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셰일오일이 흔드는 미국대선 근황(feat트럼프vs해리스,펜실베니아)
메르
2024.09.26
가장 최근에 나온 CNN지지율 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간 지지율 차이가 1%p로 좁혀지고 있다.
6주 앞둔 미국 대선…CNN “해리스 48%, 트럼프 47%” | KBS 뉴스
6주 앞둔 미국 대선…CNN “해리스 48%, 트럼프 47%”
6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경쟁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들을 종합해서 평균을 내면, 해리스가 트럼프에 2.8%p차이로 꽤 많이 이기고 있다.
사실, 미국대선에서 이런 전국여론조사는 의미가 없다.
한국은 일정연령대의 전국민이 1인1표를 행사하고, 전체표의 합산으로 승부가 난다.
미국은 주별로 선거가 집계되고, 해당주에서 1표만 이기면, 해당주 전체 선거인단의 표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도 일부지역은 늘 비슷한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양당은 지지지역에서 기본표를 먹고, 수도권과 충청등에서 승부를 보는것이 보통이다.
미국도 비슷하다.
무조건 양당중 한쪽정당을 찍어주는 주들이 있다.
미국 대선은 270명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대통령이 된다.
현재 무조건 찍어주는 주에서 확보한 표는 해리스 226표, 트럼프 219표다.
기본적으로 7표 차이를 안고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합주라고 부르는 7개주 93표는 한국의 충청지역처럼 양당을 왔다갔다 한다.
7개주는 펜실베니아 19표, 노스캐롤라이나 16표, 조지아 16표, 미시간 15표, 애리조나 11표, 위스콘신 10표, 네바다 6표다.
현재 트럼프가 7개중 3개주를 이기고 있다.
3개주는 노스캐롤라이(16표)과 조지아(16표), 애리조나(11표)다.
기존 고정표인 219표에 3개주 43표를 합치면 262표가 된다.
트럼프는 기존 3개주 우세를 유지하고, 추가로 8표만 더 확보하면 대통령이 되는것이다.
관건은 펜실베니아(19표)다.
트럼프가 펜실베니아를 확보하면 281표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기존 우세한 3개주 중에서 애리조나(11표)가 민주당으로 역전 되어도 270표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펜실베니아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현재 해리스 48.2%, 트럼프 46.9%로 1.3%p차이가 난다.
하지만, 펜실베니아는 2016년에 트럼프가 48.9%를 얻어서, 47.6%를 확보한 클린턴을 이겼던 주다.
2020년 대선때는 바이든이 49.5%를 얻어서, 49.3%를 얻은 트럼프에 만여표를 이기며 펜실베니아를 먹고 대통령이 되었다.
꽤 큰 차이로 졌고, 아슬아슬하게 이겼던 과거가 있는 펜실베니아는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쉽지않은 주다.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니아 유권자들의 관심은 셰일오일로 쏠리고 있다.
1859년 8월, 석유시대를 연 인류 최초의 상업용 유전이 펜실베니아주의 타이터스 빌이었듯이, 석유는 펜실베니아의 주력산업이다.
펜실베니아에서만 20만명의 농장주가 땅을 유전에 제공해서 사용료를 받고 있고, 유전에서 일하는 사람도 12만명이 넘는다.
2020년 대선에서 660만명이 투표해 331만표로 승패가 가려졌는데, 석유산업에 직접 관련된 사람만 32만명이 펜실베니아에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이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계를 잇는 사람과 가족들을 감안하면 백만표가 좌우된다고 봐야할듯하다.
현재 펜실베니아의 이슈는 셰일오일의 프래킹기법(수압파쇄법)이다.
셰일 오일은 2011년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르는 고유가 시기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셰일오일은 기름과 천연가스가 보통같이 나오게 되는데, 저수지같이 기름과 가스가 고여있는 상태가 아니다.
기름과 가스가 포함된 암석에 물과 여러가지 화학물질을 섞은 용액, 모래 등을 섞어서 강하게 뿜어 충격을 주면, 갈라진 틈새로 가스와 기름이 흘러나오고, 그것을 뽑아 올리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프래킹기법(Fracking, 수압파쇄법)이다.
Fracking 방법 (Claude 3.5 그림)
수압파쇄법(Fracking)은 지하 암석에 물과 화학물질등을 쏴서 암석을 부수는 방식이니, Fracking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약품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등 환경에는 여러가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리스는 환경오염에 민감한 민주당 지지층을 감안해서 수압파쇄법을 지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수압파쇄법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펜실베니아가 흔들리는 것이다.
현재 이슈가 되는것을 정확히 말하면 수압파쇄법이 아니다.
재수압파쇄법에 대해서 해리스가 어떤 태도를 취할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로 유가가 크게 하락하자 셰일오일업체들이 파산했고,미국내 셰일오일 시추공은 1757개에서 244개로 급감했다.
2022년 여름, 유가가 크게 오르자, 셰일기업들은 셰일오일 유전을 재가동해서 생산이 하나둘 시작되었다.
석유 전문가들은 셰일오일 기업들이 시추시설을 늘리지 않고, 수입을 배당에 쏟아붓는 것을 보고 셰일오일의 증산량을 낮게 추정했다.
그런데, 2021년에 992만 배럴이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2023년 1,326백만 배럴로 334만 배럴이나 늘어난 것이다.
셰일업체들이 원유생산량을 빠르게 늘릴수 있었던것은, 재수압파쇄법등의 신시추공법들을 빠르게 도입했기때문이다.
아래 표에서 왼쪽이 기존 수압파쇄법이고, 오른쪽이 재수압파쇄법으로 추가 시추를 한 결과다.
기존 수압파쇄법과 신기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옆으로 길게 뻗는 수평시추관의 길이와 시추공 1개당 파쇄공 구멍 갯수다.
셰일오일은 암석을 모래의 압력으로 분쇄해서 석유를 뽑아내는 식이라, 넓은 면적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수평 시추관 길이가 중요하다.
2015년까지 수평시추공의 길이가 평균 1.6km였는데, 신기술은 3km까지 수평 시추관을 늘리고 있다.
시추공 1개에 4개 정도였던 파쇄공 구멍도 12개까지 늘어나며 세일오일을 뽑아내는 속도도 빨라졌다.
파이프라인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올라갔지만, 신기술 도입으로 효율이 올라가며 셰일오일 BEP가 40불대로 떨어졌다.
신기술은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강화한 환경규제에도 벗어나있다.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다보니, 새로운 시추공을 파기는 힘들다.
하지만, 셰일오일을 뽑아낸 후, 막아놓은 기존 시추공들이 남아있다.
막아놓은 시추공들을 열어서 재수압파쇄법으로 추출을 하면, 과거 뽑았을 때보다 두 배 이상 추가로 기름과 가스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약을 끓이는데, 처음보다 재탕의 효과가 두 배 이상 좋은 특이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유정 2%에 적용되고 있는 재수압파쇄법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미국산 셰일오일로 세계 수요를 충족할 수준이 될수있다.
펜실베니아 상당수 유권자들은 재수압파쇄법에 기대를 걸고있다.
폐쇄된 유전이 다시 개발되면, 주민들이 고용되고 농장주들이 임대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해리스다.
‘우클릭’ ‘대선불복’ 송곳 질문 던진 ABC [美 대선 TV 토론] | 세계일보 (segye.com)
‘우클릭’ ‘대선불복’ 송곳 질문 던진 ABC [美 대선 TV 토론]
이번 대선토론에서 ABC의 사회자, 데이비스는 해리스에게 셰일오일 추출 과정에서 프래킹 금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나의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았다면, 프래킹에 대해 부정적인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후 해리스는 바로 추가발언을 했다.
해리스는 “저는 미국 부통령으로 프래킹을 금지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이다.
FOX New, "Politico alters headline calling Kamala Harris' support for banning fracking a 'Trump accusation'"
프래킹에 대해서 부정적인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지만, 부통령으로 프래킹을 금지한 적은 없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되어도 프래킹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그대로지만, 금지하지는 않겠다 정도로 읽혀지는 답변이었다.
펜실베니아의 석유산업 종사자들의 입장에서는 해리스의 답변이 시원하지는 않은듯하다.
지금은 프래킹을 그대로 두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 규제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 부분을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따라서, 펜실베니아의 지지율에 변수가 있을 수 있고, 전체 대선판도를 바꿀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줄요약. 미국 대선은 펜실베니아를 봐야하고, 셰일유전의 프래킹에 대한 해리스의 생각이 펜실베니아를 흔들수 있다. 해리스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선거가 끝난것은 아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