검은선(예상 멀티플)이 빨간선(현재 멀티플) 아래에 있을 때,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즉, 돈을 더 많이 벌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

해석을 하나 더 추가하면, 두 기업 모두 2014년부터 POR#2(확정실적)가 하락하기(저평가되기) 시작하여 2019년에 POR#1(예상실적)과 역전된다. 전기 실적 기준으로 점점 저평가 되고 있는데, 주가 상승률은 조금씩 줄어든다. 예상 실적(3개월 후 확정 실적) 기준으로도 멀티플은 준수한데, 주가는 힘을 못 쓴다. 그러다 2019년에 경향이 역전된다. 2018년부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2018년은 미중 무역분쟁 시기라 시장 전체적으로 조정을 크게 받는 시기였다. 너도나도 주가가 내렸다. 2)분양시장이 2017년 기점으로 Peak치고 내려오던 시기이다. 이런 상황이 2018년부터 반영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현재 지표상 저평가라도 업황이 턴하여 예상 이익이 증가할 시기가 도래해야 주가도 레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참고) 오렌지보드 리포트 : 건설산업 저가매수 적정한가? By 피아노투자 (2023.4.26)

이익이 턴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빠른 투자자는 예상 이익 혹은 예상 멀티플을 추정한 다음 현재 멀티플과 비교해 본다. 이 때 예상 멀티플이 현재보다 꽤 낮으면 매수 관점으로 접근한다. 주가가 경기에 선행한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멀티플이 낮아지는 구간에서 매수해야 손실 확률이 줄어든다. 경기순환주든, 경기민감주든, 경기방어주든 예외가 없다. 기업이 더 많이 벌기 전에 매수해야 하고, 주가는 기업이 더 많이 벌기 전에 슬금슬금 상승한다. 매수 시점에서는 장기투자하려고 매수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주가가 생각보다 가파르게 오르면 회수 시기를 당길 수도 있다. 장기투자한다고 보유기간이 장기인 것은 아니다. ★★★★★
첨언) 위의 이야기는 멀티플 측면에서의 타이밍을 언급했지만, (이익의 부침을 감안하더라도) 경쟁력이 우수한 회사를 적정가격에 장기 보유하는 것이 더 훌륭하고 더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경기민감주인 정유주(유가, 금리, 경기에 민감) 위 그래프의 개념을 적용해 보자. 이번엔 PGPR(시총/매출총이익)로 적용하자. 정유주는 유가/경기에 민감하여 매출총이익으로 보는 게 더 낫다.

 

<SK이노베이션>

 

<S-OIL>

2014년은 유가하락으로 인해 정유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시기였다. 2015년도에는 흑자전환 기대로 정유사들의 주가가 상승한 시기였다. 2015년 이후부터는 완만한 주가 상승을 보인다. 그리고 2018년부터 유가하락으로 인해 주가가 다시 하락하였다. 정유사 투자를 싸이클로 접근할 때, 한 방 맞은 시기에 (추가 하락을 염두하면서, 꾸역꾸역) 투자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라고 본다.
주) 유가하락으로 한방 맞고 나면, 다음 유가 상승시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제법 잡힐 수도 있다.

 

<WTI 선물 가격>

 

 

PER을 멀티플이라고도 부른다. ★★★★★

투자자의 기대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PER을 알아보자.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몇 배인가’ 라는 의미에서 PER을 멀티플(Multiple)이라고도 부른다. 멀티플은 매우 자주 사용하는 용어이다. ★★★
주) PBR은 자본의 Multiple 이라고 한다. 같은 자본이라도 수익을 만드는 역량(이자율)이 다름을 의미한다.

시총 = PER * 순이익 = Multiple * 순이익

여기에 ‘적정’ 이라는 단어를 더해보자.

적정’시총 = ‘적정’ PER * 순이익 = ‘적정’ Multiple * 순이익

주가가 오르기 위한 중요한 변수가 보인다. 돈을 많이 벌거나, 멀티플이 높아지면 주가가 오른다.

멀티플이 높아서 시가총액이 높은 건,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많이 반영되었다는 의미이다. ‘돈도 많이 벌고, 미래가 창창한 회사’ 의 시총이 높게 형성된다. 이익이 2배로 늘어나면 100% 상승, 이익과 멀티플이 각각 2배로 늘어나면 400% 상승한다. 이익과 멀티플은 승수(곱하기) 관계이다. ★★★★★

투자자가 특정 기업의 ‘적정’ 시가총액을 평가할 때, 순이익에 '적정' 멀티플을 곱한다. 성장률이 높은 기업의 멀티플은 높게, 성장률이 낮은 기업은 낮은 멀티플을 적용한다. 시장은 두 기업이 현재 같은 돈을 벌어도 같게 취급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멀티플은 투자자의 기대(꿈)를 반영한다. ★★★★★

정화조(분비물 처리 사업) 사업을 영위하는 A 사와  반도체 부품 사업을 하는 B 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회사 모두 순이익은 100억원/년이다. 두 회사 모두 상장회사라면 정화조 사업을 하는 A 사는 PER이 10이 안될 것(시총 1000억 하회)이고, B 회사는 10이 넘을 것(시총 1000억 상회)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A 사보다 B 사의 성장성을 더 높게 반영한다는 의미이다.
주) 두 회사가 인도의 상장기업이라면, 공중 화장실 설치가 늘어나게 될 때, A사의 멀티플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멀티플은 성장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 스텝 더 나가서, 두 회사 중 ‘어느 회사가 더 투자하기 매력적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 적절한 자본 수익률이 확보된다면 정화조 사업이 더 매력적일 수 있음을 설명하려고 한다. 정화조 사업의 장점은

- 정부 허가제이다. (지역 독점)
- 일하기를 꺼려한다. (진입 장벽)
- 투자 비용 (CAPEX)가 적게 든다. 사람과 차량만 있으면 될 듯 하다.  (정화 시설은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가정)
-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배출한다. (매출 안정성)
- 폐기물처리 비용은 매년 상승해 왔다. (판가 상승)

반도체 부품 사업의 단점은
-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 대개 발주처(대기업)는 Sole Vendor를 양성하지 않는다. (경쟁 심화)
- 발주처에서 스펙을 변경할 때, 큰 CAPEX 가 발생할 수 있다. (자본적 지출)
- 발주처의 업황이 안 좋을 때, CR(Cost Reduction; 벤더 입장에서는 단가 인하) 압력을 받는다.

만약 매수하고 장기 보유해야 한다면, 인구가 조금씩 줄어들더라도 A 회사에 투자하는게 마음이 편할 수 있다. 의미 있는 매출 감소가 발생할 때까지, 사업 구조상 충분한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익에 대한 주가 모멘텀은 B사가 더 활발할 것이다.

주) 위의 예시는 A가 더 매력적이다 를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는 나름의 배경지식과 시각으로 투자대상을 평가하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함을 설명하기 위해서 가상으로 든 예시입니다. ★★★★★


멀티플이 상승하여 주가가 상승한 사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년말시총, 연결재무제표 기준>

 

<SK하이닉스. 년말시총,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8년, 2019년은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던 시기이다. 이 때, 멀티플 상승이 발생하였다. 투자자들이 2019년도 들어 위 기업들의 투자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돈은 2018년 이전에도 잘 벌고 있었다. 투자자의 시각이 바뀔 때, 주가 상승은 크게 일어난다. 2023년 현재 기준, 반도체 산업이 재고과잉이 아니라 재고부족(Shortage)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면, 주가가 더 상승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PER 1부 마무리 합니다.

PER은 이 밖에도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2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렌지보드 콘텐츠 팀입니다. 엄선된 자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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