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투자자의 팜
[STX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중 대장주가 될지도...
해기사투자자
2024.07.10
*본 포스팅에 언급된 종목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 아이디어 공유 차원에서 공유드립니다.
이전에 앞서 조선업 투자 전략에 대해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아이디어인 '엔진' 부분과 관련하여 STX중공업 투자 전략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간략히 정리하자면, 글로벌 조선업황은 '친환경 규제'와 '해운선사들의 이어지는 호황',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LNG/석유 등 에너지 자국화' 등에 의해 업사이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동북아 3국의 조선소는 FULL CAPA에 3년치 수주잔고 이후 선별수주를 하고 있는 현황입니다. 하지만 조선업체 수보다 엔진업체 수가 적다는 점, 이번 사이클의 핵심 아젠다는 '친환경 규제'라는 점에서 엔진업체의 해자가 더 돋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상장사로는 한화엔진과 STX중공업, STX엔진이 있습니다. STX엔진은 추진기관이 아닌 발전기관을 위주로 제조한다는 점에서 제외하고(발전기관 경쟁업체는 글로벌로 많습니다), 반면 한화엔진과 STX중공업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한화엔진은 현재 조선섹터의 대장주로서 최근에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작성하고 오늘은 STX중공업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STX중공업은 아직 가동률이 40%로 매출업사이드가 남아있다는 점, HD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곧 7월에 나온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STX중공업은 선박엔진 제조회사로서 선박의 추진기관이 되는 저속엔진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많이들 헷갈려하시는 STX엔진은 발전기관이 되는 중속엔진을 위주로 제조합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엔진업체인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한화엔진보다는 크기가 작은 엔진을 주로 제조합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이 대형선박 물량을 위주로 받는다면, STX중공업은 3000TEU 이하의 컨테이너선이나 5만톤 이하의 탱커(MR탱커)들의 물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고객사 리스트를 보면 주로 중소형 선박을 만드는 중국 조선소나 국내의 케이조선/대선조선이 기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분기마다 주요 고객이 달라지는 편이며, 중국향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사는 23년까지 20%대 가동률을 보이다가 최근 가동률이 올라와 34%를 달성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가 120%를 넘기고, 한화엔진이 85%인 것에 비하면 저조한 가동률이지만, 반대로 추가 고객확보를 통해 매출 업사이드가 열려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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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
한화엔진 |
STX중공업 |
생산 마력 |
1200만 |
400만 |
200만 |
생산 대수 |
400여대 |
120여대 |
60여대 |
가동률(1Q24) |
130% |
85% |
34% |
개인적으로는 HD한국조선해양으로의 피인수가 이 부분을 해결해주고 동사의 체질을 변화시켜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사의 설비들은 노후화된 설비로 감가상각비가 적어 이익단에서는 유리하나, 그만큼 추후 가동에 있어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노후화 설비 정비를 위한 자금들도 HD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1Q24기준, 현금성자산 276억원 차입금 895억원 보유).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가 독과점 이슈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조선업의 주요 고객들이 국내 해운선사들이 아닌 글로벌 해운선사들이라는 점, 현재 조선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HD한국조선해양 입장에서는 현재 130%에 다다르는 CAPA를 넘겨줘야하는 상황에서 직접 인수하여 과실을 공유하는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
선박의 추진기관은 고객인 해운사가 고르는 편인데, 현재 글로벌 선박추진기관 신뢰도 탑 1위는 HD현대엔진입니다. 만약 STX중공업이 사명을 변경함으로써 고객들에게 HD현대 엔진의 일부로 보이게 된다면, 이는 엄청난 영업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지분은 652만주, 신주 인수계약 536만주 입니다. 여기서 536만주는 기업결합심사 승인 이후 제 3자 배정 유증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리하여 STX중공업은 422억원 현금을 취하게 됩니다.
동사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614억원에 영업이익 62억원을 보여주며 높은 OPM(10%)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앞서 말한 감가상각이 끝난 설비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추후에는 정비가 필요하기에 CAPEX 지출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당장 올해 실적은 이러한 OPM 기조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에서는 YOY 30% 성장 달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동사의 주력 제품은 LPG D/F 엔진인데 국내 조선사들의 VLGC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동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사인 한화엔진은 LPG D/F 엔진 기술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동사의 2024년 실적은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200억 후반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 4500억원, HD한국조선해양의 제 3자 유증 물량이 추가된다면 실질적인 시가총액은 5400억원 정도가 예상됩니다.
앞서 말한 HD한국조선해양의 인수에 의한 기업의 펀더멘탈 변화는 이미 한화엔진 사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한화엔진은 2023년 2월 한화임팩트에 인수되어 한화오션이라는 캡티브 마켓을 얻었습니다. 그에 따라 4Q23부터 높은 매출액을 달성했고, 멀티플 향상에 따라 일찍부터 주가 상승을 보여줬습니다.
(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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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23 |
2Q23 |
3Q23 |
4Q23 |
1Q24 |
한화엔진 |
매출액 |
1993 |
1890 |
1876 |
2784 |
2934 |
영업이익 |
41 |
35 |
11 |
1 |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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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중공업 |
매출액 |
212 |
756 |
694 |
789 |
614 |
영업이익 |
0 |
54 |
66 |
59 |
62 |
STX중공업도 이와 같은 케이스로 급진적인 가동률 상승과 더불어 멀티플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CAPA 기준 가동률 100%일 경우 9000억원 매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기업결합 심사의 여부에 따라 괜찮은 가격에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