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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의 팜

세계 최악의 건물 근황(feat 영국 워키토키, 스페인 인템포등)

메르

2023.07.15

주말이라 가벼운 이야기입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빌딩 디자인 업체가 매년 최악의 건물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런던의 워키토키 빌딩이 최악의 건물에 선정된 건물이다.

이 빌딩은 서울 종각역에 있는 ‘종로타워’를 설계한 남미계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올리(Rafael Viñoly)의 작품이다.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스강을 가운데 두고, 남쪽으로는 샤드(Shard)가 있고, 북쪽으로는 마천루 군집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 어정쩡한 위치에 38층, 160미터 높이의 ​ 워키토키Walkie-Talkie 빌딩이 있다.

London 2025 © Foster + Partners

​​

보통 고층건물은 구조적인 안정성을 위해, 위로 갈수록 면적이 줄어들거나, 최소한 면적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워키토키 빌딩은 전망이 좋은 고층부의 임대료가 높은 점을 활용하기 위해, 위로 올라갈수록 부피가 커지는 형태로 건설이 되었다.

위로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 워키토키를 닮았다고 붙은 별명이 워키토키 빌딩인 것이다.

단순히 워키토키 모양이 흉하다고 세계 최악의 빌딩이 된 것이 아니다.

워키토키 빌딩의 휘어진 곡면유리가 오목거울 역할을 해서, 건물 앞 도로의 한 지점으로 햇볕을 집중시켰다.

거대한 반사판이 된 워키토키 건물이 도로에 주차해놓은 재규어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녹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런던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프라이팬과 생달걀을 들고 달려와서, 정말 계란 프라이가 되는지 실험하기 시작했다.

© Getty Images

아래와 같은 만평까지 나오면서, 워키토키 빌딩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차를 녹이는 빌딩"이다.

The Walkie Scorchie © Augustine Coll

해당 건축을 디자인한 건축가는 실수를 인정했고, 시공사는 그물망을 설치해서 반사를 막았다.

사람들은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냈다.

워키토키의 최상부 3개 층은 공공에 무료로 공개되는 하늘정원으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워키토키가 보기 싫으면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보이지 않게 된다"라며 하늘정원을 방문했다.

워키토키 빌딩의 하늘정원은 매년 100만 명이 방문하는 런던의 명소가 되고 있다.

하늘정원은 35~37층이라는 적당한 높이에서 런던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고, 템스 강변을 따라 타워브리지와 런던 브리지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세인트 폴 성당과 테이트 모던 미술관,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 되었다.

최악의 빌딩에 선정된 곳 중에는 스페인의 인템포 빌딩도 있다.

인템포 빌딩은 최초에는 20층 빌딩으로 설계되었다.

금융위기가 끝난 후, 돈이 될 듯하자 20층 건물을 47층으로 설계변경을 해서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20층 건물을 47층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히 건물 위에 건물을 더 올리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기초공사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건물의 재질과 내진 설계도 모두 바꿔야 한다.

주차시설, 전기시설, 상하수도 시설, 환기, 화재 예방 등 새로 고쳐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설계자가 이런 복잡한 설계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

21~47층 엘리베이터가 설계에서 빠진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을 모르고 건물은 올라갔고, 건물이 완공되는 시점에야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생각보다 큰 소동이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다 이렇지" 정도의 반응과 함께, 쿨하게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해서 완공이 되었다.

이 엘리베이터도 나름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한 줄 코멘트. 정말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도 실수 할 수가 있다. 실수 자체보다는 같은 일이 터져도 국가별 반응이 다른 것이 흥미롭다. 만약 한국에서 건설된 빌딩에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설계가 잘못되어 주차된 차량이 녹아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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