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아파트 이야기 1 (feat 1기 신도시, 층간소음, 벽식구조, 층고)
메르
2024.10.03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기사가 있어서, 연관된 아파트 정보를 총정리 해봤습니다.
4편정도가 나오는데, 주말까지 하나씩 공개하겠습니다.
1. 한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파트임.
2. 아파트는 5층 이상의 주거용 건물로, 층마다 여러 집으로 나눠서 독립된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 주거형태임.
3. 10세기 이집트 카이로에도 7층 높이의 아파트가 많이 있었고, 당시 아파트 한동에 보통 200명 정도 주민들이 살았음.
4. 카이로의 몇몇 아파트는 14층까지 올라갔고, 아파트 옥상에 정원이 있어, 정원에 물을 대기 위해 황소가 끄는 물레방아까지 있었음.
5. 사막의 맨해튼이라고 부르는 예멘의 시밤이 그런 아파트 단지임.
6. 시밤은 16세기에 지어졌고,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음.
7. 1960년대 건축법이 생기면서 한국에서 아파트의 정의가 정리됨.
8. 주거 층수가 5층 이상이고, 20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을 아파트라고 정의하게 됨.
9. 5층 이상 공동주택을 아파트라고 한다면 아래 사진도 아파트가 아니냐고 하지만, 4층짜리 다세대 주택임.
10. 1층이 필로티 구조라서 층으로 계산을 안 함.
11. 필로티는 프랑스어로 기둥에서 나온 말인데, 건물의 무게를 벽이 아닌 기둥으로 지탱하는 건축 방식임.
12. 일반 건물로는 종로타워가 필로티 구조로 유명함.
13. 건축법에서 필로티 구조는 층을 계산할 때 제외해 줌.
14. 다세대주택을 건설할때 가장 큰 애로사항이 주차면적을 확보하는 것임.
15. 1층을 필로티 구조로 만들어 주차장을 확보하고, 위로 4개 층을 올려 주택을 최대한 넣는 건축 방법이 일반화됨.
16. 필로티 구조는 땅이 좁은 일본에서 건축 효율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 시작된 공법임.
17. 고베 지진 때 필로티 구조로 지은 집들이 일반 집들보다 훨씬 많이 무너진 경험을 겪은 후, 일본에서는 줄어드는 공법이기도 함.
18. 한국에 아파트는 서울이 경성이라고 불리던 1930년대에 등장하기 시작함.
19. 1930~40년대 경성에는 30여 개의 아파트들이 있었음.
20. 일제강점기 경성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도시였음.
21. 1920년에는 25만 명이 거주했는데, 1945년에는 인구가 100만 명까지 늘어나게 됨.
22.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집은 부족했고, 경성의 집값과 월세가 폭등하기 시작함.
23. 집값과 월세가 폭등하니, 좁은 땅에 많은 가구가 살 수 있는 아파트들이 올라가기 시작함.
24. 1931년에 남산동에 미쿠니 아파트가 한국 최초 아파트로 준공됨.
25. 이후, 황금,녹천장,취산,창경,덕수,관수정,광희 같은 한국 이름과 미쿠니,히카리,토요타,스즈키,오타등 일본식 이름을 딴 아파트들이 준공되기 시작함.
26. 아파트 거주자는 경성의 관청, 은행, 회사 등 각종 기관 등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았고, 서울로 공부하러 온 좀 사는 집안의 학생, 카페 여급 등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었음.
27. 일본이 중국과 중일전쟁에 돌입한 1939년 10월, 일본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땅값과 집세를 1년 전인 1938년 가격으로 낮추게 하는 비상조치를 발동함.
28. 경성의 아파트들은 집세를 올려 받기 위해 호텔로 용도를 바꿨고, 신축은 주춤해진 상태에서 해방을 맞게 됨.
29. 충정,황금,국수장,취산,청운장,적선하우스와 함께 1930년에 한국 최초로 건축된 남산동 미쿠니 아파트는 현재까지 건재함.
(로드뷰)
30. 미쿠니 아파트는 외벽을 새로 마감하고, 창틀을 교체한 것 외에는, 최초 건축 시 만든 원통형 기둥 양식 등이 그대로 남아 있음.
31. 일제 때 만든 아파트가 아직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아파트의 콘크리트는 세월이 갈수록 단단해지는 성질이 있음.
32. 배관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 콘크리트 자체는 100년이 가도 버티는 소재인 것임.
33. 연식이 좀 된 아파트 벽에 콘크리트 못을 한번 박아보면 오래된 콘크리트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느낄 수가 있음.
34. 1970년에 접어들면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오면서 서울은 빠르게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하며 주택난을 겪기 시작함.
35. 서울 각지에 무허가 판자촌 등이 생겨나자,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 아파트가 만들어짐.
36. 서울시는 3년 동안 시민아파트 2,000동을 지어서 주택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고, 11평짜리 시민 아파트를 여기저기 건설하기 시작함.
37. 시공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중소건설사들이 시공했고, 입주 1년도 안되어 시민 아파트인 와우아파트가 무너지는 참사가 일어나게 됨.
38. 다른 시민 아파트들도 부실시공이 많아, 서울시는 건설비 몇 배의 보수 비용을 지출하며 서울시 재정난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함.
39. 서울시는 아파트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 쾌적한 고층 아파트를 계획했고, 한강변을 따라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함.
40. 반포에 3,786세대의 반포주공이 괜찮은 퀄리티로 지어져서, 시민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점점 줄어들게 됨.
41. 70~80년대 아파트들은 나름 특징이 있음.
42. 입지가 환상적이며, 동 간격이 엄청나게 넓음.
43. 복도식에 중앙난방, 지하주차장이 없고, 평수에 비해 작은방들이 많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음.
44. 이 당시 아파트는 강도가 높은 특수 시멘트가 아니라 일반 시멘트로 지어지게 됨.
45. 강도가 약하다 보니, 층별 바닥과 벽을 두껍게 만들고, 바닥에 콩자갈이라고 부르는 작은 돌을 채워서 층간 소음이 적은 편임.
46. 1990년 1기 신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하며 아파트에 변화가 일어남.
47. 1기 신도시부터 지하주차장이 생기게 됨.
48. 1기 신도시는 세대당 1주차가 아니라 주차장이 부족하고, 단지 중간에 경비실이 있고, 1층 마당에 분리수거장 있는등 특징을 보여줌.
49. 수도관이 아연도금으로 되어 있어서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도 함.
50. 1994년부터 수도관에 아연도금 강관 사용이 금지되면서 이후 건설되는 아파트의 녹물 문제는 줄어들게 됨.
51. 2005년 이전까지는 층간 소음과 관련한 규제가 없어 대부분 건설사들이 바닥 슬래브 두께를 120mm로 얇게 시공함.
52. 바닥 슬래브만 얇게 한 게 아니라, 바닥에 콩자갈대신 기포콘크리트를 사용하게 됨.
53. 1990년대에 건설된 아파트의 층간 소음이 가장 심한 이유임.
54. 1997년부터 1세대당 주차 면적 1대가 확보되며 주차난은 어느 정도 줄어들게 됨.
55. 2002년부터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함.
56. 개별난방, 아파트 입구에 번호키, 지하주차장과 바로 연결되는 계단식 엘리베이터 등이 생기기 시작한때임.
57. 2000~2006년에는 1.5m의 일반 베란다가 아니라 2m의 광폭 베란다가 유행하며 실 사용 면적이 넓어지던 시기였음.
58. 2000년 6월, 아파트 경관을 위해 베란다 면적의 15%에 간이 화단을 설치하면 2m 베란다를 설치할 수 있게 허용함.
59. 베란다를 내부 확장해서 거실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광폭 베란다는 2006년 사라지게 됨.
60. 2000~2006년 건설된 아파트들이 분양평수대비 실평수가 큰 경우가 많은 이유임.
61. 2006년이 되면서 아파트에 래미안, 롯데캐슬, e 편한 세상 등 브랜드가 보편화되며 아파트 이름이 외래어로 복잡해지기 시작함.
62. 아파트 저층을 대리석 마감하고, 문주라고 부르는 아파트 입구 기둥이 생기는 등 브랜드별 차이를 보여주는 시도들이 시작됨.
63. 소형평수인 20평형대까지 화장실 2개가 기본 옵션이 되기 시작한 시기임.
64. 지상부를 공원으로 만들고 지하 주차장만을 넣는 지상부 공원화 단지 아파트가 2016년에 일반화되기 시작함.
65. 주상복합에서 일부 적용한 헬스장, 독서실, 사우나 등 아파트 커뮤니티 편의시설이 일반 아파트에 배치되기 시작함.
66. 이름을 길게 붙이는 게 유행되기도 함.
67. 숲이 근처에 있으면 포레, 학교가 있으면 에듀, 강이 보이면 리버뷰, 호수가 보이면 레이크, 중심가면 센트럴 등이 덕지 덕지 붙게 됨.
68. 호수가 보이고, 학교도 근처에 있는 등 자랑할게 많으면 레이크리버뷰에듀카운티와 같이 이름이 길어지게 됨.
69. 보통 아파트를 볼 때 몇 평형인지 넓이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올 것임.
70. 그런데, 아파트를 제대로 보는 사람들은 볼륨으로 아파트를 봄.
71. 넓이만 보는 게 아니라, 층고라고 부르는 높이를 같이 보는 것임.
72. 볼륨 개념으로 보면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같은 평형으로 재건축 한다는 게 미친 짓이 아님.
73.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바꾸고, 층고를 1.5배로 키우면 넓이는 그대로지만 볼륨이 커져서 개방감이 장난 아니게 좋아지는 것임.
74. 층고는 내 집 바닥에서 윗집 바닥까지의 높이고, 내부 층고(or 천장고)는 내 집 바닥에서 내 집 천장까지의 높이임.
75. 대부분 아파트는 2.3미터 내부 층고의 벽식구조로 일률적으로 지어짐.
76. 벽식구조는 아파트의 벽이 천장을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해서 천장과 벽이 붙어 있는 구조임.
77. 천장과 벽이 붙어있다 보니, 위층의 진동이 아래층에 그대로 전달됨.
78. 벽 자체가 1층부터 최상층까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층간 소음을 일으키는 호수를 찾기도 힘듦.
79. 보와 기둥이 천장을 받치는 기둥식 구조는 보와 기둥이 추가되다 보니 40cm 정도 층고가 높아지게 되어 건설 단가가 비싸게 나옴.
80. 기둥식 구조는 건설단가가 비싸지만, 층간 소음이 기둥으로 분산되어 벽식보다는 층간 소음이 덜한 구조가 됨.
81. 건설사 입장에서는 층고가 높을수록 건축비가 많이 드는데, 기둥식으로 지었다고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았음.
82. 분양은 어차피 잘 되니, 적은 건축비로 최대한 높은 층수를 뽑아낼 수 있는 벽식구조에 법에서 정한 최저층고로 올리게 된 것임.
83. 아파트가 노후화되어 리모델링을 하려고 보니 이것이 문제가 됨.
84. 특히 일산등 1기 신도시가 그러함.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