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상업용 부동산 관련 주절주절…
메르
2024.09.07
2017년이었다.
뉴욕에 있는 빌딩에 투자제안이 왔다.
뉴욕 핵심지역에 있어 위치도 나쁘지 않았고, 저금리 시기에 수익률도 6% 정도로 괜찮았다.
그런데, 투자제안서를 가지고 찾아온 사람이 의외였다.
제안서를 가지고 온 사람은 해외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아니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증권사 주식투자 쪽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
뜬금없이 이 친구가 해외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빙의해서 투자제안서를 들고 찾아왔고, 현장실사를 같이 가자는 제안을 했다.
개인적으로 뭉쳐 다니기를 싫어한다.
투자제안을 하는 사람도 믿음이 안 가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참여사들도 협동조합들로 별로지만, 위치가 좋고 수익률이 나쁘지 않았다.
1박 3일 느낌의 짧은 출장을 따로 잡아서, 별도 일정으로 뉴욕에 날아갔다.
전날 저녁에 도착해서, 뉴욕 야경이 잘 보이는 곳에서 한잔했던 기억이 난다.
뉴욕 야경은 뉴욕에서 보는 게 아니라, 건너편에서 보는 게 진리다.
구글 포토에 들어있는 당시 직찍 사진들이다.
결론은 투자하지 않았다.
해당 부동산펀드는 2~3순위의 중,후순위만 남아있었다.
부동산 펀드에서 중,후순위로 들어가는 것은 영끌해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사는 것과 비슷하다.
10억짜리 아파트를 대출 7억 원을 받고 사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아파트가 15억으로 오르면, 내 돈 3억 원을 넣어서 5억 원의 이익이 생긴다.
하지만, 아파트가 7억 밑으로 떨어지면, 내 돈 3억 원은 전액 손실이 난다.
3순위는 애당초 생각이 없었고, 2순위를 검토했는데, 아무리 뉴욕 중심가라고 하더라도, 1순위 비중이 너무 높았다.
1순위 비중이 너무 높으면,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빠지고, 공실률이 높아지면 2순위도 전액 손실이 될 수 있다.
이 부동산이 뉴욕의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였다.
뉴욕에서도 핵심 상권인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는 임대를 채우지 못해서 공실이 많아졌다.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뉴욕 1300억 원 빌딩’ 원금 전액 날릴 위기|동아일보 (donga.com)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뉴욕 1300억원 빌딩’ 원금 전액 날릴 위기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이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여파로 대거 부실화되고 있다. 수협중앙회 등이 투자한 미국 뉴욕의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빌딩은…
결국 이지스자산운용은 1억 400만 달러를 투자한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를 1800만 달러에 NPL 펀드에 넘기기로 한 것 같다.
1800만 달러를 받아도, 거래비용과 세금 등을 추가로 제외해야 하니, 전액 손실에 가까울듯하다.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1551 실사단은 브로커가 안내하는 데로 건물 투어 잠깐하고는, 뉴욕 스테이크로 저녁을 먹은 뒤 오페라의 유령만 보고 왔다고 들었다.
해당 부동산의 본질은 상가인데, 실컷 현장에 가서 상권분석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제안서만 믿고 투자를 한 것이다.
뉴욕 중심가도 이런데, 해외부동산 투자에 이런 건 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건들 이 상업용 부동산으로 터지기 시작해서 내용을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