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모래와 시멘트 근황 (feat 미국의 자원과 일본의 소재,반도체, 석영)
메르
2024.06.05
최근에 이슈와 관련된 글을 많이 쓴듯하네요.
정보글로 돌아갑니다.
1. 시멘트는 부서진 짱돌을 의미하는 Cementum에서 유래된 말로, 인류 역사를 보면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음.
2.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에도 시멘트가 사용됨.
3. 그리스나 로마도, 석회에 모래를 혼합한 모르타르를 사용했고, 모르타르에 화산재를 첨가하면 더 단단해지는 것을 알게 됨.
4. 시멘트는 콜로세움 등 로마시대를 대표하는 대형 건축물들의 재료로도 활용되었음.
5. 로마시대 시멘트는 석회에 화산재를 섞어 바닷물로 반죽하는 방식으로 만듦.
6. 로마시대의 시멘트 방파제가 현재까지 남아있을 정도로 로마 시멘트는 단단한 건축재료였음.
7. 로마의 멸망과 함께 석회에 화산재를 섞어 만드는 단단한 시멘트는 역사에서 사라지게 됨.
8. 1796년, 영국의 제임스 파커는 석회석을 구운 후, 물을 5 대 2로 섞으면, 1시간 내에 단단해지는 현대식 시멘트를 발명함.
9. 전설 속의 로마 시멘트 제조법을 알아냈다며, 로만 시멘트(Roman Cement)로 이름을 붙임.
10. 1824년에는 영국의 에스프딘은 석회석에 점토를 추가로 섞어 새로운 시멘트 제조법 특허를 받아냄.
11. 새로운 제조법의 시멘트는 영국 포틀랜드 섬에서 나오는 돌과 색깔이 비슷하다고 해서 포틀랜드 시멘트라는 이름이 붙게 됨.
12. 현재 시멘트라 부르는 것이 포틀랜드 시멘트임.
13. 1867년, 프랑스에서 시멘트와 자갈, 모래를 섞어 만드는 콘크리트가 발명되며, 시멘트의 사용처가 더욱 넓어지게 됨.
14. 한국은 개화기 시절 서양인들이 들여와서 시멘트를 건축재료로 쓰기 시작함.
15. 지하자원이 많지 않은 한국이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자원이 석회석임.
16. 60년대부터 시멘트는 국가 산업으로 육성되었고, 시멘트 회사들이 세워지기 시작함.
17. 시멘트는 원료인 석회석이 나오는 광산 근처에 생산공장을 짓는 경우가 일반적임.
18. 석회석 광산이 많은 제천, 단양, 영월, 영주, 동해, 삼척, 문경 등에 시멘트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게 됨.
19. 시멘트를 만드는 방법은 점토와 섞어서 석회석을 굽는 게 기본임.
20. 1999년, 시멘트를 굽는 소성로의 연료로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섞어 쓰는 게 허용되었고, 재료에도 폐기물이 들어가게 됨.
21. 새집증후군이니, 아토피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와 비슷한 우연의 일치가 있음
22. 2000년,국내 발전사들은 시멘트 회사에 공짜로 넘겨주던 석탄재를 가공해서 시멘트 대체재로 만든뒤 돈을 받고 팔기 시작함.
23. 이때부터 시멘트사들은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하기 시작함.
24. 한국에서는 돈을 주고 석탄재를 가져와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폐기물로 처리되는 석탄재를 돈을 받고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임.
25. 일본 발전소 입장에서도 일본에서 석탄재를 처리하면 톤당 2만엔의 환경부담금을 내야하지만, 수출을 하면 톤당 5만원만 지불하면 되기때문임.
26. 시멘트의 성능도 점토 보다 석탄재를 섞는게 좋아, 돈을 받고 가져올 수 있는 일본 석탄재 수입을 선호함.
27. 시멘트를 만들 때는 석탄재 외에도 다양한 폐기물들이 연료로 들어가고 있음.
28. 폐플라스틱,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슬러지, 폐유, 폐타이어, 생활폐기물 등 탈 수 있는 것은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됨.
© unstable_affliction, 출처 Unsplash
29. 이런 폐기물들이 연소되며 다양한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다 보니, 시멘트는 대표적인 환경오염산업이 됨.
30. 재활용이 힘들 정도로 오염된 폐플라스틱은 압축해서 태우게 되는데, 열량이 좋아 유연탄만큼 불에 잘 탐.
31. 순환자원을 사용한다는 그럴듯한 말이 폐플라스틱을 시멘트 제조에 사용한다는 말임.
32. 폐플라스틱은 돈을 주고 사 오는 게 아니라, 톤당 5만 원(40달러) 정도를 받고 가져올 수 있음.
33. 폐플라스틱이 화력은 좋지만 유연탄보다 두 배 정도 빨리 타버리다 보니, 돈을 받고 가져오는 폐플라스틱 수익도 그만큼 늘어남.
34. 반면에,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유연탄은 구입가격에 물류비용이 추가되면 톤당 300달러 정도 원가가 들어감.
35. 유연탄대신 폐플라스틱이 점점 많이 쓰이는 이유임.
36.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석회 등 재료를 1450도의 고온으로 가열해 주는 게 필요함.
37. 폐플라스틱 안에는 성분이 다른 원료가 다양하게 들어 있다 보니, 1450도를 꾸준하게 맞추기 힘든 단점이 있음.
38. 폐플라스틱 사용 비중을 높이려면, 1450도 온도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첨단 설비가 필요하게 됨.
39. 첨단 설비가 도입되면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이 고온에서 완전연소가 되고, 깨끗하게 처리가 될 수 있음.
40. 환경오염산업이 환경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할 수도 있는 것임
41.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이 대체율 100% 목표로 5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도 준비하고 있음.
42. 시멘트 업체의 순환자원 사용 확대에 반대하는 곳도 있음.
43. 폐기물을 소각해 돈을 버는 기존 폐기물처리업계는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음.
44. 시멘트 업체가 폐기물을 가져와 오염이나 탄소 발생 없이 시멘트를 만들 수 있으면, 탄소세를 내는 게 아니라 받을 수도 있기는 함.
45. 환경오염 기업인 시멘트업계가 친환경 산업이 되며 친환경 펀드 투자를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임.
46. 시멘트 소각로는 환경 폐기물 업체의 소각로보다 고온이라, 다이옥신 배출이 적은 등 장점이 있음
47. 시멘트 소성로 굴뚝마다 원격으로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굴뚝 원격측정장치(TMS)를 달아, 환경부가 직접 감시하고 있기도 함.
48. 시멘트 회사들이 폐기물을 환경오염 없이 처리해 줄 수 있다면, 업의 성격이 극적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임
49.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업종중 하나임.
50. 건설 현장에서 시멘트만큼 중요한 것이 모래임
51. 모래는 지름이 2.0mm에서 0.0625mm인 다양한 광물의 입자임
52. 0.0625mm보다 입자가 작으면 진흙이라고 함
53. 반대로 입자의 크기가 2.0mm보다 크면, 자갈이라고 부름.
54. 큰 바위가 밤과 낮의 온도 변화로 금이 가면, 물이 틈새로 들어오고, 겨울이 되면 물이 얼면서 팽창하며 바위를 쪼개게 됨.
55. 나무뿌리도 바위 틈으로 파고들어 쪼개는 작용을 하는데, 이런 것들을 보통 풍화작용이라고 부름
© felix_mittermeier, 출처 Unsplash
56. 깨지거나 떨어진 바위는 중력과 비, 바람에 의해 비탈면을 굴러내려오는 과정에서 깎이다가 강물을 만나게 됨.
57. 돌멩이는 강물의 흐름에서 부서지기도 하고, 마모되기도 하면서 모래가 됨.
58. 강의 상류와 중류에서는 자갈과 모래가 많이 생산됨
59. 중국은 양쯔강과 황허 등 큰 강이 상류에서 하류 간 길이가 길어서 자갈이 하류에 도달했을 때는 아주 가는 모래가 만들어짐.
© jonathankalifat, 출처 Unsplash
60. 상하이의 고층 빌딩군이 양쯔강 연안에서 채굴한 모래로 만들어진 이유임
61. 중국은 대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강가와 하천 바닥의 모래를 파서 쓰다 보니 홍수가 자주 발생하였음.
62. 2020년부터 양쯔강 중, 하류에서 모래 채굴을 금지하고, 모래를 수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뀜
63. 북한이 중국에 모래를 수출하고 있음.
64. 사우디도 네옴시티등 수많은 인프라 건설을 위해 엄청난 모래를 수입할 예정임.
65. 사우디는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데, 모래를 수입한다는 것이 이상할 것임.
66. 강모래는 입자 하나하나의 모습이 각각 다른 자그만 돌덩어리임.
67. 각각 다른 모래입자들이 퍼즐을 맞추듯이 결합되고, 시멘트가 접착제 역할을 하면서 단단해지는 것이 콘크리트임.
68. 사막 모래는 모래폭풍 등으로 모래 입자끼리 오랜 시간 부딪치며 입자가 작아지고 표면이 반질반질해짐.
69. 반질반질한 사막 모래를 시멘트에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면, 제대로 엉키지 않아서 콘크리트 강도가 안 나오는 것임.
70. 염분이 없어서 바로 쓸 수 있고, 작은 돌 위주로 구성된 강모래가 빌딩, 댐, 도로 등 현대 콘크리트 건축에 필수재인 이유임.
71. 매년 세계의 강이 공급하는 토사의 3배 가까이 되는 모래를 사용하고 있어 모래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
72. 현재 세계에서 모래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임.
73. 중국이 전 세계 모래 사용량의 34%를 차지하고 있음.
74. 모래의 공급은 제한되어 있고, 수요는 늘어나는중이라 모래 부족에서 발생할 대체재 시장 등 투자포인트가 생기고 있음.
75. 모래는 흔한 골재지만, 어떤 모래는 흔하지 않음.
76. 반도체는 모래 속의 석영으로 만들고 있음.
77. 모래를 전기로에서 고온으로 가열하면, 99%의 순수한 석영(실리콘)이 남게 됨.
89. 석영을 99.999999%로 정제하면 태양광 패널이 되고, 99.99999999999%로 정제하면 반도체의 소재가 됨.
90. 모래 속에 석영 비율은 제각각이라, 석영 비율이 높은 모래가 있으면 고순도의 석영을 만들기 쉽고, 정제비용도 적게 들어감.
91.미국 애팔래치아의 스프루스 파인(Spruce Pine)은 세계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석영광산이 있고, 시벨코라는 석영회사가 있음.
수프루스 파인(Spruce Pine)에 위치한 시벨코 공장 단지. 사진: 시벨코
92. 시벨코는 세계에서 가장 순수한 석영 광산을 가지고, 초고순도 석영을 만들고 있음.
93. 스프루스 파인의 석영은 그 자체로 순도가 99.9992%까지 나와서 불순물 분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음.
정제 후 석영. 사진: 시벨코
94. 순수한 석영으로 반도체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음.
1) 석영 도가니에 순수하게 정제된 석영(실리콘)을 넣고
2) 고온으로 녹인 후 솜사탕을 만들듯이 작대기를 꼽고 돌돌 말아서, 핫도그같이 동그랗고 길쭉한 덩어리(잉곳)를 뽑아올림.
3) 김밥 썰듯이 잉곳을 얇게 자르고
4) 표면을 매끈하게 가공하면 웨이퍼가 나옴.
95. 불순물이 거의 없는 웨이퍼를 만들려면, 실리콘만 순도가 높아서 되는 것이 아님.
96. 실리콘을 녹여서 잉곳을 만드는 도가니도 불순물이 없어야 됨.
97. 실리콘을 녹이는 고온을 견디면서, 도가니에서 이물질이 녹아 나와 실리콘을 오염시키지 않으려면 순수한 석영 도가니가 필요함.
98. 스프루스 파인의 광산에서 나오는 99.9992%의 석영이 필요한 것임.
99. 1970년에 세워진 유니민(Unimin)이 스프루스 지역의 모든 석영 광산을 차례로 매입을 완료했고, 경쟁업체들을 모두 인수함.
100. 현재 스프루스 파인의 석영 생산은 유니민을 인수한 시벨코(Sibelco)가 100% 독점 생산하고 있음.
101. 현재 기술로는 스프루스 파인 산 석영이 아니면 고순도 도가니를 만들 수 없음.
102. 미국의 스프루스 파인산 석영을 가져와 고순도 도가니를 만드는 기업은 일본에 있음.
103. 일본 신에츠석영과 JSQ가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음.
104. 신에츠석영은 일본 신에츠화학공업과 독일의 석영유리 생산기업인 헤레우스가 합작한 기업임.
105. JSQ(Japan Super Quartz)는 영국 TSL과 일본 미쓰비시금속의 합작 기업임.
106. 포토마스크 전용 유리와 반도체 에칭 공정용 석영유리는 일본 토소퀴즈에서 만들고, 미국 스프루스 파인산 석영으로 초고순도 석영가루를 독점해서 만드는것은 미쓰비시 케미컬 그룹임.
107. 미국의 자원과 일본의 소재기업들이 반도체 소재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임.
108.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국등에서 고순도 석영 광산을 열심히 찾고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음.
109. 중국이 스프루스 파인급 석영광산을 확보하고, 일본기업의 소재기술을 모두 확보해야 반도체 굴기가 되는 것임.
110. 시벨코는 초고순도 석영 제조에 특허를 내지 않고 있음.
111.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점도 있지만, 스프루스 파인 광산의 석영이 없으면 따라서 만들기 힘들다는 자신감인 것임.
한 줄 코멘트. 친환경으로 바뀌는 시멘트 사업과 모래 부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음. 미국의 자원과 일본의 소재산업의 조합은 중국이 쉽게 넘기힘든 장벽이 되고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