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복기와 전망(feat 메르의 포트폴리오)
메르
2024.07.22
2023년 9월 첫 번째 책인 "1%를 읽는힘"을 썼을 때, 부록이 한 권 있었다.
"메르의 포트폴리오"라는 7개 장으로 된 짧은 부록이었다.
부록은 1판에 한정해서 한정판으로 배포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약속을 지켰다.
세월이 좀 흘렀으니, 부록의 내용을 오픈해도 될듯하다.
부록은 7개 장으로 되어 있지만, 핵심은 1장인 "2023년 복기와 2024년 투자 전망"이었다.
아래가 그 글이다.
일부 설명이 길어지는 부분은 삭제를 했고, 괄호 속에 있는 글은 지금 추가한 코멘트다.
복기는 바둑의 용어다.
지금까지 둔 수를 처음부터 다시 놓아보면서, 했던 일을 찬찬히 되돌아보는 행동이다.
성적이 나쁜 사람, 성적이 좋은 사람, 성적이 아주 좋은 사람을 나눌 때 복기라는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다.
성적이 나쁜 사람은 아예 복기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를 보지 않고 미래만 보고 간다.
성적이 좋은 사람은 복기를 한다.
하지만, 90점을 받다가 70점을 받았을 때와 같이 실패할 경우에 복기를 주로 한다.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실적이 아주 좋은 사람은 90점을 받다가 70점을 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70점을 받다가 90점이 나와도 복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점수가 더 나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상과 다른 점에 포인트를 두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고, 복기를 해서 과거를 살펴봐야 미래를 예측하는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번 글에서는 2022년부터 투자한 내용을 복기해 보고, 2024년을 전망해 본다.
내 블로그를 통해 2022년 9월부터 꾸준하게 포트폴리오에 넣어두라도 추천한 것이 있다.
은과 일본 종합상사, 조선주다.
추천이라기 보다 나는 이렇게 하니 참고하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첫 번째가 은이다.
은을 추천한 이유에 대한 설명 블라 블라... (생략)
2022년 9월 이후 은 가격은 17달러에서 24달러로 꽤 올라갔다.
(2024년 7월 21일, 다시 봐도 17달러에 추천했다면 바닥에서 추천을 한 것이다)
)
2024년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은 비중을 줄일 생각이다.
투자 측면에서 금과 은은 미국 국채와 경쟁 관계다.
연내 미국 정부가 국채금리를 누를 것으로 생각해서, 적당한 시기에 비중을 다른 곳을 옮길 계획이다.
두 번째가 일본 종합상사다.
22년 9월, 은을 추천하던 시기와 비슷한 때에 엔으로 바꿔서 일본 종합상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종합상사에 대한 추천 이유 설명 블라블라~~
(2024년 7월 21일 현재 일본 종합상사들은 추천 시점 이후 모두 2.5배 내외로 올랐다)
일본 종합상사는 3년 정도는 계속 가지고 있어도 괜찮은 종목 같다.
특히 환율까지 우호적이라 주가와 환율에서 모두 수익을 거둘 수도 있는 영역 같다.
개인적으로도 2024년 중에 일본 종합상사 비중을 조금 더 늘릴 계획이다.
세 번째가 조선주다.
조선주를 과거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선주 마지막 슈퍼사이클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였다.
지나고 보면 슈퍼사이클이었지만, 그 당시 상황은 녹녹치 않았다.
2003년의 한국 조선사들은 선박 수주는 잘 되고 있는데, 후판 가격이 급등해서 적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2~3년 전 수주한 배들을 갑자기 오른 후판 가격으로 건조를 하려다 보니 조선사들 적자는 늘었지만, 중고선가와 신조선가가 계속 올라갔다.
후판 가격 상승이 멈춰지고, 비싸게 수주받은 배들의 잔금을 받는 2005년부터 조선사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당시 LNG 운반선 가격은 척당 1억 5900만 달러에서 2억 2000만 달러까지 6,100만 불이 오른 것이다.
LNG 운반선에 들어가는 철판의 원가가 700만 불에서 1,300만 불까지 올라갔지만, 금액으로는 600만 불이 오른 것이다.
배를 만드는 원가는 600만 불이 올랐는데, 배가격은 6,100만 불이 오르다 보니, 조선사들은 원가 상승을 커버하고도 수익이 크게 늘기 시작했고 개들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거제도와 울산 조선소 동네의 슈퍼사이클이 시작되었다.
당시 조선업 관련 주가도 많이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2003년 3월 2,848원에서 2007년 7월 41,354원까지 14.5배가 상승했다.
2003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1) 이번에도 후판 가격이 올랐다. 이렇다 보니, 3~4년 전에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수주받은 배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
2) LNG 운반선 가격은 2020년 척당 1억 8600만 불에서 현재 2억 5000만 불까지 6,400만 불이 올라갔다.
3) 조선소 도크도 2026년 분은 만실이고, 2027년 분이 거의 다 차고 있다.
2003년 슈퍼사이클과 지금이 다른 한 가지가 남아있다.
조선사들이 실제로 돈을 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흑자전환이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슈퍼사이클 때도 조선사들이 실제로 흑자전환해서 돈을 버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 제대로 된 상승이 터졌다.
2023년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오랜만에 흑자전환을 할 것이고, 최소 3년 정도는 흑자 규모가 커져갈 것이다.
한국에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고 앞으로 계속 흑자 규모를 키워나갈 산업이 많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조선업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비중을 늘리면 늘리지 줄이지는 않을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2024년 1분기에 조선 3사가 모두 흑자전환을 했다. 그리고 주가도 생각보다는 스타트가 늦었지만,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과거가 항상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며 복기해 보는 것은 시간을 들일 만큼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메르의 인사이트
시간이 갈수록 단기 투자에서 개인이 이길 확률은 줄어드는 듯하다. 매매 횟수를 줄이고, 전망이 보이는 영역에 1년 이상 묻어두는 중장기 투자가 개인투자자에게 맞지 않나 싶다. 은과 일본 종합상사, 조선업 3대 영역이 2022~2023년의 포트폴리오였다면, 2024년의 포트폴리오는 은이 다른 무엇으로 바뀌고 일본 종합상사와 조선업은 비중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한 해가 될 듯하다. 바쁘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 글을 쓰면 박제가 된다.
2023년에 추천한 포트폴리오 3종은 모두 괜찮은 숫자가 나오고 있다.
조선주도 흑자전환을 보여준 뒤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으니, 틀린 것은 아닌듯하다.
그리고, 1%를 읽는 힘은 YES 24의 올해의 책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각각 오르면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