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의 팜
조선업 근황(feat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의 비밀)
메르
2025.08.28
변화가 있어서 업데이트합니다.
1.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한다는 공시가 나옴.
2. 관련기업들의 이사회에서 모두 가결이 되었고,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1대 0.4059146으로 흡수합병함.
3.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서 2025년 12월에 합병이 완료되는 일정임.
4. 합병 발표 후 양사의 주가는 모두 10% 이상 오르고 있음.
5. 주주 입장에서 양사의 합병을 나쁘지 않은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음.
6. HD현대는 합병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음.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시장을 확대, 다변화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고, 최근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국 내 1,2위 대형 조선사 간 합병을 최근 완료한 바 있다"
7.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도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으니, 우리도 덩치를 키워서 시너지를 내보겠다는 말임.
8. 덩치를 키우는 것 외에 다른 합병 효과도 보이는 것 같음.
9. 늘 그렇듯이 이야기는 몇달전으로 돌아감.
10. 2025년 6월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모두 뛰어든 미군 MRO사업에서 수주에 실패하는 일이 일어남.
11.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실패한 이유는, 미 해군 7함대의 군수함을 싱가포르 MRO회사가 수주에 나섰기 때문임.
12.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이기고 군수지원함 1척 수주에 성공한 선박MRO회사는 ST Engineering로 알려지고 있음.
13. ST Engineering는 Temasek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인데, Temasek는 싱가포르 정부가 소유하고 있음.
14. ST Engineering은 듣보잡 중소기업이 아니라 항공기와 선박 MRO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 소유의 공기업이라는 말임.
15. 싱가포르에는 미군 7함대의 창이 해군기지가 있음.
16. 창이 해군기지는 항공모함까지 접안 가능한 대형부두가 있어,7함대가 연료,식량,무기보급을 받는 서태평양 물류지원단 본부가 있음.
17. 군수함 1척의 발주가 나온 곳이 미군 7함대임.
18. 싱가포르에는 Sembcorp Marine이라는 조선사가 미군 함정 정비실적을 가지고 있고, 다음이 ST Engineering임.
19. 두 회사 모두 7함대가 들어오는 싱가포르 창이 해군기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음.
20. ST Engineering은 7함대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호위함과 브루나이 군수함등의 MRO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
21. 한국 조선사들은 이제 미해군 MRO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ST는 나토,미해군,싱가포르 국방부등과 40년간 거래가 있음.
22. ST Engineering은 오래전부터 미 해군의 지정 정비파트너로 등록되어 있고, 싱가포르 해군함정의 MRO를 전담하고 있음.
23. 단순하게 수리만 취급하는게 아님.
24. MCM(무인 수중기뢰 제거체계)에 전문성이 있고, 함정 개조, 레이더 및 센서 교체, 무기체계 통합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
25. ST Engineering은 군수함뿐만 아니라, 호위함,초계함(1~3천톤)과 잠수정, 해양경비정 MRO까지 폭넓게 수주가 가능함.
26. 2020년이후만 봐도 싱가포르 군함 6척 업그레이드, 필리핀 해군 기뢰제거정 탑재무기 업그레이드, 미해군 7함대 함정 정비, 브루나이 해군 초계함 4척 정비 및 개조를 수주하고 있음.
27. 미해군이 바라는 MRO는 단순하게 수리만 해주는 것이 아님.
28. 미해군은 PBL(Performance-Based Logistics) 계약으로 20년이상 장기관리를 선호함.
29. PBL은 배가 인도될때부터 폐선될때까지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걸친 전담 관리와 중간 개조를 모두 요구하는 계약임.
30. ST Engineering은 단순하게 일회성 수리만 해주는 한국 조선사들보다는 MRO 경험과 기술이 앞서있다고 봐야 함.
31. 한국 조선사들은 새로운 배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지만, ST의 조선파트는 매출의 70%이상이 MRO에서 나오는 MRO전문 기업임
32. 7함대 입장에서는 수시로 기항하는 해운기지 인근에서 MRO를 전문적으로 해온 익숙한 기업에 수주를 주는것이 합리적인 판단임.
33. 이런 경쟁사가 가격도 3사중 최저가를 써 냈으니 수주가 당연한 것임.
34. 지금까지 ST의 장점을 이야기 했는데, 이번에는 ST의 한계와 한국 조선사의 기회를 이야기 해 보겠음.
35. ST Engineering의 한계는 규모임.
36. 항공MRO가 주력이라, 해양 MRO부분은 직원 3천명에 연간 7천억원(4.9억불) 매출, 1년에 10척정도 개조능력을 가지고 있음.
37. 캐파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말이고, 기존 수주물량도 많아서, 추가수주 여력도 많지않은 상황임.
38. 캐파를 늘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음.
39. 인건비가 한국 조선사보다 2배 가깝게 비싸고, 공기업이 관리하고 있어서, 대대적인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유지를 선호하는 회사임.
40. 한국은 이제 MRO(유지보수) 라이센스를 얻었고, 한화오션이 3척의 미국 군수지원함의 단순 수리를 처음으로 수행한 초기단계임.
41. 1회성 수주지만, 성공적으로 수리를 완료해서 미해군의 신뢰를 얻고, 한국 방산업체와 협업하면서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면 됨.
42. 수리가 완료된 1척은 미해군의 만족한 반응을 얻었고, 15%의 영업이익률이 나온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43. 수리로 시작해서 경험을 쌓고, 중간 업그레이드+수명관리까지 20년단위 PBL을 목표로 준비하면 되는 것임.
44. 올해 한화오션은 4척, HD현대중공업은 2척의 MRO 수주 목표를 밝히고 있고, 매출로는 3천억원 정도 규모라 테스트 수준임.
45. 싱가포르외에 MRO사업의 또 다른 경쟁자는 일본임.
46. 일본의 한계는 이미 2편에 걸쳐서 설명한적이 있으므로, 아래 링크글을 참고하면 될 것 같음.
https://m.blog.naver.com/ranto28/223790383044 1편에 이어서 계속 53. 1990년대 후반부터, 상선 유형이 ...
47. 경쟁국들의 상황은 알았고, HD현대중공업의 상황을 알아 봄.
48. HD현대중공업의 문제는 도크 상황임.
49. HD현대중공업은 9개의 도크를 가지고 있는데, 672*95m등 세계 최대규모의 대형 도크들임.
50. 초대형 선박 건조에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커서 중형선을 건조하고 수리 및 개조하는데는 효율이 좋지 않은 도크임.
51. HD현대미포는 370*62m급 중형도크 4개를 가지고 있음.
52. 중형선박 건조에 특화된 회사라는 말임.
53. 미국 군함의 규모는 다음과 같음.
* 항공모함 333*78m, 강습상륙함 257*32m, 순양함 173*17m, 구축함 155*20m, 보급/수송함 210*32m내외.
54. 항공모함은 좀 아슬아슬하지만, 나머지 미국 군함들은 HD현대미포의 중형도크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
55. HD현대는 미해군 보급/수송함 MRO(유지보수,수리)로 시작하지만, 군함 MRO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군함 건조까지 욕심이 있음.
56.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구축함(KDX-III)과 장보고급 잠수함등을 건조하며 군함에 대한 건조경험과 역량을 이미 보유하고 있음.
57. 대형군함의 건조경험과 역량은 가지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대형도크에서 미국 군함을 MRO하거나 건조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음.
58. 효율과 보안 문제임.
59. 최근 HD현대중공업이 미국 군수지원함 MRO를 수주받은 적이 있음.
60. HD현대중공업은 미국 군수지원함의 MRO를 도크가 아니라 안벽에서 진행함.
61. 안벽은 배를 물에 띄운 채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이 MRO에는 한계가 있음.
62. 안벽에서 MRO를 하면, 물에 잠겨있는 부위에 손을 대기 힘들기 때문임.
63. HD현대중공업은 엔진,전기,탑재장비등을 정비했지만, 적당한 드라이도크가 없어서 제대로 된 MRO를 진행하지 못한 것임 .
64. HD현대미포가 가진 4개의 도크는 드라이도크임.
65. 배를 드라이 도크에 집어넣고, 물을 완전히 뺀 다음에 본격적인 수리를 할 수 있음.
66. 그냥 HD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대형도크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음.
67. HD현대중공업의 대형도크는 워낙 커서, 많게는 7척의 배를 도크 1개에서 건조하고 있음.
68. 군함 1척이 도크를 차지하면, 보안상의 이유등으로 다른 배들의 도크 활용에 영향을 받게 됨.
69. 인력문제도 있음.
70. 특수선(군함,잠수함등)에 대한 전문조직은 HD현대미포에는 없고, HD현대중공업에만 있음.
71. HD현대중공업의 전문인력이 HD현대미포의 드라이 도크를 수월하게 활용하려면 합병이 도움이 됨.
72. 미국 해군 MRO의 장점중 하나는 한국인 고용의 증가임.
73. 군함 MRO나 건조등에 외국인 노동자를 사용하려면, 인별로 까다로운 보안심사과정을 거쳐야 함.
74. 까다로운 보안심사과정을 거치느니, 외국인 노동자 고용 없이 한국인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임.
75. 특수선사업부는 방위산업에 해당되어서 파업대상이 아닌 장점등도 회사측은 가지고 있음.
76. HD현대는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7함대가 있는 싱가포르에 조선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을 25년 12월경 설립할 계획임.
77. 싱가포르의 해외사업 법인 밑에 해외조선사들인 HD HVX와 HD 현대비나(베트남),HD HHP(필리핀)를 배치해서 활용할 것 같음.
한 줄 코멘트. HD 현대중공업이 MRO에 본격적인 진입을 시작하는 모습임. 이번 합병은 지분구조 단순화로 승계 등에도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조선소 대형화로 인한 효율 증가 등 시너지도 있어서 나쁘지는 않아 보임. 분할만 보다가 오랜만에 합병을 보니 신선하기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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