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완전체 DSR이 다가온다 (feat DTI, 스트레스 DSR)

메르
2024.11.05
금융권 동향에 변화가 있어서, 근황을 업데이트합니다.
1. 사람의 신용을 평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음.
2. 상환의지와 상환능력임.
3. 상환의지는 대출자가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원금과 이자를 잘 갚을 수 있을지를 점수로 보여줌.
4. 상환의지를 점수화한 것이 신용점수고, 이것이 등급으로 묶으면 신용등급이 됨.
5. 의지와 능력은 다름.
6. 아무리 의지가 높아도 능력이 없으면 문제를 일으킴.
7. 상환능력은 빚을 잘 갚을 수 있는 소득이나 재산이 있는지를 보게 됨.
8. 빚이 많을수록 돈을 잘 갚으려면 소득이 많고, 다른 빚도 적어야 함.
9. 소득 대비 부채를 상환능력으로 봐서, 이것을 점수화한 것이 DTI, DSR, 스트레스 DSR 등 총부채상환비율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총부채상환비율(DTI)
10. DSR과 DTI 등이 도입된 것이 아주 오래전 일은 아님.
11. 미국에서 심플한 제도로 시작됨.
12. 1970년대 신용카드가 생기면서, 월급의 25%까지 신용카드 한도를 내주는 것으로 총부채상환비율이 시작됨.
13.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소득이 불확실한 사람에게 높은 LTV의 주택 담보대출을 내준 것이 문제가 됨
14. 빅 쇼트라는 영화에 나오듯이, 스트립 댄서들까지 주택 가격의 100%를 대출받아 주택을 몇 채씩 가지는 일이 벌어진 것임.
15.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금융기관이 내부적으로 적용하고 있던 총부채상환비율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됨.
16. 미국에 이어서 총부채상환비율을 도입한 국가는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한국 정도였음.
17. 총부채상환비율 중 DTI가 진라면이고, DSR이 신라면이라면, 스트레스 DSR은 불닭볶음면과 비슷함.
18. 스트레스 DSR은 홍콩에서 시작된 제도임.
19. 금융위기 이후 홍콩은 모든 주택 담보대출에 대해서 DSR 50%라는 한도를 설정했고, 추가적으로 스트레스 DSR을 운영함.
20. 스트레스 DSR은 DSR 계산에 스트레스를 주겠다는 말임.
21. 대출을 받는 사람에게는 기한의 이익이라는 권리가 있고, 기한의 이익은 대출 만기까지 그 돈을 쓸 수 있는 권리임.
22. 대출자에게 기한의 이익이 있으니, 만기가 되거나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돈을 미리 갚으라는 요구를 받지 않게 됨.
23. 대출을 장기간 빌려주는 사람은 불안한 마음이 생길 수 있음.
24. 돈을 빌려 가는 사람이 지금은 장사가 잘돼서 돈을 많이 벌지만, 몇 년 뒤에도 그럴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임.
© anastasiiachepinska, 출처 Unsplash
25. 대출 이자가 오르거나, 소득이 줄어들어도 내게 빌려 간 돈을 갚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게 됨.
26. 스트레스를 줘서 평가를 한다는 말임.
27. DSR도 마찬가지임.
28. DTI나 DSR과 같은 평가 방법은 대출을 받는 시점의 소득과 부채를 보고 대출이자를 낼 수 있는지 판단해서 대출을 내주게 됨.
29. 대출을 받은 이후에도 소득과 부채, 대출이율은 변하게 됨.
30. 금융회사는 대출받는 사람이 좋게 변하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고, 나쁘게 변하는 것만 신경을 씀.
31. 투자와 대출의 차이임.
32. 투자는 투자를 한 곳의 실적이 잘 나오면 투자이익을 배분 받고, 실적이 나빠지면 손해를 보게 됨.
33. 대출은 다름.
34. 돈을 빌려 간 사람이 그 돈으로 장사를 해서 대박이 나도, 돈을 빌려준 사람은 약정된 이자만 받으면 그만임.
35. 대출은 수익에 상방이 막혀있고, 빌려준 돈을 떼이는 하방만 있는 구조인 것임.
36. 금융회사가 주택 담보대출을 빌려줄 때 시각도 마찬가지임.
37. 돈을 빌려 간 사람이 그 돈으로 큰돈을 벌지는 관심이 없음.
38. 대출을 받을 때 내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썰을 아무리 풀어도 대출창구의 은행 직원은 당신의 말에 관심이 없음.
39. 대출창구의 은행 직원은 대출자가 어디에 집이 한 채 더 있고, 펀드도 이렇게 들고 있다는 소리에는 관심을 보이게 됨.
40. 하겠다는 사업이 잘 안되더라도, 다른 자산이 있다면 그것을 팔아가면서 대출은 갚아나갈 확률이 있으니, 관심을 가지는 것임.
41. 대출창구 직원의 관심이 바로 금융기관의 시각임.
42. 그들은 대출을 받아 가는 사람이 연체 없이 이자를 잘 내다가 원금을 정상적으로 갚을 것인지에 만 관심이 있음.
43. 주택 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변하지 않지만, 변동금리 대출은 몇 개월 단위로 계속 바뀌게 됨.
44. 스트레스 DSR은 DSR을 계산할 때 스트레스 금리라는 이름의 가산금리를 더해서 보수적으로 대출한도를 정하겠다는 말임.
45. 직전 5년 중 대출금리가 가장 높았을 때가 6.5%이고, 현재 대출금리가 5% 라면 6.5%로 DSR을 계산하게 됨.
46. DSR이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 비율이다 보니, DSR 계산 시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됨.
47. 연 소득 5천만 원인 사람이 30년 변동금리로 주택 담보대출을 받으면, 기존에는 3억 3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는데, 위와 같이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2억 8000만 원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것임.
48. 금융위원회는 올해 2월부터 은행 주택 담보대출에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고, 7월부터는 2금융권으로 확대를 예고했었음.
49.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도입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실컷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는 이유가 궁금할 수 있음.
50. 바젤 Ⅲ가 적용되며,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원인 중의 하나임.
51. BIS는 1930년 헤이그 협정에 따라 설립된 국제기구로, G10 중앙은행들이 모여서 금융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성장함.
스위스 바젤 BIS 본부. 사진 제공=BIS 홈페이지
52. 1980년대, 남미 국가들이 과도한 외채로 국가부도가 시작되어, 남미에 돈을 빌려준 글로벌 은행들의 자본 비율을 크게 악화시킴.
53. 외채가 많은 나라들의 상환능력에 우려가 커지면서, BIS는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은행의 자본적정성 규제를 만들기 시작함.
54. 바젤 Ⅰ은 대출자의 신용도에 관계없이 신용대출에 대해서 1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문제가 있었음.
55. 2004년 바젤 위원회는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서 위험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법을 발표하였고, 이것을 바젤 II라고 부름.
56. 같은 신용대출이라고 하더라도, 신용도가 높은 곳에 빌려주면 위험을 낮게 평가해 주는 방식임.
57. 바젤 II로도 2008년 금융위기를 막지 못하자, 바젤위원회는 전반적인 바젤 기준의 재검토 작업에 착수함.
58. BIS는 2010년, 재검토를 완료한 바젤 Ⅲ를 발표했고, 한국은 2023년 4월부터 은행에 적용을 시작함.
59. 2022년 연말 둔촌주공이 이슈가 되자,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어줌.
60. 규제를 대폭 풀었다는 평이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DSR 규제는 손을 대지 않았음.
61. DSR 규제를 풀지 못한 것은 바젤 Ⅲ의 목표 중의 하나가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 대출을 늘리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라 그럼.
62. 바젤 Ⅲ는 가계대출보다 기업 대출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도록 기준이 구성됨.
63. 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은 괜찮지만,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은 비중 조정이 요구되는 것임.
64. 은행들은 경기 침체를 앞두고 부실이 걱정되는 기업 대출 비중을 늘리기에 부담이 있음.
65.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가계대출을 줄여 비중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됨.
66.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정책당국의 입장도 DSR 완화를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임.
67. 스트레스 DSR은 가계대출을 관리하려는 정책당국 입장과 BIS 비율을 맞춰야 하는 은행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정책임.
68. 스트레스 DSR은 고정금리를 유도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음.
69. 변동금리는 스트레스 DSR을 100% 적용하되, 고정금리는 적용하지 않고, 혼합형과 주기형은 적용 비율을 낮춰주게 됨.
70. 혼합형 대출은 일정 기간 고정금리가 적용된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대출임.
71. 고정 기간이 5~9년인 대출은 60%, 10~15년은 40%, 16~20년은 20%에 해당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함.
72. 주기형 대출은 일정 주기(ex 5년)로 금리가 변동되는 대출로, 일정 주기 내에는 금리가 고정되는 대출임.
73. 30년 만기 대출의 경우 금리 변동주기가 5~9년은 30%, 10~15년 20%, 16~21년은 10%를 적용하는 식으로 감면을 해줌.
74. 신용대출은 잔액(기존+신규대출)이 1억 원을 초과하면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게 됨.
75. 스트레스 DSR의 도입은 3단계로 진행됨.
76. 2024년 2월부터 은행권 주택 담보대출에 대해서 우선 시행하고, 2024년 6월 중 은행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택 담보대출까지 적용을 확대하며, 최종적으로 2금융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일정으로 진행되었음.
77. 2024년 2월에 은행권 주택 담보대출에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었는데, 생각보다 여파가 크지 않았음. .
78. 2024년 상반기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에는 50%만 적용하고, 25년 7월부터 100%가 적용되는 일정이라 그럼.
79. 대출조건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략 계산하면,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는 변동금리 대출을 받으면 1단계에서 4%, 2단계에서 8%, 3단계에서 16% 정도 대출한도가 줄어든다고 보면 됨.
80. 2025년에는 100% 적용 외에도 기존 대출의 대환 등 거의 모든 대출에 적용이 되는 일정이라 본격적인 영향은 그때가 될 것임.
81. 스트레스 DSR의 2단계는 2달 연기가 된 후 9월에 시행을 하게 됨.
82. 스트레스 DSR 2단계에는 3가지가 바뀌었음.
83. 총 잔액 1억 원 이상의 은행권 신용대출이 추가되고, 보험사나 저축은행 등의 2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에 스트레스 DSR이 처음 적용되며, 스트레스 DSR 가산금리가 25%에서 50%로 두 배가 올라가며, 변동금리 대출의 한도가 4%에서 8% 정도로 낮아짐.
84. 2단계가 적용되면, 2금융권에서 고금리에 높은 LTV로 주담대를 받았던 대출자 중 15% 정도가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있음.
85. 스트레스 DSR을 시행해도, 그냥 변동금리가 아니라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음.
86. 2단계부터 신용대출이 스트레스 DSR 대상에 추가되는 것이 문제임.
87. 신용대출은 보통 1년에 길어야 3년짜리 대출이 일반적임.
88. 신용대출로 스트레스 DSR 적용을 받지 않으려면 5년 이상 고정금리 대출이라야 가능함.
89. 은행권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이 스트레스 DSR 대상에 포함되어 한도가 줄어드는 것이 2단계인 것임.
90. 최종 단계인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내년 7월 시행이라, 아직 시간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됨.
91. 순정품 DSR도 강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임.
92.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DSR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 제출을 은행에 요구함.
93. 3단계 스트레스 DSR은 내년 7월이지만, 내년 1월부터 자율적 가계부채 관리 강화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DSR 강화가 진행되고 있음.
94. 올해 가계대출을 많이 실행한 은행에 대해서는 DSR 자체 관리 수준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임.
95. 은행 대출이 강화되자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해서, 2금융권까지 동시 확대 가능성도 감안해야 할듯함.
한 줄 코멘트. 스트레스 DSR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매워지는 구조라 현재는 2단계인 신라면 수준임. 전세자금 대출과 정책대출에 DSR이 도입되고, 은행 자체적인 DSR 추가 강화와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는 내년에는 불닭볶음면을 넘어서서 매운맛의 완전체인 핵불닭볶음면 급 DSR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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