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mori의 팜
인화정공에 대한 짧은 생각
Megamori
2024.06.29
1. 단기간에 올랐지만, 하방은 여전히 크지 않아보임.
시가총액 2,113억 - 한화엔진 지분 9.9% 보유중(1,300억) = 811억. 이 정도면 본업(실린더커버 등 엔진부품)으로도 충분히 설명됨. 조선업황은 계속 좋아질 것이기에 하방은 시간이 지날수록 튼튼해진다.
2. 근데 지금까지 주가가 왜이랬을까?
조선주 투자자들이 이 기업을 보는 시선은 두개로 나뉜다고 생각함. 1) 싸긴 싼데.. 본업에서 엣지 나는 회사들 많은데 굳이? 2) 김봉수 교수님이 좋대~ 이인 대표가 M&A의 귀재래~ PBR 너무 싸~ 무한홀딩. 2)번분들은 그저 싸게 사서 계속 갖고 있고 빠지면 사고~ 무한반복. 사실 별거 없어보이지만 이분들도 최소 3년~ 10년까지 버티고 있던 분들이라 대단하다고 생각함. 1)번분들은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도 아니고, 다른 좋은 부품주들 많으니 그거 사느라 안사고. 거기에 거래량 없어서 기관이 건들지 못하는 종목이라서 주식을 사줄 사람이 없던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함.
3. 이번 아시아나화물 합병은 2번을 해소할만큼 큰 이슈라고 보인다
기사들마다 말이 많이 다른데, 매각가는 4,500억 수준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밸리카고 제외)는 4Q22~3Q23 매출 1조, 영업이익 500억, 자산 7,000억 부채 4,000억 정도로 윤곽이 잡혀가는 듯함. EV/EBITDA는 5 정도. 물론 22년 4분기는 좋았고 23년 4분기는 안좋았기에 23년 기준으로 잡으면 조금 더 안좋겠지만, 올해 업황이 다시 회복되고 있기에 적당한 가격에 사오는 것으로 보임.
에어인천은 22년 1000억/190억 , 23년 700억/-155억 했던 회사인데, 대형화물기 5대 들여올 계획으로(지금은 작은 화물기 4대), 대충 때려보면 요즘 업황에 화물기들 전부 정상 가동되면 매출 4,000억 수준까지 볼 수 있어보임. 결국 합병하면 단순 합산만 해도 매출 1.4조의 회사가 되는데,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에 경험많은 PE가 비용효율화만 잘해주면 꽤 매력적인 회사가 될 수 있어보인다. 거기에 PE측에서 26년 에어인천 IPO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놓은 상황으로, 이후 인화정공이 인수한다면 연결로 잡힐 가능성도 있다. 물론 항공화물 시장의 긍정적 분위기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화물이 여객에 비해 진입장벽이 있어보이고, 알테쉬의 성장, 미중갈등으로 인한 인천공항의 중요도 증가, 반도체 턴, 해상운임 상승 등 수요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리포트들의 논조 역시 합리적이라고 생각함.
4. 아직 시장에서 별 관심 없어보임.
내가 발이 워낙 좁아서 그럴수도 있지만, 핫한 텔레나 블로그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 같다. 뉴스는 점점 나오고 있으나, 룰루랄라님의 Value XYZ 카페나 한두분의 조선주 블로거들을 제외하면 이번 인수를 분석하는 글조차 거의 보이지 않음. 아직까지 대부분의 글들은 기존 주주들이 역시 김봉수교수님! 역시 이인대표! 무한홀딩! 하는 느낌인데, 시장 참여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숫자를 기반으로 한 분석은 거의 없다. 뉴스에서도 인수구조와 매각가, 떠안는 차입금 규모에 대해 말이 다 다른데,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들이 더 많아보인다. 하지만 이번 딜에서 급한 건 매각측인 것이 분명해서, 오히려 얻어올 게 많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이 기회라는 느낌이 든다.
5. 주주환원을 보여줌.
올해 초 204억(배당률 약 20%) 폭탄배당+자사주 29억 소각. 물론 일회성일 확률이 높지만, 그동안 "그래 이인 대단한거 알겠어. 근데 본업 안하고 M&A 해서 돈버니까 디스카운트만 당하고 주가 안오르던데?" 하던 사람들에게 "돈 많이벌고 남으면 우리한테 돌려주던데?" 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런식으로 주가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무증이나 IR 통해 기관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 않을까? 에어인천에 추가로 자금을 대려면 인화정공 주가 오르는게 이인대표 입장에서 나쁠게 없어보인다.
물론 M&A라는게 얼마든지 빠개질 수 있고 그 시나리오 하에서는 주가가 단기간에 다시 내려박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아직 충분히 오르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