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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 보호한도 상향(5천만 원에서 1억 원)의 비밀

메르

2024.10.06

 

 

 

© poeti8, 출처 Unsplash

예금자 보호한도를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이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장점과 단점이 같이 있는 변경이다.

알고 판단할 수 있게 장단점을 정리해 본다.

1.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은 금융기관당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서 5천만 원으로 되어 있는 예금자 보호한도를 1억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임.

2.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보호한도 개선방안 초안을 마련했고, 제도 시행 이야기가 나오고 있음. ​

3. 한국의 예금자 보호한도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적은 것은 사실임.

4. 미국 25만 달러(3억 3천만 원), 영국 8만 5000파운드(1억 3천만 원), 독일 10만 유로(1억 3천만 원), 일본 천만 엔(9천만 원) 등으로 한국보다는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임.

5. 한국은 2천만 원이었던 예금자 보호한도를 2001년에 5천만 원으로 올린 후, 23년째 유지하고 있음.

6. 인플레이션과 소득 상승 등을 감안하면, 23년 전에 설정한 5천만 원이라는 예금자 보호한도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임.

7. 예금자 보호한도는 1929년 미국의 대공황 때 연쇄적인 은행 파산을 경험하면서 생긴 제도임.

​8. 당시 미국에는 2만 5천 개의 지방은행이 있었는데, 이중 9천 개 지방은행이 대공황 기간 동안 파산함.

9. 부실은행이 파산하자,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멀쩡한 은행예금도 인출하는 뱅크런이 일어났고, 연쇄적 은행 파산이 일어나게 된 것임.

10. 은행이 가진 근원적인 위험이 있음.

© photonavor, 출처

11. 자산과 부채의 미스매칭 위험임.

12. 은행은 예금을 받아 그 돈으로 대출을 해줘서 먹고사는 금융기관임.

13. 은행 입장에서 대출은 돈이 묶이는 위험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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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대출자에게는 만기까지 돈을 쓸 수 있는 "기한의 이익"이라는 권리가 있음.

15. 아무리 은행이 급하게 돈이 필요해도, 기한이 남아있는 대출자들에게 만기 전에 돈을 미리 갚으라고 요구할 수 없음.

16. 은행은 대출 만기가 돌아오든지, 연체가 되는 등 대출자가 가진 기한의 이익이 사라져야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임.

17. 예금은 다름.

18. 예금자들은 언제든 은행에게 내 돈을 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채권자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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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한국의 은행들은 예금의 90% 이상을 대출해 주고 있고, 대부분의 예금자들은 핸드폰으로 입출금 거래를 하고 있음.

20. 과거처럼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문이 열리기 전에 줄을 설 필요가 없고, 폰으로 이체를 해버리면 되는 시대인 것임.

21. 모바일뱅킹이 보편화되면서, 은행은 뱅크런에 취약한 구조가 되었음.

22. 은행에 문제가 없어도 심리적인 집단행동으로 뱅크런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정부는 예금자를 안심시켜야 함.

23. 미국이 대공황 때 예금보험공사를 만들어서 예금자를 안심시켰듯이, 한국도 예금을 법적으로 보호해서 예금자를 안심시키고 있음.

24. 한국의 5천만 원이라는 예금자 보호한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작아 보이는 게 사실임.

25. 한국도 예금자 보호한도를 1억 원 정도까지 올리는 게 좋아 보이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도 감안해야 함.

26. 예금자보호를 해줘야 하는 금융기관들은 예금금액의 일부를 보험료로 예금보험공사에 납입하고 있음.

27. 보험료율은 금융회사별로 차이가 있는데, 은행은 예금액의 연 0.08%, 보험회사 0.15%, 저축은행 0.40%가 기본임.

28. 기본요율에 할증이 붙는 경우가 있음. ​

29. 저축은행은 0.40%가 기본인데, 재무 상태가 나쁘면 10% 할증이 붙어 0.44%를 내는 식임.

30. 5천만 원의 예금자보호 한도가 1억으로 올라가면, 보험료 역시 2배 가까이 올라갈 수밖에 없음.

31. 저축은행은 보험료가 0.44%에서 0.88%로 올라갈 것이고, 은행은 0.08%가 0.16%가 될 것임.

32.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금융회사들이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 것임.

33.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예금금리나 대출금리 등에 비용이 녹아서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대출금리가 높아지게 될 것임.

 

34. 5천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만 받으면 충분하던 사람들이, 예금이율과 대출이자의 불이익을 받는게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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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금융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예금자 보호한도를 초과하는 예금 비중이 전체 예금액의 52% 정도임.

36. 이 숫자만 보면, 절반이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니 1억으로 올릴 필요가 있어 보일 것임.

37. 52%에는 약간의 트릭이 숨어있음.

38. 예금액이 아니라 예금자로 보면 상황이 달라짐.

39.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예금 중 5천만 원 이하 예금자 비율은 98%가 나옴.

40. 증권사 99%, 손해보험사 99%, 은행 98%, 저축은행 97%, 생명보험사 95% 순임.

41. 100명 중 98명은 현재도 예금자 보호금액 이내의 예금자들이라는 말임.

42. 예금자 보호한도가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되면, 예금자 보호한도 이내의 예금자 비율이 98%에서 99%로 올라가게 됨.

43. 현재 5천만 원이면 충분한 98%의 예금자는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예금금리가 내려가는 마이너스 효과만 발생하게 됨.

44. 초고액 예금자 1%는 예금자 보호한도가 올라가도 어차피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결국 1%가 추가로 보호 범위로 들어오는 정도임.

45. 국제예금 보호 기구(IADI)는 예금자의 95%를 보호하는 권고 수준을 채택하고 있어, 현재 98%도 권고기준보다 높은 수준임.

46.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예금자 보호한도를 올릴 필요가 있기는 함.

47. 예금자 보호한도가 올라가면, 예금이 은행에서 빠져나와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됨.

45. 작년부터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저축은행의 고액 예금들이 꽤나 빠져나가고 있음.

46. 저축은행의 예금자 보호한도가 1억 원으로 늘어나면,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1억이하의 예금이 더 들어올 수 있음.

47. 자금이 말리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유동성에는 꽤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는 말임.

48. 현재도 5천만원이내로 쪼개서 여러개의 저축은행에 예금을 하는 경우가 꽤 있음.

49. 예금이 3억이면, 6개이상 저축은행에 쪼개서 예금해야하는것이 3개 저축은행으로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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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코멘트. 5천만 원의 예금자 보호한도를 1억으로 올리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내용임. 하지만, 예금이자를 적게 주거나,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판단할 필요가 있음.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법이고, 세상에 공짜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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