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투자자의 팜
조선, 해운,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
해기사투자자
2024.08.06
본 포스팅은 매수 매도 판단을 추천드리지 않으며, 아이디어 공유 차원에서 작성합니다.
개인적인 투자 성향 상 남들이 다 쳐다보는 섹터를 신규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섹터가 장기적으로 2~3년 이상이 갈 것이라고 판단되면 시장 리스크 및 노이즈로 무너질 때 매수하는 격이기에, 아예 배제하지도 않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의 관심종목을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선섹터는 제가 올해 들어 자주 언급하는 섹터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애정이 많고, 1년전부터 계속해서 팔로우했습니다. 컨빅션은 있지만 아쉽게도 매번 상방여력은 헷갈리는 섹터입니다. 밸류에이션이 어렵기도 하고, 이익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사이클의 상승을 따라 그저 묵묵히 들고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타 종목/산업 간 상방 여력을 비교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로서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5~7월 강력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여러 의견들이 있고 특히, 2004~8년 사이클과 비교하여 그만큼 업사이드가 생길거라는 의견이 꽤나 있는데...저는 아직까지 모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부분들은 대부분 수주잔고와 과거 수주선가로, 과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식은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합니다. 앞으로 수주가 없으면 그러한 수치들은 아무 의미없습니다. 저는 전방에 대한 이해 없이 그러한 단편적인 과거 지표만 보는 것은 위험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과거가 이래왔으니 미래도 이럴거야'라는 것은 추세를 형성하면 확률론상 높기는 하지만, 그러한 로직회로는 하방에 대한 준비를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조선의 고객사는 해운사이고, 해운은 거시경제에 있어 제일 전방에 있는 산업입니다. 그리고 해운의 전방은 에너지와 원자재 섹터입니다 (컨선과 카캐리를 제외함이지만, 해운의 다수선종은 벌크와 탱커입니다).
해운사와 에너지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선박을 구매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즉, 그리하여 제가 생가갛는 조선업의 키팩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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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가 돈을 더 버냐 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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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가 남는 현금으로 배를 뽑을 동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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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선종(VLAC, VLEC) 등의 새로운 시장은 얼마나 커질것인가
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후판가, 인력비용 등 이런 부차적인 것들은 저런 키팩터에 이해 충분히 가려질 수 있습니다.
저는 당장의 멀티플 리레이팅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와 같이 거시경제의 노이즈나 금투세 이슈가 계속해서 잔재했을것이라 생각하여 멀티플 상단을 크게 설정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AI섹터가 죽지 않고 사이클을 타며 한번씩 시장의 수급을 들고가는 것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주식은 미인선발대회고 특히 국내시장에서 AI(반도체)섹터는 힘이 파멸적입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는 EPS성장분을 먹는 수준에 욕심을 한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그렇게 쎄지는 않기 때문에, 연간 20~30% 이상 업사이드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라면 여기서 더 나아가 멀티플 리레이팅이 일어날 요소를 선점하고, 그것에 대한 힌트를 체크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힌트가 발견될 경우, 뒤늦게라도 비중을 더 태울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습니다.
1) 친환경 브릿지연료로 lng 낙점 >> 대형프로젝트 더 나옴 (동성 한국 형제, 피팅형제)
2) 인도가 해운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3) 수소산업 폭발 >> VLAC수요 증가 (세진중공업, 현대힘스)
4) 탱커 중고선가 폭증 >> 탱커 무지성 발주 (한라IMS)
5) 유가 증가 >> 시추 수요 증가 >> 해양플랜트, 셔틀탱커 수요 증가 (삼성중공업, 피팅형제)
2번을 제외하고는 전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에너지 산업의 흐름을 모르고 조선을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최근 에너지섹터에 시간을 쏟고 있는데, 어쩌면 여기서도 대박 주식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에너지가 지정학적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지만, 미국의 '글로벌 경찰로서의 역할'이 약해지고 있으면서 이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국가들의 자국력 강화로 이어지고, 자국력에 있어 에너지는 1순위이기 때문입니다. AI발로 인한 에너지 쇼티지도 크게 한 몫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와 탱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ECO 투자 전략'과 관련하여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또 하나 좋게 보고 있는 것은 시추 입니다. 유가가 $60대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시추업체들은 움직이기 마련인데, 중동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그것은 구조적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시추와 셔틀탱커, SUB-SEA 또한 공급이 막혀있는 상태로 하방이 단단한 섹터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타 포스팅으로 기고해보겠습니다.
여튼 이번 포스팅의 결론은 에너지를 배제하고 조선을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조선의 끝은 예측하는 것이 아닌 팔로우 해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간단히 조선 섹터의 기업들을 정리하자면....
저는 아직 기자재가 인정받지 못했기에, 기자재 탑픽으로 케이에스피를 생각하고 있고 차선호 픽으로 케이프, 한라IMS, 삼영엠텍 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장주도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대장주는 이미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주사 리스크가 있으며, 삼호중공업의 상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화오션은 MRO 멀티플을 받을 수 있지만, 몇 번의 분기 실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를 많이 떨어뜨릴거라고 생각합니다.
엔진업체는 '친환경 규제로의 수혜'라는 좋은 내러티브가 있지만, 내러티브 만큼 숫자가 따라갈지에 대한 의문이 많습니다. STX중공업은 가동률 상방이 많이 남았지만, 유증물량을 계산하고 앞으로 공장 재정비에 대한 실적변수가 예상됩니다.
위의 기업들이 멀티플이 차고 난다면,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중소형 조선사도 주가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