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2차 전지와 3차 전지 이야기(feat 보이저 1,2호, ESS, 전기차 화재)
메르
2024.07.07
주말이라, 가벼운 내용으로 주절주절해봅니다.
1. 1977년 8월 20일,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 공군기지에서 보이저 2호가 발사됨.
2. 보이저 2호가 발사되고 15일 뒤인 1977년 9월 5일, 보이저 1호도 발사됨
3. 보이저 2호가 15일 먼저 발사했지만, 경유지가 많다 보니 직통에 가깝게 날아가는 1호보다 태양계를 벗어나는 시간은 뒤졌음.
4. 발사는 늦지만, 태양계를 먼저 벗어나는 보이저에게 1호라는 앞 순번을 붙인 것임
5. 한 번씩 태양계의 행성들이 일렬로 늘어나는 행성 정렬이 발생하게 됨.
6. 2024년 8월 28일에도 수성, 화성, 목성, 천왕성, 해왕성, 토성이 하늘에 일렬로 정렬하게 됨.
7. 8월 28일 밤하늘이 운 좋게 맑다면, 가까이 모여있는 행성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는 것임.
8. 보이저 1호는 행성들의 중력으로 속도를 올리며 날아감.
9. 태양계 5개 행성이 일직선에 놓이며, 이들의 중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딱 맞는 행성 정렬이 175년마다 일어남.
10.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해왕성까지 30년까지 걸리는 비행 기간을 행성 정렬 현상을 활용해서 8년 만에 찍을 수 있었음.
11. 현재 보이저 1호는 태양계를 벗어나 지구와 통신에 편도 20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를 날고 있음.
12. 보이저 1,2호의 문제는 전기였음.
13. 천왕성까지만 가도, 햇빛이 지구의 400분의 1 수준이라 태양전지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임.
14. 보이저는 3차 전지를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함.
15. 전지는 1차 전지, 2차 전지, 3차 전지로 분류를 함.
16. 1차 전지는 1회 충방전만 가능한 전지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회용 건전지임.
17. 2차 전지는 충전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로, 휴대폰,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고 있음.
18. 3차 전지는 연료를 주입받으면 스스로 전기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연료전지를 말함.
19. 우주 공간은 중력과 마찰력이 거의 없어서 큰 힘이 없어도 계속 날아갈 수 있지만, 우주선의 장비를 구동하려면 전력이 필요함.
20. 보이저 1,2호는 플루토늄 238에서 나오는 방사선에서 전력을 얻는 원자력 3차 전지를 사용하게 됨.
21. 플루토늄 238은 반감기가 87년임.
22.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서, 나사는 기능을 하나씩 줄이며 전기를 아끼고 있음
23. 보이저 1호는 2013년 9월 13일에 태양계를 벗어나는데 성공함.
https://www.nasa.gov/mission_pages/voyager/voyager20130912.html
24. 3차 전지가 아직 작동되고 있어서 보이저와 통신이 가능했는데, 2023년 11월, 보이저 1호에 고장이 발생함.
25. 탐사선에 탑재된 메모리 반도체 중 1개가 고장이 난 것임.
26. 나사의 엔지니어들은 고장 난 메모리를 우회해서 명령이 전달되게 프로그램을 고쳐서 전송했고, 고장 수리에 성공함.
27.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호들은 현재도 3차 전지가 작동하면서 지구와 교신을 하고 있는 상태임.
28. 원자력 3차 전지는 이렇게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하지만, 실생활에 사용이 힘든 것은 위험하기 때문임.
29. 소련에서 무인등대를 돌리기 위해 원자력전지를 사용했었음.
30. 소련이 해체되고, 기록 등 관리 상태가 엉망이 되면서 폐기물로 버려진 원자력전지들이 생기게 됨.
31. 구 소련 지역의 나무꾼이 나무를 베러 다니다, 폐기된 원자력전지를 발견하고 살펴보는 과정에서 3시간 정도 피폭이 됨.
32. 방사능에 피폭된 나무꾼에게 방사선 궤양과 폐 손상 등이 발생해서 심부전으로 사망하게 됨.
33. 원자력 3차 전지를 사람이 없는 우주 공간으로 날리는 우주선에 사용할 수는 있어도, 지구 내 사용을 자제하는 이유임.
34. 2차 전지는 방사선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화재의 위험이 큼.
35. 한국과 중국이 주력으로 쓰고 있는 NCM 배터리는 양극이 Li(Ni, Co, Mn)O₂이고, LFP 배터리는 LiFePO₄로되어있음.
36. 3원계든 LFP든 Li(리튬)과 O(산소)가 기본 장착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임.
37. 보통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지점을 무엇인가로 덮어서 산소 공급을 차단해 화재를 잡는 방법을 쓰게 됨.
38. 2차 전지는 양극재에 산소(O)가 내장되어 있어서 산소 공급을 차단해도 불이 잘 꺼지지 않음.
39. 전기차는 배터리가 셀과 모듈, 차체로 몇 겹 포장이 되어 있어, 물을 뿌려도 발화지점까지 도달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함.
40.2차 전지에 불이 나면 불을 끄는 게 불가능에 가깝고, 전기자동차라면 물속에 차체를 완전히 담그는 방법 정도가 대책이 되고 있음.
41. 2022년 2월 16일,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고급차 4천여 대와 전기차 300대를 실은 자동차 운반선이 대서양에서 불이 남.
42. 고급차가 많이 실려있어 차량 가격만 4억 달러가 넘다 보니, 화재 진압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불을 끄지 못했고 침몰하게 됨.
https://www.ksg.co.kr/news/main_newsView.jsp?pNum=133556
지난달 16일 화재 사고를 입은 일본 선사 MOL의 자동차선이 바...
43. 화재 원인은 배에 실려있던 전기차의 리튬이온배터리로 조사가 됨.
44. 2023년 7월에도 차량 3천 대를 실은 자동차 운반선에 화재가 났고, 배가 전소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음.
https://tv.naver.com/v/38454374
45. 이번 화재도 전기차의 리튬이온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됨.
46. 유럽 해상안전청(SMSA)은 "대다수의 선박 화재사고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포함된 화물 운반 중에 발생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함.
47. 전기차는 불을 끄기 힘들고, 자동차 운반선은 차량들이 촘촘히 선적되어 있어서 한번 불이 나면 연쇄 발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
48. 전기차 운송 비율이 높은 현대 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에 불이 나면 소화 덮개를 씌우고 화재를 진압하는 모의훈련을 하고 있음.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3008150195071
현대글로비스, 해상 화재 대비해 맞춤형 화재 대응 시스템 강화 - 머니투데이
49. 소화 덮개는 1500도에 버틸 수 있게 특수 코팅된 내화 섬유로, 불이 난 차량에 덮어 산소 유입을 막아서 불을 끄고 열과 연기를 차단하는 방식임.
50. 다른 차들로 화재가 확산되기 전 전기차 화재 초기 단계에서 대응 가능한 방식임.
51. 전기차가 늘어나면 아파트 주차장도 위험해지기 시작함.
52.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비율이 높아지면, 자동차 운반선과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임.
53. 수명이 지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ESS도 화재 위험이 높은 상황임.
54. 2차 전지의 충방전을 반복하다 보면, 종유동굴에 종유석이 자라듯이 음극 표면에 덴드라이트라는 물질이 쌓이게 됨.
55. 덴드라이트가 분리 막을 찢으면 음극과 양극이 쇼트를 일으키고, 인화성이 높은 전해액과 반응해서 화재 및 폭발이 일어나게 됨.
56. 교통사고 등의 충격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이 찢어지며 화재로 이어지는 현상이 덴드라이트에 의해서도 일어나는 것임.
57. 전기차로서 수명이 다한 오래된 배터리의 경우 내부에 덴드라이트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음.
58. 오래된 배터리를 좁은 공간에 밀집해놓는 ESS 구조상 한두 개의 불량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화재가 쉽게 커지게 되는 것임.
59. 2018~2022년간 한국에 설치된 ESS에서 39건의 화재가 발생함.
60. ESS 화재가 자주 일어나자 전기안전공사는 ESS 화재 원인 조사단을 구성해 ESS 화재의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서게 됨.
61. 조사단은 “사고 발생 초기, 셀 전압 미세 변동 후 급격한 배터리 전압 변동과 온도 상승 발생을 확인했다"라고 원인을 발표함.
62. 배터리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말임.
63.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조사단의 결정을 수용해서 문제 제품을 리콜 처리하고 마무리되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음.
64. ESS는 한번 화재가 나면 남김없이 전소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화재 원인을 밝히기 힘든 것임.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3/06/28/FFGQKUGFIFAVTBK2IMV2MPAWAU/
작년 ESS 화재 80%는 ‘원인 모름’… 정부 골머리
65. ESS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순간 온도가 800℃ 이상 올라가며 여러 셀들이 열을 받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서 화재 진화가 힘듦.
66. 화재 위험이 높다 보니, 주거지 인근에 ESS 저장소를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아, ESS 확대 속도를 늦추고 있음.
67. 전기차와 ESS 등 2차 전지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며 화재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임.
68. 2차 전지 화재방어 설비와 전기차 전용 소방용품 등 화재 대비 부분에도 시장이 생길듯한 상황임.
한 줄 코멘트. 전기차와 ESS가 확대되면서, 화재와 관련한 이슈들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임. 분리 막이 없어서 화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고체 배터리를 지켜보는 방식도 있지만, 전기차 전용 소화기 등 안전장비 시장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전기차가 꽉 차 있으면 신경이 좀 쓰일 것 같고, 8월 28일 저녁 하늘이 맑으면 하늘을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